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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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고작 15세 소년이었던 동호와 마지막 상무관에 있었던 시민들의 이야기이다 . 소설 ˝봄날˝을 통해 어느정도 그 10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진실이 많다 .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이로써 2권째 읽었다 . 작가는 중심인물을 시작으로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엮어나가는 재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 ˝채식주의자˝도 영혜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의 이야기였던 것처럼. 마지막 동호어머니의 이야기는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인 듯 느껴진다 . 작가의 말처럼 5.18 이후에도 이런 류의 폭력과 고립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진짜 한탄스럽다 .

이 책을 한창 읽고 있는 중 세월호 시신를 수습한 민간 잠수사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 과연 신은 존재하는지 공의란 게 있는 건지 자꾸 화가 난다 . 왜 최선을 다해 시신을 수습한 의인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지. 그가 그토록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워하고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 때문에 힘들어할 동안 정작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져야할 이들은 어떤 나날을 보냈을까! 참 살 맛 안나는 세상이다 . 악인은 흥하고 의인은 고통받으니 말이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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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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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에 빛나는 한강 그녀의 작품이 궁금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보고 더 궁금해졌다. 예상했던 이야기와는 많이 달랐다. 특히 둘째 이야기는 상당히 야해서 좀 놀랐다. 개인적으로 첫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차이를 인정 못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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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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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를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집에 이 책이 꽂혀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어쩐지 낭만이 가득할 것 같은 샌프라시스코에서 벌어지는 비민주적인 일련의 사건을 보고

설마 이런 일이? 라는 생각과

이렇게 될지 몰라! 하는 생각이 반반 들었다. 


해킹이 취미인 마커스는 베이교 다리가 테러범들에게 폭파되던 날,

그 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테러범으로 분류되어 어디론가 끌려간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심문을 당하고, 너무 공포스러운 나머지 바지에 오줌까지 싼 마커스는

평생 경험하지 못한 공포를 그곳에서 당한다.

얼마 후, 마커스는 이 곳에서 있었던 일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너를 언제든 지켜보고 있으니 허튼 짓 하지 말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은 체 그곳에서 풀려나지만

함께 연행되었던 단짝 데릴은 그곳에 남게 된다.


알고보니 자신을 어딘가로 끌고가 겁박하였던 그들은 국토안전부 요원이었다.

베이교 테러를 빙자하여 국토안전부는 샌프라시스코 시민을 모두 감시하기 시작한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찰하기 이른 것이다.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마커스의 반격이 시작된다.

베이교가 폭파되기 이전의 자유를 다시 되찾고 싶었던 마커스는

자신의 특기를 이용하여 거대한 정부 조직과 맞서려고 한다.

고작 17세인 그가 말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해커의 세계가 나와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책에 묘사된 것처럼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어떤 이에게 읽혀지고 있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모든 게 낱낱이 알려지고 있다면 말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마커스는 그들의 보안을 보기 좋게 뚫어버리고

자신 만의 방법으로 자유를 되찾고 싶어하는 무리들을 규합하고 행동에 옮긴다.

그런 속에서 "앤지" 라는 여자 아이와의 멜로는 덤이다.

17세 소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자유, 정의 , 사랑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자신만 그곳에서 나왔다는 죄책감과

또 그들에게 잡히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자유"와 "정의"를 위한 마커스의 계획은 멈출 수가 없다.


책을 읽어보면

왜 필리버스터가 한창이던 때,

이 책을 소개해 줬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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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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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명성은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그의 작품을 만난 것은 작년이었다.

남들은 하루키의 소설부터 만난 게 일반적인 듯한데

난 특이하게 에세이를 먼저 접했다.

깔끔하고 담백하며 유머러스한 그의 에세이를 보고나서 그의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하루키가 쓴 유명한 소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초기작인 <노르웨이의 숲>을 골랐다.

이 작품이 전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이 작품을 먼저 고른 이유는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전히  책 제목이 <상실의 시대>였다면 다른 책부터 골랐을 지도 모른다. 제목이 우울해서 말이다.

이런저런 서평책을 보다보면 이 책이 꼭 들어가 있던 기억도 나서 다른 책보다 이 책을 선뜻 고르게 되었다.


하루키의 에세이와 소설은 느낌이 참 달랐다.

에세이는 참 밝고 유쾌하고 유머가 넘쳤지만

소설은 반대 느낌이 강했다.

착 가라앉는 느낌이랄까!

요즘 쓰는 에세이와는 거의 30년 차이가 나니 충분히 이해 되는 부분이다.


와타나베, 나오코, 기즈코, 미도리, 레이코가 만들어 가는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르고 있다.

10대의 사랑에서부터 40대의 사랑까지

그 사랑이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슬프게 다가온다.


화자는 와타나베이다.

10대 후반에 만났던 기즈코와 기즈코의 연인이었던 나오코는 

사람을 잘 사귀지 않는 와타나베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였다.

기즈코가 사고로 죽은 후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우연히 다시 만나

친구처럼  다시 만남을 이어가지만

둘의 기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어느새 나오코를 마음 속 깊이 사랑하게 된 와나타베를

나오코는 연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오코를 깊이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와타나베는

대학에서 또 다른 여인을 만나게 된다.

나오코와는 전혀 상반된 매력을 가진 미도리라는 여자인데

나오코가 가을을 닮았다면

미도리는 여름이라고 할까!

또 한 여인이 있는데 나오코와 같은 요양원에 있는 레이코이다.

원숙미가 넘치는 레이코는 와타나베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와타나베는 이 세 여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요양원에 있는 나오코에게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솔직하게 써 보내기도 하고

오해 때문에 소원해진 미도리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레이코에게는 자신의 인생 상담을 하기도 한다.

와타나베의 편지는 

편지를 주고받던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반가웠다.

30년 전에는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었는데 말이다.

30년 시간의 간극이 있음에도 이 소설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설레고 아프니까 말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네 명이 각각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소설에 흠뻑 빠지게 된다.

특히 신비함의 극치인 첫사랑 나오코와

상큼한 매력의 소유자 미도리의 대조는 

와타나베가 왜 이 둘을 동시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공감하게 만든다.

특히 나오코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은 상상한 것보다 정말 깊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영화로 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2011년 일본에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었나?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원작과 비교해 수작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았을 듯하다.

책을 통해 상상한 인물과 영상으로 표현된 인물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다.

특히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 미도리가 궁금하다. 

아무튼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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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2-19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최고죠!

수퍼남매맘 2016-02-20 13:15   좋아요 0 | URL
꿈섬님도 좋아하시는군요!!!
전 그를 알고자 다른 책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책읽는나무 2016-02-19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수퍼남매맘 2016-02-20 13:1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하루키 팬들이 많군요.
저도 조만간 팬이 될 듯해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6-02-1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어떤 매력이 있는지, 도서관에 가서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ㅋㅋ

수퍼남매맘 2016-02-20 13: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의 매력을 찾아보고자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에요.
에세이는 3~4권 읽어봤는데 참 좋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2-20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인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 리뷰네요^^
영화도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

수퍼남매맘 2016-02-20 13:14   좋아요 1 | URL
대부분 좀 젋었을 때 하루키를 접한 듯한데
전 늦은감이 좀 있지요.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2016-02-24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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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집에 몇 달 전부터 꽂혀 있었지만 차마 읽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이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젠 제대로 알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는 금요일엔 수학여행에서 돌와올 줄 알았던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하루아침에 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여러모로 전보다 발달했고, 구명 조끼도 입었고,  구조 인력도 많다고 전해졌기에

다 살아나올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는 참사입니다.


며칠 째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에 있어도 이렇게 추운데 아직 세월호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은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에 또 한 번 가슴이 시립니다.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하루 빨리 세월호를 인양하여 시신이라도 가족 품에 안겨 줬으면 좋겠습니다.


혹자는 이제 세월호 이야기 그만 하자고 한다지요.

특별법도 만들어졌고 청문회도 했고 보상도 해 줬으니 끝난게 아니냐고 또 한 번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지요?

세월호 가족들은 분명히 말합니다.

어떠한 보상도 이뤄진 게 없다고요. 진실규명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사실이 왜곡되어 전해질 때 유가족의 마음은 또 한 번 무너집니다. 

실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잘못 전달되어지는 정보  때문에 국민들이 자신들을 오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억울하다고 합니다. 

마치 더 돈을 챙기기 위해 나라를 상대로 싸움을 한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 하는 게 너무 분하고 안타깝다고 합니다.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한테도 돈이야기를 했지요.

참 얄궂은 세상입니다. 돈으로 뭐든지 해결하려 하고, 돈 이야기가 나오면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니 말이에요.

이게 어찌 돈으로 해결되고 치유될 상처일까요?


이 책을 보고나니 세월호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확하게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있었던 부모들과 진도 어부들의 말을 조합해보니 의문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왜 304명이 구명조끼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요?

왜 선장과 선원들은 자기들 먼저 빠져나오고, 승객들은 기다리라고 방송하였을까요?

왜 기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왜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나왔을까요?

왜 세월호는 안개가 자욱한 밤에 구태여 출발하였을까요?

왜 해경은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빙빙 돌고만 있었을까요?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하게 밝혀진 것도 없고, 책임진 사람도 없습니다.

아직 9명의 실종자가 있는데 심지어 인양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인양 이야기를 먼저 꺼내더니 

이제 세월호 가족들이 인양하자고 하니, 돈이 많이 드니 기술이 모자라니 핑계를 대고 있답니다.

어느 것 하나 국민이 시원하게 납득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찌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하늘의 별이 된 단원고 학생 13명의 부모들의 사고 직후부터 세월호 틀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티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한번 들춰내어 기록한다는 게 부모나 기록자 모두 힘든 일이었지만

양쪽 모두 기록의 필요성을 알았기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기록이 필요할까요?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 아닐까요?

또 여기 실린 13명의 부모님 마음 속에는 자신의 아이가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거예요.

어떤 어머니는 아이의 꿈이 국어 교사였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편집 마무리를 할 때 생전에

아이가 지었던 시를 보내셔서 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부모나 가족은 죽을 때까지 별이 된 아이를 기억하겠지만

제3자는 아무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잊고 살잖아요. 


작업을 하는 동안, 부모는 때로 통곡하고 애써 눈물을 삼키기도 하고 말을 멈추기도 하였지만

사랑스러웠던 아이와의 추억을 말할 때는 빛이 났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 세상 부모라면 다 알잖아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 아이가 첫걸음을 뗄 때, 아이가 " 엄마" 라고 부를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매순간 그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는지 회고하는 시간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요?

그걸 많은 이와 공유하고 싶었을 거예요. 

힘겹게 털어놓은 이야기 덕분에 저도 13명의 아이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착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04명 모두 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었는데....

어떤 어머니 말처럼 앨범 2권이 다 되지도 않게 짧게 세상을 살다 먼저 별이 되어버린 아이들.

그 아이들의 짧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모두 함께 나누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책을 보고나서야 

지난 번 작가기록단의 한 명인 정주연 작가가 형제자매에 대한 케어가 절실히 필요하단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절감하였습니다.

부모도 부모이지만 형제자매가 겪는 트라우마가 아주 심각하였습니다.

특히 동생들이 겪는 고통이 참 컸습니다.

사고 직후, 부모가 모두 팽목항에서 몇날 며칠을 지내는 동안, 장례를 치르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일들로 투쟁하는 동안,

동생들이 혼자 감당해야 할 아픔과 고통,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까요?

그 트라우마가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은 이제 남겨진 이 아이  하나만이라도 잘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부모들이 존재할 이유입니다. 

남겨진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자신들의 마음도 이리 찢어지는데 

외동인 아이들의 부모는 오죽하겠냐며 그들 걱정을 합니다.

저도 가장 가슴 아팠던 사연 중에

단 둘이 살던 김소연 학생의 아버지 이야기가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실제로 아버지께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소주 5-6병을 마시고, 응급차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소연 아버지는 지금은 그래도 유가족들과 이야기하며 그럭저럭 지내는데 이것마저 사라지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막막하다고 합니다.

충청도 사투리 그대로 쓰여진 소연 아버지의 사연이 가장 먹먹했습니다. 


또 어떤 어머니의 말씀이 귀에 쟁쟁 거립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고 있을 때, 그 때 아이들 마음은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었을텐데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았을 때 얼마나 많은 원한과 분노를 안고 사그라들었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방송 안내 따라 안에서 대기하며 어른과 이 사회를 믿었던 그 착한 아이들이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어른과 사회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찬 채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30년 전 서해 페리호 사고 당시 의경으로 있었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의 구조 작업이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일깨워줍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구조 작업 수준이 비슷하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인데 말이죠.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메뉴얼이 전무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지금 열심히 뛰어다니고, 싸우는 것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함이라고 하시며

바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자신이 제일 먼저 뛰어갈 거라고 하십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만들려고 했던 특별법은 결국 잠재적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나와 우리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인 것이지요.

30년 후에도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부모님들이 전해주는 팽목항과 진도 체육관에서 있었던 일을 보니 정말 체계도 없고, 배려도 없었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의 진실이 제대로 우리한테 전달되지 않았구나 싶어 또 분노가 일었습니다. 

그들이 진도와 팽목항에서 느꼈던 것은 배신과 절망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들은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서는 마냥 울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어서 꺼내 달라고 줄을 맞춰 진도대교를 건넜고,

거리로 나왔고, 국회로, 청와대로, 서명을 받으러 전국을 누비러 다녔습니다.

평범했던 부모들은 점점 투사가 되어갔습니다. 


어떤 아버지께서는 국회 연설을 하러 온 대통령과 국무 총리가 유가족을 향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돌아가려고 하자

차를 타러 가는 국무총리를 향해 무릎까지 꿇고 애원하였다고 합니다.

평소에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던 남편이 그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고 아내는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얼마나 절박하였으면....

그게 부모 심정입니다. 

무릎 꿇은 아버지를 본체만체 하며 자동차를 타고 휑 하니 갔다고 하더군요. 

교황도 퍼레이드 차에서 내려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위로했는데 말이죠.


이런 형국이니 부모들은 마냥 아파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진실규명을 하기 위해 스스로 일어나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린 이 부모들을 외면해야 할까요?


13명의 부모들이 한결 같이 말한 게 있습니다.

그동안, 먹고 사느라 바빠서 우리 사회에서 고통받고 소외당하는 사람에게 관심 갖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자신들이 지금 겪어보니 "연대"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알겠다고요.

물론 사람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였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해준 국민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요.

이런 깨달음이야말로 아이들이 주고 간 선물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이 오셔서 그랬다고 하네요.

"그 때 특별법을 만들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부모들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포기하면 또 이와 같은 일이 잠재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연대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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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직 어떤 것도 해결되고 밝혀진게 없는데 자꾸만 잊혀져가고 있어요. 오히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역적으로 몰리는 상황이죠.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보면 제가 봐도 의문투성이인데 가족들 마음은 오죽하겠어요. 추위까지 닥치니 아직도 밖에서 고생할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수퍼남매맘 2016-01-25 18:29   좋아요 0 | URL
가족을 불시에 잃은 사람에게 역적이라니.... 너무 한 것 같아요.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제대로 조사를 하고 진실이 밝혀질 거라 생각해요.

2016-01-25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