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를 보고 왔다.

수퍼남매 모두 데리고 가고 싶었으나 딸은 봉사활동 가야 해서 아들과 둘이 갔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상영하였다.

좌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서서보는 사람도 있었다.


상영시간은 2시간 남짓 걸렸다.

영화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힘든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 기나긴 여정 속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느낀 것은 다름 아닌 "나쁜 나라" 였음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다.

수학여행을 다녀오겠다며 해맑게 웃던 아이를

하루아침에 주검으로 맞이해야 했던 부모의 애달픈 마음.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9명 실종자 가족의 안타까운 마음.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나라, 정부, 정치인들.

보는 내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켜주지 못해서

지속적으로 관심 갖지 못한 게 미안해서

너무 화가 나서.


518민주 항쟁 희생자의 어머니가 유가족을 향해 하는 말이 가장 뇌리에 남는다.

" 어머니들! 이제 경험하셨죠? 얼마나 나쁜 나라인지...."

그리고 덧붙이신다.

"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면 이겨요" 라고 말이다.

도대체 그 끝까지가 언제까지일까?

과연 오기나 하는 걸까?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싸우기까지 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버텨내야 할까!

유가족은 그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자식을 잃은 것만도 힘든데

나라를 상대로, 진실 규명을 위해 싸워야하니 얼마나 힘들까!


영화 상영 후, 감독과 유가족 한 분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감독이 아주 마음씨 좋게 생긴 여자분이셔서 깜짝 놀랐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남자일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가 보다.

원래 3명이 함께 작업을 했다고 한다.


감독과 작가가 기록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건 유가족에게 또 한 번 상처를 끄집어 내는 과정이라 매우 미안하고 힘든 작업일 수 있는데

유가족 또한 "기록"의 중요성을 인지하시고 잘 협조하셨다고 한다.

후대에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비춰지고, 해석되어질 지....

지금도 기록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 금요일에 돌아오렴 " 2편이 작업 중에 있다고 한다.

참사 2주기에 맞춰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가족의 상황, 형제자매가 겪는 어려움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가 겪는 아픔도 크지만 형제 자매의 고통 또한 크다는 건 지인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부모는 어른이라 어찌어찌 견디지만

어린 아이들이 겪는 고통이 의외로 크고 오래 간다. (특히 사춘기일 경우 더 심하다. )

형제자매가 겪는 고통 또한 우리가 알고 케어해야 할 부분인데

이런 부분이 제대로 잘 안 이뤄지고 있다고 하여 더 안타까웠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의 어머니가 나오셔서 자신의 둘째 아이가 겪는 아픔을 힘들게 털어놓으셨다.

평소에 형을 무척 따르던 동생(사고 당시 중1)은 형의 사고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트라우마 때문에 물건 강박증이 생겼다고 한다.

학교 생활과 교우 관계가 힘들어지고 심리 치료도 받고, 약도 고 있지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작가는 

이처럼 상처 받고, 고통 받는 범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을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넘어져 무릎이 까여 딱지가 앉고 새 살이 돋을 때까지도 시간이 필요하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물여 사랑하던 가족을 순식간에 사고로 잃었다.

적절한 치유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런 데까지 국가가 나서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해줘야 하는데

지금 그러고 있을까?

유가족 어머니 말씀은 제대로 케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겨진 자들의 심리 치료 또한 병행해야 하는 게 맞는 데 말이다. 

유가족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영화 중에 김제동 씨가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세월호 유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농촌에서 자란 김제동 씨는 송아지를 파는 것을 여러 번 봤다고 한다.

송아지를 판 날이면 어미소가 엄청 울었다고 한다.

보통의 울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7일~10일 정도 그렇게 애타게 울었다고 한다.

어른들은  어미소의 그 애달픈 마음을 헤아리고 평소보다 더 정성스레 여물을 끓였다고 한다.

동네 사람 누구도 어미소를 향하여

" 왜 그렇게 시끄럽게 울고 난리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미소의 슬픔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시한은 유가족의 슬픔이 다할 때까지"라고 그는 말했다.  

그때가 시한인 것이지 제3자가 시한을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 말에 공감한다.

이유도 모른 채

자식을 하루아침에 잃은 부모의 애끓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유가족의 슬픔이 사그라들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왜 죽었는지 이유조차 모르는 부모의 심정이 오죽할까!'

헤아려 보고, 유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면 좋겠다.


세월호 2차 청문회가 벌어진다고 한다.

감독과 유가족은 우리 국민들이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하셨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81회를 꼭 봐 주실 것을 당부하셨다.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생각한다.

유가족이 포기하면 진짜 끝이다. 아무 것도 밝혀낼 수 없다.

왜 304명이 별이 되어야 했는지 말이다.

유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국민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억하고 있다고. 

잊지 않겠다고.

동참하겠다고.


이제는 차마 읽지 못했던  이 책을 읽으려고 한다. 

눈물 때문에 글자가 흐려져 읽기 힘들더라도 끝까지 읽어보려고 한다.

하늘의 별이 된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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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어준의 파파이스 보고 소름돋았어요 . 그동안 파파이스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보면서 설마 설마 했는데 그 모든게 퍼즐처럼 맞춰지더군요.
그렇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나쁜 나라 맞습니다.
다시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잊어가는 사람들 틈에 이렇게 끝까지 기억하고 캐묻는 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수퍼남매맘 2016-01-18 13:59   좋아요 0 | URL
오로라 님도 들으셨군요. 저도 집에 오자마자 파파이스 들었는데 정말 놀랍더군요.
그 감독님 정말 대단하세요.
로자 님도 한겨레 기사 페이퍼로 올리셨더군요.
다시 한 번 이 참사가 묻히지 않게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인 듯해요.

2016-01-19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2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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