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기가 되는 사기 - 지혜가 꼬리를 무는 77가지 이야기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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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기가 되는 사기

슬기로운 동양고전 | 김세중 편저 | 스타북스

지금도 그렇지만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그에 맞는 굿즈를 받는다. 솔직히 어떤 도서는 굿즈로 인해 사게되는 물욕까지 일으킨다. 내가 어찌 어찌하여 받은 굿즈 중에서 지금도 유독 아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소주잔이다. 그 소주잔 각각에는 영웅들의 이름과 더불어서 그에 맞은 캐릭커쳐가 새겨져있다. 그중 남편이 주로 쓰는 잔은 오자서 잔이고 내가 주로 쓰는 잔은 위무기 잔이다. 잔끼리 부딪히면서 서로 누가 더 위대한지를 말하는데... ㅎㅎ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더 이야기거리가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어느정도 상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위무기나, 오자서가 어떤 이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기는 사마천이 옥중에서 시작한 역사서이다. 그 방대함이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마천 본인의 큰 아픔을 글을 쓰면서 승화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무기가 되는 사기]는 각각의 명언들이 나오고 거기에 걸맞는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고 쉽게 영웅들의 일화들을 접할 수 있었다. 왠지 할머니가 잠 안오는 여름밤에 손주들을 무릎에 눕히고 옛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동양고전이 실로 이렇게 재미가 있을 줄은 배우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그리고 한자어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쉽게 풀이해주니 읽기에 무리가 없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 중에서 한신이 유방에게 항우에 대해 하는 말은 너무나 미소를 짓게 했다. 그가 하는 말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신은 원래 항우를 섬겼으나 그에게 인정받지 못하자 유방에게로 갔다. 후에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한 유방에게 그는 필부지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항우가 사실은 [부인지인] 즉 하찮은 인정을 배부는 사람이라 일컫는다. 항우는 음식도 나누고, 아픈 병사가 있으면 마음이 아파 눈물도 흘리지만 정작 자신의 부하가 공을 세워 새로 관직과 작위를 높여줄 때면 미리 파놓은 인장이 그 모서리가 닳아 없어질 정도로 만지작 거리면서 선뜻 내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즉 하찮은 인정만 배풀줄 하는 소인배라는 뜻이다. 그는 이런 말을 하면서 이런 인정을 부인네들의 인정이고 즉 [부인지인]이라고 말하는데... 이 대목에서는 솔직히 반감도 약간 들었다. 왜 부인들의 인정은 소소하다고 칭해지고 멸시조로 이야기되는 지 말이다. 아마 이 시대의 풍습과 풍조이려니 싶다. 솔직히 지금도 여성들의 지위는 남성보다 못하는데, 이 시대는 오죽이나 했을까 싶다. 그러한 풍조들이 사자성어에서도 나오는 것이리라 생각이 된다.

후에 기회가된다면 온전한 사마천의 사기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방대한 역사서를 읽으려면 각오가 필요하리라... 그리고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독서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역사서는 말이다. 사자성어로 풀이하는 역사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인생의 무기가 되는 사기]...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라는 말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닌 것같다. 그 속에 삶의 지혜가 다 들어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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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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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미야베 미유키 |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최근 재미있는 철학 이야기를 들었다. 일명 영원주의라는 것이다. 그것은 아인슈타인도 신봉했던 이론으로 시간이 과거, 현재, 미래가 평등하게 흐르면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흔히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바로 지금 (이것도 곧 지나갈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고 알지만 사실은 모두가 동일 선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그러기에 현재를 잘 살아야 과거를 잘 사는 것이고, 또한 미래 역시 그러하다는 것이다. 흔히들 하는 착각은 과거는 어찌 됐든 지금만, 바로 이 순간만을 잘 사면 된다고 하는데...영원주의에서 과거의 무게는 현재, 미래의 무게와 동일하다. 과거도 과거대로 박제되어 흘러가고 있기에 내 행위, 즉 과거에 했던 행위들은 사라지지않고 거기에 머물며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 순간 순간, 내가 하는 행위와 생각들이 (생각도 중요하다. 바로 생각이 행동을 결정함으로) 올바른 길을 걷도록 살피고 또 살펴야한다. 아무렇게나 인생, 이런 것은 영원주의 철학에서 없는 것이다. 매 순간 순간은 박제되어 영원히 머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과거일까? 현재일까? 미래일까? 아마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도 그렇지만 이는 모두 과거에서 온 결과이니 결국 과거의 일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세상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일까? 내생각에는 아마도 없는 것과 존재하는 것 모두 사람을 괴롭히는 무엇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두가지가 모두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미야베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에도 시대의 이야기 중 [인내상자]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 만들어낸 허상이 어떻게 그 스스로를, 그것도 대를 이어서 후손에게까지 고통을 줄 수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흡사 인내상자는 판도라의 상자와 비슷하다. 그것을 여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고 믿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사실 그 속에 있는 것은 너무나 허무하게도 꼭 알아야할 수칙이다. 올바르게 과자 가게를 이끌기위해서라면 마땅히 알아야할 계율일터인데... 그것을 인내상자라는 이름 하에 가두고 그 상자를 열면 재앙이 온다고 스스로 믿는다. 마지막에는 그 상자안에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원한이 봉인되어 있는 것이리라고 지레 짐작하는 것이다. 결국 열리든 열리지않든 재앙은 찾아왔지만, 어느 누구도 그 상자를 누가 열였는지, 혹은 열리지 않았는지 모른다. 이렇게 의심들 속에서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만 지옥이 시작되는 법이다.

열어도 지옥, 안열어도 지옥이라면 차라리 열어보는 것이 낳지않을까... 미신이라는 이름하에 스스로를 가두지말고 부딪히는 것... 결국 과자가게를 물려받게된 오코마의 선택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 스스로 인내상자 안에 무시무시한 것을 봉인한 거라 믿는 거라면 아마 후대 역시 이 상자로 인해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리라... 그것을 지키기위해 그녀의 어머니가 화마에 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만든, 혹은 당신이 만든 인내상자가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당신은 여는 사람인가? 두려워하는 사람인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의 이야기는 쫄깃쫄깃한 여름밤에 딱 읽기 좋은 소설이다. 이런 시대를 풍자한 그것도 미스터리물이 우리나라 방식으로도 많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귀신이야기나, 고려시대 이야기...음... 왠지 재미있을 듯한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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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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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칼 세이건 | 사이언스 북스

얼마전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이 지구로 보내온 사진들을 보았다. 놀랍고도 놀라웠다. 우주라는 것이 더 이상 텅 빈 공간, 어둠의 세계가 아니라 수많은 은하들로 꽉 차있고, 또 팽창하고 있는 거대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생명체로 보였다. 그리고 그 어둠 속의 빛들을 통해서 무언가 기대를 하게 되었다. 바로 그 너머에 다른 생명체들이 있으리라는 것... 아니, 없을 수는 없다는 것... 그렇게 많은 별들이 존재하고 그리고 물의 흔적 역시 발견됐다고 하니, 생명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낮의 하늘보다 밤의 하늘이 더 본질에 가깝다고 보았다. 낮의 하늘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어떤 때는 푸른색으로 또 붉은 색으로, 희뿌연 우유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밤의 하늘은 검다. 한결같다. 그래서인지 고대 중국인들은 검을 현... 하늘은 검다고 생각했다. 그 본질이 검다고 말이다. 모든 색이 섞여져서 그 본질의 깊고도 검은 색으로 보인 것이다. 그들은 제임스 웹의 사진도 보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안 것일까? 모든 색들의 총집합체.. 제임스 웹의 사진이 밝혀낸 진실... 하늘은... 그 우주는... 너무 다채로웠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들이 어울려서 환상의 빛으로 보이니 말이다.

이렇게 우주 여행도 하고, 우주에 대한 사진도 시시각각 받는 세상이지만 아직 지구는 잠들어 있는 듯하다. 미신 등에 의지해서 어떤 이의 사악한 영을 정화한다고 매타작이라는 것을 하기도 하고 이제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미개한 존재, 남성들의 소유물 취급을 받고 있다. 과학으로 인간이 인종과 성별 상관없이 그 지적 능력에 별 차이가 없음이 밝혀져도 여전히 백인은 흑인보다 더 우월한 취급을 받는다.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의 피에서 그의 조상이 아프리카 흑인이었음이 밝혀진 사례도 전혀 놀라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피부색을 이유로 스스로가 더 위대한 백인 남성이라고 생각할 터이다. 과학적 이유와는 하등 상관없이 말이다.

인간은 저마다 각기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거울은 스스로 보고싶고, 믿고싶어하는 것만을 비춘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자신의 거울만을 평생 들여다보면서 그것이 진실의 다 인줄 알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다른 거울이 있다. 바로 과학이라는, 현상이라는 거울이다. 그 거울은 나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비춘다. 그리고 과감없이, 그 어떤 필터도 사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불편하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것까지 우리는 봐야한다. 그리고 그 고통의 순간을 감내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거울 속의 세계 너머로 갈 수가 있다.

아직도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 지구는 더워지고, 저개발국에서는 해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침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오염된 물의 물고기는 떼로 죽어가고, 바다 심해에 살던 물고기가 해안가로 떠밀려 오기도 한다. 북극곰의 종말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있지만 녹는 빙하를 멈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칼 세이건이 걱정했던 과학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지나친 계발속도를 가중화하는 것... 아니면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이제 과학은 인류가 아니라 지구를 위한 과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구 생명체들을 위한 과학으로 다시 어둠 속의 촛불이 되어주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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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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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장편소설 | 이연승 옮김 | 블루홀 6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책을 받자마자 읽어내려갔고, 먹먹하다못해 침울했다. 최근 벌어진 유나양 완도 가족 사건도 생각나고 아이를 태어나자마 질식사해서 죽이고서는 사산했다고 거짓말한 이십대의 부모이야기도 떠올랐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모성애는 아이가 낳는 순간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성 자체가 없는, 그리고 부성 자체가 없는 사람들도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몸에서 생긴 생명은 얼마나 비참한 것일까? 책에서 나오는 말처럼 아이들은 죽기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탄생의 목적은 죽음이 될 수 없다.

소설 속 나기사가 극중 친오빠와 폭력배들로부터 말로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을 당하는 모습은 솔직히 계속 읽어가기가 괴로웠다. 나기사의 모습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나기사를 그렇게 만드는 그 나쁜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아이가 철없이 성숙하다면 그것은 분명 무엇가가 있는 것이다. 하레로 대표되는 폭력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5살 남짓된 아이역시 마찬가지 였다. 폭력적인 부모 밑에서 그가 도망갔다가 다시 되돌아갔던 이유는 자신보다 어린 갓난아기였던 동생때문이었다. 싱글맘이자 계속적으로 남자를 바꾸는 엄마 밑에서 자란 하레는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 폭력적인 집안에서의 성장은 하레의 입을 닫아버렸다. 그런데 그에게 기적처럼 나기사와 카이가 나타난다. 나기사는 엄마가 되지 못하는 몸을 갖게 되었지만 하레를 엄마처럼 포근하게 감싸준다. 배고픈 하레에게 음식을 실컷 먹게해주고, 희망을 잃은 하레에게 자신만의 라푼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마가와에는 라멘으로 성공한 업자가 지은 베이비뷰 타워가 있다. 일명 라멘타워라고 불리우는 이 타워는 나기사에게는 구원이다. 그녀는 타워를 보면서 끔찍한 일들을 견뎠다고 한다. 라푼젤이 언젠가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내려주어 탑 안으로 들어가기를... 그 탑에 있으면 아무도 그녀를 찾을 수도 없고, 그녀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도 없으니까... 나기사는 라푼젤의 전설을 하레에게 들려준다.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기위해 아이들은 전설을 만들어내야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살 이유가, 살아내야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은 묘하게 세부분으로 짜여져있다. 나기사와 카이, 그리고 하레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아동 상담소 직원인 유이치와 아동 지원 센터 직원 시호, 그리고 그 둘의 관심사였던 한 아이 소타... 또 다른 이야기는 불임으로 힘들어하는 하쿠미와 게이고 부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닮았지만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각기 다른 세가지 세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엃혀있다. 나는 이 사실을 소설 삼분의 이 지점을 지나고야 깨달았지만,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내 짐작할 수도 있었으리라... 반전이라면 반전이 있는 미스터리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엊그제와 어제를 통틀어 우주 망원경 제임스웹이 새로운 우주 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고작 바늘구멍을 비췄을 뿐인데, 그곳은 어마어마한 수의 은하를 품고 있었다. 우주와 인간의 삶이란... 그리고 그 인간이 사는 지구란... 얼마나 작은 점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그 사람만의 작은 우주이다. 한 인간의 소멸은 우주의 소멸이다. 그러므로 한 아이를 살리는 일은 우주를 살리는 일이다. 부디, 아니 최소한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우주의 소멸이 아닌 생성에 힘써야하지 않을까... 소멸이 아닌 탄생... 죽음이 아닌 삶... 한 인간의 우주란 결국엔 어머니라는 이름의 자궁에서 나오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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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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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V. 애덤스 장편소설 |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 얼마나 편협적인가? 이 소설은 나에게 그러한 질문을 던졌다. 미스터리 방식으로는 드물게 사건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인칭 시점이 번갈아 사용된 소설 [5인의 목격자]...

젠과 벡스의 교차된 인칭에서 나는 분명한 사건이 어찌보면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모호성으로 오히려 더 소설에 몰입되게 읽혔다.

한 남성과 한 여성의 다툼에서 시작되는 그 날의 일... 젠은 직장에서 해고되었고, 남자친구와도 사이가 소원해진다. 그녀가 의지할 곳은 벡스밖에 없다. 학창시절부터 벡스는 젠 본연의 모습을 찾아준 고맙고도 고마운 친구였으니까... 그녀는 벡스를 사랑했고, 따랐고, 의지했다. 그들이 날씨가 너무나 좋았던 공원에서 약속을 정하고 만나기로 했으나 젠에게 벡스는 보이지 않는다. 한 남성이 여성의 목을 찌르고 그 스스로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기 까지... 젠과 더불어 그 사건을 목격한 이는 모두 다섯명이다. 하지만 명백한 자살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이 일에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젠은 이 사건을 기사화하기로 하는데... 과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젠에게 온 불명의 트위터 메세지는 무엇일까? 진범은 따로 있다니... 과연 그 진범이란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자이길래 이러한 자살 사건을 명명하고 기획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의 집착은 실로 무섭다. 그리고 그것이 선천적이라고 여겨질때 끔찍하다.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교화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스럽다. 최근 14살된 소년이 자신의 5살 의붓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 소년은 전혀 반성의 기색도 없이 머리를 긁적이기도 하고 감정의 동요가 없어보였다. 그리고 소년을 진단했던 의사의 최종 말은 그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아니지만 그 소년은 바로 그러해서 동생을 죽이는데 죄책감을 못느꼈던 것이다. 이런 자는 어떻게 교화해야하는가... 영원히 감옥에 가둬야하는가...아니면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하는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한 인물도 알고보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이기도 하다. 감정의 공유를 못하고, 자신의 원하는 것은 가져야하고, 자신을 그 누구도 떠나서는 안되니 말이다. 어쩌면 헤어지고 나서 연인을 잔혹하게 스토킹한다는가, 아니면 이혼한 부인을 찾아가서 죽인다는가 하는 일도 그 스스로 자신이 엄청 대단하다고 여기는 착각... 네 주제에 감히 나를 거부해? 라고 여기는 자만주의,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의 마음만을 보는 거울을 가진 공감할 수 없는 사람... 사회부적응자, 소시오패스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의 능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겸손의 마음에서 온다. 내가 남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것, 나도 너와 같다는 것,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것... 우리는 모두 얇은 껍질을 하나 두른 인간이라는 것이다. 공감능력이 없는 자는 인간사회 뿐이 아니라 생태계 역시 위협한다.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거나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에대해 폭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스스로에게조차 폭력적이다. 일명 폭주한다고하나 할까... 폭주하는 인간들 속에서 온전히 살아남는 일이란 참으로 버겁지만 그래도 이치있는 세상을 믿는다. 옳음에 대한 정의는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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