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어요! 봄볕 어린이 문학 5
케리 페이건 지음, 마일런 파블로빅 그림, 장혜진 옮김 / 봄볕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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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이 있다.

제 스스로 호랑이굴에 들어갈 사람은 없을 테니

아마 잡혀 들어갔거나 아님 호랑이굴인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호랑이를 만난 상황일 거라 짐작된다.

과연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올 수 있을까!


대니 부모님은 갑자기 가족을 다 모아 놓고 중대 발표를 한다.

내용인즉 부모님이 따로따로 산다는 것이다. 

이혼은 아니란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의 꿈을 존중해 따로 살기로 했다는 거다.

어? 이건 뭐야? 

저자가 캐나다 사람이기 때문에 개연성이 있어 보이지만 내 정서로는 이해가 안 된다. 

읽으면서

' 뭐 이런 이기적인 부모가 있어?'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아빠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서 뉴욕으로

엄마는 치즈 케이크를 굽기 위해서 밴프로 삶의 터전을 옮길 거란다. 

따라서

형제는 학기 중엔 엄마랑 밴프에서 살고

방학과 휴가 기간 동안에는 아빠랑 뉴욕에서 살면 된단다. 


다른 가족과는 달리 평소에 창의적이지 못하고 이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대니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 대니랑 내 성격이 비슷한 모양이다. 

게다가 이 일을 위해  대니가 그토록 좋아하는 개 쿵치까지 미리 농장에 보냈다니....

대니는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부모님,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형, 그리고 무엇보다 이 상황이 너무 화가 나서

집을 박차고 나와 무작정 뛴다.

그러다 그만 공사장 구멍에 앨리스처럼 빠지고 만다.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부모님의 돌발선언에 화가 나 미칠 지경인데

인기척 없는 깜깜한 공사장 구멍에 빠지다니.


대니가 있는 곳은 공사장 구덩이 바닥, 나갈 방법이 마땅히 보이지 않고, 도움을 구할 방법 또한 보이지 않는다.

대니가 가지고 있는 것은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책가방 뿐.

대니는 이 호랑이굴 같은 구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 때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데

두더지이다. 두더지가 말을 한다.

게다가 시를 읊는다고? 

도와줘도 시원찮을 판에

난데 없이 뱀까지 나타나 유일한 친구인 두더지를 공격하고,

구덩이를 탈출할 방법은 점점 요원해지는데.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캐나다와 우리나라의 문화가 달라서일 거라 짐작하지만

첫 꼭지에서 부모가 자신의 자아 실현을 위해

가족이 따로따로 살게 됨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장면은 참 낯설다.

부부의 자아 실현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그것도 물론 중요하다.

적어도 결정하기 전에

자녀에게 상의를 했어야 하지 않나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여기서는 부부끼리 알아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으니

그 부분은 자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이 부분이 좀 거슬렸다.

물론

대니와 가족간의  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정이었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하나 더

절체절명의 순간을 넘긴 대니가 갑작스럽게 부모를 용서하는 부분이 좀 아쉬웠다.

좋게 해석해 보자면

절체절명의 순간을 넘겼기 때문에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부각되어 용서와 화해의 마음이 생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대니가 무엇인들 감사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게 가족과 대니의 갈등이 해결되었으면 더 멋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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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3 15: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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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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