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60년대 초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의 잭슨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 세 여자가 있다.

다소 큰 키에(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그리 큰키는 아니겠지만) 다른 친구들을 결혼을 위해 학교를 중도에 그만뒀지만 대학교육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미스 스키터.

하나뿐인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백인 어린이를 키우며 가정부 일을 하는 아이빌린.

그리고 음식솜씨는 뛰어나지만 자신을 고용한 백인주인에게 거침없는 말을 하는 미니.

 

아직은 인종차별이 심한 이 시대에 그녀 셋이 뭉쳤다. 지금 시대의 나로서는 별로 믿기지 않치만 그래도 죽음을 무릅쓰고 백인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의 삶을 낱낱히 파헤쳐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는 정말로 쥐어박아도 분이 안풀릴것 같은 여인도 하나 등장한다. 골수에까지 백인에 대한 우월성이 파묻혀 있는지 정말로 꼴사나운 힐리. 백인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의 성질에 맞지 않으면 사회에서 그사람을 철처히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이다. 가끔 보다 보면 이런사람들이 꼭 단체에 하나씩은 있는것 같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를 알고도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고 있는 것일까.. 참으로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 스키터는 힐리처럼 우월감에 가득찬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낯추면서 비로소 자신을 한결 높이는 사람같다. 그녀를 키워주었던 콘스탄틴을 사랑했고, 흑인 가정부들도 스스럼 없이 대한다.(여기서 소수의 백인들은 흑인들을 마치 병원균을 옮기는 세균덩어리쯤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아이빌린을 우선으로 설득하며 작업에 들어갔다. 아마도 미스 스키터가 상원위원의 아들인 스튜어트와 잘되서 다른이들처럼 결혼을 하고 이 책을 만드는 것을 그만두었다면 그녀에게도 실망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떠나갔던 스튜어트가 다시 돌아와 청혼하고 그녀가 흑인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고 했을때 다시 떠나버린 못난 짓을 해버렸을때, 그런 찌질이 같은 남자를 선택하지 않고 뉴욕으로 새로운 꿈을 실현할수 있게 떠날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용감했던 아이빌린도 어쩜 뜻하지 않게 책으로 인해 해고는 당하지만 가정부로서의 삶으로가 아닌 다른 일을 시작할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또한 어느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미니도 폭력적인 남편의 곁을 떠나서 미스 스키터나 아이빌린처럼 새로운 인생을 부디 찾기를 바란다...

 

이 책은 매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있었다. 어찌보면 지금 우리세대가 보면 정말로 이러한 시대가 있었을까 라고 의문이 생길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이다. 백인들이 사용하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폭행당해 실명을 해도 어디서 억울하다고 이야기할수 없는 시대.. 그런 사회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미국에서도 버젓이 있었다. 어쩜 지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이런 일들이 있을런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인종, 계급, 남녀의 차별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비하하거나 남을 속인다거나 하는 짓들은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차별을 당하지 않으려면 본인의 의식도 매우 고급화가 되어야만 하지 않을까.. 본인은 지각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나를 무시한다 차별한다고 감히 말할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모의 꿈꾸는 집 - 제6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08
정옥 지음,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6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

 

만우절날 거짓말처럼 찾아간 캠프... 특목고를 가는 학생들을 위한 캠프인줄 알았는데, 이상한 일들이 생기는 캠프다. 처음에는 친척 이모네 찾아가는 것인줄 알았는데, '이모'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아마도 현실세상에는 없는듯.. 아니면 어렸을적에 인형이나 주위 물건하고 대화하는 그런 순진함을 간직한 곳 같다.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거위 어기, 4분의 3박자로 꼬리를 흔들고픈 강아지 덩치, 항상 춤을 추고픈 우물속 두레박 퐁이... 재밌지 않으면 읽히지 않은 책들....

 

요즘에 우리들은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것 같다. 꿈이라고 하면 늘상 장래희망을 떠올린다. 그래서 진진이처럼 특목고를 가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꿈을 갖는다. 또 엄마들의 꿈은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꿈! 우리나라의 '꿈나무'라는 말이 이제는 무색할정도로 아이들은 어렸을적부터 사교육에 시달리고, 부모들은 사교육을 시키든, 아니면 스스로 시키든 교육에만 신경을 쓰는것 같다. 첨자 꿈을 잃어 가면서 말이다....

 

물건마다 이름을 붙여가면서 이야기를 하던 우리 딸아이도 이제는 문제집에 이름을 붙여주게 생겼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아직은 키우는 햄스터 두마리에게 동생이라며 이름을 붙여주고 하루에도 몇번씩 대화를 하는 것이다. 애기때의 순수함을 잃지 않는것 같아서... 그야말로 나는 내 꿈을 잃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 꿈은 자그마한 서재를 갖는것이 꿈이었는데, 요즘은 딸아이 책들 때문에 그렇게 즐겨 사던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리고 애써 책을 위해 베어내는 나무들을 지키는 방안이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너무 아이에게 매달리지는 않는 것이 아직은 인문고전책을 많이 읽어 유식해보자라는 나를 위한 꿈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꿈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우리가 너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꿈을 잃고 사는듯하다. 아니 꿈을 잃어가고 있기에 세상이 각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 이모네 꿈꾸는 집처럼 재미있는 캠프가 있다면 우리딸도 한번 보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싱크홀'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요즘 습관대로 그의 작품을 수첩에 다 적어놨었다. 한 학생이 어쩜 선생님은 작가도 다 기억을 하느냐고 했다. 요즘 든 습관이 좀 뭔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우선 그 작가의 책을 적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될수있으면 다 읽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과는 다르게 작가들을 쉽사리 외울수 있었다. 그런데 어쩜 이 '압구정 소년들'은 '싱크홀'에 비해서는 좀 감흥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아마도 이재익이라는 작가를 기억하지 않았을것 같다.

 

이 소설은 어디선가 봤는데,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작가도 고등학교 시절에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도 쳤고, 극중 등장하는 '우주'도 1975년생에 압구정 구정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나온 이다. 그리고 웬만해선 소설속의 지명이나 학교라든지 몇가지 사건들도 실명을 거론했다. 그래서 간혹 이 이야기가 실제인가 아닌가도 혼동이 되기도 하고... 요즘 시대에 일어났던 일을 모티브로 한 것도 알아차릴수가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일하러 다니던 곳이 그쪽이다 보니 장소며 거리며 다 익숙하다.

 

여배우가 자살을 했다.

그렇게 시작을 한다. 역시 뜸을 들이는 것보다는 처음에 한방 크게 터뜨리고 시작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어쩜 맘에 드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왠지 미스터리한 것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번을 경험했던 반전까지도.. 별로 신선하지 못했던 점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듯했던...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저 내 비슷한 시대의 이야기다 보니, 정말로 저때 고등학생들에게도 저런 이야기들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에는 비일비재 하겠지만 한과목당 100만원을 하던 비밀과외를 하며 상위권을 지키다가 소위 일류대학에를 진학했던 이들... 내 주위에 그런 곳에 살던 친구들도 당시 그렇게 과외를 한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한번 둘러보게 된다. 어쩜 나는 그 시대 명동이 우리 학교서 그렇게 가까운 곳인지도 몰랐고, 압구정이라고 하는 곳은 과연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대입이라곤 열심히 문제집 사서 풀며 혼자 해결을 해야 하던 그런 학생이였으니까...뭐, 그렇다고 나도 지방서 산건 아니고 서울서 살았었는데..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던 사람들 같아 조금 이질감이 생기기는 하다...

 

조금은 '싱크홀'보다는 낮게 평점을 매기고 싶다. 그리고 싱크홀처럼은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은 소설인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그저 김려령 작가의 이름만을 보고 선택한 책이였으나, 또 한번 그녀의 작품에 감동하고 말았다.

또 다른 모습의 저자를 보는것만 같았다.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과 복선,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 절제된 서술, 연검처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상을 안기는 김려령표 문장은 읽는 이의 방어벽을 야금야금, 철저하게 무너뜨린다.(정유정 작가)

 

추천의 평도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요즘 한창 김려령 작가와 더불어 정유정 작가의 책도 미친듯이 찾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정 작가가 말한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에 완전 공감한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않으면 금방 바뀌는 화자로 인해 당황하게 된다. 그야말로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그렇다고 신경이 무진장 쓰이는 그런 책은 아니다. 그냥 집중하게끔 만든다. 그것이 독자를 확 잡아이끄는 저자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엄마와 만지가 주고받는 대화가 너무나도 맛깔스럽다. 자연스레 이루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지가 죽지 않고 그녀들 사이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열네살 천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침내내 최신형 MP3를 사달라고 조르던 천지가 갑자기 자살을 해버렸다. 현실을 받아들일수 없었던 엄마와 언니 만지. 하지만 겉모습은 무덤덤하게 보내는것 같지만 천지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이사를 갔던 아파트.. 하지만 모든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퍼즐조각을 천천히 맞춰 나가는 것처럼 읽으면서 앞에 깔린 복선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두가 계획되어 있던 일들.. 그래서 더욱더 소설에 집중할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또 이 소설이 내 머리속에 깊게 각인되어 버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모린 스토리 1 - 용 카줄을 만나다
퍼트리샤 리드 지음, 작은 우주 옮김 / 대교출판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왕국의 공주라함은 품위있고, 박학다식하고, 여려야만 할까?

그 상상을 완전히 깬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이모린은 공주로 태어나기는 했지만 모든걸 억압하는 왕국 생활이 지겹기만 하다. 앉아서 수를 놓는것보다 검술을 배우는게 좋은데 주변 사람들은 품위있는 공주를 강요한다. 그런데 갑자기 닥친 서랜들 왕자와 결혼이라니...

몰래 왕국을 빠려나와 용 '카줄'의 공주가 된다. 흔히 옛이야기들은 용에게 공주가 납치되면 왕자가 와서 용과 싸워 공주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는데 사이모린 공주는 자신을 구하러 온 왕자를 설득하여 돌려보낸다. 그리고 스스로 용의 공주가 되었기에 카줄을 잘 믿고 따른다. 또한 카줄도 다른 용들과 엄연하게 다른것 같다.

 

용의 수정 접시를 차지하려는 마법사들의 음모를 알아낸 사이모린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아주 용감하게 불의에 맞선다. 어쩜 사이모린이 여느 공주와 마찬가지로 연약했더라면 단번에 이 책을 덮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여자니까', '공주니까' 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날려버리는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어렸을때부터 여자아이들에게 여자아이라는 이름 속에 얌전해야하고 품위있게 행동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딸도 사이모린처럼 호기심 많고 모험을 즐기는 멋있는 여성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