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청소부 ㅣ 풀빛 그림 아이 33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1. "그건 안 되지. 이대로는 안 돼."
아저씨는 생각했어요.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죠.
음악가가 먼저였어요.
아저씨는 글루크, 모차르트, 바그너, 바흐... 음악가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고, 그날부터 음악회를 가고 오폐라를 보았어요.
크리스마스에는 레코드 플레이어를 사서 자기에게 선물했어요.
아저씨는 밤새 음악을 들었지요.
아저씨는 음악을 들으며 음악가들이 되살아나 자기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것과 사랑에 빠지면 된다 했던가요?^^
아저씨는 음악가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어요.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휘파람으로 불었지요.
오페라 곡은 외워서 불었고요.
작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아저씨는 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들을 자꾸 만나게 되었고, 무슨 뜻인지 알게 될 때까지 되풀이해서 읽었어요.
저는 한 번 본 책은 다시 읽기가 쉽지 않던데, 이 아저씨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그 작가, 그 책들, 그 이야기들과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뭔가 진정으로 알고 싶으면 사랑에 빠지면 돼요.
사람이든, 학문이든, 스포츠든, 자연이든, 뭐든 말이죠.
아저씨는 사다리 위에서 시를 읊조리고, 가곡을 부르고, 소설을 다시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그 사다리 밑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2. 아이들이 뭔가 잘하게 하고 싶으면 사랑에 빠지도록 해야 할 거예요.
저희 둘째는 사진과 사랑에 빠졌어요.
매일 사진을 보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이야기하고, 사진에 대한 글을 쓰죠.
용돈을 모아 카메라를 사고, 사진과 관련된 책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몰라요.
첫째는 역사와 사랑에 빠지더니 클래식 음악과 함께 춤을 추다가 요즘엔 그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지식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지요.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청소부 아저씨는 음악을 듣고 글을 읽으며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식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죠.
음악과 문학을 넘나들며 사다리 위에서 하는 강연은 사람들 사이에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3. 그러다가 아저씨는 TV에 나와 유명해졌어요.
네 군데 대학에서 강연을 부탁받았고요.
하지만 아저씨는 거절을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아저씨는 청소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사다리 위 강연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아저씨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저씨처럼 행복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몰라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거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말이죠.
저 같으면 대학 강연을 마다하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ㅋㅋ
그렇게 좋은 기회를 날리는 것은 현자들만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 일반적인 사회에서 살고 싶어요.
그러면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명예와 돈, 권력과 쾌락보다는 자족하면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