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10월이 참 바쁘다.

다사다난했던 10월을 이틀 남겨둔 오늘, 교사독서모임을 가졌다.

나 포함 참석인원 4명.

시작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육경력 5년 미만인 새내기 후배들에게

모임에 오십사는 초대 쪽지를 보냈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ㅠㅠ


난 초임 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권해주는 선배가 안 계셨다.

내가 해 보니 책 읽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는 듯하다.

하여 기회 될 때마다 후배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려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여러 번 외쳤지만 묵묵부답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나보다.

아무리 좋은 것을 권해도 본인이 좋다고 느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법.

 

화기애애한 모임을 위해 정성들여 다과를 준비하였다.

원두 커피, 허브 티 그리고 집에서 가져 온 사과

커피 잔도 도서실에서 세트로 빌려왔다.

선생님들이 보시더니 좋아하셨다. 고급지다고 말이다. ㅎㅎㅎ

매주 모이면 못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다.

오시기만 한다면...


숙제검사(?)를 하였다. 

한글날이 있기 때문에 한글과 관련된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시고,

아이들의 반응 및 독후활동 결과를 마음에 담아오시라고

숙제를 냈었다.

모두 해오셨다.

매주 하거나 격주로 할 때는 숙제를 못 해오는 분이 있었는데

역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약속을 지키셨다. 


2학년 선생님이 처음 운을 떼셨다.

2학년 국어 교육과정에 " 토박이말"이 나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숙제로 토박이말을 조사해 오라는 숙제를 내주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군것질"같은 너무 흔한 말을 조사해오던 아이들이 

며칠이 지나자 선생님도 모르는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적어오기 시작하더란다.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이란 놀랍다.

그 낱말 중에서 가장 아릅답다고 생각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낱말을 칠판에 하나씩 적어보라고 하셨단다.

칠판에 적힌 낱말을 찍은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나도 모르는 낱말이 여러 개였다.

적어도 자신이 조사해 와서 칠판에 적은 그 낱말 하나는 평생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독서모임 밴드에 올려주시라고 부탁드렸다.

학년 구분 없이 국어 시간에 이 낱말 하나씩이라도 짚어보고 넘어가면 좋을 듯하다.

매일매일이 한글날이 아닐까 싶다.


4학년 선생님 2분은 <초정리 편지>를 반아이들에게 읽어주셨다고 한다.

끝까지는 아니지만...꼭 끝까지 안 읽어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가르쳐야 할 게 진짜 많아 책 읽어줄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우려한 것과는 달리 그림책이 아님에도 아이들이 집중해서 잘 들었단다.

다른 독후활동은 하지 못 했지만 

여기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누구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니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가 생겨났다고 전해주셨다.


한 분이 왜 스스로 읽는 것보다 누가 읽어주면 더 집중을 잘하는 것일까 질문을 던지셨다.

스스로 읽을 때는 활자에 집중하여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지만

누가 읽어주는 것을 들을 때는 귀와 마음으로 들으면서 상상하며 듣기 때문에 더 집중력이 좋아진다고 알고 있다고 답변 드렸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모와 교사가 읽어주는 활동이 참말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 중에는 문자해득을 했으니 스스로 읽어라며 책을 전혀 읽어주지 않는 부모도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책을 못 사주는 가정도 있다.

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여 아이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 읽어주고 싶어도 한글을 몰라 못 읽어줄 수 있다.

이런저런 경우를 생각해 보면 해법은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서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를 위해 교사가 책을 읽어줘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교사의 의무는 아니지만서도.

교사가 교실에서 책을 읽어줄 때 교육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새싹인물전 <세종대왕>을 읽어준 이야기를 했다.

마침 국어 교과서에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선생님 이야기가 실려 있어

그 책 또한 간단히 소개해 줬다고 말씀 드렸다.

세종대왕은 제법 글밥이 있어서 끝까지 읽어주는데 50분 정도 소요되고 중간중간 배경설명도 곁들여주면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책도 혼자 읽으려면 쉽지 않고 잘 이해하기도 힘들다.

뒤에 부록도 안 읽고 넘어갈 확률이 높다.

어른이 읽어주면 더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11월은 <이웃사랑>과 관련된 책을 추려서 읽어 주기로 하였다.

마침 <만년샤쓰>원화아트프린트가 전시되고 있어서 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 반도 오늘, 나를 대신해서 두 명의 수제자가 그림책 <만년샤쓰>를 친구들에게 절반씩 맡아 읽어줬다.

왜 만년샤쓰인지는 읽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우리 반 아이 한 명이

" 선생님! 샤쓰가 뭐예요?" 묻는다.

"샤쓰란 셔츠라는 영어 발음을 일본 사람이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샤쓰가 된 거란다.

이 책의 배경이 일제 시대 정도 되니 샤쓰라고 한거란다. 

일본에서는 맥도날드를 매그도날드 라고 한단다." 말해주자 웃겨 죽겠단다.

<만년샤쓰> 는 이웃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는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이다.

우리 반 꾸러기 2명 빼고 모두 감동 받았다고 하였다.


대충 생각나는 대로 교실에 있는 그림책을 추려 보니 이렇다.






 

 





















갑자기 겨울 날씨처럼 추워졌다.

우리 주변에 힘든 이웃은 없는지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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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31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젊은 샘덜은 아직 느끼지 못하나봅니다. 아쉽네요^^
다과 세팅할때 소국이랑 나뭇잎 따다 테이블에 깔아두기만해도 분위기 있답니다^^

수퍼남매맘 2015-11-01 12:51   좋아요 1 | URL
젊은 샘들이 앞으로 가르쳐야 할 아이들이 대략 1000명 정도인데....
너무 안타깝죠. 어쩌겠어요. 때를 기다려야죠.
다음 모임은 11월 말인데 꽃 한 송이라도 꽂아놔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