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 애들은 왜그래?!"

 

이 비난 섞인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기성세대가 청춘들에게 하던 말이었다.

기성세대가 살아가는 현실이라는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그러다가 그 안으로 편입되어 버리는 청춘들에게 말이다.

 

우리가 청춘일 때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현실의 늪에 빠져버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곧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그 안에 자신을 넣어버린다.

작가는 이런 청춘의 모습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삶과 현실이 분리되어 또는 현실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삶을 망각해버리지 말라고 말이다.

삶이 우선이고 그 뒤에 현실이 뒤따라올 수 있는 인생을 살라고 충고하고 있다.

 

잉여인력, 네트워크 관계망, 엄친아, 루저, 대학의 종말... 등등 이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현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줄세우기에 급급한 현대사회에서 과연 청춘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역시 20대에 나름대로 방황한만큼 그 답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자신만의 정답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정답을 따라갈 수도 없다.

 

과거 청춘들과 현대의 청춘들은 분명히 다르다.

엄청난 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과거의 청춘들은 그들만의 시대의식에 갇혀 정치적으로 행동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요즘의 청춘들은 거대한 네트워크망안에 편입되어 있으며 정치적인 활동보다는 자신의 위치가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더욱 관심이 많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청춘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꿈과 이상을 꿈꾸는 청춘에서 엄친아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남에게 비춰지는 나, 이미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 청춘이 되었다.

어느 쪽이 더 낫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이 비단 청춘들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행동양상은 기성세대에게 보여지는데 그것이 청춘들에게까지 파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느 쪽에 더 포인트를 둬야하는 것보다 내 진정한 삶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의 청춘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만에 작가의 진심이 와닿는 책이었다.

 

 

잉여, 네트워크 관계망, 단순함의 미학,
엄친아, 루저, 연애 권하는 사회, 대학의 종말 …
이 시대 청춘이 처한 상황과 청춘의 언어, 현상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청춘인문학』은 정치적 행동만이 답이라거나, 현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자기계발서의 말을 거부한다. 이 책은 지금 청춘의 입장에서 어떻게 삶을 복원하고 만들어가고 쌓아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제1부에는 우리 시대 청춘의 여러 문제들을 다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잉여, 네트워크 관계망의 시간, 단순함의 미학, 엄친아, 루저, 연애 권하는 사회, 대학의 종말이라는 중심 테마들을 탐구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그저 아무런 의미 없는 ‘유행’에 지나는 말들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이 시대 청춘의 의식이 깊숙이 반영되어 있다. 청춘의 여러 문제는 흔히 신자유주의와 같은 ‘경제적 문제’나 사회 구조의 문제로 말해지지만, 이 책에서는 그보다 깊숙이 뿌리박힌 어떤 ‘의식’의 차원이 있음을 밝혀나간다.
이를 통해, 청춘뿐만 아니라 청춘을 이해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 역시 그들의 언어와 현상이 그저 ‘그들만의 특징’이 아니라, 이 시대 전반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대, 현실감, 원자화, 획일화, 소비사회, 분리감, 박탈감, 타자, 나르시시즘 ……
세대론의 유행을 넘어서 ― 청춘의 문제는 ‘현대인의 문제’와 밀접히 관련된다


근래, 청춘과 관련된 온갖 담론들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각종 세대론들은 ‘20대’만의 특성을 발견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청춘인문학』은 20대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특성들이 ‘현대’라는 현상과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밝혀 나간다. 제2부에서는 그러한 현대적 특성으로 <현대> <현실감> <원자화> <타자> <분리감> 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청춘의 문제를 넘어 현대인의 본질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 청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현대’를 통과하는 길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특히 현대를 다루어 나가는 부분은 이 책에서 ‘인문학적 방법’의 절정을 이룬다. 현대를 다양한 인문학적 논의들을 통합하여 규정하는 것은 그 이전의 ‘청춘 담론들’에서는 한 번도 다루어진 적이 없다.
저자는 이제 한국이 드디어 서구에서 말하는 ‘현대’라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시대에 범람하는 ‘청춘 담론’이 사실은 우리가 우리식대로 ‘현대를 받아들이는 방식’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이 시대 청춘 문제는 현대 없이는 제대로 파악될 수도, 말해질 수도 없다.

낭만주의, 정신분석, 실존주의, 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진화심리학, 이기적유전자, 뉴에이지, 생태주의 ……
이 시대 청춘을 이해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흩어진 현대의 논의들을 망라한다!


저자는 이 책의 1차적 목표가 무엇보다 ‘인식의 지도’를 청춘에게 선물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비단 청춘뿐만 아니라 현대인은 자기가 사는 시대와 세계에 대한 ‘지도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학문이 있고, 너무 많은 말들이 있고, 너무 많은 영역이 있다. 저자는 그 중에서 정말 우리 시대 청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골라내어 통합하고 제시한다.
여기에는 불교, 기독교 등의 종교적 담론과 낭만주의, 마르크스주의, 정신분석(프로이트, 라캉), 실존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같은 철학적 담론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진화심리학, 이기적유전자 등의 내용도 일부 포함된다. 거기에 더해, 뉴에이지와 생태주의처럼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상들도 점검한다.
이 책의 강점은 단순히 그러한 사상들을 나열하고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관된 주장 안에서 통합하여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점에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사상가와 사상을 만나게 되지만, 그 각각의 세부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결론을 향해 나아간다. 그 결론은 이 시대 청춘에게 ‘삶’을 돌려주는 길이다.

우리가 현실을 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에만 지배당해서도 안 된다.
답은 ‘삶’을 복권하고 삶을 중심으로 현실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청춘인문학』의 미덕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논지를 가지고 차근차근 나아간다는 점이다. 이것저것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춘의 문제에서부터 현대의 문제를 통과하여, 제3부에서는 그러한 문제들을 모두 끌어안는 대안과 해답을 제시한다.
그 대안은 우리가 자기 안에서 ‘현실’과 ‘삶’을 구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 시대는 거의 모두가 내면에서부터 ‘현실’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대안을 생각할 때도 오직 ‘현실적 관점’에서 ‘현실적 논리’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것은 이 시대 청춘 담론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면서 문제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대신 우리가 ‘삶의 관점’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의 회복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그를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것은 우리의 뿌리에서부터 ‘변혁’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자는 섬세한 언어와 분석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제시한다. 그를 통해서만 우리가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구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현실에 지배당하던 삶을, 삶이 지배하는 현실로 역전시키고자 하는 게 이 책의 최종 목표이며 처음부터의 여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기존에 현실에 포박되어 살고 있었던 모습이 모두 ‘현실-삶’이었다면, 이제는 삶이 주도하는 ‘삶-현실’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그를 위한 폭넓고 구체적인 언어와 방법, 과정이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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