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목적과 마찬가지로 검열의 최종 목적도 복종이지만, 검열이 성취하는 복종은 강제가 아닌 성공적 억압 효과이다. 검열은 금지명령을 통해 위반의 충동을 억제한다.

38 페이지

충동 억제는 곧 욕망의 억제이다. 욕망이 잘 억제되면 그나마 검열의 기본 기능은 충실했다하겠다. 하지만 그 억제 결과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국영방송에서 민영방송 그리고 인터넷 방송... 더 나아가 이제 유투브나 트위터, 페이스북까지 뉴스의 역할을 한다. 이제 민영방송에서 술을 자연스럽게 먹는 장면을 보여주고 유투브에서는 욕도 나온다. 더 이상 검열할 수 없을 때 검열, 그 자체를 검열하는 것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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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생이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문학의 세계라면 그 인생과 문학이 별개의 것일까?

문학 따로 있고 인생 따로 있을까?


29페이지


요즘 불을 다 끄고 잠이 들려고 누우면 책을 볼 수 없으니 아이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베갯머리맡으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지어내서 들려주면 어느새 소곤소곤 잠이 든다. 어제는 선녀와 나무꾼... 오늘은 헨젤과 그레텔을 해볼까... 문학과 인생은 그 자체가 이야기라는 점에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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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에 따르면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원칙을 명시하고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척도를 만족시키고 있는 나라는 200여 개의 국가 중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가운데 인구 수가 적은 소국을 제외하면 실제 민주주의 국가라고 평가할 수 있는 나라의 수는 한층 줄어든다.

16 페이지

미얀마 사태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언제든 쿠데타에 의해 뒤집어 질 수 있는 국가... 그 결과 고통받는 건 애꿋은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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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2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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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딜과 릴리의 교차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전쟁의 역사...그리고 사람들...

오딜은 릴리를 구원했고, 릴리 역시 오딜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된 그들의 존재는 오딜이 파리 미국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과 통해 있었다.

전쟁이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났다고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딜의 문제는 그녀가 스스로에게 갇히게 된 최대의 문제는 전쟁 후 시작되었다.

책에서는 도서관이 모든 것의 중심으로 나온다. 오딜은 코헨 교수에게 책을 배달해주며 자긍심을 느낀다. 전쟁통에 그들을 버티게 하는 건 책 속의 한 줄, 한 문장이었다. 그리고 곧 이 지긋지긋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오딜과 만나는 폴은 경찰이었고 그는 의무를 다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오딜과 연결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고, 결정적인 것은 마거릿과의 관계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한 사건이 수습되기도 전에 바로 뒤이은 사건으로 오딜은 파리를 영영 떠나게 된다.

오딜 역시 스스로를 게슈타포와 같은, 그들에게 밀고 편지를 쓰는 고발자같다고 생각한 걸까... 오딜은 모든 것은 전쟁 탓이야..하고 넘기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벌했다. 그들에게, 너무나 사랑하는 도서관 사람들을 떠나는 것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도서관의 3층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벌을 내렸다.

오딜의 결정은 누구보다 오딜 자신에게 벌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유일하게 의지하던 남편이 죽고 그녀는 4년간을 집 안에서만 지낸다. 그 누구와도 교류하지않고 괴팍한 사람이라는 오해아닌 오해를 받으면서 말이다.

그런 오딜의 빗장을 릴리가 연다. 사랑스런 릴리... 어쩌면 그 둘은 다시 회복되는 마거릿과 오딜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제 오딜만의 전쟁이 끝난 것이다.

한 가지 책에서 아쉬운 점은 폴의 행방이다. 과연 폴은 오딜이 사라진 뒤로 어떻게 지냈을까... 마음을 극복하고 파리에서 잘 살았기를 기도해본다. 마거릿에게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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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
손병관 지음 / 왕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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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한동안 먹먹했다. 과연 어디에서 이 실마리를 풀어야할지 모르겠다. 한 인간의 죽음이 이렇게 많은 숙제를 내준건...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숙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 손병관은 그동안 시청 출입기자로서 목도한 것을 시장실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거기에 대한 의견을 써내려갔다. 혹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시장실 사람들을 비호하고 박원순의 죽음을 미화한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죽음 자체는 결코 미화될 수 없으며 말할 수 있는 이가 죽었다면 그의 입장에서 최대한 변호를 할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피해자 잔디의 말만 넘쳐나는 현실에서 인간 박원순은 그 누가 대신 변호해준단 말인가...

한 사람을 판단하려면 그의 생각이나, 말이 아닌 그의 행동을 보라고 했다. 자기 재산을 거의 기부하고 빚더미에 앉은 시장... 말 한마디에 전전긍긍하면서 다 기억하고 섭섭해하는 시장... 그리고 그 때 그에게 덮친 무기력감과 우울증....

시장은 작은 실수라고 표현했다. 책에서 유추해보건대 그 작은 실수란 것은 잔디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인것같다. 그래서 문제를 삼으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 텔레그램 대화 이후 박원순 시장은 잔디와의 대화를 차단했으며 그 후 유서 한장을 남긴 후 죽음을 택했다.

시장직을 걸고 모든 사태에 대응하겠다던 말은 곧 무기력감으로 이어졌다. 그건 그가 예전에 변호한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이 생각나서가 아닐까... 결국 그가 변호를 맡아서 승소한 사건이지만 도로 그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다가왔다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잔디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싣지 못한 점이다. 물론 기자 자체가 간절히 원하는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난 후, 저자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잔디가 인터뷰에 응하고 그 내용을 실어서 추가로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너무 과도한 잣대로 스스로를 진단하지 말았으면 한다. 과도한 도덕적인 잣대... 스스로가 쌓아올린 명성...이 모든 것이 삶보다 뭐가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냥 인간이다. 실수하고 무너지고, 다시 실수하는 인간...우리 모두는 말이다.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 실수로 사진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자살을 택한 여행사 대표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었다. 말그대로 그냥 실수다. 우리 모두는 그럴 수 있지않은가... 창피하지만, 부끄럽지만 그것을 딛고 다시 일어서야한다.

어떤 죽음은 또다른 형태의 가해가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한 모두들이 바로 가해자이다. 무분별한 언론, 그 펜촉도 바로 치명적인 가해다.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죄 짓지 않은 자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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