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타임 여행자
반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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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는 그리움이란 참으로 추상적이어서 고향에 도착하는 순간 비누 거품처럼 사라지는 가짜 욕망 같은 거라고 짐작했다. 여태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우연히 부딪치는 것은 거북했다. 정희의 지난 생을 한눈에 알아내고 말겠다는 듯 아래위로 훑어내리는 고향 사람들의 시선은 불편했다. 그 불편이 어설픈 욕망을 이겼다. - P216

"얼고, 녹고, 수축하고, 팽창하다가 붉은 사암의 중심이 뚫렸어. 중심의 느슨해진 돌이 떨어져내리며 구멍은 넓어졌지. 그 사이로 바람이 드나들어 구멍은 점점 더 자랐고."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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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여행자
반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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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 늙는다는 건 두려운 일이었고, 죽는다는 건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산다는 건 애가 타는 일이었다. 민은 그 길을 살아남아 여기에 이르렀다. - P106

어떤 일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생겨나고 어떤일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진다는 사실이 되레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다. 잃어서는 안 된다고 믿었던 것들을 잃고도 살아진다는 건 생의 비정이 아니라 생의 비밀인지도 몰라. 창밖으로 노르망디의 푸른 초원이 지나갔다. 풀을 뜯는 한 무리의 양들이 초원에 내려앉은 구름처럼 몽글몽글해 보였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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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여행자
반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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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다시 벽에 붙이고 서너 걸음 뒤로 가 수평을 확인했다. 목수가 된 후로 나는 수평이 맞지 않는 걸 잘 견디지 못했다. 삐뚤어진 액자도, 창틀도, 간판도 종종 신경을 긁었다.

_ 조각들 중 - P43

아빠의 평화는 정의를 포기한 대가야. - P46

"내 이름을 내가 선택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잖아요 태어난 건 내 선택이 아니었지만 누구로 사는 건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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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인류의 역사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지음, 황금진 옮김 / 포텐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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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채취에는 막대한 인력이 필요했고 열대지방에 도사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는데 고무나무 숲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플랜테이션은 훨씬 더 간단하고 깔끔한 사업이었다. 열대기후, 평평한 지형, 그리고 일할 의사가 있는 노동자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이런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곳이 동남아시아 특히 영국령 말라야 Malaya, 1957년 말레이반도 아홉 개의 토후국과 페낭 • 믈라카 두 직할 식민지가 통합하여 영국에서 독립한 연방국가. 1963년 말레이시아에 편입되었다 였다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 P293

물가와 임금은 정체 상태인데 자산 가격만 급격히 오르면 어떻게될까? 일부 투기 계층은 막대한 부를 얻게 되고 임금 노동자들과의 생활수준은 더욱 더 벌어지게 된다. 2008년 이후 대부분의 서구 경제에서도 이와 비슷한 메커니즘이 발생했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매우 저렴한 신용대출을 공급했고, 이들이 다시 ‘신용도가 높은‘ 고객들, 즉 이미 부동산 같은 자산에 투자하고 있던 부유층에게 대출을 해주었다. 그 결과 자산 가격은 임금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 - P302

돈을 빌린 사람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덕분에 빚 갚기가 수월해지니 어떻게 보면 좀 더 너그럽고 유연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금에 묶인 통화 체제에서 생기는 디플레이션은 채무자에게 무자비한 처벌을 내린다. 일말의 관용도 없는, 마치 ‘최후 심판의 날‘ 같은 방식이라볼 수 있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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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인류의 역사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지음, 황금진 옮김 / 포텐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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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이 술에 세금을 매기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시골 주민들은 용납하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 서부의 위스키반란자들은 민병대를 조직하고 무장까지 한 뒤 세금을 걷으러 온 지방 관리들을 공격했다. 이것은 갓 세워진 연방정부에 대한 직접적인위협이었다. - P253

군사력이라는 거친 힘을 보여준 후 연방정부는 이제 더 섬세하고 인상적인 힘, 바로 돈의 힘을 드러내게 된다. 만약 전쟁이 해밀턴의칼날이라면 돈은 치유제 역할을 한 것이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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