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기존의 공간과 연동되는 접속방법의 다변화라고 보는게 더 나을까?
모든 새로운 것들이 시작될 때는 익숙해지기까지 흥미롭긴하다.
읽고 싶은 책, 읽는 중인 책, 읽은 책을 구분해서 보는 것도, 나름 신선하고 좋다.
유령처럼 좋은 서재를 들여다보는 재미는 사라진것 같다. 주인 몰래 짝사랑 하듯 리뷰와 페이퍼를 탐독하고 있었던 것이 고스란히 들통이 나버렸다.
'몰래'라는 말이 좀 우습긴 하지만, 이건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음의 완곡한 표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담되지 않을까?
하긴, 사람마다 다를수도 있겠다 싶다. 나처럼 혼잣말하듯 리뷰를 쓰고 혼자 놀기에 정신없는 자족적(?)인 사람은 드러나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겠지만..독서의 근육이 단단한 분들의 예리한 리뷰들은 두루 보는것이 맞는것이기도 하다. 누가 보아도 괜찮을 내공이 그분들께는 있어보인다.
어쨌든..유치한 것 좋아하는 나는 스탬프에 잠깐 꽂혔다.
어린 시절 바둑판같은 국어공책에 1,2,3,4,5..가 쓰였던 수학공책에 또는 그림일기장에 선생님이 찍어주던 '참 잘했어요'도장과 별 다섯짜리 도장에 목숨을 걸었던 기억이 새록하게 떠올랐다.
도장이 꾹 찍혀진 걸 바라보는 그 뿌듯함은 어느것에도 견줄 수 없었다. 살짝 흐려진 부분에 비슷한 색의 싸인펜으로 빈 공간을 꼼꼼히 칠해놓고 엄마에게 딱 내밀었을 때의 그 기분은..
스탬프들을 살펴본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스탬프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남은 건 매일매일 둘러보고 종알대면 받을 수 있는 것이 남았고..그리고, 친구 50명.
이게 문제인거다.
이 스탬프를 받기 위해 팔로우를 해야할지..판단이 안서는 것이다.
그것도 50명이나. 이건, 내 트위터 맞팔 수와 맞먹는 것이며 페북친구수와도 엇비슷하게 떨어지는 수이다.
그만큼을 2-3년에 걸쳐 겨우 이루어냈다. 아이고~이 스탬프는 받을 수 없겠구나 싶어진다.
받아도 2-3년은 족히 걸리겠구나..그때까지 잘 견뎌야겠구나..뭐 그런.
알라딘 15년 고객의 은근과 끈기를 보여줄 때가 된건가?
흥미로운 시도이고, 뭔가 재미진 구석도 있지만 사실 아직 좀 낯설다. 매일 보면 달라질까?
일단, 나와 같은 책을 읽은 이들과 읽고 싶어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는게 재밌다. 일종의 동지의식 같은?? *^^*
그리고 나와 같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든든하다. 동질감~!!
스탬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북플은 꽤 재밌는 장난감이 될것도 같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