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반 어린이들은 이제 아침독서는 습관이 되어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잘한다. 진짜 잘한다. 어제와 오늘만 보더라도 여름 방학을 보내고, 2학기를 시작하였는데도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아침독서를 잘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어린이들에게 중대 발표를 하였다. 그건 바로 "아침독서 2단계 프로젝트" 이다.

 

아침독서 2단계는 이제 그림책에서 벗어나 글밥이 조금 더 많아진 동화책으로 넘어가도록 스스로 도전해 보는 것이다. 아이들마다 독서력 차이가 있지만 교실에는 동화책도 여러 수준별(상중하)로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울 반 어린이들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어린이들에게 왜 2단계로 넘어가는지 그 취지를 설명해 주었다. 계속 그림책만 본다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 그림책은  쉬는 시간, 도서실, 가정에서 얼마든지 읽을 수 있지만 동화책은 그렇지 않다. 책을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이거나 가정에서 독서 지도가 잘 되고 있는 아이를 빼고는 일부러 동화책을 집어 들지는 않는다. 그러니 아침독서 시간만큼은 우리가 특별하게 더 노력을 기울여 한 번 도전해 봤음 한다고 조곤조곤 설명을 해 주었다. 지금 이렇게 연습을 해 놓으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두꺼운 책들도 너끈히 읽을 만한 실력이 길러지지만 그렇지 않고 읽기 쉽다고 계속 그림책만 붙잡고 있으면 고학년 가서도 두꺼운 책은 읽어 내지 못하고 여전히 그림책 수준으로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이 정도 설명하면 우리 반 아이들은 다 이해한다.

 

단 도저히 동화책은 힘들어서 못 읽겠다는 어린이는 나에게 살짝 도움을 요청하면 그림책을 읽도록 허용하겠다는 것과 자신이 고른 동화책을 노력 또 노력하여 절반까지 읽어봤는데도 도저히 재미가 없다면 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뭐든지 어거지로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노력해 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처음부터 재밌는 책도 물론 있지만-캡슐 마녀의 수리수리약국 또는 만복이네 떡집- 처음에는 재미가 별로이다가 중반부터 재밌어지는 책들이 많으니 절반까지는 읽어보려고 노력해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절반까지 읽었는데도 이 책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싶으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해 주었다.

 

이제 내일부터 우리 반 어린이들은 10분이 아닌 15분 동안 글밥이 좀 늘어난 동화책으로 아침독서를 할 것이다. 작년에도 2학기에 이런 식으로 운영을 했더니 아이들이 2학년 올라갈 때는 독서호흡이 몰라보게 길어지고, 독서력이 좋아진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2-3명은 도저히 독서력이 안 되어  그림책을 허용해 주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고학년이 읽는 도서까지 읽는 아이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작년에 독서력이 좋았던 아이들은<빨강 연필>이라는 책까지 스스슥 읽었다. 같은 반 안에서도, 같은 교사 아래에서도 이렇게 아이들의 독서력은 개인차가 심하게 난다. 당연한 거다.  난 물론 잘하는 아이보다 못하는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게 교사가 있어야 할 존재 이유이니깐.

 

아이들에게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주기 1학기에도 틈틈히 글밥 많은 책들을 1꼭지씩 읽어 줬었다. 하지만 교사가 읽어 주는 것은 들으면 되니깐 덜 힘들지만 자신이 스스로 읽는 것은 더 힘들다. 매일 조금씩 스스로 읽어내면서  마지막 쪽을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아이들은 분명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면 도파민이 분비될 것이고, 그건 또 다른 도전을 낳게 할 것이다. 난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화책을 한 권 선정하여 오늘 1꼭지 읽어줬다. 가능하면 매일매일 읽어주려고 한다. 내가 선택한 책은 송언 선생님의 <슬픈 종소리>이다. 오늘 약간만 읽어줬는데도 반응이 폭발적이다. 송언 선생님은 정말 이야기를 맛나게 쓰신다.

 

이렇게 교사가 읽어 주면서 함께 가면 아이들도 힘을 받아 한 걸음씩 나아간다. 가정에서도 "이젠 그림책 그만 읽고 동화책 읽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엄마나 아빠가 자녀에게 1꼭지씩 읽어 주며 함께 가면 아이들은 동화책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 것이다. 내일 아이들이 어떤 표정으로 동화책과 마주 대할지 궁금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찬샘 2012-08-26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양 아침독서 시간에 <<빨강 연필>> 읽다가 공부시간에 읽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 혼났다네요. 쉬는 시간까지 해서 3교시까지 다 읽었다는데,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면서 권하니까 글밥 많은 책에 도전해서 성공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더라구요. 저는 작년에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 <<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 <<호랑이를 탄 할머니>>, <<만복이네 떡집>>... 뭐 이런 책 읽어 줬어요. 아이들이 꾸준히 도전장을 내면서 다음 단계로 잘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주면서 함께 가기 정말 좋은 방법이에요. 열심히 응원합니다.

수퍼남매맘 2012-08-26 12:18   좋아요 0 | URL
<빨강 연필>정말 재밌고, 시사하는 바도 큰 아주 좋은 작품이었어요.

제가 한 번 읽어 준 책은 다시 읽어 주고 싶지 않더라고요. 일단 제가 재밌어야 하는데 한 번 읽어준 책은 저의 흥미가 떨어져서....<만복이네 떡집>은 1학기 때 읽어줘서 지금 베스트셀러예요. 아이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엄마 아빠 싸게 팔아요>를 읽어줘야겠네요. <슬픈 종소리>읽어줬더니 완전 대박 났어요.
 

개학날, 늦잠 잘까 봐 긴장해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내년이면 경력 20년차인데도 개학날은 이렇게 긴장한다. 아이들보다 먼저 교실에 가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게 교사의 책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더 서둘렀다. 개학날인데 비가 와서 할 수 없이 차를 타고 갔다. 여러 아이들이 지각들 하겠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웬 걸 1명 빼고는 모두들 시간 전에 와서 책을 읽는 모습이 역시 이~뻐.

 

1. 전입생이 왔다.

   조회를 하고 있는데 앞문 쪽에 누가 오셨다. 나가 보니 역시 전입생이었다. 1학기에 2명의 결원이 생겼기에 당연히 전입생이 들어올 줄 알았다. 이왕이면 남녀비율이 비슷해지게 여자 어린이였으면 했는데 얌전하고, 예쁜 여자 어린이였다. 호주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이번에 전학을 온 거란다. 아까 집에 가기 전에 살짝 다가가 오늘 어땠니 하고 물어 보니 고개를 끄덕거리는 게 좋은 출발로 보인다. 전입생 때문에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을 제대로 못 들어서 교장 선생님 훈화 내용을 아이들에게 물어 보니 다들 고개를 푹 숙인다. 교장 선생님 안 보고, 전입생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 있었던 게지. 왜 안 궁금하겠나? 그 동안 홀아비처럼 혼자 앉아 있던 양@@는 예쁜 여자 짝이 와서 신 났다. 내가 살짝 불러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2. 실력이 늘었다.

  1교시에는 일기장을 꺼내서 여름 방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골라 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기차를 출발시켜 앞 자리부터 순서대로 칠판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는 거였다. 여름 방학 동안 친구들이 어떤 체험을 하였는지, 발표 실력은 많이 향상되었는지 한꺼번에 검증할 수 있다. 몇 명은 발표를 못 했다. 전 같으면 끝까지 시켰을 텐데 거기다 진을 빼고 싶지 않아 발표 못 한 친구들은 그림 그릴 때 2배로 잘하라고 넘어갔다.  발표하는 모습을 살펴 보니 1학기 내내 발표력이 약하여 애태웠던 장@@가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잘하여서 엄청 칭찬을 해 주었다. 여름 방학을 부모님과 알차게 잘 보내면 이렇게 좋아져서 오는 경우가 있다.  2-3교시에 그림을 그려 보니 또 그림 실력이 좋아진 아이들도 있었다. 남자 아이였는데 1년 넘게 미술 학원에 다녔는데도 1학기에는 형태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구도도 잘 못잡았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좋아져서 혹시 학원을 바꿨냐고 물어 보니 그랬단다. 1학기말 어머니께서 면담을 오셨길래  미술 부분이 조금 약하다는 것을 알려 드렸고, 뜻밖에 아이가 1년 넘게 미술 학원을 다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미술학원을 1년 이상 다닌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었던 터라서.....그럼 학원을 한 번 바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해 드렸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또 증명되었다. 실력이 늘어난 아이들은 부모님께 칭찬 받으라고 알림장에 오늘 일을 적어 줬다. 집에 가는 발걸음이 룰루랄라 신났을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보람이 가장 크다.

 

3. 일기를 매일매일 쓴 기특한 아이들이 있다.

   4교시에 여름 방학 과제 검사를 하였다. 그러자 하나 둘 앞에 나와서 자수하는 아이들이 있다. " 저 일기장 안 가져왔어요. 저 더불어 통장, 저 책 읽기표 안 가져왔어요. " 다른 때 같으면 혼줄을 내 줬을 텐데 이번에도 꾸 ~욱 참고, 내일까지 가져오라고 하였다. 가져 와야 칠판에 적힌 이름 지워준다고 덧붙였다. 저학년 같은 경우 방학 과제 안 가져온 것은 엄격히 말해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부모님이 어젯밤 신경 써서 빠진 게 없나 살펴 보셨어야 하는데....  하여튼 안 가져온 애 야단 치는 대신 다 챙겨 온 아이들을 칭찬해 주었다.  하교지도한 후 일기장 검사를 해 보니 일기를 거의 매일 쓴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일기 지도할 때 나의 역사책이니만큼 매일매일 쓰는 게 가장 좋다는 말만 했을 뿐 강요한 적은 없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겨우 8편을 채워 왔고, 달랑 2편 써 온 녀석이 2명 있었다. 내일 이유를 물어봐야지.  꿈바라기(일기장 이름이다.)가 벌써 2권, 3권까지 넘어간 아이들이 생겨났다. 내일 왕창 칭찬을 해 주어야지.  선생님이 강요하지 않아도 이렇게 알아서 써오니 얼마나 대견한지. 물론 당사자와 학부모님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눈에 훤하다. 어제 울 아들, 일기장 글씨 좀 똑바로 써라고 잔소리 좀 했더니 얼마나 대드는지... 울면서 대드는데 많이 컸다 싶었다. 그런데 매일 일기를 쓰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친 아이들을 당연히 격려해 줘야지.

 

4. 상표판을 리셋했다.

  우리 반은 1학기부터 상표를 모은다. 상표를 다 모으면 쿠폰을 주곤 했다. 그런데 1학기 상표를 모두 리셋시켰다. 모두 초기화가 된 거라고 설명해 주자 아이들은 알아 들었다. 2학기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1학기에 잘 생활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희망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1학기 이어서 상표를 모으게 되면 계속 잘하는 아이들이 잘하게 되어 하위권 아이들은 의욕을 상실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리셋을 해 주면, 하위권에 있던 아이들도 더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1단계는 아주 쉽게 상표를 30개 모으는 것이다. 일단 여름 방학 과제를 빠짐없이 해 온 아이들은 상표 3개를 주었다. 매일 성실하게, 매일 근면하게, 매일 노력하는 사람들은 상표를 빨리 모을 것이며 그에 해당되는 쿠폰을 받게 될 것이다. 1단계 쿠폰은 컴퓨터 자유 이용권이다. 컴퓨터 시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쿠폰이다.

 

5. 책을 읽어줬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다 고른 책은 바로 <양심 팬티>이다. 똥꼬, 팬티 이런 낱말만 나와도 저학년은 자지러지게 웃는다.방학 동안 선생님의 책 읽어 주는 소리 그리웠냐고 물어 보니 그렇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고맙다.  다 읽어 주고 나서 반응을 보니 조금 시큰둥해서  생각보다 재미없었나 싶었는데 물어 보니 재밌었단다.  아직 아이들이 워밍업이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해야지. 나도 아직 워밍업이 안 돼 지금 어깨가 결리고, 엄청 피곤한데... 1주일 정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듣고 있는 연수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기초적으로 길러 줘야 할 인성 능력은 " 근면성" 이란다.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초등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생활 습관이며 기본 학습 습관이라는 것이다. 근면하게 여름 방학 과제를 해 온 아이들과 그렇지  못 한 아이들은 2학기 학습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전에는 숙제 안 해 온 아이들을 야단 치느라  몽땅 에너지를 뺏겼는데 이제는 잘한 아이들을 칭찬해 주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방학 전에 여름 방학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인지 독서서약서를 작성했었는데 그것도 못 지킨 아이와 성실히 지킨 아이들로 갈린다. 내일 가서 서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짚어 줘야 겠다. 내가 몇 권 읽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 스스로 부모님과 함께 권수를 정하고, 약속을 한 건데 약속을 터무니 없이 안 지킨 녀석들은 다음부터는 좀 더 약속을 신중히 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라고 훈화를 해야지. 물론 서약을 잘 지킨 아이들은 칭찬을 해 줘야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2012-08-22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도 일기 정말 매일매일 쓰고 있어요 4학년이 되어서 휴가 이틀을 빼고 아직까지 매일매일 채우고 있다지요 아주 기특해요,,

수퍼남매맘 2012-08-22 20:03   좋아요 0 | URL
대단하네요. 매일 일기 쓰기가 정말 쉽지는 않은데... 솔직히 매일 독서하는 것보다 힘들잖아요. 장하다고 저 대신 칭찬해 주세요. 저희 딸도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매일 쓰게 할 때는 쓰더니 5학년 들어서는 일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네요. 5학년 선생님은 일기 대신 글마당을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알아서 일기 쓰는 아이들은 정말 기특해요.
 

어제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여름 방학식을 하였다. 이번 여름 방학은 예전에 비해 10일이나 줄어들어 아쉬움이 많다. 차라리 겨울 방학을 줄이지....

 

방학식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들뜨기 시작하여 선생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가라앉히느라 참 힘들어 하셨다. 울 반 아이들은 정말 온순해서 난 힘든 줄 몰랐지만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방학식 날까지 진도를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흥분의 도가니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앉혀서 이 더운 날에 진도를 나가야 하는 고충을 아실려나? 마지막 날, 그러니까 어제는 에어컨 까지 안 나와서 완전 찜통 교실이었단다. 쫓기듯이 공부한 것이 머리에 남을 리도 없고. 어찌 되었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을 하였다.

 

이제 30일 동안 어린이들은 전적으로 부모님의 양육을 받게 된다. 학기 중에는 어느 정도 교사가 역할을 분담하여 맡았는데 방학은 100% 부모님의 양육에 달려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성장하고, 행복한 방학이 될 수 있을까 한 번 쯤은 생각해 봤음 한다.

 

작년부터 <고래가 그랬어>란 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거기에 실린 글을 보면서 '와, 우리 반 부모님들께 인쇄해서 드려야겠다' 했는데 무지 바빠서 할 수가 없었다. 방학하면 대부분 아이들이 이러이러한 것들을 지키겠다고 부모님께 약속을 하는데 반대로 이번에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약속을 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한 여름 방학을 보낼 수 있을지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이다. 여기 7가지 약속이 조금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지금 행복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합니다.

 

2.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 마음껏 놀기' 입니다.

 

3.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게 성공입니다.

 

4. 아이와 노동자가 행복해야 좋은 세상입니다.

 

5. 교육은 상품성이 아니라 인간성을 키우는 일입니다.

 

6. 대학은 선택이어야 합니다.

 

7. 아이 인생의 주인은 아이입니다. 

 

<고래가 그랬어>와 경향 신문이 함께 하는 캠페인임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방학식을 하기 전에 그래도 빼먹지 않고 꼭 하는 행사가 바로 장기 자랑이다. 올해부터 전면 놀토가 실시되는 바람에 고학년은 아직도 교과서 진도를 다 나가지 못해 하루에 국어3시간, 수학 2시간 등을 공부하느라 교사와 아이들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저학년은 좀 덜하지만 예년에 비해 여유가 없는 건 사실이다. 학기말에 가면 좀 널럴하게 하고 싶은 행사도 하고, 아이들과도 좀 여유있게 보내곤 했는데 이젠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난 진도가 다 끝나서 나에게 주어진 재량 시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어제는 학급 음악회와 장기 자랑을 하였고, 오늘은 <마당을 나온 암탉>애니를 봤다.

 

매년 학급 잔치 즉 책거리 행사로 장기 자랑를 한다고 하면 남자 아이들은 주로 태권도, 여자 아이들은 노래나 악기 연주만 해서 다양성이 부족한 듯하여 이번에는 아예 음악회를 따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메뉴가 좀 더 다양해지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1주일 전부터 학급 음악회가 있다고 예고를 하고 연습을 숙제로 내 주었다. 막판에 장기 자랑도 같이 하게 되었다. 방송반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촬영도 했다. (삼각대 위에 디카를 설치해 놓았다.)

 

순서 정하기는 제비 뽑기로 정하였다. 순서가 정해지고 나자 한 명씩 차례대로 무대로 불렀다. 나는 반대편에서 촬영을 하고....

리코더를 하는 아이, 노래를 하는 아이, 소고 치며 노래 부르는 아이,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아이, 멜로디언을 치는 아이, 바이올린을 켜는 아이 등등 그래도 다양한 음악회가 되었다. 디카로 찍으면서 보니 자신 있게 하는 아이와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아이들 일기장을 살펴 보니 많이 긴장되었다고 썼다. 그것도 무대이니 당연히 떨리겠지.

 

지난 학교는 강당 같은 곳이 있어서 피아노 연주도 가능했는데 여기는 아직 내가 시설들을 다 파악하지 못해서 그냥 교실에서 하였다. 피아노 연주가 불가능해서 자신이 휴대할 수 있는 악기로 한정지었다. 그게 좀 아쉽다.   교장 선생님이 노래나 악기 연주를 좋아하셔서 1인 1악기 다루는 것이 학교 교육 목표에도 명시되어 있고, 나 또한 악기를 한 가지씩 다룰 수 있으면 인생을 좀 풍요롭게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악기 하나씩은 다루는 게 좋다고 종종 말하곤 한다. 그리고 일단 악기 잘 다루는 사람은 폼도 나고, 사회 생활할 때 후한 점수를 받는다. 또 스트레스 해소에도 아주 좋다. 요즘 딸을 보니 스트레스 좀 받는 싶으면 피아노 연주를 하더구만. 그래서 정서 안정면에서 악기 하나는 연주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 내 단짝 친구의 남친이 정말 바이올린을 잘 켰다. 공부는 잘했지만 키가 작아서 좀 볼품이 없던 아이였는데 어느 날 기차 안에서 그 아이가 바이올린으로 뽕짝(트로트)을 연주했다. 함께 있던 여자 아이들 모두 입을 쩌억 벌리고 감탄을 하며 "오빠, 오빠"를 외쳤다. 그 때 느낀 건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돼.' 이거였다.

 

아직 1학년이라서 연주가 서투르지만 제법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2학기에는 더 나은 실력을 보여 줄 거라고 믿는다. 작년 아이들은 나에게 실로폰을 배워서 실로폰 연주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내가 독서를 좋아하기 전에는 음악을 참 좋아했었다. 지금도 물론 음악을 좋아하지만서도.  악기를 못 다루는 아이들은 대부분 노래를 부르는데 목소리가 일단 작고, 고른 노래가 신선하지 못한 게 좀 아쉬웠다. 곡 선정도 중요한데 말이다. 그래도 한 학기에 한 번 하는 학급 행사인데 이럴 때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도 물심양면 도와주시면 아이의 기도 살리고, 친구들에게 관심도 받고 좋다.

 

학급 행사를 한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간식을 아이 편에 보내주신 몇 분의 학부모님이 계셔서 아이들은 축제의 날이 되었다. 빼빼로에 아이와 엄마가 직접 만든 쿠키, 요구르트, 거기다 막대사탕까지. 뜻하지 않은 간식에 아이들은 비명을 지를  정도로 좋아했다. 쉬는 시간에 간식을 먹고 이어서 장기 자랑을 하였다. 음악회는 일 주일 전에 예고를 해서 준비가 그런 대로 됐는데 장기 자랑은 예고를 3일 전에 해서 미처 준비를 못 하고 나온 아이가 몇 명 보였다. 즉흥적으로 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 순발력은 칭찬할 만하다.  한 명은 결국 아무 것도 못했다.

 

장기 자랑은 말 그대로 자신의 장기를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 선보이는 것이다. 숨겨져 있는 기를 재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평소에 모르던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는 수가 제법 있다.   태티서의 "트윙클"을 춰 준 여자 아이 6명, 격파까지 선 보인 무술단 3명, 태권도를 선 보인 남자 아이 세 명, 마술, 풍차 돌리기 (급조한 티가 남), 노래 등등이 있었다. 역시 연습을 해 오고 준비물도 철저히 해 온 아이들이 자신감 있게 잘하고 친구들에게도 박수를 많이 받았다. 송판 격파를 하자 난리가 났다. 아이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해 온 아이들의 무대에 호응도가 높았다.  일기를 보니 어제 있었던 음악회와 장기 자랑에 대해 자세히 잘 썼다. 생각과 느낌 쓰란 말을 안 했어도 알아서들 자신들의 생각과 느낌을 쓴 걸 보고 "아이들에게 억지로 생각과 느낌을 쓰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윤태규 선생님의 말씀이 맞다는 걸 확인했다. 체험을 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쓴다. 친구가 전학갔을 때는 슬프다는 느낌을 ,장기 자랑을 할 때는 떨리면서도 재밌었다는 느낌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잘 썼다.

 

모든 행사를 다 마치고 음악회 분야만 금, 은, 동메달을 투표로 뽑았다. 포스트 잇을 나눠 주고 자기 빼고 잘한 친구들 세 명의 이름을 적어 보라고 했다. 전에 투표를 해 본 아이들은 이번에는 실수 없이 잘했다. 비밀 투표이니 무덤에 갈 때까지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말해 줬다. 하지만 벌써 저 쪽에서 " 나 @@@ 적었는데......" 하며 비밀을 발설하는 어린이가 있었다.

 

칠판에 누가 몇 표를 받았는지 써 줬다. 마지막 순서에 나와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가 금메달, 멜로디언을 양손으로 연주한 차 ##가 은메달, 오카리나를 연주한 **가 동메달을 수상하였다. 1학년이긴 해도 정확하게 누가 잘했는지 아는 게 기특하다. 점점 심사하는 실력도 좋아지고 있는 울 반 친구들이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하고 느끼는 것은 요즘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뭐든지 잘한다. 그만큼 욕심이 있어서인가 보다. 다른 샘들도 한결같이 그 말씀을 하신다. 공부 잘하는 애가 운동도 잘하고, 악기도 잘 다루고, 그림도 잘 그리고, 춤도 잘 추고.....한 마디로 엄친아들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에 대하여 어떤 학자는 그게 바로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 우리 몸에서 나오는 물질 "도파민" 때문이라고 한다.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내적 동기 부여를 해 주어서, 무슨 일이든지 도전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성취감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은 도파민이 나오지 않고, 따라서 도전을 무서워하며, 계속 소극적인 상태로 지내게 되어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공부 시간에 소극적인 아이들은 이런 행사에도 항상 소극적이다. 고학년은 이런게 고착회되어 교사나 부모가 도와주기 어렵다. 하지만 저학년은 이런 행사 계획이 있을 때 부모님이 옆에서 적극적으로 거들어서  이번 기회에 성취감을 맛보게 해 주면 자신감을 회복하고 "도파민"이 분비되게 할 수 있는데 어제 촬영하다 보니 안타까운 아이가 몇 있다.

 

지난 학교에서 내가 참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말씀하시길  본인은 꼭 학기말에 학급 장기 자랑을 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야 애들이 성장한다고 말이다. 맞는 말씀이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보는 거야 말로 아이들을 성장시킨다. 작년에 딸이 학급 장기 자랑 때문에 며칠씩 기타 연습을 하고, 연주회를 위해 피아노를 계속 연습하는 걸 보니 이런 행사들이 아이들에게  연습의 기쁨을 맛보게 해 주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방학식 날까지 교과서 진도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담임이 이런 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이들이 국어와 수학 공부 한 것은 기억 안 나도, 이런 행사는 오래 기억할 것이다. 수업일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공부의 양도 대량 축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들은 이런 행사를 스스로 준비하고, 실제로 무대에 서 보면서 성장한다. 이게 바로 자기주도학습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한 학기에 한 번이라도 이런 행사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수업 시수 좀 줄여달라고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2-07-1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장기자랑시간이라....전 별다른 장기가 없어서 장기 자랑시간이면 항상 맨뒤에 숨어있던 기억이 나네요ㅜ.ㅜ

수퍼남매맘 2012-07-21 11:57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뒤에 숨는 아이였는데 지금은 아닌 것처럼... 아이들도 변화의 가능성을 봐야겠네요.

희망찬샘 2012-07-22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번째 쓰는 댓글이에요. 쓰다 날아가고 쓰다 날아아고... ㅜㅜ (이거 쓰는데 3일 걸렸네요.)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시간을 선물하셨네요. 저학년이랑 생일잔치할 때는 장기자랑에 열심히 참여하던데...
그래서 1학기와 2학기 연주 솜씨가 달라진 거 보고 아이들은 이렇게 성장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뿌듯했는데, 고학년들은 장기자랑 하라니 부끄럽다는 이유로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나 하려고 해요. 학기를 마무리하는 장기자랑 시간은 참 근사하네요. 우리랑 방학식이 같으니 개학도 비슷하겠네요. '즐방' 보내세요. ^^

수퍼남매맘 2012-07-22 12:00   좋아요 0 | URL
저학년은 뭐든지 열심히 하고, 고학년 갈수록 뭐든시 시시해 하고.... 개학식은 8월 20일이에요. 10일이나 짧아졌어요.희망찬샘도 알찬 방학 보내세요.
 

솔직히 작년까지는 아이들 일기장에 코멘트를 달아 주질 않았다.

별 도장만 세 개, 두 개, 한 개 이런식으로 찍어 줬었다.

글씨도 엉망이면 다시 쓰라고 하였다.(일기가 국어 지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었다. )

 

하지만 금년, 한 권의 책이 나를 변화시켰다.

바로 이 책이다.

 

책은 어마어마한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사람을 변화시킨다.

이번 아이들과는 그 책에 나온 대로 일기 지도를 해 보자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다.

첫째 맞춤법과 띄어쓰기 안 보기(그건 예전에도 그랬다.)

둘째 생각과 느낌을 쓰라고 강요 안 하기

셋째 글씨를 좀 못 쓰더라도 용납하기( 이 부분이 좀 어렵다. 적어도 읽을 수 있게는 써와야 되지 않나? 나중에 자신이 쓴   일기를  읽을 수 있을까 싶은 아이가 두서너명 있다.)

다섯째 아이들 일기 밑에 코멘트 달아 주기

나름대로 작년과 비교해서 참 헐렁해졌고 열심히 코멘트를 달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이 책 읽기까지는 즐겁게 하는데 일기 쓰기는 수퍼남매도 즐겨 하지 않는다.

교육경력 19년에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여럿 봤어도 일기 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아직 못 봤다.

그래서 이번 아이들과 한 번 책에서 가르쳐준대로 해 보고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결심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얄미운 아이들이 몇 있다. 그나마 수가 많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새발 글씨를 써와서 알아 보지 못하게 하는 아이와

무지 간단하게 써서 써 줄 코멘트가 없게 만드는 아이이다.

진짜 마음 같아선 그냥 사인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몽실몽실 피어난다.

윤태규 작가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예전에 내가 했던 일기 지도와 비교해 보면 참 허용적이고, 나름대로 열심히 코멘트도 달아주고 있는데

1-2명의 아이의 일기글에는 도대체 해 줄 말이 없다. 너무 짧아서 말이다.

글씨도 도대체 알아 볼 수가 없다. 나보고 안경 위에다 또 안경을 쓰라는 건가?

선생님이 노력하시는만큼그 아이들도 노력을 좀 해 줬음 좋겠다.

 

물론 내가 달아주는 코멘트와 일기 지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끼친 아이도 몇 명 있다.

그 아이들 때문에 웃는다. 보람도 느낀다.

자기네들끼리 내가 써 준 말들을 서로 읽어 주기도 하고, 무슨 말이 써져 있는지 몰래 보는 아이들도 있다.

 

오늘 코멘트를 달아 주다 보니 어떤 아이가 지난 주말에 매일매일 일기를 쓴 것이  발견되었다.

엄마가 시켜서 썼는지 자기 스스로 쓴 건지 확인할 길 없고,

진짜 일기가 쓰고 싶어서인지 일기장 2로 넘어가면 받는 쿠폰이 탐나서인지 알 길 없지만

어떤 이유인들 어떠랴!

일기를 자주 쓰는 아이들이 생겨 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2명의 아이들은 벌써 일기장을 한 권 다 쓰고 2권으로 넘어갔다.

 

교사가 똑같은 걸 지도해도

잘 쫒아오는 아이들과 못 쫒아오는 아이들이 항상 존재한다.

교사는 후자 아이들에게 더 마음을 써야 한다는 그 기본을 또 한 번 실감하는 요즘이다.

의원은 건강한 자에게가 아니라 아픈 자에게 필요하다는 진리 말이다.

 

아주 간단히, 그리고  글씨를 엉망으로 써 온 일기장을 다시 들여다 봤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머리를 쥐어 짜서 댓글을 달아 줬다.

윽~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아량이다.

걔들은 선생님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단 걸 알기는 할런지.....

생각해 보니 할 말이 없는 자신들이 더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2-07-1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 써주시는 일기장 댓글은 정말 동기부여를 해주는데 큰몫을 합니다.
특히 저학년인 경우에는 더 그러한 것같아요.^^
아이들 일기 쓰는 것, 정말 싫어하더라구요.
헌데 선생님의 댓글 한 줄에 처음엔 신기해하다가,나중엔 선생님과 대화를 하고 있다라는 착각을 하고 선생님의 댓글을 받으려 일기를 쓰는 것같더라구요.ㅋㅋ
물론 엄마인 저도 그것이 신기하여 몰래 몰래 아이의 일기를 훔쳐보기도 하구요.ㅎㅎ
아들같은 경우엔 1학년때 선생님은 댓글을 달지 않으시고 그냥 도장만 찍어주셨어요.
아이는 그런가보다~ 했지만 저는 좀 섭섭하더라구요.
그러다 2학년때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재밌었겠구나!'란 짧은 댓글이 달렸을땐 아이와 전 신기하더라구요.
작년 3학년땐 일주일에 세 번 써가면 마지막 날에 선생님이 항상 글을 꼼꼼하게 써주셨는데
아이보다 제가 더 감동이었어요.연세가 있으셔서인지 삶의 관록이 묻어나는 글들이 많아 선생님의 인격과 관심이 느껴져 새삼 선생님을 다시 보게 되고,저 또한 존경심이 일더라구요.^^
아들녀석도 그런 감동을 느꼈는지 이젠 선생님과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고,은근 선생님의 댓글을 기대하고 있어요.
올해는 일주일에 네 번 일기를 써야 하는데 선생님은 그 중 두 세개의 일기란에 짧은 댓글을 남겨 주시는데 그것도 다 정성이라고 생각하니 감동이더라구요.

선생님들은 참 귀찮으시겠지만,일기 쓰기 싫은 아이들에겐 일기를 쓰고픈 의욕이 생기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은 맞아요.우리 아이만 봐도 말이지요.^^

수퍼남매맘 2012-07-17 15:26   좋아요 0 | URL
예. 저도 초임때는 고학년 아이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일기에 댓글을 주고받았는데 시간이 서서히 흐르면서 귀찮아지더라고요. 그러다 딸 아이 일기장에 담임 선생님께서 댓글을 달아 주시는 걸 볼 때면 저도 감동을 먹곤 했었죠. 역시 짧은 댓글 하나에도 아이와 학부모는 이렇게 감동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결심한 대로 아무리 간단한 일기글에라도 댓글을 달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 중에서도 자녀의 일기장에 댓글을 적는 분도 계세요. 그분들 역시 그 책을 읽으신 거죠.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하면 교육적 효과는 가속도가 붙습니다. 나무님도 자녀 일기장에 댓글을 달아줘 보세요.
아무튼 나무님 말씀 들어 보니 담임 샘의 댓글 달기가 아이들의 일기 쓰는데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건 맞나 봅니다.

2012-07-18 0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8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9 0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