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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 문학의 숲에서 경제사를 산책하다
신현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5년 7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어바웃어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경제학은 경제의 흐름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실제 경제의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세 명의 경제학자가 모이면 열 가지가 넘는 이론이 나온다는 농담이 있을 만큼 경제 분석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소설의 이야기를 경제학과 접목시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의 저자 신현호는 경제학자들이 문학, 특히 소설과의 관계를 탐구해온 역사가 있음을 언급한다. 그는 오랫동안 문학작품에서 경제학적 통찰을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왔음을 강조한다. 또한 경제학이 종종 비인간적이고 추상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 모델에 갇혀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의 감정과 현실을 담는 소설이 경제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들이 소설을 통해 경제학을 쉽게 이해하고, 삶의 다양한 현상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고 밝힌다. 따라서 경제학에 관심 있는 이들뿐 아니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경제학을 만날 수 있다.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은 숫자와 통계로 압축된 현대사회를 문학이라는 감성의 렌즈로 바라본다. “인간은 왜 욕망하는가? 그런 욕망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떻게 거품과 위기를 낳았는가?” 저자는 30여 년간 경제 현장을 지켜본 이코노미스트이자 소설 애독자로서, 문학과 경제의 통섭을 시도한다.
이 책은 ‘Novel(소설)’과 ‘Economics(경제학)’를 결합한 ‘노블노믹스(NOVELNOMICS)’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저자는 경제학을 서사 구조 안에서 분석하고, 소설 속 인물을 통해 경제 현실을 진단하는 독창적 방법론을 펼친다. 총 40편의 문학 작품 속에서 발견한 경제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새롭게 해석한다.
17세기부터 21세기 미래까지, 이 책은 문학작품을 통해 튤립 버블, 산업혁명, 대공황, 부동산 투기, AI 디스토피아 등 각 시대의 대표적 경제 키워드를 분석한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독자는 소설 속 사건을 통해 경제의 큰 흐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피츠제럴드, 발자크, 디킨스, 에거스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부터 박완서, 채만식, 김탁환, 조남주 등 한국 작가들의 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경제학자들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현실 경제의 단면을 문학이 먼저 포착해 냈음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은 영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한국의 소설 40편을 경제사의 주요 장면에 따라 재해석한다. 금융 버블의 시초이자 17세기 네덜란드의 투기 열풍을 다룬 소설 『튤립 피버』, 욕망과 허상이 교차하는 자본주의의 허구를 그린 『위대한 개츠비』, 피케티도 주목한 세습자본주의의 뿌리를 보여주는 『고리오 영감』 등 그 사례가 풍부하다.
또한, 서브프라임 위기를 다룬 현대 영국의 자화상 『캐피탈』, 능력주의 사회의 계급 고착화를 다룬 『능력주의』, AI 시대 노동과 인간 존엄을 묻는 『디 임플로이』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학이 소설처럼 흥미로워지고, 소설이 경제학처럼 깊어지는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