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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가 내리는 어젯 밤, 온가족이 영화관 나들이를 했다.

처음이었다. 온가족이 간 건 말이다.

애들이 크니 이런 일도 오는구나 싶어 감회가 남 달랐다.

수퍼남매 어릴 땐 나까지 표를 구매해서 함께 앉아 유아용(?) 영화를 보곤하다가

수퍼남매가 좀 크자 둘이 들여보내고 난  내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더 크니 이렇게 넷이 나란히 앉아 같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시계는 잠시도 쉬지 않고 째깍째깍 움직여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어제는 문화의 날이라서 아주 저렴하게 영화를 봤다.


"스타워즈" 를 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한 솔로, 레아, 루크, 츄이가 이번 7편에 재등장하여 진짜 반가웠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그들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던가 보다.

하지만 한 솔로(해리슨 포드)는 여전히 멋졌다. 

어릴 때 TV를 틀기만 하면 광속도로 진행하던 팔콘호와 투닥투닥 다투는 한 솔로& 레아 공주가 보였는데

이번에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스포일이 될까 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아마 나처럼 스타워즈 첫 시리즈 4-6편을 즐겨 보고, 좋아했던 사람은 7편을 보며 향수를 느낄 것이다.

아까도 말했듯이 그 시리즈에 등장한 인물이 대거 등장하기도 하거니와

비슷한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이번 시리즈부터 감독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바뀐 감독이 나처럼 첫 시리즈를 아주 열심히 봤던가 보다. 

어떤 리뷰를 보니 그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라고도 평가되어 있다.

첫 시리즈를 자주 본 사람은 왜 7편을  "오마주"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1-3편은 CG 느낌이 강해서 별로였는데- 첫 시리즈와 너무 동떨어졌다고 할까!-

오히려 이번 7편은 시간이 미래로 더 많이 갔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날로그 느낌이 강하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새로운 것보다 자꾸 옛것을 그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수퍼남매도 재밌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스타워즈가 시간의 순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처음부터 보지 않은 사람은 혼동할 여지가 충분하다.

나도 첫 시리즈는 극장에서 본 게 하나도 없고

모두 TV에서 봤더랬다. 

1-3편이 나왔을 때, 이게 다쓰 베이다의 이야기라는 것이 좀 낯설었다.

아무튼

세대를 아울러서 사랑받는 "스타워즈"임에 분명하다.

새 감독이 매년 한 편씩 만든다고 하니

병신년에는 8편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2015년 제 서재에 들려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2016년에는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이 올해보다 더 많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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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3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도 올해보다 더 멋찐 일들이 많아지시길~~

수퍼남매맘 2016-01-03 23:57   좋아요 0 | URL
유레카 님도요.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건강하세요.

2016-01-04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이 나 때문에 지각을 했다.

이럴 줄 알았다.

방학을 하면 마음이 느슨해져 알람 소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이 그랬다.

알람 소리를 분명 들었는데 무시하고 다시 자버렸다.

뭔가 낌새가 이상해 일어나보니 8시 26분!

으악!


딸을 서둘러 깨웠다.

딸은 세수도 안 한 듯.

교복만 대충 챙겨 입었다.

담임 선생님께 지각 사유를 문자로 보내고

차로 태워다 줬다.

아침도 못 먹고 간 딸한테 너~ 무 미안하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말이다.


'딸아, 미안해! 엄마가 저녁에 맛있는 거 해줄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어제 남편과 함께 아들 크리스마스 선물 사러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아들이 산타한테 편지를 썼는데 레고를 갖고 싶다는 거였다.

이 녀석이 편지를 쓰려면 일찍 쓸 것이지

지난 일요일에 쓰니 인터넷으로 살 수도 없고....

남편과 상의하여 어제 장을 보는 척 하고, 이마트에 갔더니 아들이 찾는 그 레고가 없는 거였다.

그런데 편지에 적은 레고 번호가 아리송송해서

딸한테 티 내지 말고 살짝 물어보라고 문자를 했다.

딸이 눈치껏 동생에게 물어봐 아들이 원하는 레고를 알게 되었다.

완전 007 작전이 따로 없었다.


두 번째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에 가니 이마트와는 달리 사람이 좀 북적댔다.

이마트에는 손님이 너무 없어- 완구 코너에도 없어서 경기 침체가 확실히 느껴짐- 놀랐다.

그곳엔 다행히 딱 하나가 남아 있었다.

가격이 후덜덜하다.

으쒸~ 이 녀석이?

항상 느끼는 거지만 레고는 너무 비싸다.

레고 모으는 취미 가진 아들 있으면 부모 등골 휜다.

가격 비싼 것 알고, 비싼 것은 산타한테 부탁했나?

아들이 본인 생일에는 필요한 것 없다고 해서 우리 부부는 용돈을 줬더랬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용의주도하게 계획한 것인지

아님 너무 순수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토이저러스는 센스 있게

계산대 앞에 간이 책상을 마련해 놨다.

손님에게 포장지를 무료로 주고, 선물을 포장할 수 있게 비치해 놓은 것이다.

굿 아이디어!!!

우리는 포장지에  토이저러스를 상징하는 "R" 로고가 있어

아들이 눈치 챌 듯하여 다른 포장지를 샀다.

이왕이면 완벽하게 작전을 성공해야지 싶었다.

포장지 하나로 모자라서

또 하나를 덧대느라 우리 부부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난 크리스마스 때 우리 부모님이나 산타한테 선물 받은 적 한번도 없는데...

참 불공평(?) 한 세상이다. ㅋㅋㅋ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고 싶은 우리 부부-이번엔 누나까지 합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이제 몇 년 안 남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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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8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2-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수퍼남매맘 2015-12-28 16:50   좋아요 1 | URL
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지요?
일이 많아서 이제야 인사 드리네요.ㅜ
 

어젯밤이었다.

관리실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주민센터에서 나와 길고양이를 포획하니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고양이를 기르는 터라 방송 내용이 남일 같지 않았다.

방송에서 나온 특정 길고양이는 지난 번 딸이 우리 부부 몰래 한번 집에 데려온 그 아이이다.

하양이 말이다.

추리해 보니 그 아이가 우리 아파트에 내내 돌아다니니 누군가 주민센터에 신고하였나보다.

어차피 길고양이 신세는 오래 살지도 못하는데

굳이 포획까지....

들은 바론 포획해서 유기묘센터에 가게 되고 거기서 입양되지 못하면 안락사 시키는 거란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울 아들 얼굴이 일그러진다.

하양 고양이가 집에 한번 오기도 하고, 여러 번 봤던 터라 너무 불쌍했나 보다.

드디어 울음이 터졌다.

" 너무 불쌍해 꺼이꺼이"

맞아, 너무 불쌍해.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남편이 애 마음 풀어주려고

" 저 애교 없는 줄무늬 고양이 버리고, 흰고양이 데려오자' 고 웃겨도

아들의 마음은 위로 받지 못했다.

인정 많은 울 아들에게 난

" 아들아, 온이 옆에 누워서 온이 털 만지며 마음을 가라앉혀 보렴" 말했다.

아들은 부드러운 온이털을 만지며 마음을 조금 진정시켜갔다.

온이도 보통 때면 쌩 하니 가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아들의 터치를 피하지 않았다.

실은 온이가 가장 졸려하는 시간이었다.

 

작은 고양이가 뭐 얼마나 피해를 준다고...에궁

'햐양아, 제발 잡히지 말고 잘 도망다녀라'

근데 이 녀석이 사람을 워낙 잘 따라서 걱정이다.

두 마리를 감당할 수 있음 얼른 데려올텐데....

딸이 어떤 사람은 길고양이 5마리를 데려다키운다고

슬쩍 압력을 주지만 감당할 수 없다.

지금도 온이 똥 내가 다 치우고,

토한 것도 내가 다 치우고

문 열고 닫는 것도 거의 다 내가 하는데...

소심한 온이는 다른 고양이 오면 엄청 스트레스 받을 듯하다.

 

오늘 아침, 아들 마음 풀어줄겸 길고양이를 찾아 나섰다.

누나가 매일 등굣길에 본다는 길고양이를 보러 다른 길로 등교를 하였다.

진짜 길고양이 셋이 있었다. 반갑구만 반가워요!!!

어미 고양이에 새끼 고양이 둘이었다.

길고양이들은 사람 보면 도망가는데 안 도망갔다.

딸말로는 어미고양이는 애교 작렬이란다.

(미모는 우리 온이가 최고!!!)

새끼 고양이들도 약간의 경계심이 있지만 그래도 "캭" 하진 않았다.

아들도 길고양이 셋을 보더니

어제 울적한 마음이 조금 괜찮아진 듯하다.

우리 학교 아이들도 길고양이를 보러 왔다.

딸 말처럼 예전부터 이 곳에 둥지를 튼 모양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동물을 좋아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사료를 주신다고 한다. 캣맘인 셈이다.

 

하양아, 둥이들아, 잡히지 말고 이 추운 겨울 잘 버티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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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12-09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나 강아지나 길거리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특히 겨울엔 정말 걱정이네요.
부디 `하양이`가 잡히지 말고, 추운 겨울 잘 버텨주면 좋겠어요.

수퍼남매맘 2015-12-09 10:0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어제 퇴근하는데 햐양이가 출입구 현관 앞에 덩그마니 앉아있어서
제가 얼른 도망가라고 했어요. 사람이 와도 그렇게 도망가지도 않고 있으니...
제가 발을 쾅쾅 거리며 얼른 도망가라고 하자 겨우 차 밑에 숨더라고요.
아직 잡히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어요.

2015-12-09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9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5-12-0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어릴적에 고양이를 세마리나 키웠는데.... 사실 남편이나 아이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한마리 이상 키우기 힘드실 거에요ㅡ.ㅡ
 

이틀 후면 딸 미술영재원 수료식이다.

지난 일 년 동안 딸과 나는 놀토 없이 주말을 영재원에 반납했더랬다.

일 년 동안 작업한 작품을 모아 간단한 전시회를 하였다.

초등 영재원 때는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좀 고급지게 전시회를 하였는데....

중등 영재원은 아이의 작품 수준은 더 높아졌으나 전시실 규모는 조촐하였다. ㅋㅋㅋ

일 년 동안 매달린 작품을 모아 놓으니 이렇다.

( 집에 가져다 놓으니 처치 곤란이다. )

초등 때는 이렇게 심하게 만화 쪽으로 기울지 않았는데

중등 올라가서 만화 쪽에 심취한 듯하다.

기본기를 익히려면 석고 뎃생도 배워보면 좋으련만

아직 스스로 하겠다는 말을 안하니 기다려야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빨강 하이힐 신은 거북이 그림이다.

이 그림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그것도 구도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것이라 놀라웠다.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남겨 놔야지 순식간에 재활용에 들어갈 지도 모른다.

온이가 작품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이 녀석은 특히 종이 입체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왼쪽 앞, 나무로 만든 오토마타는 차 트렁크에 넣으면서 내가 망가뜨려 보수를 해야 한다.

딸 방에는 초등 때부터 모아온 작품이 그득하다.

 

아! 커다란 낫도 있는데 그건 전시회장에 놓으면 관람객의 손을 타 망가진다고 하여 전시를 못 했다.

PPT발표 때 영재 선생님이 낫 갖고 나와서 발표하라고 해서 대중 앞에 선을 보였다.

(설마 그 낫을 들고 발표할 줄 몰랐다. )

그 낫은 지금 우리 집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다. 사진에는 아쉽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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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딸이 다니는 교육청 미술영재원 PPT 발표회가 있었다.

일 년을 총정리하며 선생님과 학부모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자리이다.

지난 산출물 대회 작품 설명과 개선 방향, 영재원을 마친 소감을 발표하였다.

딸에게 일 주 일 내내 PPT 만들어라 노래를 불렀건만

이번에도 내 예상을 빗나가지 않게 딸은 바로 전날, 금요일 밤에  PPT 를 만들었다.

언제쯤 미리미리 만들까!

 

5대1의 경쟁을 뚫고 미술 영재로 뽑힌 20명의 아이들.

지난 일 년 간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하고

서로 같은 재능을 가진 친구, 선후배와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을까?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줄곧

'누구나 성장통을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출물 대회 주제는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화해서 표현하라 였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를 말하면서 은연 중에 아이들의 아픔이 드러났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없다고

그런 흔들림과 고민과 아픔 속에서 아이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듯하다.

아픔의 종류와 깊이는 서로 다를지 몰라도

누구나 성장통을 겪고 있다.

 

누가 아이더러 " 니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어? 나만큼 힘들어? 공부가 제일 쉬워" 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아이도 나름 힙들다.

초딩은 초딩대로, 중딩은 중딩대로, 고딩은 고딩대로 어른만큼 힘들다.

외모 때문에

성적 때문에

진로 때문에

인간 관계 때문에

기타 이유로...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크고 작은 아픔을 버티고 있는 아이들이 참 대견해 보였다.

3월에 비해 많이 자랐구나 싶었다.

 

영재원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몇 가지를 짚어 주셨다.

나도 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였다.

 

첫째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내용을 숙지, 암기하여 화면을 보지 말고 관중과 아이컨택하며 발표하라.

얼마 전 들었던 연수에서도 이걸 강조하였다.

이걸 잘한 사람이 스티브 잡스였다고 한다.

19명이 발표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관중과 소통하는 아이가 있었고

시종일관 화면이나 쪽지를 바라보며 하는 아이가 있었다.

관중을 웃긴 아이도 있었다.

짧은 발표 시간에 좌중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PPT의 내용이 아니라 발표자의 언변이다.

자신감 있게 또박또박, 카리스마 있게, 가능하면 유머를 섞어서...

분명 개선해야 할 점이다. 

 

둘째 영재원을 마친 소감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동한 자신이 해 온 작품 활동이 PPT안에 들어가 있음 더 좋겠다.

딸도 이 부분을 간과하였다.  왜? 귀찮아서겠지.

일일이 사진 찾아 작업해야 하니까.

금요일 날, 내가 너무 졸린 바람에 검토를 못 해줬다.

봤다면 사진 넣으라고 조언했을 텐데....

일년 간 작품 자료가 들어간 아이가 몇 있었다.

그 아이들의 PPT는 단연 돋보였고 내용도 알찼다.

미술 하는 아이들이니 PPT를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기억해야 할 점이다.

 

딸은 초등 미술영재원 보고회 때 아픈 기억이 있다.

이쁜 폰트 쓴다고 잔뜩 멋을 냈다가

막상 보고회 장소에서 글씨가 보이지 않아 완전 당황하여

발표를 대충 해 버렸다.

지금 같으면 임기응변으로 할 텐데

그때만 해도 아직 어려서....

그 일을 계기로 어디서나 잘 열리는 가장 기본 폰트를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번에도 글씨가 깨진 아이가 한 명 있었다.

그 아이도 이번 일을 통해 가장 무난한 글씨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오늘의 실패를 교훈 삼아 개선하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닉 부이지치의 말대로

" 실패할 수 있어요. 넘어질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계속 도전하는 거예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늦잠도 못 자고, 한 번도 지각, 결석 안 하고

성실하게 다닌 딸과 나는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 줬다.

딸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줬다. 털이 복슬복슬한 옷이다.

가장 늦잠이 많고, 게으른 시기인데

토요일 일찍 일어나 영재원 다니는 게 귀찮고 성가신 일임에 틀림 없다. 나도 그랬다.

그럼에도 일단 가면 작업에 빠져 들어 즐겁고 행복했다는 딸의 말을 듣고

너는 미술을 해야 즐겁고 행복한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 영재는 다른 영재와는 달리 중2가 마지막이다.

다음 주 수료식을 하면 이제 당분간 집에서 끄적이는 것을 제외하곤 미술과 잠시 이별이다.

" 이제 미술 체험할 일이 없는데 기본기 익힐 겸 미술학원 다녀볼래?" 운을 뗐지만

딸은 학원 다닐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럼 기다려야지. 자신이 보내달라고 할 때까지.

딸은 영재원 다니면서 한계를 아직 못 느꼈나 보다.

다른 아이는 자신보다 더 잘하는 아이를 보거나 스스로 한계상황에 도달하여 좌절감도 맛봤다고 하는데...

딸은 아직 또래보다 정신연령이 어린 듯하다. 어쩌겠나! 기다려야지.

 

그래도 이제 영재원 수료라고 하니 서운하긴 한가 보다.

이런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하지 못하고

같은 재능을 가진 친구, 후배를 만나지 못한다는 게 말이다.

제일 좋은 건 주말에 늦잠 잘 수 있다는 것. 그건 나도 좋다. ㅎㅎㅎ

영재원에서 사귄 좋은 친구, 후배들과 계속해서 연락하고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와 성향이 반대인 딸을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의 여력이 생긴 것은 바로 좋은 책 덕분이다.

부모가 조급하면 아이를 망친다고 하였다.

지금, 여기를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들러는 말한다.

청소년 소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나름 힘들구나 알게 되었다.

 

이틀 후면 수능이다.

어제 딸이 선생님께 들었다면서 감독관으로서 지켜야 할 일을 말해주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감독관 선생님이 조금만 신경을 거슬리는 복장과 행동을 해도 항의가 들어간단다.

그만큼 아이들의 신경이 매우 예민하다는 것이다.

누가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나!

바로 어른이다. 부모이다. 이 사회이다.

결과를 떠나서

그동안 먼 길을 힘들게 달려온 아이들,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

수고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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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0 14: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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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2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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