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무뢰한과 함께 사는 법 2
패트릭 갸그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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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경계가 모호한... 모호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사이코패스란 말을 먼저 듣긴 했었다. 패트릭의 이야기를 보면 소시오패스에 대한 용어조차 제대로 실려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패트릭은 그녀가 직접 소시오패스인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위해 대학원 공부를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소설 속 패트릭 뿐 아니라 실제 저자 패트릭도 꽤 스스로의 의지가 강한 사람들인 것만 같다. 어쩌면 소시오패스를 고대로 범죄로 연결시키는 내가 문제 인것 같지만 말이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할 수 없었던 패트릭이 그래도 좀 나은 소시오패스라고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은 캠프에서 만난 데이비드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데이비는 그녀가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을 감추기를 바랬다. 그게 안전하게 그녀를 지켜주는 방법이라고 여겼었다. 그리고 친구로 지냈던 맥스는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자연스레 인정하라는 쪽이었다. 하지만 너무 가까운 관계가 유지될때 마치 자석의 같은 극이 밀어내듯 관계가 위태로워진다.

데이비드는 너무 왼쪽에 있고 맥스는 너무 오른쪽에 있어서... 그 중간을 찾아야 하는데요(p.206)

나름의 방법대로 서로를 바라봐주었지만 그래도 결국은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섣불리 진심을 드러내면 그것을 이용해버리는 이들에 의해 상처받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다른 이들이 소시오패스에 대해 거리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수용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전적 소설을 쓴 것 같은데, 비단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소시오패스라는 것은 선천적인 것보다 공감이라는 것을 잘 배우지 못했던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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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무뢰한과 함께 사는 법 1
패트릭 갸그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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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라고 한다면, 어딘지 모르게 범죄가 떠오르게 된다. 게다가 '사이코패스'와 잘 구별이 가지 않기도 하다. 소시오패스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부끄러움도 없고 겁이 나는 것도 아니고, 죄책감이나 후회 같은 건 절대로 찾아볼 수 없고, 들키는 것 따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이코패스는 사회에 적응할 수 없지만, 소시오패스는 사회생활은 가능하다라고 들은적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소시오패스도 사이코패스 못지 않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p.175)라는 말이 등장한다. 그래서 소시오패스는 사회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1권에서는 어린시절, 그리고 대학시절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어려서부터 패트릭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가 없는게 오히려 편해했다. 엄마는 패트릭이 이상한 점을 느끼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노력을 많이 한다.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의 불안감을 다른 이들의 집을 몰래 다느다는 것들로 해소한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도시를 떠난 소규모의 동네에서 패트릭은 어디서나 자신이 행동이 눈에 띄는 것이 무척 신경쓰이는 듯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는 도시에 살고 있는 아빠에게도 가 대학생활을 즐기게 된다. 도시로 가게 되면 자신이 남과 다른 점을 충분히 숨겨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늘상 소시오패스라면 범죄가 연관되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서 패트릭은 자신이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그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나는 자신이 사이코패스건 소시오패스건 상관없이 충분히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자신이 나아가는 길을 개척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격장애로 인해 어쩔수 없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비겁한 변명같다는 생각을 한다. 의지만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자도 그런 노력들을 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더 대단해 보이면서 다음 이야기도 꽤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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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일 - 11년간의 모든 기록이 담긴 29CM 카피라이터 직업 에세이
오하림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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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1년차 카피라이터로, 그동안 카피라이터로 지내오면서 일들과 누구나 겪을 법한 번아웃, 불안, 확신등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다. 내가 원하던 직업은 뭐였을까? 우연스레 가던길에서 옆길로 들어선 것이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것이다. 거의 내 인생의 절반을 지금의 일을 하고 있기에 다른 직업에 대한 궁금증이 많긴 하다. 지금 나는 거의 혼자서 일하는 프리랜서지만, 잠시 같은 공간에서 일하던 동료들이 있었는데, 그리 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하루도 바람잘날이 없었는데, 큰 규모의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 다른 일들은 어떤가 하고 곁눈질을 하기도 해서, 이런 직업 에세이를 읽게 되면 호기심에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카피라이터는 브랜드와 제품의 장점을 발견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말 없이 간단 명료하게 뇌리에 콕 박히게 하는 것이 나름 중요한 것 같다. 이 부분을 설명할 때, 꽤 공감할 수 있었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칠때 일반적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간혹 편법(?)으로 다루느라 그 일반적인 방법으로 설명을 할때 도무지 입에 익지 않아서 버벅대거나, 장황해진다거나 설명을 깔끔하게 못하는 경우가 생각이 났다. 무언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설명을 하면 깔끔하게 인상적으로 상대방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카피라이터 뿐 아니라 어떤 직업군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또한 카피라이터는 쓰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지우는 일도 꽤 많이 한다고 한다. 읽는 사람의 에너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정보속에서 자칫 늘어지기 쉬운 것들을 간결하게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일. 그러기 위해서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수많은 글쓰기와 지우기가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요즘에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모든 것을 너무나도 쉽게만 하려는 이들이 있어서 조금은 안타깝다. 조금만 힘들어지면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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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집
아르튀르 드레퓌스 지음, 라파엘 주르노 그림, 이주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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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집짓기 놀이를 좋아하는 손녀딸에게 건축가인 할아버지가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그동안 자신이 만든 집이 담겨진 수첩을 선물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여기는 다양한 집이 등장한다. 좁은 땅에 넓은집을 가지고 싶었던 의뢰인. 그래서 키가 큰 집이 탄생했다. 누가봐도 창의적인 집에 동네사람들을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교수가 찾아왔다. 무엇이든 거꾸로 뒤집는 교수님을 위해 뒤집혀진 집을 지어주었다. 그 뒤로도 여러 모습의 집이 등장한다. 매일 아침 새로 짓고 다시 부술 수 있는 블록처럼 생긴 집, 같은 집에서 따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방들이 개개인의 또 다른 집, 무언이듯 끝나는 것이 무섭다는 손님을 위한 짓다 만 것처럼 보이는 집. 상상하면 할아버지는 어떠한 집이든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당부한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환상적이고, 가장 살기 좋고, 가장 독특한 집은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집이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우리 아이들에게 키워줘야 하는 것은 창의력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갈수록 아이들은 문해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어른들을 애써 정해진 틀로 아이들을 끼워 맞추고 있다. 외우는 것도 혼자 할 수 없어 옆에서 함께 외워줘야 하고, 스스로 풀어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노력하는 것보다는 포기를 선택하는 모습에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어른의 틀에 맞추어 재단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집은 어떤 집이었을까. 정해진 틀에 끼워넣은 것은 아닌지, 오늘은 곰곰히 내 상상력을 꺼내 지금이라도 어떤 집이 좋은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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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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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소설"시리즈라고 해서 다소 의아했다. 도대체 '라면소설'이 뭘라나..

라면소설은 '만약'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의 짧은 소설 시리즈이다. 그리고 책 중간에 꽂혀 있는 노란 종이 하나. "라면소설 별첨스프"라고 되어 있는데 '독서 중간에 넣어 주세요. 생각보다 도움이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를 적은 별첨스프까지 들어 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하늬는 옷에 관심이 많다. 언니들이 하는 쇼핑몰의 모델도 되어주면서 SNS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금방이라도 팔로워 수가 10만명이 넘을꺼라 생각했지만, 좀처럼 넘기가 쉽지 않다. 어서 빨리 팔로우가 늘어서 유명 블랜드에서도 협찬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절친인 다현이도 옷을 사고 SNS에 사진 올리는 것에만 열중하는 하늬가 탐탁치 않아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하늬 뒷쪽으로 옷들이 주르륵 줄을 서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웬걸, 옷꼬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만 가능해서 이상한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옷들 사이로 꾀죄죄한 여자 아이가 보인다. 그 뒤로 옷을 먹는 염소도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 정체는 "라면소설 별첨 스프"에 적혀 있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와 관련이 있었다. 재활용 상자에 버리던 옷들이 정말로 재활용이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우연히 봤었던 유투브 영상에서 헌옷 쓰레기 산으로 보내진다는 것을 알았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10여년 전에 방글라데시에 무허가 증축된 건물에서 옷을 만들던 어린 소녀들이 건물이 붕괴되자 많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초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신의 은총일지 저주일지 고민하는 것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무심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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