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아카이브 에디션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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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는 처녀작인 『나목』을 40세에 썼지만, 20세 미만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나목』은 박완서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대치동 학원 스타강사와 제자 강사의 로맨스를 그린 <졸업>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그 드라마를 즐겨 보진 않았지만 4화 강의 장면은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박완서 소설에 관한 강의 장면이었다. 주인공은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박완서 소설을 읽히려 하는지, 왜 박완서 선생의 글이 수능 시험에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박완서 소설이 너무 읽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더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역사에는 흥미가 없었던 내가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고 해방과 한국 전쟁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고 전쟁이 시민들의 삶을 그렇게까지 비참하게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에 느꼈던 공포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박완서 선생은 타고난 이야기 꾼이다. 시대 소설인데도 세대를 훌쩍 뛰어넘어 그 상황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나목』을 읽은 사람들이 주인공 옥희도가 故 박수근 화백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작품 해설에서 『나목』은 박완서의 개인적 체험의 기록으로, 특히 박수근의 만남의 기록을 담은 작품으로 회자된다고 말했다.

『나목』의 끝 장면에서 이경은 남편과 옥희도 씨의 작품 <나무와 여인> 앞에 선다.

박수근 화백의 《나무와 여인(1956)》을 찾아보았다. 이 작품을 보고 있자니 옥희도 씨의 작품 앞에 서 있는 이경에게 동기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읽었을 때보다 박완서의 생을 이해하고 읽으니 이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전시는 아니지만 참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졌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암울하고 힘든 세월을 지나온 이경의 삶을 그린 이 소설의 제목이 ‘고목’이 아니라 ‘나목’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끝끝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으며 좀 더 열심히 살아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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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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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다. 무심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었다.

사실 스토리는 자기가 쓴 소설 속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고, 작가는 살인범으로 몰린다는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작가의 필력과 스토리 구성력이 그 사실을 망각하게 해준다.

아무튼 픽션은 어쨌든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매우 성공적인 것 같다. 스토리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며 여러 영화들이 떠올랐다. 특히 영화 <도가니>와 <섬, 사라진 사람들>은 이 책을 영화로 만든다면 비슷한 분위기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끔찍한 일을 지시하는 권력자, 사이코 패스 실행자, 그리고 마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추악한 하모니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 피해자가 아이들이라는 점 때문에 더 잔혹하고 공포스러웠다.

주인공이 꿈에서 새가 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릴 때 갇혀 있던 곳이 새장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몽유병처럼 꿈인 줄 알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정말로 꿈에서 새가 되어 살인을 목격한다. 아마도 새에 빙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유체이탈로 육신을 벗어나서 자기가 봐야 할 것들을 보기에 용이한 새로 빙의되는 것이 아닐까 상상했다.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는데 끝이 열린 결말이었다면 좀 찜찜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서 고맙기까지 했다. 나름 해피엔딩(?)이다. 특히 준과 희진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올여름도 정말 더울 것 같다.

주말에 시원한 카페에 앉아 재미있는 공포 소설 한 권 읽는 것도 추천하고 싶은 바캉스이다.

그 바캉스에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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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랑 생활영어 100 - 100일 100문장으로 원어민처럼 말하는 시니어 파워잉글리시 1
파워잉글리시 지음 / 일상이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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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랑 생활영어 100』은 시니어가 주 독자 층이라 그런지 글씨가 큼직해서 보기가 편하다.

저자 파워잉글리시는 원어민 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영어를 공부하는 1 대 1 전화·화상 회화 프로그램을 20여 년간 운영하고 있다. 그런 파워잉글리시의 오랜 학습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생활영어 단행본이 바로 『손주랑 생활영어 100』이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손주를 돌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다.

영어회화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면 내가 손주라도 어깨가 으쓱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맡겨야 하는 자식 입장에서도 부모님이 자랑스러울 것 같다.

이 책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100가지 표현 문장을 하루 한 가지씩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 파워잉글리시 원어민 코치의 원어민 음원을 들으며 따라 말하고, 복습도 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특징은 ‘생활영어 100 포스터’였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끝마치는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공부하며,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권말부록으로 ‘생활영어 100 포스터’를 수록했다고 한다. 포스터를 벽에 붙여놓으니 확실히 공부할 의지가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5문장이 끝날 때마다 Rebiew를 통해 복습할 수 있다.

이 책이 100일 100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는 5문장을 일주일로 계획해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았다. 주말을 이용해 한 주 동안 공부한 5문장을 복습하는 방법으로 공부했다.

영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년층, 장년층 50대, 60대, 70대 등 연령에 상관없이 지금은 평생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 책은 영어 공부 단절 기간이 얼마나 됐든 남녀노소 상관없이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생활영어를 중심으로 꾸준히 공부한다면 쉬운 영어회화를 중심으로 얼마든지 의사소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졸업 후 한 번도 영어 공부를 한 적이 없는 나도 요즘 중학생 아이랑 매일 한 문장씩 공부 중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쉬운 문장이라 부담 없이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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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
이라야 지음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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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의 삶은 칸트를 알기 전과 칸트를 알고 난 뒤로 나뉜다고 말한다. 그만큼이나 칸트는 작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모양이다.

그렇기에 어렵다고 정평이 난 칸트의 이론을 실생활에서 깨달으며 정서적으로 소화 잘 되도록 풀어내어 이렇게 책으로 엮어 냈으리라.

누구와 대화를 나누더라도 나름의 힘듦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민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는 시대를 불문하고 늘 우리의 고민이고 대화의 화두다. 저자는 ‘행복’ 그것이 이루어지는 지점을 칸트의 말에서 찾아보자 말한다. 그리고 그의 귀띔에서 만만찮은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힘을 얻어보자 했다.

책에는 ‘정언명령’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이 정언명령의 의미만 잘 알아도 칸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언명령은 자기 내면의 선善에 의해 행동하는 의무이자 절대적 행동 법칙이다. 오롯이 자기 의지에서 발현된 마음의 씀씀이를 말한다.

정언명령에 상응하는 말은 ‘가언명령’이다. 자신의 이익이나 상황을 인지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실행하는 조건부 수행이다.

칸트는 ‘정언령령’이 최고의 도덕적 가치를 지녔다고 했다.

과도한 경쟁과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살아가기 때문인지 몰라도 정언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리고 정작 정언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 진의를 의심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이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서 선을 행하는 것. 즉, 가언명령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정언명령을 수행하는 사람도, 그리고 그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요즘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3장 자신을 위하여> 내용이 위로가 되고 좋았다.

자신을 벌레로 만드는 사람은 나중에 사람들이 밟아도 불평할 수 없다.

얼마 전에 스쿼시 대회에 참가했는데, 내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 후로 급격하게 스쿼시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지 못하고, 잘 하는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이 모든 상황이 스스로 벌레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밟기 전에 나부터 나를 벌레로 만드는 것을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실력을 떠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나에게 자부심을 가져야겠다.

실생활 이야기로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칸트를 읽을 수 있었다. 칸트 철학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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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읽어야 할 명심보감 삶을 일깨우는 고전산책 시리즈 7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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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明心寶鑑)은 명나라 학자 범립본(范立本)이 1393년에 사서삼경을 비롯해 공자가어, 소학, 근사록, 성심잡언 등의 유교 경전과 유학자들의 저술을 중심으로 여러 고전에서 금언(金言)·명구(名句)를 추려내 주제별로 엮어낸 책(상·하 2권 20편)이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자취로는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제학을 지낸 추적(秋適)이 재편집한 것으로 전해지는 『명심보감초(明心寶鑑抄)』를 들 수 있다. 그 뒤 여러 이본이 생겼고, 편목의 증감이 따랐다. 주로 한문 초학자가 『천자문』을 배운 다음 『동몽선습(童蒙先習)』과 함께 기초과정의 교재로 널리 쓰였다. 그 출전은 경서(經書) · 사서(史書) · 제자(諸子) · 시문집 등 여러 책에서 적절히 취사선택하였다.

책명의 ‘명심’이란 명륜(明倫) · 명도(明道)와 같이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며, ‘보감’은 보물과 같은 거울로서의 교본이 된다는 것을 뜻하였다.

《명심보감》에 담긴 글은 대부분 단문(短文)인데, 효와 가정에 우애·개인과 사회와 국가·인간과 하늘과 자연 등을 화두로 하여 생을 이어가는 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여러 도리를 두루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명심보감》이담고 있는 의미를 쉽게 풀어 전달하고자 7가지 큰 주제로 가른 뒤 각각의 명구(名句)에 걸맞은 이야기를 곁들여 그 뜻이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구성하였다고 한다.

요즘 명상의 효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마음을 알아차리고 감정 조절력을 단련하기에 명상이 좋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명상 수업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한다.

나도 요즘 분노를 다스리기가 어려워 매일 명상을 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럼에도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은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일상생활을 항상 반성하고 홀로 있을 때에 행동을 삼갈 것과, 일에 성의를 다하며 감정을 통제해서 맑고 청렴하며 담백한 생활을 영위해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定心應物雖不讀書, 可以爲有德君子.

정심응물수불독서, 가이위유덕군자.

『명심보감』 정기편

서문표라는 사람은 채찍으로, 동안우라는 사람은 활시위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화를 피하고자 했다.

이 글을 읽으니 더욱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심보감》은 고려 말 이후 가정과 서당에서 아동들의 기본교재로 널리 쓰였으며, 수백 년 동안 즐겨 읽히면서 우리 민족의 정신적 가치관 형성에 일익을 담당하였다.

어린 시절 읽었을 때에는 어렵기만 하고, 고리타분하다 생각했었는데, 반 백 살인 지금 읽어보니 살면서 꼭 지켜야 할 것들만 모아 둔 요약본인 것 같다. 왜 오랜 세월 기본교재로 사용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만 잘 지키며 살아간다면 늙어서 손가락질 당할 일은 없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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