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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ㅣ 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1
김수헌.한은미 지음 / 어바웃어북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시작한 "돈의 화신"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마침 읽고 있던 이 책이 떠올랐다.
주식을 하고 있지만 않지만 왠지 이런 기업의 비밀.. 또는 비리, 음모 등에는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이다.
돈의 화신에서도 돈을 가진 사람의 탐욕스러운 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원론적으로 바라는 건전한 경제성장이나 공정한 부의 분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요즘 같은 경제 구조에서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경제 구조와 여러 가지 음모로 점철된 상황 속에는 우리는 얼마나 당하고 있을까?! 아니면 모르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지 않은가?
가끔 인터넷에 떠도는 증권가 찌라시를 읽은 적이 있다.
누군가 만든 찌라시를 읽으면서 단순히 재미있는 가쉽으로만 여겼는데 여기에도 모두 돈이 흘러다닌다.
하긴 그러니까 증권가 찌라시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어떤 인물이나 기업이 이런 일을 하거나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나비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나비효과란 것은 보이는 사람의 눈에만 보일 것이다.
보고도 알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처럼 단순히 재미나 호기심으로만 상황을 바라보니 말이다.
가끔 읽게 되는 여러 음모에 관한 책들, 경제나 사회, 역사 등 어느 분야에서나 이런 음모론들은 존재한다.
그런데 그 음모들은 사실 고리와 고리를 연결하다보면 모두 하나로 움직인다.
돈과 권력... 이 두가지로 말이다.
우선 돈으로 모였다가 권력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물론 그 권력은 또 돈을 부르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돈이 모이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면들을 설명하고 있다.
기업들이 과연 주주들을 위해서, 소비자를 위해서 일을 하는지, 그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어떤 편법을 쓰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경제서였지만 읽는 내내 흥미진진한 한편의 소설을 보는 느낌이었다.
◎ 경영이 쏟아내는 수백 갈래의 질문에 답한다! 조선업과 해운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STX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STX그룹은 선박 엔진과 산업 플랜트를 만드는 STX중공업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STX그룹은 매각을 포기하고, 돌연 STX중공업을 STX메탈과 합병했다. 우리는 이 짧은 기업 이야기에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STX그룹이 매각에서 합병으로 급선회한 까닭은 무엇일까? 또한 매각이 아닌 합병으로 어떻게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언론을 통해 수십, 수백 가지의 기업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어떤 기업이 합병을 했다거나, 신주(新株)를 발행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준다거나, 최대주주가 교체됐다거나, 적대적 M&A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등 기업의 미래와 주가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하지만 STX그룹의 사례처럼 좀처럼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 ‘기업이 왜 그러한 결정을 했을까?’, ‘결정이 몰고 올 파급 효과는 무엇일까?’,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궁금증이 이어진다. 이는 경영이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움직이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앞서 예로든 STX그룹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합병’이라는 메커니즘을 알면 의문이 모두 풀린다. 일반적으로 비상장 회사 지분은 환금성이 떨어져 지분 매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 STX중공업은 비상장 회사였다. 비상장회사 지분을 대량으로 팔 때는 사는 쪽에 풋백옵션(지분을 산 쪽이 판 쪽에 일정 시점에 다시 매각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장해주는 등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부여해준다. STX그룹은 이런 인센티브까지 부여해가며 STX중공업 지분을 매각하는데 부담을 느꼈다. 그래서 STX중공업을 상장사인 STX메탈과 합병했다. 합병 상장사의 지분 매각은 상대적으로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255쪽). 기업의 경영 활동에 내재된 함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업에 대한 어떠한 가치 판단도 할 수 없다. 나아가 해당 기업의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
◎ 베일에 싸여 있던 기업 경영의 진실이 드러난다! 이 책 『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은 기업이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중요한 경영 활동을 하나씩 짚어본다. 어려운 이론으로 에둘러 설명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실제 사례에 ‘왜?’라는 의문부호를 찍고, 이에 답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한다.
ㆍ페이스북은 상장 5개월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는데, 어떻게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유럽 경제가 악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공모가를 지킬 수 있었는가?(56쪽) ㆍ대한전선이 같은 날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라는 상반된 두 개의 공시를 낸 까닭은 무엇인가?(130쪽) ㆍ배용준은 왜 하필 껍데기만 남은 오토윈테크의 경영권을 확보해 우회상장을 했는가?(398쪽) ㆍ극동전선의 대주주 프랑스 기업 넥상스는 왜 매입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2대 주주 안홀드에게 유상감자를 제안했는가?(145쪽) ㆍ안철수 후보가 안철수연구소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했다고 고발했던 강용석 의원은 왜 머쓱해졌을까?(186쪽) ㆍLG유플러스는 왜 보유 중인 자사주 7818만여 주(6687억 원 규모)를 소각했고, 회사의 결정에 투자자들은 주가로 화답했을까?(231, 336쪽)
이 책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아무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한다. 유상감자나 합병, 공개매수, 자사주 소각 등 기업은 다양한 경영 활동의 목적으로 자주 ‘주주 가치 제고’를 든다. 정말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한 결정들일까? 한 꺼풀 벗겨보면 유상감자를 통해 대주주 일가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도 하고, 기업을 분할해 경영권 승계 절차를 쉽게 바꾸기도 한다. 또 기업의 이익을 빠르게 빼낼 목적으로 유상감자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속내를 감추고 한 결 같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경영 활동 이면의 진실을 파헤쳐 기업 분석의 지평을 확장한다. 일반인들은 언론을 통해 기업 정보를 가장 많이 접한다. 이 책은 사례와 그 사례를 다룬 기사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언론에서는 그 내용이 어떻게 변주되고 해석되는지 다각도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기사의 행간에서 담겨 있는 깊은 속뜻까지 읽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이력의 두 저자는 경영 활동을 분석하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저널리스트로 오랫동안 기업과 시장의 감시자 역할을 해온 저자는 자금 유치, 무상감자, 자사주 매입 등 경영 활동 이면의 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애널리스트로 기업과 투자자를 관찰해온 저자는 경영 활동이 주가에는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 기업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기업 분석의 토대가 되는 정보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기업 공시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본 저자는 경영과 주가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공시’ 속에 있다고 말한다. 2008년 금호타이어는 ‘비컨(BEACON)’이라는 해외 투자자가 금호타이어 주식 750만 주(10.7%)를 샀다는 공시를 냈다. 주당 거래가격은 1만 4051원으로 시장가격의 두 배 수준이었다. 당시 금호그룹은 진퇴양난의 처지였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끌어들인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풋옵션 차액 보전에 2조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할 상황이었다. 여기에 쿠퍼타이어가 주당 1만 4051원에 750만 주를 금호타이어에 되사가라는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나섰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풋옵션 리스크에 그룹 전체가 흔들릴 때, 비컨이라는 흑기사가 나타난 것이다. 대다수 언론은 금호그룹의 풋옵션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공시를 살펴본 저자는 수상한 점을 몇 가지 발견했다. 첫째, 비컨이 시장가격의 두 배를 주고 금호타이어 주식을 인수한 까닭이다. 금호그룹은 비컨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이 평가한 투자자로, 비컨에 대해서는 그 이상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둘째, 비컨이 조세 회피 지역에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로, 자본금이 25만 400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지분을 인수하는데 쓴 1090억 원은 전액 차입자금이었다. 차입금리는 연 4%에, 별다른 보증도 없었다.
비상식적인 주당 거래가격과 차입 조건에 의문을 품고 추적한지 2년여 만에, 저자는 취재원으로부터 의미심장한 말을 들었다. 금호그룹과 비컨 간 거래가 대손처리가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금호타이어와 관련한 수년 치의 각종 공시 자료를 뒤졌다. 마침내 공시를 조각조각 맞춘 끝에, 비리의 실체에 접근했다. 비컨에 말도 안 되는 금리에 자금을 대준 것이 바로 금호였다. 비컨은 사실상 ‘검은 머리 외국인’ 행세를 했고, 금호그룹이 자기 자금을 손에 쥐어주고 금호타이어 주식을 인수하게 한 것이다. 결국, 시장은 금호그룹에 농락당했다.(20쪽).
◎ 기업 공시에 경영과 주가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들어있다! 공시(公示) 제도는 193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1920년대 월가는 기업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횡행했다. 정보의 불균형은 증권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낳았고, 결국 시장의 붕괴로 이어졌다. 1934년 루즈벨트 대통령은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공시를 의무화하고 내부자 거래, 시세 조종 등을 규제 하는 증권거래법을 제정했다. 공시는 상장 기업이 시시각각으로 발생하는 중요한 경영 활동을 이해 관계자(주주, 채권자,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제도다. 주식 거래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을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시간에 공평하게 알림으로써 공정한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공시 제도의 주목적이다. 즉, 기업의 미래와 주가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열쇠가 공시 속에 있다.
그러나 공시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업은 아기 삼 년 찾는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증권가 찌라시와 주식 카페에서 특급 정보를 찾아 헤매면서도 정작 공시는 뒷전이다. 투자자들이 공시를 외면하는 이유는 공시가 모두에게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오해 때문이다. 하지만 공시는 모두에게 열려있어도, 그 의미를 누구나 해석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실제로 두산이 자사주를 소각해 감자한다는 공시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공시는 경영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그 속내를 보여준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공시는 은밀하다. 비컨이 금호타이어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소식에 순진한 투자자들은 금호타이어 주식을 사들였다. 주가는 잠깐 반짝했지만 이내 급락했다. 공시만 정확히 살폈더라면, 기업의 속임수에 장단 맞추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부터 금호그룹의 속임수는 꽁꽁 숨겨져 있던 게 아니었다. 공시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돼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내용을 정확히 꿰뚫어보지 못했을 뿐이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는 투자 대상을 알고 투자하는가와 그렇지 않은가에 있다. 투자는 기업 분석에서 출발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일봉이나 주봉, 이동평균선 등 주식 관련 데이터 분석은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기업 분석에는 소홀하다. 투자 기업을 고르는 일은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유사하다. 배우자의 외모와 성격을 보듯 투자 기업의 재무제표와 실적을 살펴봐야 하고, 배우자의 성장 환경을 보듯이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겸비해야 한다. 또한 배우자의 부모를 살피듯이 기업을 재배하고 있는 최대주주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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