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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집에 산다
소행주.박종숙 지음 / 현암사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다른 집에 산다 : 남다른 집을 짓다 색다른 삶을 열다 - 꿈꿔왔던 일이 현실로.. 언젠가 나도 이런 집을 만들어보고 싶다!
* 저 : 소행주, 박종숙
* 출판사 : 현암사
전 이사가 참 싫습니다.
어릴때 주민등록등본을 떼면 이사를 하도 많이 가서 몇장을 넘어가곤 했었어요.
그만큼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특히 15살 이전엔 나이보다 더 많이 다녔었어요.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싫었는데...
커서 저도 아이를 낳고 보니,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더 힘드셨을까,
그만한 사정이 있었는데 게다 엄마 혼자 있을때 삼남매 데리고 몇번을 이사를 했던 우리 엄마는...
자랄때 짜증내고 투정부렸던 일들이 참 죄송스럽더라구요.
하도 많이 다녀서 결혼 후에는 안 해야지 했던 이사가, 사정으로 인해서 저희도 세번째 이사 후 살고 있답니다.
결혼 10년차 3번의 이사. 이곳에선 좀 오래 살려고 하는데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죠??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게 참 힘들더군요.
만약 세들어 산다면, 특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더 더 신경이 많이 쓰여요.
전 제 집에 살면서도 아랫집의 어이없는 행동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9가구가 모여서 땅을 사서 짓고 사는 것까지 함께 한 이야기.
코하우징(Co-housing).
도시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근거가 이 집이 가능했던 동네는 그 전부터 비슷한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있어왔기에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었던거 같아요.
이 소행주 1호 외에도 마을 단위로 공동으로 같이 하는 행사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공동체 생활들이 이미 있었기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 집도 가능했던거 같아요.
그게 아예 전무하다면 그런 분위기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자라면서 남편과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되더라구요.
땅을 하나 사서 집을 지어 가족들이 다 같이 살면 좋겠다..라고요.
빌라처럼 지어서 가족들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들?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일이었는데요.
이 책을 보니, 현실에서 가능할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힘들면 같은 마음을 가진 동네 사람들하고도 어쩌면 살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요.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만들기(소행주)
이 말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소통.
요즘 이 단어가 중요하잖아요.
가족 간에도 점점 사라져가는 단어가 아닐지요.
저희도 맞벌이 가정이에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친정 부모님 댁으로 이사를 와서(전에는 시댁) 아이들을 좀 봐주시고 계신 점이지요.
만약에 안 그랬다면 아마 제가 일을 그만둬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면서 빚을 내서 집을 마련해서 현재 살고 있네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요.
아파트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새벽에 나가 밤에 퇴근하니 내 위아래집은 누가 살고 있는지, 우리 아이들 친구들은 어디에 사는지 등등.
궁금할때가 있더라구요.
그런 마음들이 이 책 안에서도 느껴지더라는거죠.
함께 집을 짓는 것.
서로 공동으로 뭔가를 해야 하는 점도 포함이 됩니다.
경제적인 면부터 설계, 입주, 생활까지.
그 모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진이 있는데요.
집을 외관에서 찍은 사진인데 창문의 크기, 위치가 층마다 다 달랐던 점입니다.
남편에게도 이야기 했던 부분인데요.
아파트야 말할 것도 없고요.
빌라 보면은 층마다 거실, 화장실 위치가 층마다 다 같잖아요.
창문도 같은 위치에 층마다 다르게 있는 모습이 우리가 보통 보는 모습인데요.
이 소행주 1호는 그렇지 않더라는거죠.
위치도 모양도 다 틀렸던 창문들.
그에 따라 당연히 내부도 틀리겠죠?
맞습니다. 층마다 각 집마다 크기부터 구조까지 다 달랐습니다.
그게 참 신선했어요.
하지만 함께 한다고 모든게 다 좋았을까요?
특히 이런 생각을 처음 들었던 남편들이나 아내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집을 지으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공용공간들, 각자의 주거 공간들, 주차 시설, 자금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협의하고 토론하고 하면서 현재의 집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자의 집 구조, 최종 결정된 구조의 사연이 있다면 설명하고, 아내의 황당했던 집짓기가 얼마나 걱정스러웠는가 했던 남편, 하지만 현재는 너무나 만족스러움.
안 좋았던 내용이나 좋았던 내용, 그리고 협의하는 과정들을 다 보여줬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처럼 친구들하고 함께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이 소행주에 살면서는 걱정이 없을것 같습니다.
아빠 엄마가 모두 야근을 하거나 일이 있는 날, 아이들 때문에 걱정되어 한명은 직장에서 찍힘을 당하면서 퇴근을 해야 하는 일도 줄겠죠.
함께 하는 삶이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살면서 이들의 함께하는 삶은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문제점은 나오고 그 점을 개선하고 또 다른 규칙들이 만들어지는 곳.
우리 가족만 사는 공간에서 나와 함께하는 소통이 가능한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
그 곳이 바로 소행주가 아닌가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모습, 음악이나 발표를 함께 하는 모습, 내가 사는 집의 구조를 내가 만든 다는게 참 매력적입니다.
(전 지금도 제 집의 공간을 가끔 마구마구 섞어보는 상상을 하거든요^^)
이 책을 다 읽고 남편과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아빠께서 건축일을 하시기 때문에 정말 우리도 이런 집 한번 해보자고...
가족이 다 모이기 힘들면 주변에서 찾아보자고 말이지요.
많은 고민과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봐야겠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가족이 행복한 집을 만들어 살고픈 꿈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아빠도 보여드리고 남편도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