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백화현 선생님의 강의가 있다고 해서 부장회의가 있는 목요일이지만 용감하게 연수를 신청하였다.

나 외에 독서에 관심 있는 두 분과 함께 교육청으로 갔다.

초, 중, 고등학교가 함께 모이는 연수는 드문데 오늘 연수는 "독서동아리"라는 주제 때문에 한자리에 모였다.

 

백 선생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고 글도 간혹 읽어본 적이 있긴 한데

제대로 만남을 가진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알라딘 지인인 순오기님과 비슷한 인상이라서 참 반가웠다.

책과 가까이 지내시는 분들은 인상도 좋다.

 

선생님은 왜 자신이 학교도서관 그리고 책모임에 열정을 갖게 되었는지 아주 장황하게 설명을 하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독서라는 것도 철학이 없이 기능면으로 접근하게 되면

또 하나의 사교육이 되어 아이들을 쥐어 짜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4년 동안 우수한 아이들을 가르첬던 선생님은

난곡 달동네에서 만난 정반대의 아이들 때문에 충격을 받으셨다고 한다.

세상이 너무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참 힘드셨단다.

교과서도 없고, 학습 의욕도, 꿈도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악만 남아 있는 그 아이들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그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무엇으로 풀어줘야 할지 고민고민하다

꺼내들은 고육지책이 바로 책이었다고 한다.

백 선생님이 사춘기 때 책으로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자신이 힘들 때 책 속의 인물들로부터 용기를 얻었던 것처럼

달동네의 아이들도 책과의 만남을 갖게 해 주고 싶었단다.

책이 친구가 된다면 이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생기고, 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으리라.

 

이래저래 상처 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그런 책을 만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그 해결책으로 학교 도서관을 제대로 정비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한다.

적어도 공교육기관에서만큼은 강남의 아이들이나 달동네의 아이들이나 똑같이

좋은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셨던 거다.

실제로 연구 결과

저소득층의 아이들은 중산층 아이들보다 좋은 독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책과 친하지 않다고 한다.

공교육기관에서만이라도 이런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게 바로 보편적 복지이기도 하다.

부모의 경제 능력, 계급을 떠나서

누구나 학교 도서관에서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하자는 것이다.

 

자신의 큰 아들을 위해 시작한 도란도란 책모임이,

교사 독서동아리, 학부모 독서동아리, 학생 독서동아리 모임을 운영하고, 이제 책모임이 전국적으로 운동을 확산되기까지

정말 열심히 달려온 백선생님의 열정과 끈기,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나도 내가 처한 위치에서 아이들,학부모, 동료 교사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이며 학교의 심장이라고 말이다.

(우리나라 교장님 중에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까? 백 선생님이 만나본 미국의 8명 교장님은 이구동성으로 학교도서관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이라고 했단다. 진짜 부럽다. 밑에서 개혁을 하는 것은 정말 지난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리더의 철학이 바뀌면 학교의 모든 것이 바뀐다.)

아직 학교도서관에 정식 사서교사가 배치되지 않고 있다.

현재 근무하시는 분들은 모두 계약직 사서들이라고 알고 있다.

작년부턴가 초등학교에

스포츠강사가 전면배치되었는데 정작 더 중요한 사서교사는 아직 한 명도 없다니.

이게 바로 우리 나라 교육의 현주소다. 참 슬프다.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쓰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돈은 다른 곳에 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1-2학년 때 사서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매주 1시간씩 그림책 읽어주기를 한다고 한다.

아무런 독후활동도 없이 오로지 읽어주고,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그림책을 소개해주는 활동으로만 채워진다고 한다.

사서교사가 2년 동안 좋은 그림책을 읽어준 미국 초등학교의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온 우리나라 아이들과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날 건지 뻔하다.

백 선생님이 만난 우리 나라 모 재벌 그룹의 인사과장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룹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우리나라 SKY 출신을 채용하지 않고, 해외출신들을 채용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해외출신들이 국내 대학 출신자들보다 훨씬 창의적으로 업무수행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 나라 아이들은 암기식 공부를 잘할지 몰라도 창의적이지 않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왜 그 많은 사교육비를 들이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부를 하면서

해외출신들에게 밀려서 88만원세대를 양산해내고 있는지 정말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결국 죽 써서 남 주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백선생님은

앞으로 88만원세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99% 지금의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지수를 높이고, 학교 폭력을 줄이고, 자살률을 낮추고, 꿈을 꾸게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이

바로 독서와 책모임이라는 것이다.

나 혼자 하는 독서도 물론 좋지만

책모임은 책과 만남이 전제된다.

책을 매개로 해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삶을 나누고,  토론을 하고, 타협을 배우고, 사랑과 실천을 배우는 것이다.

책모임을 통해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결국은 달동네의 아이들이 백 선생님을 지금으로 이끈 셈이 되었다.

백 선생님은 꾸러기 큰 아들이 결국 자신의 스승이 되었다고 회고하셨다.

어떤 하나에 미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가열차게 달려온 사람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연수 종료 시각이 지났는데도 백 선생님의 열띤 강의에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남아 강의를 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또 하나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나부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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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07-06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연수를 들으셨군요. 요즘은 이런 독서 운동하시는 분들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읽습니다. 저도 백화현 선생님을 강연 듣고 싶네요. ^^

수퍼남매맘 2013-07-06 15:36   좋아요 0 | URL
혼자 읽는 책도 좋지만 백선생님 말씀처럼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니 책 모임이 훨씬 효과적이죠.
샘도 저도 독서동아리 열심히 하자고요. ㅎㅎㅎ

희망찬샘 2013-07-07 09:00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저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 하길 잘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는 학교에서도 동아리를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른들이 원하시기도 하지만, 독서에 대한 목마름이 교사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수퍼남매맘 2013-07-0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반대 생각이에요.
교사들조차도 독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독서를 하지 않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건 학부모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가야 할 길이 참 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야죠.
한 사람 한 사람 설득하면서 말이죠.

희망찬샘 2013-07-07 16:50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제가 만난 많은 분들은 독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필요성도 느끼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안내가 있다면 좀 더 쉽게 함께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이 접하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라는 한상수 이사장님 말씀과도 조금 맥을 같이 한다고나 할까요? 관심은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지요. 뭐, 달리 풀어 말한다면 실천이 없는 것은 관심이 없는 것이라는 말과도 통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먼저, 이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조언자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해 보려 합니다.

수퍼남매맘 2013-07-07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너무 회의적이었나요? 관심은 있으나 실천이 부족하다고 해야겠네요.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저 또한 책과 담 쌓고 지내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으니
제 경험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절망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갈 길을 가야하겠죠.
우리 모두 화이팅!!! 입니다.
 

3시부터 출장을 가야하는데

6교시 5학년에 보결을 들어갔다 왔다. 바쁘다 바뻐!!!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이라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독서교육을 하였다.

우리 반 아이들 데리고 했던 창의성 수업 말이다.

먼저 책 좋아하는 친구들 손 들어 보라고 하니

예상보다 절반 이상이 든다.

끝말에 " 만화책이요~" 했지만서도 절망적이진 않다.

 

이보나 씨의 <문제가 생겼어요>를 플래쉬 동화로 들려주고

다리미 자국으로 연상하여 그려 보라고 하였더니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집중하더니 놀라운 작품들을 그려내기 시작하였다.

역시 선배답다.

 

자기들끼도 놀라운지 흘끔흘끔 서로의 작품을 곁눈질로 본다.

내친 김에 하나를 더 보여줬다.

우리 반 아이들은 다 아는 이보나 씨를

5학년 아이들은 전혀 알고 있지 않았다.

<학교 가는 길>을 보여 주며 발자국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보라고 하였다.

발자국이 각양각색으로 변하는 걸 보더니 마지막에 박수를 보낸다.

손뼉까지 칠 줄은 몰랐다.

 

5학년 아이들을 보면서 또 깨닫는다.

아이들은 책을 좋아한다.

다만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책과 덜 친한 것 뿐이다.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한 것은 결국 부모와 교사, 이 사회가 아닌가 싶다.

책 읽어야 할 시간에 학원 다니고, 게임 하고, 카카오톡 하고 말이다.

책 읽을 시간이 주어지고, 주변에 좋은 책들이 있다면 분명 책과 친하게 지낼 아이들이다.

 

너희가 그린 작품은 1학년 동생들에게 보여줄 거라고 하니 더 열심히 한다.

끝나는 종이 울렸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완성을 한 남학생도 인상적이다.

5학년 정도 되면

"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나요." 라고 배 째라는 식으로 가만 있는 아이가 한 둘 있기 마련인데

끝나는 종이 울렸는데도 열심히 그리고, 색칠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잘 이끌어 줘야 할 터인데....

 

수업을 끝내면서 담임 선생님 컴퓨터 바탕 화면에 그림책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 놨으니

공부하기 싫을 때, 너무 더워서 집중하기가 힘들 때, 담임 선생님께 틀어 달라고 말씀 드리라고 했다.

전학년이 아침자습 시간만이라도 차분히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가 마련된다면

아이들에게 많은 자양분이 될 텐데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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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07-06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걸요.

수퍼남매맘 2013-07-06 15:38   좋아요 0 | URL
고학년도 얼마든지 책을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엿봤답니다.
 

내일이 1학년 꼬맹이들 데리고 공개수업이 있는 날이다.

보통 1학년은 2학기에 공개수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 학습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기에)

본교는 해마다 1학기 그것도 가장 더울 때 공개수업을 하는 바람에 고충이 많다.

 

지금도 교실 온도가 상당한데

공개시간이 5교시인데다  아이들, 학부모님, 거기다 교원들까지 교실에 들어오면

교실 온도는 상상 이상으로 상승한다.

한 교실에 50여 명이 있다고 상상해 보시라!!!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집중력이 뚝뚝 떨어지는 아이들인데

주변에 여러 사람이 있다고 하면 이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기가 얼마나 어럽겠는가!

게다가

날씨가 더우면 1학년 아이들의 집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보통 때도 5교시에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곤 한다.

그건 어느 학년이나 마찬가지일 게다.

하여 얼마나 담임이 수업 준비를 많이 하였는지보다

이이들의 집중력과 그 날 컨디션이 1학년 공개수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학년 수업이라서

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발표를 잘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일 터인데

아이들이 더위 먹어서 발표를 안 하면 그 수업은 아무리 담임이 준비를 많이 했더라도 꽝이다.

선선할 때, 최소한 2-3교시 가장 집중력이 좋은 시간에 수업 공개를 해야 하는데

악조건을 다 갖춘 상태에서

집중시간이 짧은 1학년 아이들과 공개수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

나도 내일 점심 먹고 이 아이들을 운동장에 내보내야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까지 고민 중이다.

작년에 내보냈더니 공개수업 시작 종이 쳤는데도 느지막히 들어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공개수업을 해야 하는데 땀을 비오듯 흘려 꼬질꼬질한 상태에서 수업을 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을 점심 시간까지 교실에 묶어 두자니

5교시에 더 집중을 못 할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한 이런 1학년 아이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

내일은 꼭 점심시간부터 에어컨 가동을 해 주십사 학교측에 건의를 드렸는데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작년에도 수업 중간에 에어컨이 나오는 바람에 쪄 죽는 줄 알았다.

 

아무튼 내일 날씨가 부디 선선하길 바라고,

에어컨 가동이 반드시 되길 바라고,

1학년 꼬맹이들이 자신감을 가져 오길 바란다.

수업 준비는 교사가 하는 것이지만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것은 교사와 학생이기 때문에

우리 꼬맹이들이 지금까지 쭈욱 학습 훈련을 했던 것처럼 잘해주길 바란다.

학부모님들도 내 자녀가 발표를 못하는 것은

5교시에다, 날씨가 더워서 집중력이 약해져서일 거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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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6-0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공개수업 많이 걱정하시는구나^^'
잘 하실거라 믿어요!
점심때 교실에서 놀게하심이 좋을듯 합니다. ㅋㅋ

수퍼남매맘 2013-06-04 20:30   좋아요 0 | URL
1학년은 어디로 튈지 몰라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저보다도 아이들이 평소처럼 잘해 주길 바랄 뿐이에요.
교실에서 놀게 하면 좋은데 학부모 앉을 의자가 놓여져야 해서 놀 공간이 부족하네요.
재밌는 만화영화를 틀어줄까 싶기도 하고........

순오기 2013-06-0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개수업 준비한대로 잘 되면 좋겠네요.
아이들한테 달려 있긴 하지만요.^^

2013-06-04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06-05 07:41   좋아요 0 | URL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30도까지 오른다고 하네요.
말씀하신 것도 수정했어요.
 

이제 3학년이 된 전 학교 제자가 택배를 보내왔다.

그 때는 갓 입학한 햇병아리였는데 어느새 3학년이 되었다.

작년에도 이 어린이가 택배를 보내와서 감동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또 산타 마냥 선물 꾸러미를 보내온 것이다.

 

 

 

 

글씨도 얼마나 또박또박 잘 썼는지 모른다.

종류도 가지가지이다.

손수건,휴대폰고리, 캔디, 산딸기, 초코릿, 마시멜로 등등

제자가 날 기억해 준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데

이렇게 스승의 날에 딱 맞춰 택배를 보내오니 가슴 벅차게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가 꿈이라고 했던 눈이 사슴처럼 맑고, 아주 야무지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이다.

지금도 책을 좋아하여 800쪽이 넘는 <제인 에어>를 읽고 있는 중이라니 기특할  따름이다.

정말 내가 1학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가르쳤던 현재 2학년 아이들도 감사 편지에

" 좋은 책 많이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써서

내가 교사가 되어서 제대로 한 일이 바로

" 책 읽어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나를 통해 책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책 읽어주는 내 모습을 한 명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교사로서 그래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이 어린이에게 오늘 책 선물을 보냈다.

책벌레라서 다른 책들은 많이 읽었을 거라 예상되어

신간 중에서 두 권을 골라서 보냈다.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중에 작가가 되더라도 이런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오늘 저녁쯤 책이 도착할 것 같다.

정의로운 사람으로 잘 자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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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시네요^^
3학년이 어쩜 이리도 예쁜 선물을 하는지.....참 따뜻한 아이일듯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선물 고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이렇게 일일이 골라서 보냈더라고요.
아주 따뜻하고 정이 많은 아이랍니다.

순오기 2013-05-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이가 저렇게 챙겨서 보냈단 말이죠!
기특하기도 하지~~~~~~ ^^
선생님이 보낸 책선물에 아이도 신나겠어요.^^
보기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2   좋아요 0 | URL
어젯밤에 책 받아서
먼저 <오늘은 5월 18일>읽고 감동 받았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그렇게혜윰 2013-05-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배를 보내려는 입장에서 제 은사님도 기쁘게 받아주시면 좋겠어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3   좋아요 0 | URL
은사님이 당연히 기뻐하실 거예요.^^

saint236 2013-05-1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정말 기특한 제자랍니다.

BRINY 2013-05-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부럽네요. 내용물이 아기자기~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아까워서 아직 못 먹고 있답니다.

희망찬샘 2013-05-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이네요.
이런 기분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일 할 수 있지요?!
 

32년 전 스승의 날이 생겨났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 스승의 날 가지고 갑론을박이 많아진 듯하다.

2월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고, 일각에서는 아예 없애버리자 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 어떤 학교는 재량 휴업일로 쉬기도 하고,

학교에 나오더라도 기념식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일체의 편지, 꽃다발, 선물을 가져 오지 말라고 통신문을 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양상들로 하루를 보낸다.

그 속에서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교사들은

가장 보람되고 기뻐야할 이 날이, 슬픈 날이 된 것도 사실이다.

 

본교에서는 오늘

아침방송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하였다.

전교회장단 어린이들이

교장님, 교감님, 수석교사님께 직접 손으로 만든 종이꽃을 달아드리는 행사를 하고

각 교실에서도 아이들이 담임 선생님께 꽃을 달아드리는 기념식을 하였다.

(어제 딸과 함께 교장 선생님께 달아드릴 꽃을 만드느라 좀 고생을 했다. 역시 사는 게 빠르고 간편하고, 만드는 것은 정성과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걸 깨달았다. )

 

본교 교장님은 8월에 정년퇴임을 하신다.

난 작년에 본교에 부임하였는데

스승의 날에 교장님께서 직접 진두지휘를 하시며 교사들을 위한 행사를 하시는 것을 지켜 보면서 참 존경스러웠다.

동료 교사 모두 이구동성으로

교장님께서 직접 원로교사들을 챙겨 주시고, 천대 받는 스승의 날을 자축하는 행사를 개최해 주시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8월이면 학교를 떠나 제 2의 인생을 살아가실 교장님께서는

올해 마지막 스승의 날을 풍성하게 챙겨 주셨다.

어쩌다 보니 기쁘고 보람되기 보다 꺼려지고, 부담스럽고, 천대받는 스승의 날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끼리라도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주자는 의미라고 하셨다.

같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동료 교사이지만

고경력의 선배 교사님들은 35년 이상 외길을 올곧게 걸어오신 것을 축하해 드리고,

저경력 교사들은 그런 선배 교사들을 보면서 앞으로 더 좋은 교사가 되기를 결심하는 자리를 가져보자는 취지라고 하신다.

 

오늘도 교장님이 손수 준비하신 포도주를 고경력 교사들에게  선물로 주시고,

모든 교사들에게도 앙증맞은 선물(양갱과 초콜릿)을 주셨다.

올해 첫 스승의 날을 맞은 초임교사에게는 따로 선물을 주셨다.

작년에는 초임교사가 없었는데 올해는 초임 발령자가 있어서 이게 작년과 달라진 점이었다.

이제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후배에게 교장님이 직접 손글씨로 써내려간 편지와 선물,

초임교사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와 선물을 보고 행사장에 있는 교사들 모두 감동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빅3의 축하이벤트였다.

교장님, 교감님, 수석님께서 언제 준비하셨는지 멋진 노래를 선물로 주셨다.

여교장님의 기타 반주에 맞춰 두 남자분의 멋진 하모니로 "향수"를 불러 주셨다.

노래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앵콜"이 터져 나왔다.

무게 잡고, 권위를 내세우시는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스승의 날 이 더 속상한 후배 교사들을 위해 먼저 축하 행사를 펼쳐 주시고,

멋진 깜짝 이벤트까지 마련해 주신 우리 교장님, 교감님, 수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세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멋진 선배교사가 되어야겠구나 다짐을 해 봤다.

 

스승의 날이 쉬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담 교장님이 본교를 떠나시더라도

남아 있는 우리끼리 서로 토닥토닥이며

갈수록 힘들어지는 아이들, 각박해지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교단에 섰던 그 초심을 회고해 보며,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교사가 되기를 결심하는 그런 날로 보낼 것을 다짐해 본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 선생님이 등장하는 책들을 모아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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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1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 스스로 당당하게 자축하고 축하받는 스승의날이 되어야지요.
교장샘이 멋지시네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5   좋아요 0 | URL
교장님 덕분에 작년과 올해 뜻깊은 스승의 날을 보냈어요.
선배 교사님들 보면서
나도 저렇게 외길을 올곧게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