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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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조르주 상드 소설 |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남녀간의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본질은 비단 육체적 욕망만이 아닐 것이다. 서로를 향한 강한 끌림, 파멸인줄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가는 용기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래서 남녀관계는 본인 이외에는 알 수 없고, 복잡하다는 말이 있나보다. 그 안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같은 사랑조차도 사소한 이유로 무너지는 경우도 무척 많고 말이다.

소설 속 테레즈와 로랑... 그 둘의 관계는 이런 남녀관계를 넘어서는 듯 보인다. 로랑의 아이같은 마음, 끊임없이 테레즈를 힘들게 하고, 그녀를 시험한다. 그럼에도 테레즈는 그에게 다가선다. 그에게 무척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양, 테레즈는 로랑에게서 떠나지를 못한다. 로랑은 한편으로는 테레즈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흡사 가스라이팅 하는 것도 같다. 테레즈는 아이에게 다가가는 엄마처럼 로랑에 대해 헌신적이다. 상처를 입을 줄 알면서도 테레즈는 그녀를 아프게하는 로랑 곁을 떠나지를 못한다.

이를 지켜보는 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파머의 존재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향한 줄다리기를 한다. 한편으로는 이쪽 편에 쏠렸다가 다시 로랑이 다가오면 테레즈의 마음으로 저멀리로 떠난다. 처음에는 테레즈와 로랑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로랑에게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점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테레즈는 스스로 고통받는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로랑에게 못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 것, 그것은 로랑의 의지가 아닌 테레즈의 의지의 작용이었다. 이 관계의 주도권은 로랑이 아닌 테레즈에게 있었다. 테레즈가 관두면 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그녀 하기에 달려있었다.

테레즈는 로랑의 방탕을 용인함으로 그를 방탕으로 더욱 더 빠지게했다. 한편으로 그녀는 복수의 여신처럼 칼을 갈고 있지 않았을까.... 스스로 그 고리를 놓아줄 순간을... 로랑을 영원토록 고통받게 만들 위대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조르주 상드의 자전적인 소설이라고한다. 그래서 [그녀와 그]가 처음 발표되었을때 엄청나게 이슈가 된 작품이라고 말이다. 상드가 사랑에 빠진 대상은 바로 뮈세였다. 여행 중 상드에게 병이 생기고, 이때 뮈세는 바람을 피게 된다. 상드의 병이 호전될 무렵에는 그는 발작을 일으킨다. 그후 상드와 교차해서 뮈세가 뇌염에 걸리고 만다. 상드는 방탕한 생활을 마치고 온 뮈세를 저버리지않는다. 그를 석달 동안 정성껏 간호하지만 뮈세는 그 사이에 그를 치료한 의사 파젤로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고 만다. 아... 희대의 바람둥이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현실과 다르게 어느정도 미화의 과정을 거친 듯하다.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덜해져서 어떤 형태로 조각되어지니까 말이다.

[그녀와 그]는 확실한 사랑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사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가 아니다. 소설의 중심에는 본질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의구심,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이 보인다. 남녀가 만나서 서로에게 빠지는 순간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것은 귓가에 혼자만 들을 수있는 종소리가 울리는 것과 같다. 그 종소리가 어떤 종소리일지는 알 지 못하는 것이다. 축복의 종소리일지, 아니면 파멸의 종소리일지... 결국 듣는 이가 결정하는 것이다. 사랑의 주도권은 사랑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있지, 결코 사랑받는 사람에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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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철학 - 실체 없는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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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철학

기시미 이치로 | 김윤경 옮김 | 타인의 사유

최근에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뉴스가 하나 있었다. 바로 광주 일가족 동반자살이다. 부모를 따라서 체험학습에 나선 초등학생이 연락이 되지않자 학교 당국이 신고를 해서 발혀진 케이스 였다. 일가족 중 가장인 아버지의 핸드폰에서는 자살, 코인 등의 키워드가 검색이 되었다고 하니 경제적인 이유에서의 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도대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손님이다.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그런데 부모라는 명목으로 그 아이를 죽이는 것은 살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왜 그래야했을까... 바로 여기에 실체없는 불안이 작동했을 것이다. 아이가 부모를 잃고 남겨지는 삶, 차별받는 모습들... 그 모든 것들이 부모의 머릿 속에 그려졌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일 뿐이다. 아이는 누구보다도 씩씩하게 삶을 이겨내며 살 수 있었으며, 자라서 한 아이의 어머니가, 한 남자의 아내가 될 수도 있었을 터였다. 왜 그런 미래는 보이지 않았을까....

[불안의 철학]을 쓴 기시미 이치로는 불안은 실체없는 미래의 감정이라고 한다.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우리는 미리 상상하고 걱정한다. 흡사 빌리지 않은 돈을 상환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형국이다. 불안은 우리의 영혼을 잠식함으로 결국은 치명적이고도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귀신과 악마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불안과 공포가 아니던가... 인간의 불안을 먹고 사는 존재들이 그들이라고 하니...... .

나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불안을 이유로 약속을 못지켜서 한 사람을 잃게 된 케이스가 있다. 대학교때 러시아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었는데 학교 도서관 사서였던 러시아 할머니와 친해졌다. 난 이것저것 빌리기도 하고, 못하는 러시아어로 한국에 대해 말해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서인 할머니가 나에게 초등학교에서 강의를 부탁했다. 그때는 연수 초기였고 언어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던 지라 거절하면 됐을텐데도 그냥 있어 주기만 된다는 사서 할머니의 말에 덥썩 학교에 가겠다고 허락을 했다. 하지만 막상 당일이 되자 가기가 몹시 싫었다. 한마디도 못하고 버벅대는 내 모습이 그려져서 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미리 해주면 될일을 당일에 고민하다가 잠적아닌 잠적을 했다. 결국 곤란해진 사서 할머니는 같이 어학연수를 왔던 타 대학교 선배에게 부탁을 했다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빨개진다. 그 이후로 그 할머니와는 대면대면해졌으며 내가 인사를 해도 받지를 않으셨다. 아마 나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로 인해 무척 실망하신 듯했다. 그 이후로 내가 결심한 것이 있었다. 우선 첫째 지킬 수 없고, 스스로 무리라고 생각하는 일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둘째는 한번 약속을 했으면 싫더라도 지키는 것이다. 약속을 파기하고 싶으면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 단순한 이 두가지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으며, 이는 그때의 교훈이라 생각한다.

결국 불안은 실체가 없었다. 그것은 거의 미래에 뿌리를 둔 거짓이었다. 그리고 나의 삶은 바로 이 순간 현재에 있다. 과거가 이미 내 의지에 떠나있다면,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오직 현재만이 내 의지이다. 그리고 그 현재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설령 현재의 순간이 잘못되더라도 그것은 곧 과거가 될 것이다. 현재는 항상 존재함으로 실수는 내가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키키 키린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세상만사를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살라는 말... 너무 노력하지도 너무 움츠러들지도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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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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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싱클레어 루이스 |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얼마나 가져야 우리는 더 만족하고, 성숙되고, 품위있어지는 것일까? 여기 모든 것을 다 갖춘 한 남성이 등장한다. 성장하는 자동차 회사를 갖춘 성공한 사업가 미국인 도즈워스... 그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사랑스런 아내 프랜... 하지만 그는 앞날을 위해서만 달려왔을뿐 삶을 즐길 줄을 몰랐다. 그저 열정에 열정을 쏟아 부었을 뿐이다. 그런 그가 난생 처음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내 프랜은 연일 그의 취향이 천박하다면서 비웃는다. 다 가진 남성도 역시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초라한 법이다. 아마 유럽에서 도즈워스가 느낀 소외된 감정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속된 말로 그것은 졸부의 감성, 돈은 있지만 즐기는 것을 미처 배우지 못한 전형적인 성공한 사업가로 치부되는 미국인의 감성이리라...... .

프랜은 그토록 원하는 유럽이라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샘은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아내 프랜은 외도 아닌 외도를 하게 되고, 그녀의 어찌보면 순진한, 그러나 사실은 천박한 투정과 요구는 계속된다. 아내의 바람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샘은 프랜을 쫓아서 유럽을 헤메게 된다. 샘의 노력과 열정은 초기에는 회사를 위한 것이었다. 회사를 더 키워야하고 자동차 산업에 누구보다 열의가 있었으니... 하지만 샘은 프랜의 말과 행동을 점점 수동적으로 따라가게 된다. 사실상 그녀의 매력을 딱히 못찾은 나로서는 샘의 결단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프랜은 철저하게 그녀만의 매력을 이용해서 샘을 가스라이팅한다. 프랜은 자신이 원하는 옷, 물건, 돈을 샘에게 얻어내고, 끝없이 원하고 또 원한다. 심지어 다른 남성에게 향하는 애정마저 샘에게 말하고 이해를 구한다. 사실상 스스로 정숙한 여인인척 연기하며 오만가지 말로 샘을 설득하면서 말이다.

샘은 과연 프랜을 떠날 수 있을까? 내가 만일 샘이라면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프랜은 아웃!! 할텐테 마음 약한 샘은 그러지 못한다. 그는 계속 끌려다닌다. 프랜을 무척 사랑스럽다고, 아름답다고도 생각하는 샘... 왜 그의 눈엔 이디스의 진심이 보이지 않는 걸까? 프랜이 다른 남성과의 결혼을 원하다고 해도 그녀를 못 놓아줄 건가....

프랜은 어찌보면 너무 천진무구하다. 아이같이 감정표현이 즉흥적이며 적극적이다. 샘은 그런 그녀에게 흡사 홀로 아이를 키우는 데 올인하는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샘이 프랜에게서 나오는 길은 딱 한가지다. 바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귀를 막는 일이다.

부부관계는 참 어렵다. 특히 샘과 프랜처럼 일방적인 관계는 말이다. 한 사람은 다 익었고, 다른 한 사람은 너무 설익었다. 열매는 둘 다 같이 익어가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숙성되는 속도가 일정하게 같아져 같은 향이 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앞서가도 안되고, 너무 뒤쳐져도 안된다. 한 곳을 바라보고 서로 같이 늙어가는 것... 아마 도즈워스가 찾아야할 그의 다른 반쪽의 열매는 000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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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장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8
윌리엄 허드슨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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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장원

윌리엄 허드슨 지음 |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날이 무척 무덥다. 얼마전에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 적이 있다. 다큐의 처음 화면은 기후 위기가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금의 심각한 지구의 상황이 교차해서 보여지는 화면으로 시작했다. 도대체 현 상황이 어떤지 뻔히 보고서도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지구는 점점 잠기고, 빙하는 녹아가고, 해마다 태풍과 스콜 등은 거세지고 미국 남부 플로리다나 필리핀 등 저지대 사람들은 침수에 대한 걱정으로 매해 여름을 어렵게 버티고 있는데 말이다. 통계적으로 과학 데이터는 나와있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은 엉뚱한 말을 한다. 아미 믿고 싶지 않은 것이라라... 그들은 끊없이 소비하고, 흥청망청거리고, 결국 모두가 망하는 길을 선택하고픈 사람들로 보였다. 미래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저절로 연상되는 충격적인 화면들이었다.

여기 이 책 [녹색의 장원]은 자연과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둘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착취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니라 공생의 관계가 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알고보면 인간도 자연이니까 말이다. 주인공인 아벨의 성품은 너무나 맑고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화자에게 무언가 숨기고 말하지않는다. 화자는 아벨에 대해 좀 더 알고싶다. 그러던 차에 아벨은 그에게 숨겨온 비밀에 대해서, 바로 [녹색의 장원]에 대해서 알려주게 된다.

아벨은 베네수엘라 혁명의 시기에 정치적 이유로 숨어들게 된 오지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거미줄로 옷을 해입고, 모든 생명들을 친구로 여기며, 육식은 전혀 하지 않는 키는 고작 140센치밖에 되지 않은 젊은 여인 리마... 숲 속 원주민 사람들은 그녀를 악마의 딸로 본다. 알고 보면 악마는 리마가 아니라 그들일진대 말이다. 리마에게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는 아벨... 아벨은 리마를 돕고, 그녀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품는다.

마을 원주민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받는 리마... 그 와중에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하는데... 아벨은 그녀를 돕고 싶고, 그녀가 세상 속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도 싶다. 그녀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리마는 자연으로 대표된다. 반면 원주민들은 그 반대편이 있는 사람들이다. 자연을 탐하고, 동물을 사냥하고, 심지어 자연 그 자체로 대표되는 리마를 죽이고자한다. 최근 김우인 작가의 [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속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인간이 밀림에서 석유를 발견했을때 그곳 원주민들은 지구 어머니에서 피를 뽑는 일이라고 격한 반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개발자들의 손에서 원유가 시추되고, 원주민들은 모두 참혹하게 죽어간다. 아이들마저 말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해하는 방식으로 죽고, 그들의 종족은 사라졌다. 너무 끔찍한 역사적 사실들... 결국은 인간도 자연일진대 왜 개발과 성장이라는 명목으로 공존과 공생은 말하지 않는 것일까? 과연 끊없는 성장이 가능한 일인가? 이제 우리는 성장과 개발이라는 말대신 좀 더 다른 말을 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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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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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 | 김연순 옮김 | 휴머니스트

여름을 풍성하게 참아내려면 즉흥적인 삶, 빈둥거리는 생활, 낯선 공기,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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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신가요? 다들 올 여름 무탈하신가요? 혹시 지금 어디로 떠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계획이라도요? 사실 여행의 즐거움의 8할은 계획 그 자체에 있죠. 어디에 갈까...무엇을 먹을까...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말이죠.

전 지금 이 더위에는 다른 기후의 나라로 떠나고 싶네요. 홋카이도쪽이라던지...아니면 호주로...ㅎㅎ 사정이 안된다면 음... 책으로 여행을 떠나야죠. 책에는 어디든 갈 수 있는 마법같은 지도가 존재하니까요. 저는 오늘 그 지도 중 베네치아행을 골랐습니다. 기차를 탈 필요도 없고,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답니다. 그저 토마스 만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주는 지 기대하는 수 밖에요. 아? 토마스 만이 누구냐고요? 바로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을 쓴 작가죠. 바로 전 이 책으로 여행을 갔다 왔거든요. ㅎㅎ

아센바흐가 베네치아행을 떠나는 것... 그 시작은 정말 엉뚱했죠. 그저 한 남자를 유심히 보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주변의 것이 점점 답답해 보였죠. 그리고 스스로가 얼마나 여행을 안한 사람이었지는 깨닫게 되고, 바로 순간적으로 그는 떠나고 싶었죠. 물론 호랑이가 나오는 밀림이 아니라 호텔에서 조식 먹고, 수영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저 빈둥거리는 휴양지로의 여행말이죠. 어때요? 휴양지로의 여행의 딱 맞는 곳이 베네치아 맞죠? ㅎㅎ 사실 전 이탈리아 여행을 해봤지만 하필 베네치아를 안 가봤네요. ㅎㅎ 예전에 [냉정과 열정 사이]의 책을 읽은 기억에 두오모 성당은 꼭 보리라 생각하고 피렌체를 다녀왔건만... 아마, 제가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베네치아를 가 봤을 겁니다. 그리고 타지오를 보았겠죠. 아센바흐를 순간 젊음으로 돌려놓은 청춘의 심벌... 음...아마 그러지 않았을까요? 이탈리아에는 미남들이 많으니까요.

아센바흐는 과연 타지오에게서 무엇을 느꼈을까요? 그가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한 남자를 통해서였고, 생의 열정을 찾은 것도 한 소년으로부터 왔습니다. 콜레라가 창궐하는 베네치아... 그 사실을 모두는 쉬쉬하죠. 소독약을 피워대며 난리를 피우지만 정작 그 원인을 아는 자는 별로 없었죠. 하지만 아센바흐는 알아냅니다. 집요하게도요. 그런데 정작 그는 떠날 생각은 안합니다. 노년에 앞으로 더 쓸 글도 남아있건만...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요? 얼른 짐을 싸서 떠나야하는 것 아닙니까... 그 당시에 콜레라는 사망 선고나 다름이 없었으니까요. 더군다가 아센바흐처럼 젊지도 않은 이에게는 치명적이죠.

아센바흐의 눈은 타지오를 쫓습니다. 베네치아의 비밀을 혼자 음흉하게 간직하고 타지오에게서 죽음의 기미를 느끼면서도 흡족해합니다. 그래요. 바로 베네치아 그 자체가 바로 아센바흐같네요. 아센바흐가 마지막 여행지로 베네치아를 선택한 건 어쩌면 운명과도 같습니다. 그가 선택한 것이 아닌 베네치아가 그를 불러들인 것같네요. 같은 비밀을 공유한 비슷한 부류로서 말이죠.

이 책에는 토마스 만의 다른 단편인 [토니오 크뢰거]도 들어있는데, 왠지 두 작품이 다른 듯 닮았습니다. 어찌보면 갈망, 어찌보면 닿을 수 없는 몸짓... 소리쳐 부르지만 메아리 쳐지지 않는 목소리... 등 등

올 여름 토마스 만의 책으로 베네치아 여행 모두들 어떠실까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진짜 다른 여행지가 생각날 지도 모르지요. 아센바흐에게 베네치아가 운명으로 다가왔던 것처럼 무언가 운명의 장소를 만나게 될 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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