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 (펴냄)​

난 놀랐다. [너를 벨 날을 기다렸어]가 적힌 책의 띠지를 열었을 때, 왜 그녀의 입이 가려져있을까? 그리고 결국 그 띠지를 열었을 때... 뭔가가 없을 때...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잔뜩 치켜올려진 목,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레몬과 살인귀]라는 다소 이질적인 제목이 말하는 상황은 무언인지.. 모든 것이 낯설고 궁금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인 고바야시 미오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그녀에게 마스크는 해방이다. 바로 그녀의 고르지 못한 치열, 빠져서 흉측한 치아를 가릴 수 있게 해주는 비밀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자신과 거의 똑같이 생긴 여동생이 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 사이인 여동생... 고바야시 미오의 아버지는 어느 날 묻지 마 살인사건의 희생양이 된다. 가해자는 겨우 열네 살의 소년인 사가미 쇼... 잘나가던 양식당을 운영하던 고바야시 미오의 아버지는 어느 날 사가미에 의해 칼로 베어진다. 사가미는 쓰레기 같은 인간을 죽였다고 말한다. 과연 그와 미오의 아버지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가미 쇼에게 내려진 형벌은 십 년의 감옥생활이다. 그 후 그는 출소했고 행방은 묘연해졌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하나뿐인 여동생이자 보험설계사였던 히나의 죽음이다. 그녀는 어느 날 산속에서 끔찍하게 여러 번 칼로 찔린 시체로 발견된다. 고바야시 미오에게 향하던 동정의 시선도 잠깐이었고, 언론은 히나의 과거 남자친구가 석연치 않게 죽음에 이르렀고 이는 보험금을 노린 사건이라 보도했다. 순식간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형국이었다. 동생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미오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된다. 동생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동시에 말이다. 절대적 신뢰는 이런 것일까? 그리고 미오에게 도움을 주고자 나타나는 저널리스트 지망생인 나기사 조타로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또 그녀에게 봉사 일자리를 제안하는 청년 기리야마까지.... 과연 고바야시 미오에게 감춰진 일들은 무엇이고, 그녀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있으며 소설은 독자의 예측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허를 찌르는 반전을 보여준다. 과연 절대적인 선은 존재하는가? 양면적인 인간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먹고산다.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오늘 저녁밥상에 불고기와 생선조림과 김치 등이 올라왔다고 하자. 그 불고기가 밥상에 오르기까지 누구는 돼지를 키웠을 것이고, 누구는 그 돼지를 죽였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는 그것을 보기 좋게 손질했을 것이다. 생선조림 또한 마찬가지이다. 누구는 바다로 나아가 그물을 던져서 팔닥 거리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낚았을 것이고, 죽였을 것이고, 손질했을 것이다. 삶과 죽음... 그렇다. 밥상 머리에도 삶과 죽음이 존재한다. 그것도 명확하게 말이다. 그리고 [레몬과 살인귀]에서 우리는 과연 누가 살인귀인지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정의 파수꾼』​​

신카와 호타테 (지음) |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펴냄)​

책을 먼저 읽기 전에 편집자의 후기를 먼저 읽어보았다. 초반에 개인적인 일화부터 작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판사판 시리즈(공정의 파수꾼은 이 시리즈 중 여섯 번째이다)에 대해서까지 아주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었다. 특히 작가인 신카와 호타테의 영민함과 유쾌함은 앞으로 그녀의 신간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심어 주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그녀는 여러 가지를 경험했다. 그녀의 초기의 꿈은 변함없이 작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작가의 현실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기도 보장되기에 아주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고서는 시급한 경제적 문제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바로 변호사 시험... 그녀는 도쿄대 법대, 사법고시 패스로 변호사 개업, 마작 기사 등을 거쳐 작가로서의 꿈을 이뤘다. 그 어떤 일이든지 글쓰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3년 차 작가지만 작가 생활을 베테랑 작가 못지않게 즐기는 중이다. 소설을 침대에서 쓴다니... ㅎㅎ 그만큼 이야기 짓기에 타고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신카와 호타테가 말하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상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들은 나름 지금도 유용하고 흥미가 있는데 첫째로 캐릭터를 세우고 둘째로 화려하게 (직업이든, 스토리든) 써야 하며 세 번째로는 매력적인 수수께끼를 던져야 하고 새로운 소재나 설정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현대적인 테마, 예를 들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주제를 던지는 것이다. 지금 나오는 이슈로는 학교폭력, 동성애, 가스라이팅 등등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신카와의 책 [공정의 파수꾼]은 그녀가 말한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아무도 관심을 안 갔던, 아니 그들의 삶에 대해서 잘 몰랐던 직업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을 등장시킨 것, 누구나가 한 번쯤은 들여다보고 관심을 필히 가질만한 웨딩에 대해서 나름 추리소설을 방식을 빌려서 썼다는 것, 그 속에 그저 통속적으로 여겨질 만한 것을 넘어서서 공정을 이야기하고 한 번쯤 누구나 고민해 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 그 모든 면에서 신카와는 자신이 말한 작업을 누구보다 충실히 이해하고 활용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요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말 중에 카르텔이라는 단어가 있다. 카르텔의 사전적 정의는 동일 업종의 기업들이 서로 모여 경쟁의 한계를 설정하거나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가격, 생산량 등을 정하는 것에 대해 협정을 맺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 이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기에 이러한 담합은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웨딩업체의 카르텔을 다루고 있다. 도치기 현 s 시에 있는 s 클래시컬, 온센고 s, 호텔 아마사에 s 이 세 곳에서 웨딩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매년 똑같은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으로 재직 중인 시로쿠마는 이제 5년 차인 심사관이다. 시로쿠마가 s 클래시컬 호텔에 찾아갔을 때 그 호텔의 사장 안도 마사오에 대한 살인미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 호텔에서 목격된 사람은 바로 호텔 아마사에 s 전무이자 창업주 일가인 아마사와 운카이 였다. 우연치 않게 시로쿠마의 눈에 칼을 가지고있던 용의자의 모습이 목격되고 그를 제압하게 된다. 탐문 결과 용의자는 호텔 아마사에 s의 납품업체와 관계된 이었고 이로 인해 과도하게 하청 업계에 휘두르는 갑질이 밝혀지게 된다.

과연 이것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까? 시로쿠마는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거기다가 공정위 조사를 거부한 운카이는 꽃 가게 업체가 담합으로 호텔 거래를 제한하고 신규 참여 업체를 배제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웨딩 요금이 비싸서 결혼을 못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뼈빠지게 일해봤자 내 집 마련 하나 못하는 현실이 결혼을 발목 잡고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래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왔나 보다. 아파트 한 채가 십억이 호가하는 비현실적인 나라에서 과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혹시 아파트값도 거대한 카르텔 안에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 시로쿠마같은 인물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이를 꼭 밝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로마 신화 12 :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에피고오니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1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로마 신화 1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 (지음) | 파랑새 (펴냄)​

큰 어른이란 무엇인가? 요즘 생각하는 단어이다. 이 세상에 어른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어른은 꼰대인가? 아니면 그저 간섭하고 귀찮게 하는 존재인가? 항간에 화재가 되는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 진정한 어른이란 이래서 어른이구나. 하는 어떤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어른이란 타이틀은 나이가 먹는다고, 몸집이 커진다고 저절로 얻게 되는 타이틀이 아니다. 어른이란 단어는 무척 크고도 고귀하다.

여기 어른이 되고자 했으나 되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의 자식까지 불우한 운명에 처하게 한 인물이 나온다. 바로 오이디푸스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라이오스이다. 그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한 청년이 죽음에 이르자 그의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저주를 듣게 된다. 물론 이 말은 그의 머릿속에서 무시되었지만 아폴론의 사제에 의해서 자신에게 닥쳐오고 있는 운명의 예언을 듣고는 무서워서 떨게 된다. 내 생각엔 이 또한 어리석은 자의 모습이다. 불우한 운명의 예언에 소극적인 대응... 그것은 바로 그의 아들을 맹수에게 던져주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자, 어른이 되지 못한 자의 대처인가? 그가 잘못된 운명의 수레바퀴를 그때라도 멈췄으면, 진실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참회하고 인생 후반전을 맞이했다면 과연 오이디푸스의 운명이 그 지경에 이르렀을까? 라이오스에서 그의 아내 이오카스테, 그리고 오이디푸스로 이어져내려오는 카르마는 실로 복잡하고도 무섭고 처참하다.

독립이란 바로 한 어른으로 우뚝 서는 모습이다. 내 생각엔 신탁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마음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무조건 신탁을 두려워하고 벌벌 떠는 모습은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이다. 그 어떠한 무섭고도 두려운 신탁이 와도 내가 한 어른이 되어서 내 가정을 지키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심지어 대결자가 인간이 아닌 신의 모습이라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의지... 등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에 과연 진정한 어른이 있을까? 가짜 소문에 벌벌 떨고, 있지도 않는 그 무엇을 만들어내고, 서로 서로 귓속말로 이야기를 수군대면서 자신의 안경으로만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괴물을 만들어내고, 기꺼이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서슴지 않아 한다. 여기 라이오스처럼 말이다.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의 운명은 인간이라면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특히 안티고네는 그녀 스스로의 의지로 행동하고 옳은 일을 했지만 그녀에게 가해진 형벌은 너무도 끔찍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기꺼이 해낸 자의 결말이 비극으로 끝난다고 해서 그 삶이 실패인 걸까? 비극 또한 생의 한 모습이고 그 모습으로 생의 모든 면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 의지, 그 정의는 살아있다. 그리고 안티고네는 그 의지로 인해 그녀 스스로 어른임을 입증했다. 그녀는 진정으로 독립된 인간이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모두는 어머니 나무를 찾고, 발견하고 지켜야한다. 생명은 모두가 이어진다. 나무에서 나무로, 또 사람으로... 그 시작에 바로 숲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뇌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컴퓨터를 꺾고 체스 챔피언이 된 한 남자가 어느 날 기묘한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죽음을 비밀을 파헤치던 두 명의 기자는 뇌 속비밀, 그 최후 비밀 속으로 다가가게 된다. 과연 그 최후 비밀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책 속 줄거리를 한 줄에 줄이라면 이런 류의 이야기일 것이다. 인간의 오만한 마음, 진리에 도달하겠다는 마음, (아니 최소한 그것이라면 이해는 하겠다.) 더 나아가 극치의 쾌락을 향유하겠다는 오만에 대한 이야기...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가장 밑바닥은 생리적 욕구이지만 가장 꼭대기는 자아실현이다. 인간이 자신의 최종적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의지... 아마도 자아실현이란 개개인마다 질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인류 공통의 자아실현을 생각해 본다면 뇌의 정복, 삶의 비밀, 창조의 발견 등등이 아닐까 한다.

결국 사뮈엘 핀처는 스스로 가장 꼭대기의 욕구에 충실하게 살았을 뿐이다. 인간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그 인간을 공격한 주체가 다름 아닌 인간이 만든 그 무엇이라면... 과연 그것이 자아실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컴퓨터가 발전하고 인간 지식이 켜켜이 쌓이면서 그 지식에 소외된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다. 지금은 누구나가 태어나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태어난다. 모든 대화들은 카톡 혹은 메시지로 기록되고 저장된다. 시장에서 또한 어떠한가? 모두들 쇼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을 한다. 숏폼을 올리고 유튜브를 한다. 그리하여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는 영리치 또한 등장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뇌]는 그냥 소설이 아니다. 언젠가 벌어질 수 있는 그럴싸한 이야기이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인류의 적이 다름 아닌 인류가 만든 그 무엇일 수도 있다. 그럴수록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

베르나르의 마지막 소설 속 대화를 다시 상기해 본다. 우리는 과연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보다 우리의 의식이 순수한 것에 끌리기를 바랄 뿐이다. 소설 속 말처럼 [나]라는 존재는 결국은 [나]를 휠씬 넘어서는 존재이니까 말이다. 코페르니쿠스처럼 생각해야 한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