커피를 쏟다
고만재 지음 / 마들렌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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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의 동일함은 공감의 영역을 넓힌다. - P105

스타가 달리 스타냐. 누군가 바라봐 주면 그게 스타지. - P181

남녀관계든, 이민이든, 장점은 언제든 단점이 될 수 있다. - P225

대문짝만한 큰 창을 통해 강렬한 햇살이 테이블과 의자를 바짝 말리고 있었다. 딱히 추운 날이 아니었음에도 눅진한 마음을 햇살에 말리고 싶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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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양장)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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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부모일까?


<페인트>는 작가 이희영이 위의 물음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 소설이라고 한다.


저출산이 일상이 되어버린 어느 가까운 미래의 대한민국.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은 "아이는 국가가 책임지고 키웁니다" 는 슬로건을 가지고 설립된 NC(Nation's Children)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만 19세가 될 때까지.

NC의 아이들은 NC에서 13세에서 19세까지 NC에서 엄선하여 골라준 부모 후보들을 직접 면접하여 부모될 사람을 선택한다. NC 아이들이 실사히는 부모 면접(Parent Interview), 이른바 '페인트'에서 아이들은 이들은 나에게 잘해줄 부모인가, 나와 맞는 부모인가를 심층 면접하고 합숙한 끝에 부모를 선택한다.

물론, 소설 밖 현실에서든 소설 속 가상 미래에서든 선택은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 심층면접끝에 고른 부모도 실생활과 기대와 다르다면 아이들과 부모들은 서로를 포기하고 관계를 종료한다. 그리곤 다시 페인트, 다시 부모 선택의 순환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page 44)


세상의 모든 부모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들 아니예요? 그들도 부모 노릇이 처음이잖아요?

(page 111)


-가족이란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인지도 몰랐다. ‘먼발치‘라는 말의 뜻은 시야에는 들어오지만 서로 대화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 거리, 라고 한다. 그게 부모와 자식 간의 마음 속 거리가 아닐까?

(page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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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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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밝혀라"
나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나는 떠돌이 기사로서 신분 따위는 없었다.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 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느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휠씬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 P44

생각이 많다는 건 칭찬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물론 가끔은 쓸데없는 생각들이 세상을 바꾸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 P51

세상의 모든 부모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들 아니예요? 그들도 부모 노릇이 처음이잖아요. - P111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 P112

누군가를 알아 간다는 건 그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일이었다. 어쩌면 그거야말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몰랐다. - P146

가족이란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인지도 몰랐다. ‘먼발치‘라는 말의 뜻은 시야에는 들어오지만 서로 대화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 거리, 라고 한다. 그게 부모와 자식 간의 마음 속 거리가 아닐까. - P160

재능은 얼마나 잘하는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절대 멈추지 않는 것, 그게 재능 같았다. - P167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나. 이론을 알고 있다고 해서 삶이 바뀌는 건 아니라고. - P178

"생각이 많다고 해서 걱정도 많은 건 아니예요." - P195

모른다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모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고, 모르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으니까. 삶이란 결국 몰랐던 것을 끊임없이 깨달아 가는 과정이고 그것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긴 여행 아닐까?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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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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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써보겠다고 마음만 먹었다. 

몇 문장을 쓰고나니 도대체 내가 무엇을 쓰려고 하는지 나조차도 헷갈리게 되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이 하나를 알고나면 자신이 그것에 대해서 세상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듯, 글쓰기 강좌를 두어번 듣고나서 나도 그쯤은 할 수 있겠다는 오만이 내 속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내 안에 자리잡은 오만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기 위해 자판위에 머물러있는 내 손앞에서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세 줄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못하는 화면 위의 깜빡이는 커서앞에서 '할 수 있겠다'던 내 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 오만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겸손도 아닌 발끝까지 떨어진 자존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할 말이 없는 작가는 쓸 말도 없다

     할 말이 있어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면 쓸 수 없다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나 같다


인터뷰 작가 지승호가 정유정 작가를 인터뷰하여 그의 소설 작법에 대하여 쓴 책 <이야기를 이야기하다>에서 정유정 작가는 위와 같이 말했다. 


나는 할 말은 있지만 어떻게 써야할지도 모르는 작가 지망생 후보를 희망했지만 직접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아는 것 하나없고 모르는 것 투성였던 것이다. 이런 내가 무료 강좌 두어 번 듣고 글을 써보겠다고 깝죽거리고 있다가 비로소 글을 직접 써보려하니 손은 움직여지지 않고 뇌는 수면 상태로 돌입해버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설레발을 쳐댄 것이다. 50쪽짜리 '걸리버 여행기' 동화책을 읽고 그것이 전부일 줄 알고 400쪽짜리 완역본을 읽은 사람앞에서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초등학생처럼. 


정유정 작가는 습작 기간만 6년을 거쳤고 등단 심사에서 몇 십번을 떨어졌다. 글 솜씨가 워낙 좋아 등단도 하기전에 소설을 출판한 이력이 있었던 정 작가는 탈락 심사평을 보고서야 현실 자각 타임을 갖고 다시 공부에 몰입했다. 

좋아하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필사하고 분석하고 해부하고 연구하며 소설을 쓰는 법에 대하여 고시 공부하듯 열심히 했다.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서울대는 너끈히 가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정 작가는 회고했다. 


요즘에는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도 글과 소설을 출한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실제로 그런 방법으로 이름이 활자로 찍혀 책이 출간되고 서점에서 많은 판매부수를 올리고 있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나는 그들이 쉽게 그것들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나 보다. 조금의 노력을 보태면 나도 그들처럼 될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직접 하고보니 나는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한 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고 그렇게 쓴 내 글은 쓰면 쓸수록 조악해졌고 허무해졌다. 


     '무엇'만 있고 '어떻게'가 없으면 글이 조악해진다

     '무엇'은 없고 '어떻게'만 있으면 글이 허무해진다


정유정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는 무엇을 쓸 것이며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이것은 모두의 방법이 아닌 정유정 자신의 방법이다. 많은 연습생들은 스타의 성공담을 듣고 벤치마킹을 하고있다. 그 성공담과 방법의 일부가 누구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중에 나도 포함될 수 있다. 조악하지 않고 허무하지 않는 것을 쓰기 위해선 뭐든 해야 할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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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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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는 작가는 쓸 말도 없다.
할 말이 있어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면 쓸 수 없다.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나 같다.

‘무엇‘만 있고 ‘어떻게‘가 없으면 글이 조악해진다.
‘무엇‘은 없고 ‘어떻게‘만 있으면 글이 허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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