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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
틱낫한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화]라는 책의 신문 광고에서 처음 들어본 이름 틱낫한.
그 책이, 저 작가의 책이 왜 그리 인기였는지 잘 몰랐었다.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약간, 알 것 같았다. 방금 도착해 막 집어든 책은 흙빛이지만 약간 광택이 있어서 고급스러워보였다.
늘 그렇듯이 목차와 군데군데 몇장을 읽어보기 위해 휘리릭- 훑어보는 와중에 펴진 곳에는 표지의 마음심 '心' 자가 새겨진 엽서가 한장 있었다. 고통은 찻잔 속의 폭풍과 같다. 눈을 들어 찻잔을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말. 작은 것에 집착하여 행복을 지나치지 말라는 의미일게다. 그리고 그 엽서는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성을 타인과 나누라는 의미일게다. 단 두 명과...? ^^ 두 장뿐이었는데...[: 음...초판본에만 있는 거라더군요. 좋은 사람과 나눠야겠어요]
'틱낫한'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기에 대략 내용은 감이 잡혔다.
좀처럼 입에 붙지 않는 이름들을 열심히 혀를 굴려가면 읽어가고 있는 와중에 강자를 만났다.
허나 오래 가지 않는 집중력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보통 한 챕터가 끝날때까지만 읽고 또 나중에 한챕터 읽고 덮고 또 읽고 이렇게 한장 한장을 곱씹으며 읽어가는데 간혹 긴 녀석들이 날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저런데도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너무 투정만 부린 거 아닌가 싶고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나 싶고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런 저런 반성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아서 쫌 서글프지만...^^;;
초반에 약간은 저게 무슨 의미일까, 앞뒤가 어떻게 이어질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내려갔다.
이름이 갖는 뉘앙스랄까 기초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읽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철수와 영희와 홍길동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만 저들의 언어에서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하지만 크게 장애가 되진 않았다. 맨 뒤에 짤막한 해설이 이해를 도왔으며 또 이야기가 끝나면서 앞뒤가 절로 맞춰지며 이해가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초입에서 주인공들이 주었던 소소한 감동은 여전하다. DDT로 눈이 멀었지만 그로인해 세상을 더 잘 느끼게 되었다는 소녀와 신데렐라 걸 미아까지...그들은 분명 나보다 편치 않은 상황에서도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그 모습은 나의 못난 모습과 겹쳐지며 날 더 못나보이게 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책읽기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런 류의 책은 읽을 때보단 읽고 난 후에 더 착찹해진다.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 또 책 속 주인공들처럼 자신의 일을 하지 못 하는 자괴감이랄까? 그런 착찹함을 이겨내는 것이 나를 위한 발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급 우울해진다. ^^ 별 수 없는 일이지만 늘 이렇게 되버린다. 하지만 우화를 좋아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반성의 시간을 갖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원래부터 은유나 비유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화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앞으로는 읽어도 반성이 그닥 없도록 행동거지에 신경을 더 써야겠다.
마지막으로 스님...앞으로 더 좋은 말 많이 들려주세요. 불쌍한 중생인 이 몸을 위해서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