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만 BAKUMAN 1 - 꿈과 현실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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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드롬을 불어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 <데스노트>의 콤비 오바 츠구미와 오바타 타케시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된 <바쿠만>. 그러나 이번에는 주인공 간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아니라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돌진하는 10대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기대감은 더욱 부풀어올랐다.  

아무 꿈도 없이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중학생 모리타카, 그에게 같은 반 친구인 우등생 슈진이 다가와 함께 만화를 그리자고 한다. 황당한 제안에 슈진을 무시하던 모리타카였지만 짝사랑하던 같은 반 여학생 아즈키가 성우를 꿈꾸며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만화가를 목표로 뛰기 시작한다. 

만화 속 두 주인공은 두 작가의 꿈과 경험을 불어넣은 분신일까. 만화 속 소년들 답게 에너지로 가득차 있는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만화가가 그리는 만화가 지망생 이야기이니만큼 현실감이 넘친다는 것이 이 만화의 가장 큰 매력. 또한 <데스노트>에서 보여준 흡인력도 여전하다. 게다가 앞만 보고 나아갈 용기와 열정이 살아있는 주인공들의 질주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떠올리고 가슴 뛰게 만든다. 

만화가가 되려고 한 계기는 다소 불순(?)했을지 몰라도 모리타카와 슈진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는 냉정함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고 고민하고 연습한다. 확고한 목표와 피나는 노력과 대담한 배짱. 이 모든 것을 갖춘 무모한 소년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대리만족이어도 좋으니 거칠 것 없는 미래의 만화가들의 앞길에 밝은 빛이 함께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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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 1
우스타 쿄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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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루가 돌아왔다. 마사루의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고난의 시작이지만 마사루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는 기쁨의 시작이다. 

친구 100명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미역고등학교에 전학 온 후지야마 오코메츠부. 이름부터 수상한 이 학교에서 무적의 '섹시 코만도'를 수련하고 있는, 어딜 봐도 수상한 마사루를 만나 후밍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후지야마는 친구 100명은 커녕 마사루의 마수(?)에 걸려 섹시 코만도부의 일원이 되어 점점 더 깊고 어두운 늪(?)에 빠져든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지는 작품 <섹시 코만도 외전 : 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 완전판도 아니고 오나전판이다(일본판이 완전(完全)의 한자를 분리해 ウ元ハ王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을 달고 나온 것에 기인한 듯 하다). 수염과 섹시 코만도를 사랑하는 마사루의 열정적인(!) 마음처럼 책 속은 온통 형광핑크색으로 가득차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개그가 쉴새없이 터지는 우스타 쿄스케표 만화의 절정인 <멋지다! 마사루>. '이걸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모두가 똑같아야 살아남는 시대에 남들은 인정할 리 없지만 당당하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 마사루가 말이다. 그는 우습고 황당하지만 가볍지 않고 진지하다. 남들 가는 대로, 남들 좋다는 대로 튀지 않고 어영부영 사는 삶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용기는 없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라. 대리만족도 좋고, 현실도피도 좋지 않은가. 겨우 만화책 한 권 읽는 시간 동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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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1
타파리 그림, 윤승기 글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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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바람의 화원>이 만화책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마와 만화를 비교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만화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다.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신윤복이 여자라는 가설 아래 시작된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도,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미인도>에서도 신윤복은 여자로 설정되어 있다. 특유의 섬세하고 화려한 그림체 때문에 신윤복이 남장여자였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신윤복을 여자로 설정함으로써 두 화가의 삶은 훌륭한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만화책 <바람의 화원> 역시 1권부터 스승 김홍도와 제자 신윤복의 미묘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암시하고 있다 . 

이미 조선팔도에 이름을 날리고 있던 화가 김홍도. 그러나 그는 도화서를 버리고 이곳저곳을 떠돌며 한량처럼 지낸다. 어느날 그는 우연히 냇가의 바위에 그려진 여인 그림을 보게 되고, 그곳에서 윤복과 처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직접 자신의 찾아온 임금의 제안으로 도화서의 어린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게 된 홍도는 그곳에서 윤복과 재회하게 된다. 

궁이라는 곳은 예술가에게는 독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특히 홍도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예술가에게 궁은 숨막히는 감옥이었을 것이다. 꽉 막힌 유교적 질서 속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관료들이 득실거리는 궁에서 김홍도가 감내해야 했을 고통은 그의 말 한 마디에 잘 드러나 있다.
'봐선 안 될 그림이 어디 있느냐! 그려선 안 될 것이 어디 있냔 말이다!! 그저 마음껏 그리고 마음껏 보면 되는 것을!'
자유로이 그리고 자유로이 보는 것, 그것이 그림일진대 왜 이것만을 그려야 하고 저것은 그리면 안 되는가. 예술조차 윤리의 틀에 얽매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 조금 슬퍼진다. 

그토록 궁을 혐오하는 홍도지만 사랑하는 스승과 친구를 잃고 버렸던 그곳에 그는 스승과 친구의 죽음의 비밀을 풀기 위해 다시 들어가 운명처럼 윤복과 다시 만나게 된다. 궁 안의 세력다툼과 홍도의 스승과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 그림과 사람과 사랑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시작된 <바람의 화원>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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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 1
다카하시 츠토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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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치바 테츠야상 수상자 김정현, <지뢰진>, <사도> 등의 굵직한 인기작을 배출한 타카하시 츠토무, 이 둘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장군 호백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왕, 그리고 호백의 아들 비류는 우연히 두 모녀를 만나게 된다. 왕의 죽음을 감추려는 호백 장군은 두 모녀를 죽이려 하지만 딸인 초아는 왕을 되살리겠다 호언장담하고, 그녀에게는 그녀가 흰 종이에 그린 생물이 살아나는 능력이 있었던 것. 그러나 되살아난 것은 이전의 왕의 기억을 다 가지고 있지만 왕과는 다른 존재, 초아가 '별개'라 부르는 것이었다. 다시 태어난 왕에게 예전의 어진 성품 따위는 없다. 그런 왕의 손에 호백은 죽임을 당하고, 왕은 무리한 정책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기 시작한다. 결국 책임을 느낀 비류는 궁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무영(無影), '그림자가 없다'는 뜻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곧 작품의 키워드이다. 초아의 손에 의해 되살아난 왕에게는 그림자가 없었다. 어질고 백성을 아끼던 왕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모습과 기억은 같지만 마치 악마와도 같이 잔혹한 '별개'가 남았을 뿐이다. 과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앞으로 장대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 분명한 시대극인 만큼 1권에서는 내용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다. 아직 모든 것은 수수께끼에 싸여 있고, 궁금증만 커질 뿐이다. 하지만 '타카하시 츠토무'라는 이름에 걸맞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그 스토리를 떠받치기에 크게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는 김정현의 그림체는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다는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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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게임
유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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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그야말로 '아이돌' 전성시대다. 노래, 춤, 연기, 개그는 기본이고, 책까지 내는 요즘 아이돌 스타들을 보며 10대부터 50대까지 열광하는 시대다. 하지만 아이돌은 완벽하지 않다.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영원하지 않다. 인간은 늙고 더 이상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시기가 온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다른 살 길을 찾고 또 새로운 스타가 그 자리를 메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영원히 젊고 변하지 않으며 완벽한 능력을 가진 아이돌을 꿈꾼다. 이미 사이버 스타라는 이름으로 가상의 스타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다. 하지만 화면 속에만 존재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없는 그들은 그저 한순간의 신비로 남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몸'을 가진 가상의 아이돌이 활동한다면 어떨까? 외모도 목소리도 몸짓도, 게다가 말 한 마디 한 마디까지도 만들어진 존재. 하지만 인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로봇 아이돌이 만들어진다면 말이다. 

 
<아이돌 게임>은 바로 그런 아이돌이 만들어진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이다. 완벽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임바디(Imbody) 아이돌 '네아'. 인간과 다르게 그녀는 늙지도 병들지도 돌발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철저하게 계산된 이미지로 사람들을 한순간에 사로잡아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변수'가 끼어들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인 미키야. 가수를 꿈꾸는 그녀는 임바디인 척 연기를 하게 되고 그녀의 정체를 밝히려는 세력 또한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 인간과 로봇의 차이 같은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스타란 어차피 '아이돌(idol:우상)'이다. '나'와 똑같은 위치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즉, 그 아이돌이 인간이든 로봇이든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같다는 것이다. 

 
머지 않아 실제로 이런 임바디 아이돌이 현실에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안드로이드 '에버(EveR)'가 한복을 입고 명창과 함께 판소리 공연을 하는 시대니까 말이다. 하지만 전자책이 등장해도 여전히 종이책이 남아있는 것처럼 로봇 아이돌이 등장해도 인간 아이돌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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