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이따금 (나타샤 서재) &gt; 마이리뷰</title><link>http://blog.aladin.co.kr/773159103/category/356842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머릿 속은 늘 전쟁이다.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선과 악, 최선과 최악..그리고 외면과 포용이 날개를 다친 새처럼 푸드덕거린다. 물론 탈출의 방법은 없다. 탈출해야 할 당위도 못찾아..그저 읽는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11 May 2026 09:25:57 +0900</lastBuildDate><image><title>나타샤</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731591031028489.png</url><link>http://blog.aladin.co.kr/773159103/category/356842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나타샤</description></image><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6월은 늘 뜨겁다. - [유월의 거리 - 1980년대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93769</link><pubDate>Mon, 02 Jun 2025 1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937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9498&TPaperId=164937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44/7/coveroff/k8120394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9498&TPaperId=164937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유월의 거리 - 1980년대 2</a><br/>남찬숙 지음, 김선배 그림 / 별숲 / 2025년 05월<br/></td></tr></table><br/>계엄이 선포되고 반년만에 새 정부를 기다린다.<br/>6월은 어쩐지 뜨겁게 느껴진다. 4월 5월의 핏빛 죽음의 시간을 지나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울다 잠시 숨을 고를 때 수많은 생각이 스친다. 나는 왜 울어야하나. 또는 나를 울게 한 슬픔의 정체를 마주한다. 유월은 내게 그런 텀처럼 느껴진다.<br/><br/>80년대 중반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르는 글이다. 아시안게임도 KK항쟁이라 불렸던 건국대투쟁도, 박종철의 죽음과 전두환의 호헌선언, 6.10 민주항쟁. 6.29선언. <br/>이 모든 일들이 저절로 벌어지거나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란걸 안다. 그럼에도 활자가 되어 눈으로 읽힐 때, 그 일들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으로만 읽힌다. 매 순간에 숨이 되고 피가 되는 '사람'은 텍스트 밖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br/>가르치는 아이들이 역사 시험을 볼 때, 근현대사가 범위이면 곧잘 정리를 해주곤 했다, 한국전쟁 이후의 사회변화와 정치적 격랑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4.19를 시작으로 5.16군사정변과 12.12 군사쿠테타를 이야기 하게 된다. 더불어 광주민중항쟁을 이야기하게 된다. 군부의 자국민에 대한 학살을 이야기하며 독재체제의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한껏(?) 정제해서 말하면서도 소위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째서인가. 4.19 민주항쟁으로 이승만을 끌어내렸지만 군부에게 빼앗긴 시간은 두려움과 열패감에 떨게 했다. 승리의 경험. 싸워서 이기는 경험이 필요했다.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 어떤 저항을 하든 구속될 것을, 오래도록 사회와 격리되어 붉은 글씨를 새긴 삶을 살게 될 것을 각오해야 했던 시절이었다<br/>그럼에도 불씨는 살아남았다고 생각했다. 6월의 이야기를 하면 듣는 아이들이 집중했다. 내가 겪은 일들과 내가 본 일들과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그것은 텍스트에 갇힌 하나의 사건이 아니었다. 1987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아이들이 그랬다. 쌤! 쌤이 말한거 다 진짜였어요. 영화에 다 나오던데요. 라고..<br/>박근혜의 국정농단으로 탄핵투쟁을 주말마다 이어갈 때 시위에 다녀온 아이들이 농담처럼 이야기했다.<br/>저희가 자라서 어른되고 아이를 낳고 하면 그 애가 배울 역사에 이 이야기도 나오겠죠? 시험문제로 출제되겠죠? 라고..<br/>개개의 삶 속에 갇힌 것은 역사가 아니다. 경순(고졸 취업)과 미숙(대학생)의 사회적 지위는 달랐지만 그들은 이웃이라는 고리를 통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정'이라고도 한다. 이익이 되는 관계인가 아닌가 하는 계산은 필요하지 않다. 믿고 지지해주는 힘. 그것은 나와 너를 가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일이다. 미경이네와 경미네는 그런 관계였다. 그 관계의 확장이 그 해 6월 거리에서 명동에서 보여진 모습이다. <br/>2024년 12월 얼토당토 않은 계엄이 발표되던 순간. 곧이곧대로 믿은 이들은 어쩌면 계엄을 선포한 일당들 뿐이었을거다.<br/>믿을 수 없었고 믿어지지 않았다. 계엄은 곧 해제되었다.<br/>그 후 수많은 시위와 투쟁이 뒤를 이었고 내란우두머리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냈다.<br/>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내란 청산. 나는 승리의 기억을 조금씩 품은 국민들이 이길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br/>모든 역사는 과거를 그림자처럼 드리운 채 이어진다.<br/>두려움이 깊고 슬픔과 고통이 깊을수록 그림자는 더 짙고 무겁다. 그림자는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br/>해가 어디쯤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준도 된다. 즉 나의 위치와 나갈 방향에 대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나라가 알아서 해주는 것은 없다. 누구도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그림자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든 역사와 유관하며 정치와 유관하며 모순과 맞설 책임과 권리가 주어진다. 그것을 제대로 행사하는 이를 주인이라고 그것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민주주의라 한다.<br/>민주주의를 이루는 과정은 지난한 역사의 결과일 수 밖에 없고 수없는 싸움의 결과일 수 밖에 없다. 점점 승리의 경험을 축적해가는 국민들은 이제 반동의 움직임에 덜 밀릴 힘을 갖게 된다. <br/>유월의 거리. 그 거리를 지나 온 사람들의 맥에 함께 뛰고 있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공기는 아직도 뜨겁다.<br/><br/>울컥거리는 대목이 좀 있었다. 어차피 독자의 몫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44/7/cover150/k8120394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4440739</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와 너의.. - [니들의 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57498</link><pubDate>Sun, 18 May 2025 09: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574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4947&TPaperId=164574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03/0/coveroff/89364249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4947&TPaperId=164574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니들의 시간</a><br/>김해자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br/></td></tr></table><br/>니들이 뭘까? 너희들? 혹은 바늘? 이런 세속적인 생각에 잡혀있다가 드디어 표제작에서 '니'의 의미를 발견한다.<br/><br/>1 <br/>연해주에 사는 우데게족은 <br/>사람 동물 귀신 구분하지 않고 모두 '니'라 부른다는군요<br/>과거와 현재와 미래 안에 깃든 모든 영혼을 니로 섬긴대요<br/>(후략)<br/><br/>우데게족은 원래 연해주 원주민이다. 퉁구스계이며 흑수말갈의 후손이다. 이들은 발해를 영광스럽게 기억한다. 발해가 부족연합국가였기에 그들의 역사이기도 하며 우리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러시아로 편입되고 러시아의 지배가 시작되자 그들은 더더 먼 곳으로 이주를 한다. <br/>어로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연어가죽 옷을 입기도 한다.<br/>우데게이라고도 불리우는 이들은 바다를 건너 숲으로 온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인디언의 집과 비슷한 '춤'이라는 것을 짓고 산다. 그 안에는 세벤(가신)을 둔다. 그들에게 집은 일상의 공간이자 신의 깃들어 사는 성소인셈이다.<br/>신과 함께 사는 그들은 두려움이 없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들, 호흡하거나 호흡하지 않는 것들에까지 깃들어있는 '니'. 경외함을 품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들의 몫이다.<br/>딱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디선가 우데게이 족의 한 풍습을 들었다. 필요한만큼만 가지고 가서 사용하는것. 그것을 어겼을 시에는 부족에서 추방당하는 것까지 감수해야한다고..<br/>죽은자의 세상 부니를 연 사람들. 산 사람으로 죽은 사람까지 들여다보는 사람들 . <br/><br/>우데게의 '니'와 '너희'라는 '니'가 함께 뛰어다니는 시는 잠깐 생각을 다잡게 한다. <br/>시 하나를 앞에두고 오래 전 읽었던 신화와 소설과 기타등등 떠오르는 것들이 난삽하게 뒤섞이고 있다.<br/>우데게이를 이렇게 볼 것이라고는, 시 속에서 우데게이를 숨겨 둔 신탁처럼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짐작도 못했었으니까..<br/><br/>494번째 창비 시선. <br/>494는 대칭수다 2와 13과 19.의 곱으로 구성된..대부분의 수가 그렇지만 약수의 합이 494의 두배보다 작은 부족수다.<br/>우데게의 샤머니즘에 젖어든 탓인지 아무 하잘것 없는 것에도 자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부족수인데 어쩌라고..<br/><br/>자연과 사람과 오염과 파괴와 미래와 연대 기억과 현실을 시 속에서 감각한다. 김해자의 시가 늘 그렇듯 찌르르 짜르르 혹은 훅 내려앉음 같은 느낌으로 감각된다. 무어라 설명하거나 어떤 것이라 말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김해자의 시집마다 나는 '영험한 당골네의 비나리 같다'고 했다. <br/>이번도 다르지 않다. <br/>더 영험해졌다. 더 깊어졌고 더 넓어진 눈으로 더 멀리 본다.<br/>더 큰 신이 왔나보다..<br/><br/>하..시 하나를 옮겨 적어볼라다 관둔다.<br/>공수는 부정타지 않게 직접 받는게 맞으니까..<br/><br/>간만에 진득하게 시를 담았다. 잘 두었다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맛일게 분명한 김해자의 시집 '니들의 시간' <br/>좋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03/0/cover150/89364249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903006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회가 읽는 작가. 작가가 읽는 사회. - [작가노동 선언 -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44972</link><pubDate>Mon, 12 May 2025 12: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449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8068&TPaperId=164449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01/60/coveroff/k80203806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8068&TPaperId=164449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가노동 선언 -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다</a><br/>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지음 / 오월의봄 / 2025년 04월<br/></td></tr></table><br/>소위 책의 날이라 불리던 날 sns에 잠깐의 소란이 있었다. 피드를 넘기며 보다가 이게 사실이라고?를 몇번쯤 소리내어 말했던 것 같다.<br/>예판이 되는 책이었고(그러니까 아직 실물은 없는) 그 중 500권인가를 작가가 팔아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선인세와 인세의 이야기가 나왔고, 출판사의 입장과 작가의 입장이 서로 부딪히며 조각조각 이야기들이 날아다녔다.<br/>불공정한 계약이며 자비출판에 가까운 상황인데 중간에 끼인 출판사?의 이익이 우선되었음이 읽혔다.<br/> 알고리즘의 힘인지 글쓰는 사람들, 책 내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그래서 직업이 뭡니까? 라고 물으면 시인이요. 소설가요. 르포작가요..이렇게 대답할 수 있나? 베셀작가가 아닌 다음엔 작가라는 이름은 보통 서브네임일 확률이 높다. 책을 내고 북토크며 작가와의 만남 이런행사에 일하느라 갈 수 없는 '글쓴이'도 적지 않음을 안다. <br/>개인의 희생과 노력과 안간힘의 결과로 나오는 책 한 권이 가격으로 평가되는것이 현실이다. 작가는 노동자인가? 아닌가? 그 모호함이 가져오는 불이익. 그런것과 마주 설 작가를 위한 책이다.<br/>아, 그 sns를 달군 작가는 새 계약을 했다는 후문이다.<br/>집단지성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방대하고 세세한 조언이 있었던 이유일지도..<br/>펜이 일군 결실을 가로채는건 자본주의 사회에선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작가에 대한 지위의 확보와 동등한 위치에서의 계약이 필요하다.<br/>프리랜서로 분류되는 작가는 어떤 법적,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나.<br/>또는 개별 개체가 아닌 연대의 모습은 가능한가.<br/>작가의 창작은 어째서 노동이나 말하지 않는가.<br/>그런 작지만 중요한 문제에 대한 탐구이자 지향에 대한 이야기다.<br/>모든 노동은 정당한 댓가를 받을 권리가 있으니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01/60/cover150/k80203806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016005</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를 돌보는 일은.. - [스미는 목소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24142</link><pubDate>Fri, 02 May 2025 15: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241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12038655&TPaperId=164241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32/58/coveroff/k31203865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12038655&TPaperId=164241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미는 목소리</a><br/>한정선 지음 / 불란서책방 / 2025년 05월<br/></td></tr></table><br/>스미는 목소리 -한정선 산문집<br/><br/>양극성 장애와 불안장애, 수면장애와 메니에르등등을 앓고 있는 저자. 사실 이런 복합적인 증상들이 발현하게 되면 삶은 피폐해지고 희망이나 의지는 절망, 좌절과 치환되기 시작한다. 절망과 좌절의 양적 팽창이 희망과 의지를 넘어서는 건 일도 아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죽음과 코를 맞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죽을 각오로 살면 되지. 라고 누군가는 말하고 '선택'이라는 말도 종종 들려오지만 선택의 순간이나 선택의 기준은 없이 무의식, 무의지적으로 극단적 결말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산 자들의 온갖 소리는 사실 무의미한 일이다.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것. 그 시작은 매우 어렵다. 마치 얇고 얇은 잠자리 비늘 같은 터널을 단 하나의 손상도 없이 지나가야 하는 일을 앞에 둔 사람처럼 머뭇대게 된다. <br/>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 자신을 돌보기 시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적어도 잠자리날개같은 터널을 지나보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훌륭하고 대단하다.<br/><br/>고통 속에서 겸허해진다고  작가는 말한다. 감각이 있는 상태다. 매우 좋은 상태. 고통조차 감각되지 않는 우울의 상태에서는 겸허해지거나 자극이 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당위는 꿈쩍도 않는 등을 자꾸만 밀어댄다. <br/>사람의 소리, 그 소리들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할 때 감각은 깨어나기 시작한다. 들리고, 보고, 만지고, 쓰다듬고..<br/>책을 읽는 내내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br/>타인에게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에게 다정해지고 싶다는..<br/>자신에게 엄격한 삶은 고단하고 서럽다. 한계치까지 자신을 몰아붙여야 뭔가 증명이 되는 삶은 피로하다. <br/>나를 돌보는 일.<br/>그것은 생존의 문제다. 수많은 우울과 양극장애 호소글(?)들을 봤지만..이 저자가 찐이다. 아직은..<br/><br/>[흔들림 없는 삶이 가능한가 하는 것은 여전히 내겐 주요한 질문거리이다. 가만히 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듯 지난 세월을 상기하면, 평생을 흔들리고 흔들리면서 살아온 시간만 떠올라서 묵직하고 깊은 중심을 갖는다는 게 애초에 내게는 불허된 것 같았다. (...) 산은 못돼도 바위 비슷한 것은 되고 싶었는데, 큰 나무는 못돼도 갈대처럼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작은 돌멩이고 강아지풀이었다. (..) 자신을 감당하기도 힘들어하면서 어떻게 타인을 감당해 내겠는가.(247쪽)]<br/><br/>다정해지자. 다정하다는 말이 몹시 좋아진 5월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32/58/cover150/k31203865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3325823</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감각되는 세상인걸 보려고만 하지.. -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22094</link><pubDate>Thu, 01 May 2025 15: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220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038293&TPaperId=164220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75/96/coveroff/k7520382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038293&TPaperId=164220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a><br/>조승리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04월<br/></td></tr></table><br/>시력을 점점 잃어가다 이제는 전혀 보이지 않게 된 작가 조승리의 세상을 읽는 법. 작가가 감각하는 세상은 직관의 결과보다 풍성하고 입체적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남긴다. 그 순간을 기록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기록을 넘어서는 건 '감각'의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을 온전히 온 몸 구석구석에 새겨두면 내 감각 하나가 사라진대도 그 감각은 고스란히 남을거니까. <br/>작가의 일상과 여행을 담은 글이다. 전작(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이 워낙 화제였어서 사실 조금 김이 빠지긴 했다. 뭐랄까..김동식 작가에 대한 초반 화제성이 너무나 대단했던 것처럼. 누구든 그럴거다. 반감기의 기간이 얼마나 긴가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도 작가의 '보이지 않아 보이는' 것은 다채롭고 따끈하다. 우리나라에서 장애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거절 당하는 일'이라고 인터뷰했던 내용도 생각났다<br/>매립되는 동물들을 보았던 기억은 너무나 선명했고 구체적이었다.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읽어대던 책들, 그 마음도 짚어진다. 최근 읽었던 베토벤을 읽다에서도 결핍과 그 결핍 건너의 이야기들이 빼곡하다. <br/>어쩌면 작가는 어머니의 호쾌함과 당당함, 부지런한 책임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도 같다. <br/>어쩌면 작가는 이 더러운 세상 굳이 봐서 눈 고생시키지 말고 보이는 것 뒤의 의미와 삶의 근거를 감각하라는 축복을 받은것일지도..<br/>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절박하다. 마사지숍에서 마사지를 하는,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당연시여겨지는 일을 하며 글을 쓰고 세상을 읽는다. <br/>나는 못한다...마음 한 켠이 무너질 때 멍하게 읽기 좋다. 읽다보면 시선이 돌아오고 감각이 깨어난다. 좋다.<br/><br/>[ 학살은 붉은 생채기처럼 부르튼 흔적을 남기고 종결됐다. 산 자의 긴 그림자가 도망치듯 일제히 빠져나갔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방금 만들어진 거대한 무덤으로 천천히 향했다. 단단하게 다져진 흙더미 위로 중장비의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밭에서는 석유냄새가 강하게 났다. 그 냄새 사이로 숨어 있었던 듯 돼지 분뇨 냄새가 산발적으로 새어 나왔다. 가을 바람이 잠자리 떼처럼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나는 생목숨이 묻힌 둔덕으로 걸어 올라가 바닥에 손을 대보았다. 차가울 거라 생각했는데 손바닥 밑에서 미열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흙바닥에 한쪽 귀를 댔다. 땅속에서는 죽어가는 비명 대신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책 속에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75/96/cover150/k7520382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759634</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밤의 사람들 - [밤의 사람들 - 문래동 야간 택시 운행 일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17370</link><pubDate>Wed, 30 Apr 2025 11: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173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038717&TPaperId=164173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40/98/coveroff/k4620387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038717&TPaperId=164173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밤의 사람들 - 문래동 야간 택시 운행 일지</a><br/>이송우 지음 / 빨간소금 / 2025년 04월<br/></td></tr></table><br/>밤의 사람들-문래동 야간 택시 운행일지, 이송우<br/><br/>인혁당 재건위 사건 수형수인 아버지와 옥바라지와 삼남매 육아를 해낸 어머니의 슬하에서 그가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이다.<br/>계엄령이 떨어지기 이전부터 이 정부는 탐욕스러운 금광업자처럼 온 나라를 부수고 흔들어 금주머니를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국토가 도륙이 나는건 알 바가 아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 역시 알 바 아니었다. 그리고 기어이. 그 밤 더 나올 것이 없을 때까지 다 빨아먹으려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br/>어찌되었건 이 정부는 생존의 터와 도구를 몰수하는데 도가 텄다. 작가 역시 경기 악화로 법인택시 운전을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정도의 일상을 살고 있었고 조금 더 지나서는 투잡이니 쓰리잡이니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제 쟁기 하나로는 해결 될 생존이 더 이상 없다는 반증일거다. 부지깽이도 낫도 호미도 부엌의 주걱까지 손에 들고 나서도 겨우 살아지는 생존의 현실이다.<br/>그의 택시에서 만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 비추어지는 작가의 삶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온 몸으로 가르친 것이 무엇인지 사람의 얼굴에서 제일 앞에 나와있는 티를 낸다고 코끝이 먼저 반응한다.<br/><br/>문득 남민전의 전사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선생이 떠올랐다.  [선생은 자주 '몸 자리'에 관해 말하고는 했다. " 내 삶이란 내 몸 자리의 궤적이다" 이렇게도 말했다. " 사람은 모든 삶의 궤적은 처지에 의해 수동적으로 '놓이는' 몸 자리와 의지에 의해 스스로 '놓는' 몸 자리의 연속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한겨레 21. 2024.4]<br/>고 했다. <br/><br/>작가는 수동적으로 '놓이는' 몸 자리에 자신의 의지와 역사와 시대의 과제를 고민하는 '놓는' 몸 자리로 만들어가는 변환을 끊임없이 이어간다. <br/>고된 운전으로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을 때 " 내 몸이 아픈 직업은 나와 맞는 좋은 일이 아닙니다"-208쪽 라고 누군가 조언을 했고 몸의 신호와 함께 운전을 그만두게 되었다.<br/>문득, 몸이 아프지 않은 일이 있었던가? 생각해보았다. 모든 노동은 노동자의 삶과 몸을 갉아 이윤을 내는 것 아닌가?라고..잔뜩 뾰루퉁해진 시선을 던져본다.<br/>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사막에 던져진 고립무원의 노동자, 소수자, 농민, 여성, 장애인,.이 더는 아니다..그 벽을 허무는 경험을 우리는 한겨울 내내 겪었다. <br/><br/>택시 운전을 하며 작가가 느낀 세상으로의 확장. 개인의 시선과 개인사가 아닌 저마다 조금씩은 교집합이 생기는 부분을 모아가다 보면, 너의 세상이 나의 세상이자 우리의 세상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이 올 것도 같다.<br/><br/>어머나 세상에~라고 할 만큼 문학적이고 감정적인 부분도 있고, 어쩜 좋아, 싶은 이야기도 있다. 말 그대로 택시 운전사들만의 특권일 수 있는 정보와 사연의 최종도착지같은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br/><br/>사실, 택시비가 만만치 않아서 택시를 탄 지 좀 오래된 것 같다. 택시는 공공 고해성사의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도 되는..<br/>허기가 몹시 심한 날, 갓 지은 밥에 올려 먹는 고들빼기 같은 글이다. 입맛이 도는 쌉사름한 맛. 달고 짜고 맵고..그렇지만 끝까지 제 일을 다 하는 쓴 맛의 고군분투. 그 진심이 허기를 잠재우듯...좋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40/98/cover150/k4620387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2409824</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래도 민주주의는.. -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15245</link><pubDate>Tue, 29 Apr 2025 18: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64152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930238&TPaperId=164152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934/72/coveroff/k4029302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930238&TPaperId=164152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a><br/>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05월<br/></td></tr></table><br/>세계의 보안관이자 다민족국가, 민주주의의 표본인것 처럼 인식되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과 해소되지 않는 의문을 품은 채 그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br/>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사회적 생존적 위협을 당하지 않으며 국가로부터 보호받는 국민으로서의 삶은 이상 속의 삶으로 멀어져가는 것 같았다.<br/>국민에게 주권이 있고, 통치행위를 하지만 군림하지 않는 지도자와 국가 시스템을 갖는 민주주의가 이상적 이론이 아닌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이 갖는 유사한 통치 시스템으로 선택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br/>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이양되는 시기는 모든 국가에서 혹독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아버지를 부정하지만 결국 아버지를 닮아버리는 자식처럼 소위 '기득권'이라 칭해지는 사람들은 결국 같은 자리에 이름표만 바꾼 채 존재하고 있었다.<br/>책에서 예를 든 초기 미국의 권력이양의 모습,  태국의 경우, 1차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2.6 폭동의 모습. 모든 예시들이 낯설지 않다. 그 혼란 속에서도 '민주주의'는 조금씩 모양을 잡아가고 있었던가보다.<br/><br/>정당정치의 시작과 동시에 기득권을 쥔 자들은 자신의 영역을 더 확장시키려 한다. 그들은 정치적 권력을 놓지 않으려 애를 쓰고 그 때마다 사회는 혼돈속에 빠져든다.<br/>이것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적 원칙을 벗어나는 일이다. <br/>평화적 정권교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는 정당이 지는 법을 배울 때 가능하다. 그들이 패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승리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권력 이양이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을 때 가능하다. <br/>12.3 계엄 이후 계엄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내란우두머리를 끝끝내 포기 할 수 없었던 정당의 모습에서 그들이 느끼는 '정권을 내어 놓은 후의 재앙'에 대한 공포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의 필사적 저항의 근간은 두려움임에 분명하다.<br/>정치적 수단을 틀어쥔 소수에 의해 민주주의는 자주 훼손되고 이용당한다. <br/>그럼에도 민주주의에 헌신적인 정치인들도 있다. 충직한 민주주의자라고 칭해지는 이들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하며 반 민주세력과 타협없이 관계를 끊는 자세를 갖는 사람들. 물론 그 안에 모양만 그럴듯한 이들도 있다. <br/>국민들과 더불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지 않고 다 차려진 밥상에 수저만 올려놓으며 상을 차리던 사람 중에 바르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내부분열을 일으키는 자들. 그런 자들이 인질로 잡힌 민주주의의 목에 기어코 칼을 꽂는 자들이며 결과적으로 권력이양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세력과 공범인 것이다.<br/> <br/>민주주의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에게 권력을 맡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제 손에 쥔 권력을 이용하여 다수를 지배하려 할 때, 민주주의는 저항하게 된다. 저항은 실패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br/>민주주의는 이제 겨우 눈을 뜬 신생아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한 생이 그 격변의 과정을 다 볼 수는 없지만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민주정으로 조금씩 좌표를 이동하며 세상을 해석하는 시작은 더욱 확장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어쩌면 본격적인 민주주의는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종교도, 인종도, 성별도, 무엇도 '정치적인 인간'의 행보를 막을 수 없는 까닭이다. <br/><br/>책을 읽는 내내 12.3 친위쿠데타와 시민들이 연대하는 모습들이 스쳐지나갔다. 여성들이, 노동자가, 농민들이, 청년들과 어르신들이,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지역들이 움직이고 있다. 민주주의적 사회질서가 사라질 때의 두려움은 '연대'라는 힘을 끌어왔다. 끝없이 드러나는 불법과 그들만의 철옹성. 그것을 무너뜨리는 길은 어쩌면 공고한 여리고성을 무너뜨리는 것과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승리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는 믿음으로 쉼없이 성을 돌 때 그 성은 결국 무너질 것이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그렇게 탄생되지 않을까? 반 민주세력과 철저하게 단절하며 무너진 성의 벽돌을 다시 쌓는 일. 미래세대의 민주주의의 시작일지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934/72/cover150/k4029302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93472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너무나 우울해서 우울한지도 모르는.. - [미소우울증 - 죽을 만큼 힘든데 난 오늘도 웃고 있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669831</link><pubDate>Fri, 04 Jun 2021 17: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6698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731643&TPaperId=126698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169/64/coveroff/k2127316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731643&TPaperId=126698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미소우울증 - 죽을 만큼 힘든데 난 오늘도 웃고 있었다</a><br/>훙페이윈 지음, 강초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05월<br/></td></tr></table><br/><br>제목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제목만으로 어느 정도의 수긍과 동의가 이루어진다는 건 양면성을 갖는다. 그만큼 공감할 준비가 된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수많은 미디어의 정보와 넓고 얕은 지식들을 기반으로 속칭 '뻔 한'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nbsp;독자 대신 미리 형광처리 된 밑줄을 그어 놓은 편집은 내 경우는 달갑지 않았다. 독자들의 처지나 취향이나 시각에 따라 밑줄은 다르게 그어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조금 성가셨다.<br>미소우울증을 정의하길 '우울증 문제가 있으나 이를 성공적으로 감추고 있는 사람의 심리'라고 한다.사회와 가정과 자신이 속한 모든 공동체에서 원하는 모습.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편적'이라고 배우며 살았다. 배려와 감사가 넘치는..아주 어릴 때 형제끼리 싸워도 엄마는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둘의 손을 꼭 잡고 마주 쥐어주며 언니한테 잘못했다고 해. 동생한테 미안하다고 해. 사이좋게 지내자 악수 하고. 사랑해 안아줘야지. 를 주문했다. 내 안에 나의 주장과 요구 그리고 화해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납득 없이 내가 아닌 상대에게 너그럽고 친절해야 한다고 우격다짐으로 배워왔던 것이다.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개천에서 용은 더이상 나오지 못하고 한 번 쯤 실패할 수도 없는 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 '안정'과 평안'은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적 기반.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 좋지 않은 직장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가능성을 제시해야 살아남는 직장에서 기꺼이 해내야 하는 역할은 힘겹기만 하다.&nbsp;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은 없다. 세상은 '나'를 제외하고 화려하고 신나게 돌아가고 있다. 여유로운 삶, 즐거운 삶, 그런 삶의 표정들이 온갖 매체 속에서 보여진다. 나의 서러움과 불안함이 세상에게 들켜서는 안된다는 강박은 방어기제처럼 저절로 작동하기 시작한다.<br>누군가 세상을 떠나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럴리가 없어.' '그렇게 밝은 사람이?'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떠난 이는 누구에게도 우울증을 들키지 않았다. 애도하는 이들은 떠난 이의 우울을 들으며 자신의 우울이 아직 들키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이제 너무나 흔하게 말해지는 우울, 마음의 감기라고 친근한 표현도 있는 우울. 하지만 자신의 우울만큼은 들켜서는 안된다.<br>가르치는 아이 중에 '해피 바이러스'라고 불리웠던 아이가 있다. 아버지와 자매가 산다. 어머니는 아이가 꼬마였을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이는 저보다 더 어린 동생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돌보며 자랐다.아이는 늘 웃었고 아이의 가방엔 늘 과자며 젤리가 그득했다.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러 가도 1/n 보다 조금 더 내는 아량도 보였고 수업시간에도 열심이었다. 학급 임원도 했고 댄스동아리도 했고 한국사연구동아리도 했고 캘리그라피를 배워 엽서를 만들기도 했고 쿠키를 구워오기도 했다. 매 순간 열심인 아이가 신기했다. 사춘기도 없나? 저 아이 정말 대단해. 라고 생각했다.&nbsp;아이들은 그 아이를 좋아했다. 늘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었고, 나 역시 칭찬을 이어갔다. 어느 날 그 아이가 종일토록 엎드려 울기 전까지 말이다.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렸다. 힘들었던 거다. 아무리 괜찮다고 다짐을 해도 더이상은 감출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어떻게 다 잘하고 사니? 여태까지 잘 해왔는데 그것만으로도 대단해' '때때로 울어, 울어야 사람이지 울어봐야 우는 사람 마음도 헤아릴 줄 알게 되는거지' '다 잘하려고 하지만 젤 잘하는 거 하나만 잘 해도 돼.' 따위의 말을 늘어놓았고 안정을 찾기 까지 1년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아버지와 상담을 다녔다고 했다.&nbsp;따지고 보면 나의 옆지기는 공황장애 3년차이다. 딸아이의 친구는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고 했다.우울은 더이상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며 자포자기의 심정들도 늘어가고 있다.&nbsp;책에서는 행복을 부르는 열가지 생각을 말한다.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우울증 처방을 말해보라고 하고 하나씩 적으면 이 열가지 방법을 다 적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당연하기도 하고 별것 아닌 것 같기도 한 방법.&nbsp;하지만 잘 안된다. 그만큼 우리는 우울과 가까이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책을 덮으며 뚱딴지 같은 생각을 했다.&nbsp;우울이 바이러스로 전염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호흡기 정도야 참아줄 수 있는데 우울이 창궐하면 방도가 없을텐데?&nbsp;마스크에 스마일을 그리고 다닐까?<br>오랫동안 웃는 법을 잊은 것 같다. 소소한 행복. 너무나 소소해서 있었는지도 모를 만족과 어려운 현실에 우리는 조금씩 미소우울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어쩌면 미소우울증을 앓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를일이다.나는 약한 사람입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다면..그래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라고 요구할 수 있다면..당신도 내게 기대시겠습니까? 라고 제안할 수 있다면..우울증은 조금 더 쉽게 걷혀질 수 있을까? 를 생각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169/64/cover150/k2127316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1696482</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옥봉. - [옥봉 - 장정희 장편소설,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467858</link><pubDate>Mon, 15 Mar 2021 16: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4678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2683&TPaperId=124678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662/68/coveroff/898218268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2683&TPaperId=124678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옥봉 - 장정희 장편소설,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a><br/>장정희 지음 / 강 / 2020년 11월<br/></td></tr></table><br/>해마다 돌아오는 생일, 해마다 책을 받은지가 꽤 되었다. 잊지 않고 챙겨주는 친구 덕에 호사를 누린다.이번 생일에도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달라며 메시지를 보냈지만 딱히 읽고 싶은 게 없다고 했다. 그러다 몇 권의 책 목록을 주었고, 거기 옥봉이 있었다.새빨간 표지, 문득 펑지차이의 '전족'이 생각났다. 어떤 프레임 때문일 것이다. 여성, 억압, 차별, 기타 등등의 억울함과 불공평함을 호소하는 프레임. 사실, 이옥봉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허난설헌일지 이매창일지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살아가며 이렇게 저렇게 듣고 읽은 탓에 아는 것일 뿐, 관심 있게 들여다보진 않았던 게 사실이니까. 그럼에도 궁금하고 호기심이 동한 건 사실 어이없다 싶은 계기가 있었다.티브이 프로그램 중, 천일 야사(?)라는 것이 있다. 사흐라자드의 천일야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말 그대로 옛날이야기이다. 서프라이즈 국내판 같은 느낌?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르거나 익히 아는 이야기들이 자주 편성되는 데다 너무 가볍게 다루고 넘어가는 내용들이 많지만 굳이 채널을 돌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무심히 그냥 본다. 어쩌다 얻어걸리는 소재들이 있어서다.여하튼 어느 날엔가 이옥봉의 이야기를 했다. 온몸에 종이를 휘감은 여인이 절벽 위에 서 있는 장면이 오래도록 머리에 남았다. 그녀는 어떤 글을 썼을까?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천형 같은 재능의 결과물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궁금했다. 몇 개의 시들을 찾아 읽고 낮은 탄성을 내놓긴 했지만 이내 잊었다. 그 후 일요일의 루틴처럼 보게 되는 서프라이즈에서도 이옥봉의 이야기를 다뤘다.그러다 옥봉(장정희 장편소설)을 알게 되고 급기야 단숨에 읽어냈다.이물감이 없는 이야기. 이야기에 이물감이 없다는 건, 억지스러움이 없다는 말이다. 개연성 없이 감정을 충동질하는 글들이 없다는 말이다. 때때로 역사 속 여성들에 관련된 도서들을 읽다 보면 그 억울함과 참담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하게 감정을 찔러대는 서사들을 만나곤 한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차라리 더 냉정하게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래 준비하고 써냈음이 분명한 글. 이렇게 자분자분하게 써내리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오래 옥봉을 앓았을까? 싶다. 서두름 없이 담담하게 내어놓는 이야기가 때로는 더 수긍이 되고 더 저릿하게 공명된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자신의 이름도, 사랑도, 죽음까지도 스스로 선택한 옥봉은 시대의 희생양(?)이 아닌 시대를 뚫고 나온 오롯한 봉우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서녀였던 옥봉은 의붓어머니 장 씨의 타박을 견뎠다. 아버지의 자애로움과 시에 기대어. 어찌 되었든 출가를 시켜 집에서 내보내려 하자 스스로 선택한 사람의 첩실이 되기로 한다. 그곳에서도 정처 이 씨의 질투와 견제를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을 아껴주는 남편에 기대어 버텨낸다. 시는 남편이 원할 때, 허락할 때만 가능하다. 시를 반쯤 빼앗기고 얻은 사랑일지도 모를 일이다. 당파의 정쟁이 치열했던 시기, 외직으로만 돌다 결국 멈춰버린 사내는 언제 어떻게 누명이 씌워진 채 처참한 말로를 맞이할지 전전긍긍했고 뾰족해질 대로 뾰족해진, 더는 여유도 낙관도 없는 두려움만 남은 사내에게서 옥봉은 내쳐진다.이 대목에서 나는 혼자 울컥했다. 기구한 삶의 여인이어서일지도 모르지만 팍팍한 삶에 가슴 한편 연필 한 자루 꽂을 여유도 없던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제일 먼저 책 읽기를 놓았다. 시를 놓았고, 소설을 놓았다. 내 조금만 상황이 나아지면 원 없이 읽을 거야!라고 다짐은 했지만 그 다짐을 실행할 수 있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버려진 옥봉을 부축한 이들은 천민들이었다. 부월이, 두만이, 두만 엄마 그리고 맹아. 옥봉의 시를 읽을 수 있는 이들은 옥봉을 내쳤지만, 그 시를 읽을 수 없었던 이들은 옥봉의 곁에 머물렀다. 고통 속에서 고통을 뚫고 맑게 솟는 휘파람 소리 같은 것이 시의 처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시는 고관대작들의 술놀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처절하게 바스러지는 뼈 마디마디를 모아 글자를 짓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녀로 태어나 첩실로 살다 마지막 숨까지 시로 적어 온몸을 휘감은 채, 삶의 마지막 결정을 내린 옥봉. 스스로 시에게 몸을 내어주는 것으로, 자신의 소멸로 시를 지켜낸 건가? 모진 처지를 타고 났고 처절하게 살았기에 옥봉의 시는 애절한 사랑의 노래마저 생기가 있다. 마치 장애가 있는 여성비정규직노동자의 순한 미소조차 강단이 있어보이는 것처럼.나는 옥봉을 읽으며 어떤 인물에 집중하기 보다 옥봉이라는 이름 대신 '시' 혹은 '문학'등을 대치시키며 읽었다. 비슷비슷한 구조 속에 담아두고 애닲아만 하는 건 어쩐지 무례일것 같아서. . 살기 위해 시를 쓴다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요즘, 죽음으로 시를 지켜내고 살려내려는 숭고함은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시기에 읽은 '옥봉'이제 한 물 가고 있는 밈으로 이 느낌을 치환해본다면.진심으로 가슴이 웅장해진다고...말할 수 있겠다.​애당초 생에 만약, 은 없을 터였다. 그러니 너도,  나도,  아무도 생의 뒷모습을 모르는 것 아닌가. 너와 나의 생이 그런것 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각자의 굴레에 머리끄덩이를 잡힌 채 살아가는 것, 그게 생(生)인 것이다.                옥봉 307쪽당신들은 내게 시를 '재앙'이라 말하지만, 그건 틀린 말입니다. 내게 시는 오로지 나의 존재 증명이자 여자로서, 서녀로서, 소실로서 살아야 했던 내 생의 전부를 내건 발언이고 항변이고 싸움이었던 거지요.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이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가 그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지요. 옥봉 278쪽`&nbsp;&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5662/68/cover150/898218268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6626899</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람이 흐르고 강은 깊어지고  - [부론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113170</link><pubDate>Tue, 03 Nov 2020 17: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1131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633714&TPaperId=121131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367/32/coveroff/k64263371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633714&TPaperId=121131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부론강</a><br/>이인휘 지음 / 목선재 / 2020년 10월<br/></td></tr></table><br/>내 생의 적들을 읽었을 때,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살폈다. 이인휘. 하지만 이내 잊었다.&nbsp;늘 그렇듯 작가의 이름은 작품의 잔상과 여운, 야박하게 남는 의미들보다 중요하지 않았다.&nbsp; 한참이 지나서 파란 표지의 폐허를 보다를 읽었다. 그 때 이런 감상을 적었었다.&lt; 누가 그랬다. 더이상 '노동문학은 없다. 문학노동만이 남았다'라고 말이다. 현장으로 들어간 작가보다 작가의 책상으로 올라간 노동이 더 많았다. 현실이 아닌 환상, 꿈, 막연함. 이런 것들이 담아내는 노동의 의미는 뒷맛이 썼다. 어쨌든 가검을 들고 설치는 사람들 사이에 제대로 벼린 날 선 진검을 든 검객이 나타났다&gt; 라고.그리고 작가의 이름을 살폈다. 이인휘.&nbsp;작가의 이름을 검색했지만 당시 세간에서는 어떤 연예인의 부인이었던 이인휘라는 사람의 프로필이 뜨고 그 사람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다. 김남주를 검색했더니 연예인과 화장품 목록이 좌르륵 떴던..작가는 내 생의 적들 이후 오랜만에(내 생각일 뿐이지만..)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 후로 착실하게(?) 작품이 나왔다.노동자의 이름으로. 건너간다.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 . 그리고 부론강.&nbsp;폐허를 보다와 노동자의 이름으로 건너간다를 나는 노동3부작이라고 칭한다.&nbsp;노동운동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샅샅이 파헤치며 적어낸 글은 때론 당혹스러우리만치 솔직했다.2016년 폐허를 보다 부터 2020년 현재까지 다섯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자본과 싸우는 처절함. 나의 청년기와 맞물리는 투쟁의 역사는 생각보다 생생하게 파고들었다. 작중 인물이 아니라 내가 아는 선배, 후배, 전해들었던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생생했다. 조금씩 타협해가는 지도부들의 이야기, 동지들을 두고 뒤돌아서야 했던 사람의 심정, 그러나 끝내 놓을 수 없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는 너무나 아팠다.&nbsp;사람답게 사는 것은 둘째치고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전제되야 사람답게 살아내려는 의지와 요구가 나올테니 말이다. 자본의 세계에서 사람으로 산다는 건 그저 소모품으로 산다는 것은 아닐까. 소모품이 아닌 주체로 살아내려는 의지는 언제쯤 강건하게 나를 뚫고 나올까를 수없이 되묻는다.책 세 권을 읽고 나는 많이 물었다. 내 삶을 관통하는 '정의'는, '노동'의 가치는 '사람'의 의미는 얼마나 단단한가하고 말이다.<br>그 후 만난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줘.는 사실 의외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인휘는 노동자의 이야기만 쓸 것 같아서..산하와 정서의 이야기는 표지만큼 푸르렀다. 환경의 문제와 자본들이 자연을 어떻게 잠식해들어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발랄(?)하게 써내려갔다.&nbsp;이전까지의 작품들이 험한 길을 기꺼이 디뎌온 사람들의 상처를 하나씩 짚어갔던 이야기라면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줘는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아니 어떻게해야 상처를 줄일까에 대한 고민이보였다. 단지 노동의 문제뿐 아니라 각계층별 지역별로 연대하고 함께 지켜내야 할 가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br>그리고 다시 출간된 작가 이인휘의 부론강.두 남녀가 마주한 표지가 낯설지만 궁금했다. 부론에 산다는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찬미와 원우를 중심으로 부론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상처를 지닌, 그것이 사람에 대한 상처이건 시대의 상처이건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이들이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이야기다.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고, 그들이 건너 온 시대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다. 박상화 시인의 시집 '동태'를 비롯해 사이사이에 적힌 시들과 재주 많은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들이 강물에 뛰어든 달빛처럼 일렁거리는 것이 나름 이쁘다.386이라고 불렸었고, 486이라고 칭해지다 586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살아 온 시간들과 많이 겹친다.주변에서 원우처럼 찬미처럼 차라리 떠나거나 차라리 숨어버리는 사람들을 적잖이 보았고 그들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끌어않은 채 평생을 자책과 회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종종 보았다.&nbsp;유명짜한 지도부(?)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진심으로 연대하고 용맹하게 싸우고 헌신적으로 투신했던 사람들이 실망하고 때론 내쳐지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 386이 어쨌고 저쨌다며 욕을 할 때는 마치 자신이 잘못인양 고개를 숙인 채 술을 들이붓는 이들도 많았다. 누가 저들을 욕할것인가.&nbsp;어디에서도 속시원하게 터놓지 못할 이야기들, 어디에도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마음들, 어떻게 해도 치유되지 않는 상처들..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되돌아가고 싶은 곳이 생기고 그냥 아픈대로 내버려두겠다던 상처가 나아가고 다른 사람의 상처가 보이고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 살아가는 이야기가 '부론강'이다.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사람 인(人)자는 서로에게 기대어 완성되는 글자라고 했다. 이제야 저들은 '사람으로 사는 법'을 깨우친 것일지도 모른다.&nbsp;책 속에서 기술되는 부론의 사적들과 문화재, 나무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는 우리 동네를 잘 아나? 라고 혼자 생각하고 웃었다. 뭐 별로 아는게 없다. 있다고 해도 검색해서 나오는 결과 이상의 것은 아니다. 작가를 통해 듣는 부론의 풍경은 단아하고 묵직하다. '부론'이라는 지명마저 생소한 사람조차도 한 번 가볼까? 싶게 만든다.&nbsp;부론강은 작가의 이전 저적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힘이 빠졌다기보다 눈이 깊어졌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nbsp;<br>'강물은 빗방울 하나하나의 여정을 개의치 않고 무심하게 흘러갔다. 인간의 생이 빗방울 같았다. 한 시대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자신의 생이 떠밀려 온 것처럼 강물은 하나의 빗방울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조차 없었다.(p150)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강물도 알고 있을거다. 그 거대한 흐름을 만든 건 빗방울이었다는 걸..빗방울이었음을 기꺼이 인정하고 싶게 만드는 소설. 부론강이다.&nbsp;<br>내게는 파란만장했던 2020년.부론강을 읽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도닥여주는 듬직한 손길을 만난것 같다.조심성 없이 강물에 떨어진 잎새처럼 일렁이며 떠내려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꼭 부론강이 아니어도.<br>사람들 사이엔 날마다 깊어지는 강이 흐를지도 모른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5367/32/cover150/k64263371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367328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천둥의 궤적 - [천둥의 궤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060547</link><pubDate>Sun, 11 Oct 2020 19: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20605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633104&TPaperId=120605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790/60/coveroff/k2926331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633104&TPaperId=120605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천둥의 궤적</a><br/>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09월<br/></td></tr></table><br/>책을 덮을 무렵 라디오에서 바그다드 카페의 ost 인 calling you 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책을 읽고 난 후의 매캐한 바람의 냄새와 서걱이는 모래가 입 속을 구르는 느낌이었다.인간의 욕심이 독점을 낳고 재앙을 불러온 후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 출몰하는 괴물과 괴물사냥꾼으로 자란 여자와 여자의 주변인물들이 관계를 맺고 풀어나가는 이야기라고 하면 좋을까? 인디언들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그들의 정신세계, 그들의 뿌리가 되어주며 때론 해결의 지혜가 되기도 하는 인디언 신화들이 구석구석 포진된 이야기이다.어쩌면 너무 많은 영화나 이야기들을 접했던 탓일까? 이야기는 인디언이라는 정체성을 이야기하지만 자꾸 매드맥스나 그와 비슷했던 대재앙 이후 인간의 삶과 그것을 극복해가는 영웅들의 이야기들과 오버랩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뒷부분에 나오는 모지의 이미지에서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하트여왕이 그려지기도 했다.나는 어쩌면 더 독특한 이야기나 흐름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nbsp;1. 그럼에도 불구하고.작가의 특별한 태생과 성장배경때문인지 ( 아메리카 원주민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이후 백인 가정에 입양되어 자랐다는) 이질감 없이 서술되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디테일이 살아있다 라고 이야기한다는 건 이런걸까? 싶은 생생한 묘사는 화약냄새와 피비린내를 이내 불러왔고 생고기를 씹는, 정확히는 사람의 팔뚝이나 목을 물어뜯는다는 건 이런 질감일까? 싶은 감각의 자극을 이어간다.새로 시작한 일들로 집중력은 수시로 흩어짐에도 불구하고 책 한권을 붙들고 후루룩 읽어낼 수 있었다는 건 흔히 이야기하는 가독성이 좋다.라는 반증일 것이다.섬세한 묘사와 개연성이 납득되는 만남과 복선은 영리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nbsp;2. 누구를 믿을 것인가?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믿어야 한다면, 아니 믿게 된다면 그만큼 위험한 도박은 없을 것이다. 매기가 카이를 믿기 시작하는 순간, 위험은 한 발 더 다가와 있게 된것이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랑 혹은 우정이라 불리우는 것을 믿기 시작하는 것은 큰 용기다. 자신을 믿을 수 없을 때 믿고 싶어지는 누군가. 의심이 되기도 하지만 믿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게 되는 건 지쳤다는 의미이다. 클랜 파워가 저주인지 축복인지 알 수 없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차라리 불행속에 주저앉고 싶어지기도 한다는 데 공감이 되기도 했다. 읽는 내내 매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녀의 선택은 그녀의 몫일 뿐이지만..불사신인 네이즈가니. 그녀의 사랑이자 증오의 대상. 내내 그가 궁금했다.서사로는 선뜻 그려지지 않는 그. 잘 읽어내지 못한 탓인지 나는 아직도 네이즈가니를 잘 모르겠다.&nbsp;3. 선과 악의 구분은..주술사에 의해 재창조된 괴물들이 살아남은 인간들을 공격하고 그 괴물을 처단하는 역할을 하는 괴물사냥꾼 네이즈가니와 매기. 괴물을 사냥하며 극도의 잔혹함을 보이지만 그것이 정말 악을 응징하는 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거슬러 올라가 그 악의 발생의 빌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면 그 악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또 소위 응징이라고 하는 것에 사사로운 적개심이 보태지지는 않는가에 대한 의문. 괴물을 사냥하면서 점점 복잡해지는 심리는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의심은 아닐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렇다면 상대적이라는 건 과연 용인될 수 있는 적절한 변명이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선과 악을 구분짓는 것은 누구의 몫인가. 그 판단을 하게 된 주체는 과연 믿을 수 있는가. 아니 그 판단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nbsp;4. 호불호가 충분히 갈릴그런 이야기다. 잘 읽힌다는 건 휘발되기 쉽다는 소리이기도 하다(내 경우엔) 속도감과 감각에 이끌려 읽게 되는 글은 어느 순간 꿈처럼 묘연해지곤 한다.더 많은 인디언 신화들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을까? 라는 아쉬움. 신화를 좋아하는 개인의 취향이겠지만..&nbsp;"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야만적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다른 것들에 대한 소모(희생)으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신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 라고 했던 니체의 말이 떠올랐다. &nbsp;네이즈가니의 표식인 천둥검에 찔린 상처를 갖게 된 매기.천둥의 궤적이라는 제목은 네이즈가니로부터 촉발된 이야기가 그가 남긴 상처로 마무리 되는 까닭이었을까? 객관적으로 재미있는 책이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밀려들 공간이 많다. 큰 물과 같은 재앙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재앙이 창궐하고 있는 때, 잠깐이라도 살아있다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클랜 파워가 용솟음치며 나이프를 손에 쥐고 화살처럼 괴물의 숨통을 끊어내는 간접경험을 즐기고 싶다면..&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790/60/cover150/k2926331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790609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정의 서사 - [붕대 감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80992</link><pubDate>Tue, 04 Feb 2020 17: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809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636730&TPaperId=114809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507/15/coveroff/k40263673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636730&TPaperId=114809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붕대 감기</a><br/>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01월<br/></td></tr></table><br/>1. 윤이형을 처음 읽은 건 2014년 이었다. 쿤의 여행. 글을 읽으며 내내 흥분했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조합하고 있다는 느낌.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촘촘하게 의미를 박아넣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 후 기회가 될 때마다 윤이형의 작품을 읽었다. 우퍼스피커 같은 작가라고 나는 평가했다. 묵직하게 소리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존재까지 공명하게 하는 힘이 있는 작가라고..차이라면 우웅~울림 뒤에 오는 날카로움일거다.이 책을 읽어야지 하고 꺼낸 날. 이상문학상에 관련된 이야기가 세간에 회자되고 급기야 작가의 절필선언(?)을 듣게 되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는 마지막 작품인셈인가? 오늘, 문학사상사측에서 올린 사과문을 읽었다. 다만 문학사상사의 문제일까? 라고 의문을 품다 그만두기로 했다. 그런 의문은 늘 뒷맛이 썼다.어쨌든 붕대감기를 읽었다. 작가가 세영이처럼 한바퀴 더 돌리는 바람에 '악' 비명을 지르진 않았지만 심한 압박감을 받으면서..그러나 뿌리치진 못했다.&nbsp;2. 헤어디자이너 해미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기가막힌다고 밖에 설명할 방도가 없다. 율아와 서균이, 두 꼬맹이를 빼고, 성추행 가해자인 천을 빼고 모두 열세명의 이야기가 레고조각처럼 맞물리며 쌓여간다,책을 덮으며 아라크네를 생각했다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신들을 그려낸 아테나와 붙어서(?)도 조금도 꿀리지 않았던 아라크네. 그녀의 천 위에 그려진 인간의 세밀한 삶의 모습은 신들의 권능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거미가 되고 말았지만 그 패기. 속속들이 파헤쳐 들어간 이야기와 이야기 속 사람들을 이렇게 펼쳐놓다니..근래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진솔하고 가장 영민하며 가장 치밀하다고 생각했다. 아라크네는 거미줄을 내려왔지만 결국 다시 거미줄을 짜지 않을까? 생각하면서..&nbsp;3.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뻔한 이야기라서 소름돋게 이해가 되고 저절로 그려지는 단점(?)이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대상화되지 않는다. 나는 진경이며 세연이고 지현이며 바람이고 해미면서 윤슬이거나 명옥과 효령같은 사람인 것이다. 어떤식으로든 교집합이 성립되는 이야기 속에서 투영되는 '나'를 보게 만드는 글의 힘이 대단했다.단언컨대 이 이야기는 줄거리라고 장황하게 적어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을 빼도 안되니말이다. 물론 진경과 세연을 중심으로 큰 조각을 이야기하려 한다면 가능하겠지만..&nbsp;4. 아군도 적군도 모호해지는 페미니즘, 혹은 여성운동의 허와 실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부분이 좋았다. 전선이 수시로 바뀌고 신념과 아집사이를 넘나드는 그 위태로운 발걸음이 미덥지 못하다기보다 단단히 연대해 주어야 할 이유가 되어준다.사람으로 시작해서 우정을 매개로 그려내는 상처와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는 몸짓, 그리고 서로에게 어깨를 대어주고 연습으로라도 서로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 줄 친구가 되어주는 것의 의미를 본다.그러고보니..나도 세연이 같은 친구가 있었네. &nbsp;5. 책장을 덮으며 전화번호를 뒤적여본다.문득..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졌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507/15/cover150/k4026367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5071518</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열 여덟개의 고요. - [고요는 어디 있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32749</link><pubDate>Mon, 13 Jan 2020 16: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327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636617&TPaperId=114327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228/15/coveroff/k9026366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636617&TPaperId=114327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고요는 어디 있나요</a><br/>하명희 지음 / 북치는소년 / 2019년 12월<br/></td></tr></table><br/><br><br>열 여덟개의 작품들이 눈 내린 아침 담장 위에 쪼르르 앉은 눈사람들처럼 모여 있다.소설집이라고는 하지만 작품의 갯수가 '어?' 싶을만큼 적지 않다.   &nbsp;  문학평론가 김명인님은 추천사를 통해 '하명희의 소설들은 따뜻하다'라고 했다. 세상을 따뜻하게만 보려는 사실상 방관하는 온정주의와는 거리가 먼 확실한 방향성을 가진 따뜻함이라고 한다.보통은 추천사나 해설을 잘 읽지 않는다. 책을 읽기 전에는 선입견이나 과한 기대를 품게 만들기도 해서..다 읽고 나서는 내가 읽은 것과 엄청난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어느 해 겨울을 강타했던 유행어 '내가 이러려구 책을 읽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소설집에 대한 추천사에는 동의한다.  &nbsp;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아마 그 즈음일거다. 엄마는 지금으로 치면 공방처럼 뜨개질한 옷과 소품들을 수출하는 일을 하셨다. 아침을 먹고 나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실과 도안이 넘쳐나는 작업장에 앉아 하루 종일 자신이 맡은 부분을 뜨기 시작했다. 소맷단만 뜨는 사람, 오른쪽 소매, 왼쪽 소매, 앞판, 뒷판, 제일 늦게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하는 시아게 아줌마까지. 커다랗게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바늘과 바늘을 따라 나서는 색색의 실들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시아게 아줌마가 두툼하게 썰어놓은 생선살 같은 작업물을 모아 하나씩 이어붙이면 가디건도 되고, 스웨터도 되고, 조끼며 망토가 되었다. 마지막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확인되는 정체들. 책을 읽으며 열 여덟 개의 조각들이 만들어 가는 ‘고요’의 정체를 떠올렸다.  &nbsp;  어쩌면 그림자의 이야기. 어쩌면 너무 꾹꾹 눌러놓은 탓에 저도 모르게 흘러버린 이야기들일지도 몰랐다. 엄마한테 잔뜩 혼이 난 원두(반려묘)가 의기소침하게 앉아있는 그림자. 그 그림자는 원두의 설움과 서운함과는 관계없는 배트맨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용감한 정의의 용사(?) 이야기는 바로 거기에서 싹이 나고 열매가 되는 건 아닐까? 서러운 현실과 그림자 속 정의. 그 간극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이야기.고요는 어디있나요? 헐겁게 대답하자면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스치듯 지나가버렸던 시간과 길과 사람들 사이에 오도카니 앉아있었을 고요. 너무나 고요해서 눈치채지 못했던 고요. 하명희의 글은 내가 지나왔던 길모퉁이 어디쯤에서 서성이던 고요를 깨닫게 한다.아..거기 있었구나. 거기 있었겠구나.  &nbsp;  천천히, 어느 가을 날 길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뭇가지에 노란 리본을 묶어가며 걷듯 읽었다.‘기억할께요’ ‘기다릴께요’ ‘죽지 않을께요’ 혼잣말을 보태며 읽었다.  &nbsp;  소란하고 소란한 세상의 틈에 오도카니 박혔던 고요를 만나는 일. 사람의 눈과 그림자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 하명희의 글은 그런 일이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돌아오는 일.세상에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일. 고요의 일.<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228/15/cover150/k9026366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2281569</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떠남과 남음의 경계-묘지의 피터 - [온전한 고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15941</link><pubDate>Mon, 06 Jan 2020 16: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4159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636829&TPaperId=114159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253/29/coveroff/k8026368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636829&TPaperId=114159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온전한 고독</a><br/>강형 지음 / 난다 / 2019년 12월<br/></td></tr></table><br/>사춘기를 지날 무렵. 습관적 우울과 절망에 잠식 당하던 시절. 살아있다는 것이 못견디게 힘겨울 때면 벽제 화장터에 갔었다. 무작정..시외버스를 타고 가기도 했고, 기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벽제가 가까워지면 늘 해가 기울기 시작했고 한껏 타올랐던 연기들이 습습 내려앉곤 했다. 무언가 타는 냄새. 어쩌면 떠나는 사람이 지상에 남기는 마지막 흔적일 냄새를 들이마시곤 했다. 그저 나무가 타는 것과는 다른 냄새. 나는 그 냄새를 '미련의 냄새'라고 불렀다.&nbsp;낮고 천천히 '잘가요'라고 인사도 했다. 그러고 나면 땅에 잘 붙어있는 내 발바닥이 대견했고 아직은 미련의 냄새를 남길만큼 삶에 남은 미련이 없다는 것이 억울해서 오기가 생겼다. 더 살아볼께. 이상한 다짐을 하게 되고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아주 늦은 밤이었다. &nbsp;이 기괴한(?) 습관을 알게 된 친구들은 나와 거리를 더 두거나 호기심으로 더 가까워지곤 했다.어쩌면 철 없던 내가 원한 것은 '고독'이었을지도 몰랐다.&nbsp;조금 더 자라서 여행에 대한 로망을 품던 때, 유적을 찾아서, 먹거리를 찾아서, 패션을 찾아서..등등의 주제들 속에 '묘지를 찾아서' 라면 꼭 떠나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었다. 유명인이 묻힌 묘지들을 가끔 TV에서 보았지만 그런 근사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아닌 황량하고 인적 드문 그런 곳을 찾아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술이 잔뜩 취했던 날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흙투성이가 된 채 망우리 공동묘지 근처에서 눈을 뜬 일이 있었던 것을 친구들은 아직도 이야기한다. 친구들의 이야기는 할 때마다 뭔가 조금씩 덧붙여져 이제는 거의 설화처럼 들릴 지경이지만..그 끝에 '얘가 아주 고독한 애였어 그치?'라고 붙여주는 건 여전했다.&nbsp;책을 읽게 된 동기는 딱 두가지였다.작가도 출판사도 아니고 '고독'이라는 제목과 '묘지'라는 공간. 묘지관라인 피터와 묘지의 유령들의 이야기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있다. 작은 소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인간의 시간에 끼어든 유령의 이야기일수도 있고&nbsp;유령의 시간에 발 들인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살이있음과 이미 죽었음의 경계를 걷는 피터를 찾아 온 한 형사와 나눈 일주일간의 이야기이다.작가의 힘이 제법이라고 느낀 것은 책을 다 읽어갈 무렵이었다. 음성지원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그런 경험. 늙은 피터의 음성으로 읽히는 책. 두껍지 않은 책을 빨리 읽지 못했던 건 그런 이유였다. 재미가 없어서거나 어려워서가 아니라 피터의 진술(?) 속도에 맞춰 읽어지는 것.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넘어갈 무렵엔 긴 한숨을 쉬게 되고 커피를, 물을 한 잔 마시게 되는 묘한 상황. 살아있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피터는 정말 고독했을까? 유령들과 이야기하며 피터는 고독하지 않았을까?&nbsp;수정구슬에 갇힌 한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태자귀'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린 아이를 유괴해 굶기고 굶기다가 작은 통에 먹을 것을 넣어두고 아이를 유인하면 아이는 먹을 것에만 집중한다. 그것을 먹으려고 할 때 아이를 죽이면 아이는 자신이 죽는줄도 모르고 먹을 것에 대한 집착으로 통에 갇힌 귀신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다.한나가 수정구슬에 갇히게 되는 과정도 비슷하다. 왜 아이여야 하는가. 순수한 집착 순전한 기다림 순결한 죽음이기에 아이여야 하는 건가? 그렇다면 이는 또 얼마나 잔인한가. 태자귀는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어 갇혀버린 영혼이라는데 한나 역시 다르지 않다. 이런 잔인한 일을 벌인 리즈는 자신의 딸은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하려고 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nbsp;집착.집착을 놓으면 주박이 풀리고 자유로워질텐데 끝끝내 놓지 못하는건 욕심인건가? 본성인건가?&nbsp;생각이 묘지의 묘비만큼 많아졌다. 산 사람의 발소리가 잦아든 시간에 시작되는 유령의 시간을 가늠해본다.&nbsp;'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다 "라고 한 폴 틸리히의 말을 빌어온다.어쩌면..?그렇다면..?피터는 충분히 '고독'했으리라..외롭지 않았으므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253/29/cover150/k8026368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2532954</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크라테스여.. -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379280</link><pubDate>Sat, 21 Dec 2019 17: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3792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636705&TPaperId=113792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679/27/coveroff/k2526367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636705&TPaperId=113792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a><br/>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br/></td></tr></table><br/>소설을 읽다보면, 시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멀리 나와 앉아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시작은 소설이었고 시였지만 인간에 대한 물음과 현실의 불협화음 사이를 서성이다 의문은 깊어지고 답을 찾아내고 싶은 열망에 휩싸이는 것이다. 니체로 스피노자로 들뢰즈로 돌아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고대의 어느 광장에서 끝없이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거기, 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되돌아오는 이유는 뭘까.거기 물음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최초의 물음들..그 사이에서 지혜를 다투는 사람들 사이에 소크라테스가 오랜 화석처럼 서있곤 했다.&nbsp;소크라테스의 변명, 혹은 소크라테스의 변론으로도 유명한 플라톤의 대화는 오랫동안 꾸준히 번역되어왔고 연구되어왔다. 어느 한부분쯤은 읽어봤으리라. 수없이 인용되고 차용되어지느라 조금씩 변형되거나 본래의 의미가 왜곡된 것도 있었을거다.성경처럼. 누가 번역했느냐에 따라 찍혀지는 방점이 다르고 방점의 위치에 따라 해석이 달라졌으리라.&nbsp;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라는 어쩌면 가장 최근에 옮겨졌을 책을 읽는다.법정에 선 소크라테스. 사형이 선고된 소크라테스. 탈옥을 제안하는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마지막을 본 파이돈. 그리고 향연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들의 가독성이 좋다. 소크라테스씨의 폐활량이 대단했던걸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길고 긴 문장들을 읽는데도 걸리는 것이 별로 없다. 긴 문장 속에서 조금씩 말을 틀어가는 소크라테스의 언변이 놀랍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nbsp;지금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설득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을테지만 토론에서 보여지는 투지(?)만큼은 대단하다.한 번도 아테네를 떠나지 않은 소크라테스는&nbsp;도망가자는 사람을 설득하며 아테네와 아테네의 법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자신이 살아왔고, 혹은 자신을 살게 한 아테네와 아테네의 법을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그것은 아테네를 부정하는 것이며 배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소크라테스는 반박할 수 없는 논지를 펼쳐낸다.&nbsp;문득. 법은 공정한가. 법은 꼭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위대한 소크라테스씨의 이야기는 아테네의 시간과 공간에서 다시 없을 명문이었을것이다. 일정부분 현재에도 그 힘이 닿아있을것이다.법을 수호하고 법을 집행하는 자들을 믿을 수 있을 때, 그 법이 모두에게 공정할 때, 지켜내야 할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법을 남용하고 법을 오용하는 자들에게 법이 볼모로 잡혀있는 상황이라면 그 법 또한 지켜내야 하는가? 라고 물어보고 싶었나보다. 검사가, 판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면 법이 과연 공의를 위한 잣대가 될 수 있는 상태인가?그렇다면 그 때의 법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막연하게 외면할 것이 아니라면 법은 어떻게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가? 지혜는 법을 어떻게 풍요롭게 할 것인가? 등등의 물음들이 머릿 속을 맴돌며 소크라테스씨에게 물어볼 목록만 길어진다.&nbsp;여자와 노예와 외국인이 아닌, 남자이며 시민이며 내국인인 소크라테스의 신분이 그의 변론의 일정부분 동력은 아니었을까도 의심해본다. &nbsp;"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사는 것"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여전히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도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그 말은 우리에게 여전히 타당하네제대로 산다는 것이란 명예롭고 정의롭게 산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는 말도 웅리에게 여전히 타당한가?그 말도 여전히 타당하네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이 지금까지 서로 일치한 것들을 토대로 해서, 아테네 사람들이 나를 방면하고자 하지 않는데도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고자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nbsp;농담삼아 그런 말들이 돌았던 적이 있다. 배 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라는 근래 읽는 소크라테스는 가끔 배부른 소리를 했던 것도 같다.&nbsp;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의 사상들을 읽는 건 유의미하다.특히 '무지'를 인정하고 끝없이 탐구하는 자세는 삶을 꾸려가는 몇가지 자세 중에 꼭 넣어둘만한 가치가 있다.알지 못하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할 수 있고 그것으로부터 배움의 틀을 짓는 일. 끝없이 의심하고 묻고 답을 찾아내려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 그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남들이 모른대도 상관없는 '앎'의 삶. 거기에 신념이라는 것이 싹 틀 자리가 준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nbsp;생각이 끼어들기 좋은 책이다. 딱딱하지 않게 옮겨진 글은 생각없이 죽 읽기에도 좋다.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싱겁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여태 읽어 본 소크라테스 중 가장 가독성은 좋은 것 같다.&nbsp;근데 변명 하나도 이렇게나 길고 길다니..더 길고 길게 천 하루의 밤동안 이야기를 이어가 목숨을 부지한 세헤라자데처럼 천일 쯤 변론을 이어갔으면 소크라테스씨도 조금 더 살았을까? &nbsp;&nbsp;&nbsp;&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679/27/cover150/k2526367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6792703</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제야 말 할 수 있어서 그래. - [이제야 언니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372482</link><pubDate>Wed, 18 Dec 2019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3724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8018&TPaperId=113724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832/27/coveroff/893643801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8018&TPaperId=113724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제야 언니에게</a><br/>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09월<br/></td></tr></table><br/>어느 주말엔가 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머리가 아프다. 일종의 저기압에 반응하는 신경이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 이런 증세를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도 딱히 이상한 점은 없고 의사는 늘 만병통치같은 혹은 마스터키 같은 말을 했다 '신경성입니다'그래도 처방을 해주시면..이라고 말끝을 흐리면 진통제와 함께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내어준다.그런 처방을 받고 돌아오면 '나는 왜 이따위로 생겨먹은거지?'하는 생각이 들고, 이 두통의 원인은 나 이며 결국 내 잘못인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그 날도 진통제 한 알을 먹고 책을 집어들었다. 하필 '이제야 언니에게'를.작가는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섬세함은 가끔 방만함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영리한 작가는 충성스런 네비게이션처럼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이야기의 중심을 잘 잡고 간다. 희뿜하게 어떤 장면들이 겹쳐졌다. 삼촌이 자꾸 만진다는 얘기를 하던 경미. 아빠 친구가 술을 주었다던 은정이. 모두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다 키웠고 일찍 결혼한 경미는 곧 할머니가 된다고도 했다.어리다고 하기에도 뭣하고 다 컸다고 하기에도 뭣한 경계의 시기에,'여자'의 삶이 준비되던 시기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추행을 당했던 이야기들은 제법 들었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애매한..엄마한테 말했다가 오히려 호되게 혼난 이야기를 들었다. 니가 뭘 잘못했겠지. 그 사람이 괜히 그랬을리가 없어.싸가지 없이 누구 인생을 망치려고 죽을 때까지 입도 뻥긋 하지마. 너는 결혼 안할꺼야?동네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 넌 애가 왜 그러니? 조심성 없이.이런 말들을 보통 듣고 와서 아이들은 엉엉 울거나 엄마가 계모가 틀림없다는 분노를 쏟아냈다.그러나 그뿐이었다. 숨어서 욕을 했고, 숨어서 저주했다.제야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무도 알지 못하게 꽁꽁 싸매 봉인 해 두었던 '너 이 얘기 죽을 때까지 비밀 지켜야 해'라며 입을 열던 친구의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 친구는 결국 '여성'도 '엄마'도 되지 못하고 여고생의 모습으로만 남았다.가해자가 보호받는, 피해자가 손가락질 받는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아직도.&nbsp;어른스럽고 모범적으로 보이는 제야를 따라 온 당숙.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는 제야가 성폭행을 당해도 싸다는 이유가 된다.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된 모 가수의 성폭행 사건에 직업여성인데 성폭행이 가당키나 하냐는 이야기를 들으며 실소가 나왔다. 어떤 취향을 가졌고, 어떤 직업을 가졌고, 어떤 위치에 있다는 것이 성폭행을 당해도 할 말 없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여자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갖고 치밀하게 기획하고 실행하는 자들이 이상한 것이고 이것은 순간적 충동이나 그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 범죄인 것이다.전형적인 그루밍을 실행한 당숙, 그 그루밍을 받아들이지 않은 제야. 세상은 성공한 남자인 당숙의 편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얌전한 줄 알았더니 발랑까진 제야의 편이 아니었다.&nbsp;그런 제야의 이야기를 읽는다책을 다 읽고 나서 한동안 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너무나 선명하고 너무나 참담해서..&nbsp;책을 읽는 동안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머리가 아픈 것을 잊었다. 머리 말고 다른 곳이, 온 몸이 아팠다. 딱히 어디가 아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온 몸에서 통증이 감각됐다. 기억이었을까? 책이었을까? 통증의 원인은...&nbsp;&nbsp;책을 다 읽고도 한 동안 책 속의 장면들이 오롯이 남아 힘에 부쳤다.이제야 뭐라도 한 글자 남길만큼 한 발 물러설 수 있다.&nbsp;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가 이루어지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 그려낸 작품. 감정에 호소하는 오로지 피해뿐인 글이 아닌 제야에게 이입할 수 밖에 없는 글의 힘이 좋았다.상처는 결국 낫겠지만 흉터는 평생 고통을 저장하고 있을거다. 그 흉터가 생긴 싯점, 상황, 사람들..그 모든것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고통도 끌고 올 것이다.누구라도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nbsp;이제야 제야에게 말해 줄 수 있겠다.네 잘못이 아니야. &nbsp;세상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 .당신의 고통은 신경성이 아니예요. 그것은 피해의 흔적이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예요.라고 말해야겠다.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가해와 피해의 문제 그 시선의 문제 확대되는 가해와 자신이 가해자인지 모르는 가해자들의 범람을 인정해야 한다.&nbsp;제야는..내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832/27/cover150/893643801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8322728</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박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7223</link><pubDate>Fri, 01 Nov 2019 21: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722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82&TPaperId=112472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off/895461668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150/89546166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233832</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박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7202</link><pubDate>Fri, 01 Nov 2019 21: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720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82&TPaperId=112472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off/895461668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150/89546166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233832</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참 귀찮은 눈이었어 - [참 괜찮은 눈이 온다 - 나의 살던 골목에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6032</link><pubDate>Fri, 01 Nov 2019 1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60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636189&TPaperId=112460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off/k3326361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636189&TPaperId=112460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참 괜찮은 눈이 온다 - 나의 살던 골목에는</a><br/>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10월<br/></td></tr></table><br/>찬바람이 제법 분다. 손끝이 시려워지고 아이도 아니면서 잼잼을 한다. 부족하지만 애쓰는 피들이 손끝까지 어서 달려가길 바라는 바람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몇번인가 쥐었다 편 손바닥에 분주하게 그어진 선들을 무심히 바라보다 가장 진하고 깊은 선을 따라 옹색한 집들을 배치하고 뿌옇게 흐려지는 사람들을 배치해보니 어릴 적 살던 동네의 골목을 닮았다. 손바닥에 운명이 있다더니 운명은 모르겠고 살아 온 내력쯤은 읽히기도 하겠다고 미심쩍은 수긍을 해 본다.&nbsp;미로처럼 좁은 골목과 골목을 지나 제일 높고 깊은 곳에 있던 우리 집. 아니 우리 방. 인류를 구원할 성물이 숨겨진 곳도 아닌데 주소조차 분명치 않아 우체부는 알음알음으로 편지를 전해주고 전해줄 때마다 22-3번지는 없다니까 자꾸 22-3번지로 편지가 오네. 라고 혼잣말을 했다.자주 이사를 했고 이사를 할 때마다 살림은 줄고 가난은 커지는 이상한 현상이 반복되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어린 내가 그것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이사를 할 때마다 커지는 머리 덕분에 나날이 어떤 수치심 같은 것이 들기도 했고 책의 저자처럼 소공녀의 환상을 품기도 했다. 어째서 내 이름은 유리나 수아 같은 것이 아닐까를 생각했고, 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이야기가 사실이길 바랬으며 빚쟁이들은 어디로 숨어도 찾아오는 초능력자라는 믿음이 커져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은 뿌리를 내렸고 단단히 고정되어 절망을 빨아들이며 자랐다. 식물에게 있다는 물관과 체관, 그 사이 어디쯤 절망관이 분명히 있을거다. 교묘하고 음습하게 숨어 절망을 빨아들이고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혼자 있는 시간은 길었고 긴 시간은 늘 어두웠다. 좁고 어두운 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읽는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의 책을 뜻도 모르고 읽었고 동화책을 표지가 떨어질 때까지 읽었고 엉성하게 도배 된 벽지 사이로 드러난 때 지난 신문들을 읽었다. 글자들의 유일한 장난감이었고 읽을 것들이 친구였던 컴컴하고 조용한 유년은 지금도 컴컴하게 웅크리고 책을 읽는 습관으로 자주 드러나곤 한다.비슷한 시기를 건너 온 이야기인지 책을 읽는다는 생각보다 자꾸 유년의 어느 싯점으로 이동하는 느낌이다.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눈 내리는 어느 날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나는 문득 눈 내리던 어느 기억에 사로잡혔다.연탄은 한 장이 남았고 지붕은 낡은 집. 눈이 쏟아지던 그 날 엄마는 주인집에서 사다리를 빌려와 몽당 빗자루를 들고 지붕을 자꾸 쓸었다. 혹시라도 내려앉을까, 지붕이 무너지거나 부서지면 당장 갈 곳도 없는 우리는 큰일이 아닐 수 없었으니까. 한 장 남은 연탄이라도 때려면 아궁이에 벽에 습기가 들지 않아야 한다며 엄마는 손이 빨개지도록 장갑 하나 없이 무시로 나가 지붕을 쓸었다. 내가 할께. 엄마를 대신 해 사다리를 올라가 지붕을 쓸다 돌아 본 동네. 하얗게 뒤덮인 동네는 평온했다. 아무도 밖에 다니지 않았고 살풋살풋 내리는 눈은 조용히 동네를 덮었다. 이렇게 예쁜 설움을 견딜 수 없었을까. 나는 울었던 것 같다. 귀찮아 죽겠어. 눈 따위. 괜히 몽당 빗자루를 집어던지고 사다리를 내려왔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눈 내리는 날의 지붕을 사력을 다해 쓸고 있는 엄마도 나도 가여웠다. 눈이 내리는 건 귀찮아. 연탄에 불을 붙이고 아궁이를 단단히 점검하고 눅눅해진 연탄가스가 새지는 않을까 방 가장자리를 강아지처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던 눈 오는 날. 혹시를 몰라 머리맡에 동치미 한 대접을 두고 잠이 들던 눈 오는 날.아무 일 없이 밤이 지나고 눈이 그치고 우풍이 심했던 방에서 살얼음이 끼어버린 동치미를 반찬 삼아 먹던 옹색한 아침.참 귀찮은 눈이었어.&nbsp;작가가 건너온 시간 틈에 나의 시간들이 자꾸 끼어드는 통에 온전히 읽기 힘든 책이었다.결국 살아내고 포기하지 않고 무던히 밀고 온 시간이 성장이라는 것을 보여냈고, 소소한 즐거움을 목표를, 의지를 품고 키워왔다는 것을 발견한다. 부족하고 부족해서 뭐가 부족한건지 조차 모르고 살아 온 시간은 그래서 의미있다.누가 시켜서 가난했던 것도 아니고 삶을 시작하는 싯점이 거기였던 것 뿐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멀리 갔으면 좋았을까? 결승점이란 것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인생에는 원래 그런 순간이 있는 법이다. 아주 사소한 진지함으로 태산 같은 막막함을 훌쩍 뛰어넘는 순간-첫번째 골목, 참 괜찮은 눈이 온다. 중에서..p59]이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순간과 내가 생각하는 순간은 조금 다를테지만 그런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문장이다.그렇게 각자의 막막함을 뛰어넘어 숨가쁘지만 기꺼이 살아온 지금은 내리는 눈을 조금 여유롭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nbsp;책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꾀가 났다.앞 부분은 '니나 내나' 비슷하게 읽히고 마무리에 가서 읽히는 작가의 이야기.그러다보니 뒷부분을 먼저 읽고 앞의 이야기를 읽기도 한다.아이스크림 맨 밑에 초콜릿이 있는 걸 아는 약아빠진 아이의 행동처럼 말이다. 아이스크림 포장을 모두 벗겨 좋아하는 초콜릿을 먼제 베어먹고 거꾸로 아이스크림을 빨아먹는 것처럼 읽어본다. 맛있고 재밌는 그래서 유쾌한 아이스크림먹기 처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읽어낼 수 있는 재미가 있다.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nbsp;손바닥 안에 그어진 선들 사이에 그리운 얼굴과 풍경들이 조금씩 사라진다. 골목은 희미하게 지워지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잦이든다. 가난이 세상의 형식인 줄 알았던 아이는 자라 제 이름이 유리나 수아가 아닌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 다리 밑에서 나를 주워오느라 고생했을 엄마를 생각하기도 한다. 하필이면 왜 나를 주워왔어?&nbsp;좀 착한 아이를 주워오지..라고 어리광같은 감사를 전하기도 한다.참 귀찮은 눈이었지만 이만큼 살아내고 보니 꿈처럼 하얀 세상을 만드는 줄 알았던 눈이 가난한 동네 골목을 진창길로 만들고 말았다는 사실을, 제 앞에 놓인 눈은 스스로 치우지 않으면 길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참 괜찮은 눈이었음을 고백하게 한다.&nbsp;딸랑딸랑 종소리와 갓 떠낸 따끈한 두부와 선지를 어깨에 메고 두부 사려~ 선지 있어요~ 하던 묵직하고 여운이 긴 새벽의 소리가 어쩐지 그리운 날이다.아직 눈이 오려면 멀었지만..올 해의 눈이 내릴 때 '참 괜찮네' 라고 말 할 수 있으면 좋겠다.거리에서 생존을 두고 싸우는 사람들이 승리해서 집으로 돌아간다면, 올 해의 눈은 썩 괜찮은 눈이라고 기억되겠지만. 가난과 불공평과 불안을 품고 자라는 세대는 더는 없었으면 하는 동화같은 마음도 품는다.그래서 아직은..참 귀찮은 눈일 것 같은 내 골목이다.&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150/k3326361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222134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박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3827</link><pubDate>Thu, 31 Oct 2019 17: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382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82&TPaperId=112438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off/895461668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38/cover150/89546166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233832</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참 괜찮은 눈이 온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906</link><pubDate>Wed, 30 Oct 2019 21: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90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636189&TPaperId=112409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off/k33263618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150/k3326361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222134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참 괜찮은 눈이 온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886</link><pubDate>Wed, 30 Oct 2019 21: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88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636189&TPaperId=112408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off/k33263618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150/k3326361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222134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참 괜찮은 눈이 온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518</link><pubDate>Wed, 30 Oct 2019 18: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4051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636189&TPaperId=1124051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off/k33263618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222/13/cover150/k3326361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2221341</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뭇 산들의 꼭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353</link><pubDate>Mon, 28 Oct 2019 21: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35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531530&TPaperId=112343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off/k63253153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150/k632531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96441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뭇 산들의 꼭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284</link><pubDate>Mon, 28 Oct 2019 21: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28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531530&TPaperId=112342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off/k63253153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150/k632531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96441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뭇 산들의 꼭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270</link><pubDate>Mon, 28 Oct 2019 21: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427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531530&TPaperId=112342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off/k63253153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150/k632531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96441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뭇 산들의 꼭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0807</link><pubDate>Sun, 27 Oct 2019 20: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080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531530&TPaperId=112308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off/k63253153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150/k632531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96441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뭇 산들의 꼭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0776</link><pubDate>Sun, 27 Oct 2019 19: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30776</guid><description><![CDAT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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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964/41/cover150/k632531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9644150</link></image></item><item><author>나타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의 한문장] 당신이 아름답지 않다는 거짓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27999</link><pubDate>Sat, 26 Oct 2019 22: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3159103/1122799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636485&TPaperId=11227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302/44/coveroff/k65263648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302/44/cover150/k6526364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3024483</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