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를 찾아라
배혜경 지음 / 수필세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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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평자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친교가 있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혹은 걸림돌이 될까"

이 책 해설을 쓴 박양근 교수의 첫말입니다. 

공감이 되어 인용해 봅니다


"앵두를 찾아라" 수필집의 저자인 배혜경 님과는 서로 안면이 있진 않아요.

하지만 이 분이 얼마 전 책을 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죠. 

알라디너의 책이라 구매해야지 마음 먹고 있던 터에

제가 좋아하는 알라디너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아 열심히 정독하였답니다. 


처음 책장을 펼치고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한쪽을 가득 메운 활자 때문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수필집은 글자와 글자, 줄과 줄 간격이 아주 넉넉했던 것 같거든요. 

요즘 하루키의 "시드니"를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책도 여백이 정말 많거든요. 

(하루키의 책을 잠시 제쳐둔 채 이 책부터 읽었답니다.)

저자는 하고 싶은 말, 들려 주고 싶은 말이 많았던가 보구나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왜 여백이 별로 없었을까 이해되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 낸 책이라 지면을 낭비하기 아까웠을 것 같아요. 


알라딘 서재에 저자 분이 여럿 살고 계시지요. 

(완전 부러워요, 어쩜 다들 글을 그리 잘 쓰시는지...)

모든 분의 책을 다 읽어보진 못 했고 마태우스 서민 교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어요. 

"서민적 글쓰기" 책을 읽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어요.

아마 이 책이 수필집이라서 그랬던가 봅니다.

아예 모르는 분의 수필이라면 느낌이 달랐을 듯해요. 

어쩐지 저자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그만큼 저자는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저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떠올려 보곤 하였습니다.

이 수필집을 통해 저자의 삶을 조금이나 알게 된 것 같아

저혼자 많아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요. 

저랑 연배가 비슷해서인지 

골목이나 부모님에 대해 쓴 부분을 읽을 때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답니다.


이 수필집 덕분에 모처럼 마음이 촉촉해지고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수필집을 자주 접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신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런 수필은 아주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수필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가

너무 감상적이고 저자의 주관에 너무 치우져져 있다는 점이었거든요.

이 수필집은  그런 기준에서 볼 때

너무 감상적이지  않은데다 지적이어서 좋았어요.

저자가 그만큼 이성과 감성을 두루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저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녹음했다는 녹음 파일도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목소리가 촉촉할 것 같아요. 글을 통해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렇거든요.


너무 생경한 낱말과 한자어가 많은 점은 

독서력이 그리 높지 않은 저로선 읽어내기 좀 힘겹기도 했어요. 

그것 또한 작가의 문체일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세상이 거대한 한 권의 책이라면 사람은 또 한 권의 작은 책이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배혜경 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프레이야, 책장을 넘겨 주는 여자, 수선화를 닮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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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1-19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고 리뷰까지... 부지런하네요!!
나는 돌아와서도 토욜 숲체험 외에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다 어제부터 슬슬 시동을 걸었어요!!^^

五車書 2016-01-1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주관이 배제된 글쓰기가 가능할런지요. 대부분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봐요. 치우치는 것은 다른 경우라고 봅니다만. 편하게 잘 읽었습니다.

수퍼남매맘 2016-01-19 20:2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뉴스도 주관적으로 하는 세상인데....
저도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위해 쓰는 거란 것에 동의합니다.
어설픈 논리로 쓴 수필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어 이런 문장을 쓰게 되었답니다.




2016-01-19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6-01-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라뷰를 잘 못쓰겠어서 ㅠ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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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의 리뷰가 알라딘 서재에 많이 보이길래 어떤 내용일까 심히 궁금하였다.

댓글을 읽고 쓰는 입장으로서 책제목이 참 마음에 와닿기도 하였다. 

읽고나서의 느낌은 섬짓하다.

책에서와 같은 유사한 일이 그동안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무서움과

앞으로 이런 일이 자행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이력이 참 특이했다.

75년생이니 비슷한 세대이다. 

공대 출신인데 기자 생활을 하였고, 지금은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제3회 4.3평화문학상을 탄 작품이라고 하는데 4.3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심사평을 보면 왜 이 책이 4.3사건을 전면적으로 다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상작이 되었는지 나온다. 수긍이 간다.

폭력이라는 연장선에서 두 사건이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 생활을 토대로 해서인지 이 책은 신문 기자와 "찻캇탓"이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중간중간에 찻캇탓이 속한 팀-알렙이 계획하고 행동한 일이 기록되어 있는데

19금 내용이 꽤 적나라하게 나오므로

청소년에게 재미있다고 추천하면 안 될 듯하다. 

안마방의 이야기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연예인이나 공인이 악플로 인해 고통 받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가  팀-알렙이라는 저격수를 고용하여 진보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내용이다. 

누군가가 누구일까?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세력이다. 

이들이 돈이 필요하고 능력이 되는 댓글부대를 이용하여 좌빨 세력이라 칭해지는 진보 사이트를 댓글로 무차별 공격하는 것이다.

고작 세 명의 댓글로 사이트가 마비되고 무용지물이 되는 이런 일이 가능할까?

처음 댓글은 그들이 달지만 그 다음은 자기들 즉 진보 진영끼리 치고받는 형국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이트는 아수라장이 되고만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철저한 조사, 그리고 흡인력 있는 내용 전개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이트와 보았음직한 사건들이 여러군데 나와 낯설지 않다는 것도 일조하는 듯하다. 

아무튼 댓글이 가진 폭력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경각심을 주는 고마운 책이어서 지인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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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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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는 재밌고, 유쾌하고, 마지막에는 눈물까지 흐르게 하는 감동을 전해줬다.

결국 " 사랑" 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깨닫게 해 주는 한 줄기 햇살처럼 따듯한 책이었다.


요즘 본방사수하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지난 주 결방하는 바람에 얼마나 낙담했던지..

바로 "응답하라 1988"이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도  가족, 이웃 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도 그런 면에서 일맥상통하다.

부부 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결국, 이웃 사랑까지...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길래?'라는 거였다.

나는 남편을 , 남편은 나를, 오베가 아내 소냐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오베 같은 이웃, 오베의 이웃 같은 이웃이 있는 걸까?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는데, 책을 읽으면서 오베와 오베 아내 소냐, 그리고 오베의 이웃이 참 부러웠다.


오베를 딱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원칙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오베를 보면서 떠오르는 지인이 있어 그 사람한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해줘야겠다 싶었다. 호호호!!!

원칙주의자의 장점은 법 없이도 양심을 지키면서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단점은 융통성이 없고 사회성이 결여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오베가 그렇다. 아주 심하다. 

단적인 예로 오베는 스웨덴이 만든 차 사브만을 고집하고, 사브를 타지 않는 사람과는 상종도 안 한다. 

바로 이웃인 루네가 볼보, 나중에는 BMW를 타고 다닌다고 왕래를 끊어 버릴 정도이다. 

이 정도면 오베가 얼마나 고리타분한 사람인 줄 짐작할 수 있을 게다.

게다가 칸트처럼 정확히 6시 15분 전에 일어나

매일 동네 시찰을 다닌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원칙주의자로 세상이 그득하다면 별 재미는 없겠지만서도 특별히 범죄는 없을 듯하다.

이렇게 오베처럼 알아서 순찰을 돌고, 양심을 잘 지키니 말이다. 


그런 그가 한 여자한테 첫눈에 반해 버린다.

사랑은 원칙주의자를 흔들어 놓기도 하는가 보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거짓말도 하니 말이다. 

오베를 흔든 주인공은 바로 소냐이다.

소냐는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소냐의 지인은 왜 그녀가 오베 같은 남자를 선택했는지 항상 의아해했다.

왜 아니겠는가?

소냐 같이 지혜롭고, 사교적이고,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한 여자가 말이다.

둘의 결합은 한 마디로 물과 불의 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둘은 누가 보기에도 부조화 그 자체였지만 둘은 행복했다.

오베는 그녀를 자신보다 더 사랑하였다.


(여기부터 약간의 스포일 있으므로 주의 요망)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가 이제 곁에 없다.

그 상실감이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배우자의 부재가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물며 오베에게 소냐는 전부였던 존재였다.

그의 전부가 사라졌다.

그의 선택은?


그렇다. 

그는 그녀 곁에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 계획이 매번 이웃들로 인해 망가져 버리곤 한다.

오베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이웃과의 에피소드가 정말 30초마다 웃게 만든다.

오베의 용의주도, 철두철미한 계획-원칙주의자이니 얼마나 심사숙고하였을까나!-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데 

이웃의 출현으로 벌어지는 상황은 그것과 대조되어 독자를 유쾌하게 한다.

전에 읽었던 스웨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비슷했다.

노인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죽고...

그 상황이 참 유머러스하였다.(책에 비해 영화는 좀 별로였다. )

이 책도 그렇다. 

달랑 2권 읽었지만 그래서 스웨덴 소설이 참 마음에 든다. 


오베-소냐의 사랑과 오베-이웃(길고양이 포함)의 사랑이 이 책의 기저를 이룬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오베가 소냐를 만나 사랑하며 행복했던 것처럼 

올 한 해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며 행복하였으면 한다. 

당분간 이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에서 허우적거릴 듯하다. 


2016-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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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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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미움받을 용기라니? 미움 받는데도 용기가 필요한가?

눈이 번쩍 뜨였다.

책 제목 한 번 잘 지었다 싶었다.

노란색의 표지 또한 뭔가 희망을 말해주는 듯해 보였다.

심리학이라 어려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술술 잘 읽혔다.

본문 내용이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으로 되어 있어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해 생생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 불린다고 한다.

2명의 명성과 달리 아들러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서 <개인심리학>을 만들었고, 프로이트와 함께 활동했으나

아들러를 아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아들러를 일약 스타(?)로 만든 사람은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일본 철학자 " 기시미 이치로" 이다.

일본 철학자가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에 대해 정통하다고 하니

둘의 인연이 궁금하였다.

이 책은 기시미처럼 아들러의 "용기"에 반한 또 한 명의 저자가 합심하여 만든 책이다.

아들러에 정통한 철학자와 작가가 만나서인지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도 잘 짚어내고, 어렵지 않게 잘 읽힌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책의 전개 방식은

어떤 철학자와 그 철학자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찾아온 젊은이의 대화이다.

둘의 대화를 잘 따라가다보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을 알 수 있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프로이트와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프로이트가 트라우마를 내세워 모든 인간 행동을 원인론 내지 결정론적 입장에서 본다면

아들러는 트라우마를 부정하며 모든 인간 행동을 목적론에서 본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철학자를 찾아온 젊은이는

자신이 지금과 같은 행동방식을 갖게 된 것은 여러 가지 가정환경적 요인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재다능한 형과 달리 자신은 둘째로서 특별히 재능도 없고 그냥저냥....

그래서 어릴 때 자꾸 형과 비교 당하는 바람에

지금과 같이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비사회적인 행동양식을 갖게 되었다며

철저하게 원인론적 입장에서 말한다.

이말인즉 현재 자기 모습은 " 나 " 가 아닌 외부적 요건 때문이란 말이 되겠다. 

 

젊은이의 말을 들은 철학자는 이를 부정한다.

과거의 경험이 젊은이를 이렇게 만든 게 아니라 젊은이 자신이 그 행동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젊은이는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며

은둔형 외톨이인 자신의 친구를 다시 예로 든다.

이에 철학자는 또 한 번 더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것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과거에 무슨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자신만의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은둔을 하고 있다고 힘 주어 말한다.

그리고

젊은이도, 은둔형 외톨이 친구도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고,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다면

" 용기 "를 내면 된다고 한다.

 

이 글을 읽은 사람 중에 이 무슨 궤변이냐고 화를 낼 수도 있겠다.

내가 아들러의 논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을 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 남편, 딸과 많은 논쟁을 했다.

내가 이 한 권의 책으로 아들러의 논리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엄격히 말해 기시미 이치로가 본 아들러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기에

아들러가 쓴 책을 더 꼼꼼하게 정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아들러 심리학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전면 부정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내린 현재의 결론은

프로이트의 이론 또한 완벽하지 않고

아들러 또한 너무 개인적이 용기만 강조하여 무리수가 있다는 점이다.

하기사 완벽한 이론이 어디 있을까!

프로이트는 너무 과거에만 집착한 나머지

지금이 간과되고 그럼으로써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놓치게 된다.

과거에만 갇혀 산다면 우린 결코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젊은이처럼 과거에 형과 비교당한 아픈 기억이 지금도 젊은이를 괴롭히고 있다면

계속 부모 탓, 형 탓, 환경 탓만 하는 게 옳은 것인가?

모든 것을 결정론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인간이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은 없는 게 아닐까?

용기를 낼 필요도, 달라질 필요성도 못 느끼지 않을까?

아들러는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의 나쁜 기억이 발목을 잡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하여 더 높이 나는 사람도 있다.

아들러는 많은 사람이 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 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들러의 이론에도 무리수가 보인다.

용기를 내야 한다까지 수긍을 하더라도

누구나 용기를 낼 수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요즘 드라마 <송곳>을 보고 있어 매치를 해봤다.

누구나 이수인이 될 순 없다.

내가 이수인의 처지라면

미움받을 각오를 하고 지점장과 전면전을 하는 게 옳다는 것은 알지만

현실에서 그 길을 선택하기는 정말 어렵다.

용기를 내어라 내어라 해도 그게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기질을 무시할 순 없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고, 자신의 단점을 고치길 바라고, 더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개인적인 용기 물론 좋다. 

하지만 그걸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별로 없다.

모든 걸 개인의 용기만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이수인처럼 못하는 사람을 향해

' 넌 용기가 없어서야. 넌 결국 이렇게 살아가도록 스스로 선택한 거야. 넌 지금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야" 라고

정죄하는 듯해 보인다.

개인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상황, 환경,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듯하다.

자칫하면 지금 힘들어하는 모든 개개인의 상황이 결국 개인의 용기 부족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송곳>의 이수인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구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그런 분위기, 사회구조 또한 개인의 용기가 분출될 때 가능한 거라고 책 속의 철학자가 반박할 지 모르겠다.

아~~ 머리 복잡하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라 분류하고 싶다.

왜냐하면 기존의 것을 흔들고, 거기서 새롭게 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과제를 분리하라 " 였다.

미움받을 용기 또한 나와 타인의 과제가 분리되지 못해

하지 않아도 될 걱정, 근심, 스트레스를 받는 거라고 한다.

이건 완전 공감한다.

타인의 인정를 받으려 하기보다

지금 내 삶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럴려면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되다보면 자식의 과제 또한 내 과제로 자꾸 끌어들이는 경향이 짙다.

자녀의 과제까지 계획하고 참견하고,  속상해 하고, 화를 내고...

급기야 실망하고 그러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무너지곤 하는데

아들러의 말대로 과제분리를 잘하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해질 듯하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영화 <사도>를 봤는데

영조와 사도 사이도 이 과제 분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해 파탄이 났구나 싶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고민이 시작된다는 아들러의 말처럼

이 과제분리만 잘하면 어느 정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은 해결될 수 있을 듯하다.

 

나도 일할 때는 완벽주의가 좀 있어서

내가 한 일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면 굉장히 속상해하고, 속 끓는 성격인데

이제 그 부분은 타인의 과제라 여길려고 한다.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내가 한 일, 나에 대해서 칭찬을 해 줄 수는 없다.

이걸 인정욕구라고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건 타인의 과제일 따름이다.

미움 받을 용기, 이것만 명심해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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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3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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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째 번 리뷰 대상 작품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었다.

알라딘 서재를 운영한 지 6년 째니 1년에  117개 정도를 쓴 셈이다. 

초반에는 정말 열심히 여러 개를 썼었다.

근래 들어 리뷰 보다 페이퍼를 많이 써서 늦게 시작한 페이퍼 개수가 더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리뷰보다 페이퍼 쓰기다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리뷰를 쓰려면 적어도 책을 3번 이상 살펴봐야 한다. 

7000개가 될 때까지 꾸준히, 열심히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 본다. 

읽은 책은 가능한 리뷰를 쓰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안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더 노력해야지. 


<호밀밭의 파수꾼>명성은 책에 관심이 생기고 얼마되지 않아 자연히 알게 되었다.

집에도 이 책이 꽂혀 있었지만 책과의 인연은 다른 책에 밀려 쉽게 다가오지 못 했다.

그러다 얼마 전 헤르만 헤세의 서평집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책장에 꽂아둔 책은 때가 되면 언제가는 읽게 되는 듯하다. 

언젠가는 <모비딕>도 읽게 되겠지? ㅎㅎㅎ

존 레넌의 암살범이 이 책을 갖고 있어 더 유명해졌다는(?)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책 하나로 위대한 작가의 위치에 오른 샐린저가 그 후 스스로 은둔생활을 선택했다는 것도 참 신기했다.

작가의 그런 기이한 행동을을 모티브로 한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도 한 번 보고 싶다. 

작가만큼이나 이 책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도 범상치 않다. 콜필드는 바로  작가의 어릴 적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발간된지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한동안 미국 학교의 금서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리 겁먹었던 것보다 책은 가독성이 있었다.

하지만 리뷰 쓰기는 만만치 않다. 

읽은 지는 좀 됐는데 생각을 정리하느라 며칠을 묵혔다. 


이야기는 홀든의 독백형식으로 진행된다.

홀든은 학교에서 여러 번 퇴학을 당한다.

이유는 낙제 때문이다.

이번에도 명문 펜시라를 학교에서 한 과목 빼고 전부 낙제를 받아 퇴학을 통보 받아야 하는 찰나 

콜필드는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온다.

학교를 떠나 집으로 오기까지 2일간의 여정이 책의 내용이다. 

낙제 때문에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니....

인생이 참 고달프다 싶다. 

홀든의 아버지는 변호사고 엄마는 우아하지만 아주 예민한 성격으로 이들은 중산층이다.

그런 탓에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번번히 낙제를 받아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된다.

홀든의 형은 잘 나가는 작가이다. 홀든이 가장 사랑하던 동생은 어릴 때 죽었다. 여동생 피비는 애어른 같지만 정말 귀엽다.

홀든은 집에서도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이다. 

왜 홀든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존재가 되었을까!


홀든은 자유를 갈망하고,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홀든이 가졌던 꿈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을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위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같겠지만 말이야."

이런 꿈을 가지고 있었던 홀든에게 학교는 그런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일을 한다.

부모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스스로 바보 같다고 되뇌이는 홀든의 독백이 너무 슬프다.


이런 꿈을 가진 홀든이었기에  부조리와 폭력이 가득한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니 공부도 안중에 없고 당연히 낙제할 수밖에.

다른 각도로 보자면 홀든의 꿈은 부와 성공이 아니라

스스로 루저가 되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홀든이 아버지처럼 변호사가 되겠다던지 

형처럼 작가가 되겠다던지 하는 꿈이었다면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해서 그냥저냥 살아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던 홀든은 

기숙사에서 아이가 떨어졌는데도 거들떠보지 않는 

학교라는 곳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었을 테다. 


어쩌면 지금도 수많은 홀든이 있을 지 모를 일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홀든들 말이다.

그런 홀든에게 부와 성공만을 강요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홀든의 독백을 끝까지 들어보니 왜 이 책이 금서로 지정되었는지 알만하다.

기성 세대는 홀든처럼 생각하고 고민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호밑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 하는 모든 홀든을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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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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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