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4
장선환 글.그림 / 비룡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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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라는 존재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까지도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인간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여 이렇게 끊임없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것 같다.

이번에 비룡소에서 나온 공룡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부드럽고 따뜻한 색연필로 그려졌으며 새끼 낳을 때가 다 되어서 보금자리를 찾아 나선 작은 익룡 부부가 주인공이다.

작은 익룡 부부는 겨우 삼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그만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삼나무를 우적우적 먹는 바람에 작은 익룡 부부의 시련이 시작된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작은 익룡 부부는 그때부터 새 집을 찾아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는데...

난 이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멀리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공룡의 세계. 나도 하늘에서 공룡들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오래 전에 공룡들은 저렇게 지구 위를 누비고 다녔었겠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룡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기에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공룡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지금도 우리 곁에서 공룡이 쿵쿵 걸어다니고, 익룡이 날아다니고 있다면 이 정도의 애착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한 순간에 사라진 공룡들은 그러기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고 인간에 의해 재창조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익룡 부부가 생각해 낸 것은 바로 움직이는 집을 찾아 보는 것이다. 집에 대한 생각이 변하는 멋진 장면이다. 인간들도 공룡부부처럼 집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좀 벗어나면 좋겠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집"에 대해 가지는 신앙 같은 믿음이 얼마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는가! 집을 꼭 소유해야 하고. 그걸로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 하우스 푸어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 공룡부부처럼 생각을 바꾸면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데 말이다.

이 책에 삼나무가 나오는데 삼나무의 역사도 공룡의 역사만큼 오래 되었나 보다. 요즘 들어 삼나무 가구가 인기를 끌어서 나무의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보니 공룡만큼 역사가 깊은 나무였던 거다. 수퍼남매 2층 침대가 삼나무 소재인데 아침에 애들 깨우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삼나무 향이 참 좋다. 우리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장도 삼나무인데 나무 색도 이쁘고, 향이 좋다. 그런데 좀 물러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상처가 난다. 편백은 그에 비해 강하다고 하는데 가격이 배로 비싸다. 하여튼 내가 좋아하는 삼나무가 나와서 반가웠다.

새끼 낳을 날이 머지 않아 빨리 집을 구해야 하는데 작은 익룡 부부는 그들이 원하는 움직이는 집을 구할 수 있을런지......
어딜가나 감언이설로 유혹하는 나쁜 놈들이 있다. 제 등에 집을 지으라고 먼저 말해 놓고, 꿀꺽 잡아먹으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던 공룡을 만나 위험에 빠지기도 하고,

보자마자 큰 입을 쩌억 벌려 잡아 먹으려는 공룡을 만나기도 한다. 이 작은 익룡 부부가 편안하게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집을 언제 지을 수 있을까!

"공룡"이라는 소재로 매번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는 걸 보면 공룡은 멸종했지만 영원히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록 하루아침에 멸종했지만 하늘에서 충분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공룡은 인간의 마음에 집을 짓고, 영원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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