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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ㅣ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평점 :
주제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책이라는 매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표현한다. 많은 책을 사지만 그 책을 다 읽지 못한다. 책을 내내 읽는 편이 아니므로 그러나 한가지 책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책을 대하고 한권을 읽으면 사실 가지치기해서 읽는 편이고 한동안 몰입해서 작가와 작품들만 생각한다.
한강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제일 먼저 산책은 작년에 출간되었던 소년이 온다 그러나 그 책을 여는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멘부커상 후보로 올랐다는 채식주의자를 읽어 보았다.
그리고 시집 이야기를 듣고 한강 작가가 펴낸 그 한권의 시집을 읽었다.
한강작가의 시가 궁금했다. 소설은 힘있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가만가만히 읊조린다고 할까? 희랍어시간에서의 주인공은 나는 공간을 많이 차지 하는 사람이 아니였다고 했다.
나는 목소리도 크고 울림도 크고 나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사람인데 나는 작가의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채식주의자을 읽었을 때 뭔가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마구 집어 삼킨 듯 불편했는데 그래서 두번째 읽을때는 천천히 천천히 꼭꼭 씹어서 읽어서 소화시키면서 나는 영혜가 되고 인혜가 되어 보았는데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들끓는 분노가 마구마구 치밀어 올라 남자인 남편도 아들들도 미워서 말안하고 노려 봤는데 그리고 아이들에게 5.18은 불가 30여년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그리고 그런 비인간적인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사고들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이 세상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평을 쏟아내었는데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그렇지 않았다. 소재들을 다소 파격적이고 표현은 강렬하고 진취적이였다.
하지만 읽고 있는 그 순간 무언가 맘에 별이 하나둘 박히고 그리고 다시금 되짚어 읽게 되는 그 시라는 것이 시에 시자도 모르지만 읽은 시집이 열손가락을 넘지 못하지만 문학의 꽃을 왜 시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시를 읽는데 소년이 온다의 동호가 집에 들렸다가 다시금 시청으로 돌아가는 그 저녁이 오버랩되었다.
연작이라 하지 않아도 작가의 작품들은 일련의 맥락을 지니고 한번 작품의 향기를 짙게 맡으면 그 향기에 취해서 내내 꽃을 찾는 나비가 되어 날개짓 하게 되는 듯 하다.
설명되지 않는 고통들이 몰아치는 삶이라는 것.그런 고통이 아픔이 존재하더라도 삶은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어느 시에서 내안의 당신이 흐느낄때 왜그래가 아니라 괜찮아라고 위로해주는 것 같다.
잊지 않으면 된다고 기억 저편에 고이 접어두면 된다고 생각해주고 위로해 주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 삶이라는 동그라마속에서 회오리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쉽지 않다. 반복해서 그 글귀들을 읽고 시어들을 응시하고 뚫어지게 의미를 찾아내려는 나의 행동은 사실은 무의미하다.
이 시집을 처음 읽고 있었을때는 도시 한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쇼핑센타에 한 벤치였다. 그런데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다 문득 손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때의 그 전율로 이 시집을 기억할 것이다.
한강 작가의 지금은 하나밖에 없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라는 시를 읽는다.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