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왕자 애장판 2
야마다 난페이 지음, 최미애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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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운 홍차공주 오렌지 페코가 등장하고 아삼을 데려가기 위해 실론과 두 신하(?)들이 타이코의 학교에 찾아오면서 사건이 끊이지 않는 2권.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히지만 타이코 일행과 홍차왕자들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렇게 무사히 2학년이 되면서 2권이 마무리된다.

『홍차왕자』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하루카의 캐릭터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을 마법으로 성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하루카.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누구보다 멋지고 본받고 싶어진다. 언뜻 당연해 보이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정말로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시험 점수를 받고 싶다든가, 날씬해지고 싶다든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마법처럼 한순간에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앞서 말한 소망은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과 힘이 많이 드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로또처럼 대박이 터지는 행운만을 기대하는 나태한 사회에 하루카라는 인물은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가장 필요한 인간상이다. 눈앞에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 마법의 힘을 가진 홍차왕자가 있는데도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해내는 하루카는 『홍차왕자』에서 가장 멋진 인물이다. 

내가 항상 말했지. 너희들의 그 마법이란 게 우습다구. 자기 힘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까지 남한테 미루며, 편하게 즐기는 녀석이 되고 싶진 않아, 난.

역시 멋지다, 하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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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왕자 애장판 1
야마다 난페이 지음, 최미애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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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직 홍차가 낯설던 시절, 우연히 접한 예쁜 그림체의 순정만화 한 편은 마음 속에 홍차에 대한 환상을 안겨주었다. 그 만화의 제목은 『홍차왕자』였다.

보름달 뜨는 밤 홍차가 담긴 잔에 달을 비추면 홍차왕자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과연 어떨까? 『홍차왕자』의 주인공인 타이코와 하루카는 그 꿈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홍차왕자 아삼과 얼 그레이가 나타나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 것. 하지만 너무나 성실한 우리의 두 주인공은 소원을 말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홍차왕자와 친구가 되어버린다.

승아와 미경, 남호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타이코, 유키코, 하루카는 다소 낯설지도 모르겠다. 『홍차왕자』 애장판에서 친근한 우리의 주인공들은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서 돌아왔다. 애장판의 가장 큰 특전이지만 역시 남호를 나무라고 부르는 미경이의 대사를 더 이상 듣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예쁜 표지를 입고 다시 나타난 『홍차왕자』를 뿌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 만화 속의 타이코는 여전히 씩씩하고 아삼은 여전히 섹시하고 얼 그레이는 여전히 예쁘기에. 맛도 모른 채 아삼, 얼 그레이, 오렌지 페코라는 이름의 홍차를 동경하던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겨보자. 찻잔 속에서는 나오지 않아도 책 속에는 홍차왕자가 가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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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혁명 7 - 완결
사쿠라 츠쿠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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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 비트』와 함께 연예계 소재 만화 중 최고의 인기작으로 꼽히는 츠쿠바 사쿠라의 『펭귄혁명』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타에 대한 환상과 그 이면의 허상을 적당히 조합해 만든 이 맛깔나는 만화는 작가의 세심한 그림체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괜찮은' 작품이 되었다. 게다가 질질 끄는 모습 따위는 보여주기 싫다는 듯 7권이라는 상큼한 숫자로 마무리.
 
료와 후지마루의 도전을 보며 손에 땀을 쥐고, 아야와 료, 후지마루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에 가슴 졸이던 독자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기대했을까? 료와 후지마루가 애인으로 발전하는 것? 료가 펭귄이 아닌 공작이 되어 비상하는 것? 아니면 오히려 아야나 나라자키의 짝사랑 쟁취? 과연 작가는 어떤 결말을 선택했을지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하시길.
 
『펭귄혁명』은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캐릭터들을 앞세워 연예계를 소재로 한 만화가 빠지기 쉬운 함정을 교묘히 피해간 작품이다. 까발리기에는 너무나 은밀하고 덮어주기에는 너무나 공개된 곳, 연예계. 그 곳에서 열심히 성장해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야망과 음모, 화려한 스타의 카리스마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낸 작가의 실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유치하거나 진부하지 않은 작품을 위해 작가가 기울인 노력은 작품 곳곳에 드러난다. 주인공 후지마루가 사람의 가능성을 날개의 형태로 본다는 설정부터가 그렇다. 
 
독자 입장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형태로 결말을 맺었지만 후지마루, 료, 아야라는, 기억하고 싶은 예쁜 아이들을 남겨준 『펭귄혁명』을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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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림존 3 - 인간을 사랑한 천사들의 이야기
류금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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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사와 악마의 싸움, 금지된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 어느 날 갑자기 굉장한 힘을 손에 넣게 된 소년의 성장기. 『네피림존』은 나쁘게 말해 케케묵은 소재들로 가득찬 작품이다. 소년만화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설정으로 무난한 전개를 펼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말이다.

그레고리는 인간을 사랑해서는 안 되는 금기를 깬 천사들을 말한다. 그레고리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네피림은 탄생 자체가 죽어야 할 이유인 불운의 존재이다. 네피림 소년 존이 이 만화의 주인공이다. 자신의 정체를 모른 채 요크성의 노예로 살고 있는 존에게 주인이자 성주의 딸 이사벨은 유일한 기쁨이다. 그러나 존의 정체를 아는 넥슨의 음모로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 때마침 나타난 부상당한 천사 미카엘과 얼떨결에 계약을 맺어 위기를 모면한다. 어쩔 수 없이 성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존은 설상가상으로 천계의 전투에까지 휘말리게 된다.

이 작품은 불행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이 뜻하지 않게 힘을 손에 넣고 성장하는 전형적인 소년만화의 행보를 걷고 있지만 '네피림'이 가지는 무게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태어난 것 자체가 죽임을 당할 이유인 그들의 작은 반항은 단순히 판타지 만화 속에만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두 번째 읽을 즈음에는 어쩔 수 없이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하는 판타지물이니만큼 흔한 소재와 무거운 메세지를 잘 버무려 실속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과연 작가 류금철이 네피림존』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즐겁게 다음 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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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스 2009-08-2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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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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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름만으로 작품을 읽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작가. 처음으로 본 쥐스킨트의 작품이자 지금까지도 가장 감명깊게 읽은 작품으로 남아있는 좀머씨 이야기』는 짧지만 그만큼 인상이 강했다. 좀머씨 이야기』를 읽은 후 가장 읽고 싶었던 쥐스킨트의 작품이 바로 『향수』. 평이한 제목이지만 쥐스킨트의 이름이 붙는 순간 일반명사 향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냄새 혹은 향기. 사람은 저마다 독특한 체취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향수 냄새이든, 화장품 냄새이든, 담배 냄새이든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냄새는 상대방에게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남는다. 사람이라면 굳이 가지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풍기는 냄새. 그르누이는 그것을 가질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냄새를 가지고 싶었다. 남들과 똑같은 인간이고 싶었다. 그렇지 못할 바에야 모든 인간들을 지배해버리고 싶었다.

그는 아름다운 향기만을 찾아다녔다. 자신의 냄새가 없는 대신 기막힌 후각을 지니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냄새를 맡고 구분할 수 있는,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재능으로 그는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향수를 만들었다.

그는 지칠 줄 몰랐다. 그가 진정 만들고 싶은 향수를 위해 그는 금단의 영역에까지 발을 들여놓았다. 꽃보다도, 풀보다도, 현존하는 어떤 향수보다도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여인들을 찾아 그녀들의 향기를 모았다. 그렇게 스무 명이 넘는 꽃같은 여인들이 그의 향수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르누이가 가진 악마적 재능이 불러온 결과는 엄청났다. 평범한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조건 대신 악마 혹은 신에게 선사받은 재능을 가졌던 그르누이는 잠시동안 왕이었고 신이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대단한 상상력을 지닌 작가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마저 갖춘 작가다. 그르누이가 사람들을 자신의 향수의 노예로 만든 것처럼, 쥐스킨트는 독자들을 자신의 작품에 자꾸만 매달리게 만드는 재능을 지녔다. 향수』가 주는 재미, 충격, 놀라움은 소름돋을 만큼 새롭고 기발하다. 

향수라는 우아한 물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그르누이의 끊임없는, 게다가 악의마저 찾을 수 없는 살인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르누이가 스무 명이 넘는 여인들의 목숨을 희생시켜 만들어낸 그 향수의 향이 자꾸만 궁금해지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가진 잔인한 본능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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