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법칙
조셉 프레드 지음, 최지원 옮김 / 니들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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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이때,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바로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살아남기'이다. 그동안 위기가 닥치면 막연히 전문가들의 구조를 기다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위기대처의식은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폭우, 폭설, 폭염 등 이상기후와 각종 붕괴 사고, 화재, 범죄 소식을 듣다 보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위험이 덮쳐올지 불안하기만 하다. 


『생존의 법칙』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위험에서 살아남을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책이다. 172가지 상황에서의 방어, 구조, 생존 방법을 일러스트와 간단한 설명을 통해 제시하고 있어서 틈날 때마다 보면서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비록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우리나라 상황과는 맞지 않는 면도 있지만, 사람이 살면서 마주치는 위험이란 국경을 떠나서 공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위 그림처럼 알아보기 쉬운 그림에 간단하고 효율적인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용오름(토네이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이 장면이 바로 떠올랐다. 당장은 필요없다고 해도 앞으로 용오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역시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일단 자신의 생활환경을 파악하고, 자주 처하는 상황에 필요한 방법부터 익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가정 안전대비 수칙(#10)과 구급상자 구성하기(#5) 정도는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다. 그에 덧붙여 회사원이라면 사무실 안전수칙(#3)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고, 운전하는 일이 많다면 차랑용 구급상자 구성하기(#25)와 주차장에서의 안전수칙(#26)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산이나 바다, 사막 등 낯선 장소에 갈 일이 생길 때는 그때그때 짐 준비를 하며 적절한 생존법칙도 미리 챙겨보도록 하자. 배를 타고 여행할 때는 조난 시 구조 요청하기(#27)와 바다에서 조난당했을 때(#152), 바지를 부유기구로 활용하기(#153) 등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고, 산에 갈 때는 시계를 이용하여 길 찾기(#111)나 불 지피는 법(#116~#119)을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사고에 대비하는 법과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는 법, 생존하는 법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때로는 '정말 이런 상황이 생길까?' 싶은 항목도 있다. 예를 들면 문어 격퇴하기(#126) 같은 것. 좀비 대비 자동차 무장(#172) 항목까지 오면 이건 웃자고 쓴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살다 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니 재미삼아서라도 알아두면 언젠가 필요할 때가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뭐든 알아서 손해볼 것은 없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이런 방법을 알아도 쓸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지만 살면서 아주 작은 사고라도 당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미리 대비하고 조심하기만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라는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생존법을 익히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외워두고 필요하면 연습을 해 둘까 싶다. 아직은 무사히 좀 더 오래 살고 싶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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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시기 바이오 묵시록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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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튜링 테스트(인간처럼 대화할 수 있는가를 통해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에 대한 뉴스로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인공지능의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이는 인류 역사에 있어서 분명 중요한 사건이다. 인간을 대신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등장을 더이상 '상상일 뿐'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에 의해 자신의 지위를 위협받는 아이러니야말로 최악의 디스토피아가 아닐까. 

 

기괴한 상상력의 대가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미래세시기 바이오 묵시록』(이하 『바이오 묵시록』)은 바이오 전쟁 수십년 후를 배경으로 무분별한 유전자 실험으로 인해 생존마저 힘들어진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물처럼 생긴 인간과 인간처럼 생긴 동식물이 뒤섞인 끔찍한 사회, 생존이 모든 가치의 앞에 있는 이 원시적인 미래는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인류에게 보여주는 경고와도 다름없다. 「채소밭」은 그 메시지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낸다. 인간은 더 나은 식생활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이용한 닭양배추, 참치호박 등 어류, 육류와 섞인 기이한 신품종의 채소를 만들어 낸다. 반면 과도한 유전자 조작 때문에 생겨난 인간 형상의 식물은 잡초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제거되던 이 잡초는 반대로 인간을 곤경에 빠뜨린다. 결국 인간이 자기 손으로 자기 목을 조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마음을 가진 기계도 등장한다. 「허수아비」에 등장하는 로봇허수아비 카카레인저는 인간 모습을 한 새에게 마음을 줘버린다. '애정'에 눈먼 그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작품 속의 어떤 인간보다 더 사람답다. 그러나 이 마음은 세상에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이용당하기만 할 뿐이다.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을 버린 인간과 모습은 인간이지만 인간도 짐승도 기계도 아닌 동식물, 사랑과 교감 등 인간의 특징으로 분류되는 감정을 가진 기계가 만들어내는 묵시록은 그 어떤 전쟁이나 재해보다도 공포스럽다. 

 

 

과연 이것은 인류의 멸망인가, 아니면 새로운 인류의 탄생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이른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발전의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경우에라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이어야 한다. 더 나은 생활이라는 명목 하에 생명을 함부로 대할 때, 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필요 없는 종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바이오 묵시록』의 결말은 생각하기에 따라 희망일 수도, 절망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14년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것은 그다지 즐거운 상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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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
비페이위 지음, 백지운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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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자 경쟁자였던 위미, 위슈, 위양 세 자매를 통해 보여주는 여자의 삶과 격동의 시대. 당신은 세 여자 중 누구에게 가장 공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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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댕이는 10년차 1
다드래기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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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커플의 사랑보다 끈끈한 `애정`의 이야기. 10년차 싱글의 각박한 생존 이야기. 남들과 다르지만 남들보다 부족한 것은 없는 30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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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가의 집 1
김상엽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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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여 무너져가던 무시무시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TV 화면으로 보이는 불타는 숭례문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그래서 거짓말처럼 예전 모습 그대로 복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복원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여기저기 다시 망가져 가는 숭례문이 신문과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했다. 수백년 동안 서울을 지키던 숭례문을 한낱 부실건축물로 만들어버리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국가의 보물을 지키지 못했으면 적어도 제대로 되살리기는 해야 할 것 아닌가. 『복원가의 집』을 읽는 내내 숭례문이 떠올랐다.



복원가에게는 기술을 가진 손과, 지식을 가진 머리와 유물을 사랑하는 가슴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

복원가였던 할아버지가 물려준 큰 집에서 혼자 사는 고등학생 유성우는 손상된 물건의 궤적을 투사해서 본래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비록 현실은 언제나 생계 문제로 고민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느 날, 그의 집에 백제 21대왕의 2대손인 중평군과 그 가솔들의 영혼이 무단침입하여 눌러앉는다.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성우는 어쩔 수 없이 이 달갑지 않은 손님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복원가의 집』은 기발한 상상력과 단단한 응집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스터리, 판타지, 오컬트, 액션, 휴먼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독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고, 그림체 또한 깔끔하고 대중적이다. '궤적 투사'라는 능력과 탁월한 기술에 인간미까지 지닌 주인공 성우는 물론이고, 개구쟁이 꼬마지만 비범한 카리스마를 지닌 중평군과 그의 호위인 미소녀 란, 성우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 시호, 세상에서 기계를 가장 사랑하는 정연까지 등장인물이 골고루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수공예품에 붙어있는 '혼'의 존재는 귀여움 그 자체이다. 처음 봤을 때 모 비만클리닉 CF의 지방이가 떠올랐다. 특히 이 혼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면 성우가 그 물건을 꼭 복원해주기를 기도하게 된다. 



정돈된 그림체와 흥미로운 소재, 탄탄한 스토리로 만화적 완성도도 높지만 『복원가의 집』은 무엇보다 '복원가의 자세'를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서 언급했던 숭례문 복원의 사례에서 보았듯 허술한 복원은 어설픈 창작보다도 부적절하다. 누군가의 피와 땀과 애정이 녹아들어간 물건의 제 모습을 찾아주는 일은 바른 마음과 깊은 정성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누나가 만들어 준 엉성한 천 지갑을 소중하게 품고 다니는 남자를 위해 지갑을 복원하면서 비뚤비뚤한 바느질까지 재현해낸 성우가 '복원은 창작이 아니니까'라는 말을 할 때, '복원'의 의미는 분명해진다.



아끼는 물건이 망가졌을 때 느끼는 마음의 공허함은 물질적인 가치로 평가할 수 없다. 아무리 '최신'과 '신상'이 대세인 세상이라지만 추억이 담긴 물건은 쉽게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없다. 실용성이 사라져도 평생 간직하고 싶은 물건이 있는 것이다. 친구나 애인만큼 소중하게 여기던 물건이 부서졌을 때,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기는 할까. 그래서 복원가에게는 '물건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물건에 담긴 마음까지 복원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복원가로서 성우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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