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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ㅣ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평점 :
1. 이 책은 볼라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브리타 테켄트럽의 책입니다.
나미콩쿠르 퍼플 아일랜드 수상작으로 질문이 가득한 책입니다.
원제는 WORAUF WARTEST DU?(뭘 기다리는 거니?)이고, '브리타 테켄트럽의 질문의 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어떤 질문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어떤 질문은 인간의 삶과 세상에 대해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공상과 몽상에 가까워지고,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끝없이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합니다.
결국 정답은 찾을 수 없고 정답인지 오답인지 수없이 맴도는 생각들만 남게 합니다.
"왜 사람들은 남과 똑같아지려고 하지?"
"왜 사람들은 모두 사랑 받고 싶어 할까?"
"새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나는 왜 늘 벽에 부딛히지?"
"내가 어른이 되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나는 특별한 사람일까?" 등등
(출판사 책 소개에 나온 질문만 썼어요.)
인간의 본질, 인간관계, 세상의 이치, 자연의 비밀...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고 답을 찾지만, 누구의 답도 완벽하지 않고 누구의 답도 일반화되기 힘듭니다.
2. 그렇기 때문에 실용주의적인 입장에서 보면, '허튼(쓸데없이 헤프거나 막된)'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허튼'이라는 표현을 붙이기엔 심오한 질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 자체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비생산적'인 과정일 수도 있겠지요.
이런 류의 책은 우리를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는 시공간으로 데려갑니다.
물론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도 많습니다.
모든 질문에 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또 하나의 질문에 꼭 하나의 답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내 답과 다른 이들의 답이 다르지만, 누구의 답도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죠.
그래서 질문이 쓸데없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묻고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인생에 있어 유익이 있겠다는 말입니다.
좋은 질문은 바람직한 인생으로 이끕니다.
3. 작가의 일러스트 역시 사고, 공상, 명상, 몽상, 상상의 나라로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여백이 많고, 상징적이며, 영감 있고, 감각적이고, 몽환적입니다.
서로 연결되는 몇 개의 그림들 외에는 단순 나열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그림들이 거미줄처럼 매우 촘촘하게 짜여 있는 구조 속에서 유기적인 생명력을 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 너, 우리, 자연, 우주, 세상의 이치가 관계성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확대됩니다.
문득 깨달아지는 것은, 우리네 삶이 그렇게 반복되고 확대되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타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확대되는 것을 통해 우리네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것입니다.
함께할 때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