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돌이와 용감한 여섯 친구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7
여을환 글, 김천정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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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돌이" 란 이름은 어릴 적 자주 불렀던 노래를 떠올리게 한다.  "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더래요. 둘이는 서로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 뿐이래요. 겉으로는 흠흠~~ 안 그런 척 했더래요. "  이렇듯 갑돌이란 이름은 나에게는 그 노래 속의 갑돌이로 각인되어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는 마음씨 착한 그림책의 주인공 갑돌이가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책의 중간 부분을 넘어가면서 "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인데?"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얼마 전 아들에게 읽어 주었던 바로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와 내용이 흡사한 것이었다.  갑돌이가 말을 타고 가는데 풍뎅이 한 마리가 붕붕붕 날아 오더니 " 아저씨, 아저씨, 나도 태워 주세요. "한다. 갑돌이는 풍뎅이를 태우고 말을 타고 간다. 얼마쯤 가자 밤 한 톨이 데구르르 굴러와 " 아저씨, 아저씨, 나도 태워 주세요. " 한다. 갑돌이는 풍뎅이와 밤을 태우고 길을 간다. 이렇게 여섯 친구를 태우고 갈 길을 가는 갑돌이의 이야기는 그 전개 방식이 동짓날이면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게 될 할머니가 푸욱 푸욱 한숨을 쉬며 팥죽을 쑤고 있자, 팥죽 한 그릇만 주면 할머니를 도와 주겠다고 약속하는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에 나오는 친구들과 닮아 있었다.  그림책을 끝까지 읽고 해설부분까지 읽어 보니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갑돌이와 여섯 친구는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의 다른 버전이라는 해설이었다. 옛이야기의 특징이 바로 이 두 이야기처럼 약간씩 변형된 형태로 전해지는 게 많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생겨난 걸로 추정되는데 그림형제의 이야기 속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일본에도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1)말에 태워 달라는 풍뎅이                      (2)풍뎅이의 대사에 풍뎅이가 그려짐.

(3)말에 태워 달라는 알밤                         (4)쇠똥을 태우려고 하자 말의 표정이 압권임.

 

아마 이 그림책을 처음 대하는 독자들은 모두 나처럼 " 이거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인데 ?" 하는 느낌이 팍 들 것이다. 두 그림책을 비교하면서 읽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내친 김에 비교를 해 볼거나?  편의상 할머니와 갑돌이라고 하도록 하겠다.

 

할머니 이야기 속에서는 일곱 친구가 등장한다. 갑돌이에서는 여섯 친구가 등장한다. 겹치는 것은 알밤과 자라이고 개똥이 쇠똥으로 변하고, 나머지 물건들은 다르다. 각각의 친구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직접 확인하는 게 더 흥미로울 것 같아 건너뛴다. 할머니 이야기 속에서 아가씨는 등장하지 않고 갑돌이 이야기 속에서만 등장한다.  아마 갑돌이가 총각이기 때문에 아가씨가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할머니 이야기 속에서 친구들은 팥죽을 얻어먹는 댓가로 할머니를 도와 주고, 갑돌이 이야기 속에서는 말을 태워 준 댓가로 위험에 빠진 아가씨를 도와 준다. 둘 다 무시무시한 호랑이를 물리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선방을 날리는 것은 아궁이 속에 숨어 있던 알밤이고, 결정적으로 호랑이를 쓰러뜨리는 한 방을 날리는 것은 절구와 맷돌이다. 해설을 보니 아궁이와 절구, 맷돌도 나름 숨겨진 의미가 있어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 속에 감춰진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두 이야기다 호랑이를 물에 빠뜨리는 결말이 똑같은데 수퍼남매와 읽으면서  " 왜 호랑이 가죽을 팔지 않고, 그냥 물에 던졌을까? " 질문하자 딸이 " 욕심이 없어서요" 이런 답을 한다.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할머니도 갑돌이도 정말 욕심이 없는 인물인 것 같다. 옛날에는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팔면 살림살이에 많은 보탬이 되었을 텐데 그걸 그냥 물에 빠뜨리는 것을 봤을 때 전혀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않은 주인공의 모습을 담아 내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심성을 가졌기에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아량을 베풀며, 쇠똥도 말에 태우는 여유를 가졌겠지 싶다. " 갑돌이와 여섯 친구"를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와 비교하며 읽으니 더 재미있다.

 

(5) 여섯 친구를 모두 태운 갑돌이

(6) 저 멀리 외딴 집에 불빛이 보임.

(7) 아가씨를 구하기 위해 각자 위치로!!!

 

이 그림책의 그림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하지만 여섯 친구를 만날 때마다 매번 달라지는 말의 표정까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갑돌이가 쇠똥을 태운다고 할 때 말의 표정이 압권이다. 갑돌이 뿐만 아니라 말의 표정까지 신경 쓴 작가의 세밀함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거기 뿐만 아니라 여섯 친구가 갑돌이를 향하여 " 아저씨, 아저씨 나도 태워 주세요. " 말할 때는 친구들의 캐릭터를 넣어 대사를 써 준 그 섬세함까지 있어서 어린 독자들은 말의 표정과 여섯 친구의 캐릭터를 찾는 재미도 솔솔할 듯하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대사와 함께 흉내 내는 말이 정말 많이 들어 있어서 초1, 초2 국어 부교재로 딱이다. 1-2학년 때 반복되는 말, 재미 있는 말, 흉내 내는 말 등을 학습하는데 이 책을 함께 읽어 보며 공부하면 아이들의 이해가 빠를 것 같다.  붕붕붕, 또각또각, 쿵쿵쿵, 데굴데굴, 엉금엉금, 겅중겅중, 따가닥따가닥, 뭉그적뭉그적, 뚝뚝 등 진짜 많다. 끝으로 저학년 아이들이 독후활동으로 역할극을 하면 참 좋을 듯하다. 대사가 간단해서 아주 잘 표현할 것같다.

 

(8) 맷돌의 한 방으로 가버린 호랑이의 모습- 아이들은 이런 모습 무척 좋아함.

(9) 마침 도서관에서 빌려온 "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가 있어서 비교함.

 

아직 이 책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와 비교하여 읽어 보면 옛이야기의 특징도 이해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던 물건과 동물들이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호랑이를 물리치는 것에서 용기도 얻게 되고, 국어 공부도 하고, 역할 놀이도 하는 등 일석사조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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