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허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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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종교, 이념, 제도 그리고 젠더로부터의 자유가 “이란” 지역에서 한 여인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단순구도의 폭력적 선악구도를 넘어 인간본연의 입체적 심리를 만날 수 있다. 한 여인의 극적인 삶은 “이란”이라는 국가와 근현대사, 그리고 중동의 지정학적 위치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읽어야 한다.

소설속 사람을 한국이름으로 바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가족 관계와 결혼 방식들을 보면 우리 부모세대로 치환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야기속 군상의 다양하고 반전적 심리는 단순히 여성적 시각과 접근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自由(자유)를 말하는데, 自己(자기)의 理由(이유)로 걸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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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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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이란 단어는 이제 전문용어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언론등에서 사용된다. 아마도 2004년 소개한 이 책일 것이다.

미국의 보수와 진보의 측면에서 프레임 이론은 여전히 강력하고, 그 기원(엄격한 아버지 vs 자상한 부모)에서 설명하는 설득력도 유효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한국판 대표적 적응사례는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그 프레임-규제 개혁법, 기후변화, 세금폭탄, 수월성교육, 종북- 속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하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당당하게 진보적 가치(평등, 공정, 정의)를 보여주는 문구도 2012년부터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고,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하는 이유에 인사이트를 주는 책으로써, 중도적 입장를 취하는 사람들의 “이중개념주의” 개념을 도입하여 해석하는 내용은 이 책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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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 한 팀이 된 여자들, 피치에 서다
김혼비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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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주제로 보면 김훈선생의 ‘공차는 아이들’이 생각나고, 여성 “운동(스포츠)” 참여 관점에서 보면 이영미작가의 ‘마녀체력’이 생각나고, 책속 교훈을 보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생각난다. 또한 여성의 입장에서 고려하면 ‘싸울수록 투명해진다’가 생각난다.

작가의 톡톡티고 유쾌한 글쓰는 재주가 휘발성이 강한 이 시대에 어울릴 수도 있지만, 나는 읽으면 읽을수록 텍스트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종이신문’의 칼럼 같은 글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맨스플레인(?)의 특징이라면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

이런 글은 웹이나 앱의 연재가 적절한 형태로 보인다. 오히려 팬시적 요소를 가미한 종이책으로 출간되었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런 책의 흥행 자체(내용대비 비싼 가격, 단행본 출판사의 마케팅 요소)가 국내 출판의 악순환을 여지없이 보여준 비극의 한 유형이 아닐까 싶다.


<책속>


그날 이후 회사나 일상에서 맨스플레인하려 드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주장의 슛이 떠올랐다. 살면서 본 가장 의미심장한 슛이 아니었을까?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다. ˝나의 킥은 느리고 우아하게 너희들의 ‘코칭‘을 넘어가지.˝ 느리고 우아하고 통쾌했던, 잊지 못할 로빙슛! 러빙슛! (p. 60)


축구뿐 아니라 유니폼을 입고 하는 모든 팀 스포츠들이 그렇겠지만, 때로 유니폼의 커다란 가시성은 그 안의 개인을 지나치게 비가시화한다. 한 사람의 개성이나 인격이 유니폼에 박힌 번호 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p. 196)

일 나가고 아이 돌보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어떻게든 일상에 축구를 밀어 넣는 이 여정 자체가 어떻게든 골대 안으로 골을 밀어 넣어야 하는 하나의 축구 경기다. 기울어진 축구장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걸 잘 알기에 모두들 최대한 모두의 일상에 축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패스를 몰아주고 공간을 터 주고 리듬을 맞취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한 팀이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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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 아파트 관리소장의 각양각색 주민 관찰기
김미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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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관리소장의 입주민 관찰 사례집이다. 책속의 개별 사례를 모두 인지하거나 경험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이 책의 근본적 한계는 노동(서비스)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사람으로서 아파트라는 주거형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데 있다. ‘관찰’을 하는 객체와 ‘개선’의 주체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주는데, 사실 다수의 입주민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아파트 문화는 사회구조적인 영향에서 큰 그림을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현상에 천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동체 아파트 문화의 종착점은 가치있는 장소로서, 교환가치 기반위에 사용가치를 누적하는 방식이다.

<책속>

때론 장황하지 않고 담백하게, 진심을 담은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던가. 강제성 가득한 공고문이나 방송보다 이런 진심 어린 글 몇 줄이 휠씬 더 강력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p.120)

관리사무소는 단순히 주민의 민원만 해결해주는 곳이 아니라 그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는 곳이기도 하다. (p.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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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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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소유한 인류에 주목한 제4차 산업혁명 강의교재이다. 간결하고 시원하게 쓴 책이다.

가전은 세대당 1개가 있지만, 스마트폰은 개인당 1대가 있다. 지난 10년간의 비즈니스 생태계의 폭발과 변화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있었기 때문이고, 스마트폰이 신체와 사고의 일부가 된 신인류가 신문명을 만들고 있다.

아이폰이 등장 10년,
신문명이 등장하고 신인류-포노 사피엔스-가 탄생했다.

핀테크가 은행을 누르고,아마존이 백화점을 누르고, 모빌리티가 자동차회사를 재편하고,유투브가 방송을 축소시키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혁명 시대는 모든 영역에서 기회이자 위기이다. 디지털 플랫폼/빅데이터/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시대에 포노 사피엔스의 경험과 생활을 주목하자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그 혁신성에 동반되거나 배제되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배달노동자가 형식적인 독립사업자지만, 여름철 배달료 100원 상승 투쟁을 하는 사회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의 대규모 공유경제 플랫폼으로의 진화는 필연적이지만, 종착역인지는 모르겠다.

소비자가 왕이고 소비자를 팬덤으로 갖고 있을 때 생태계를 바꾼다. 신인류의 자발적 선택과 함께 무엇이 강조되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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