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운을 얻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문학, 언어, 정밀하고 기묘하며 뜻밖의 조합을 이룬 글 속에서 그 무엇보다 검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글자를 통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는 마음과 정신의 신비, 이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그는마치 위험하고 부정한 것을 숨기듯 숨겨왔지만, 이제는 드러내기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러다가 대담하게, 종내는 자랑스럽게.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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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꾸민 끝에 서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 때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운 비밀처럼 마음속 어딘가에이미지 하나가 묻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책이를 만들기 위해 낡은 판자들을 사포로 문지르자 표면의 거친느낌이 사라졌다. 낡은 회색 표면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면서 나무 본래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더니, 마침내 풍요롭고 순수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것도 그 자신이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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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은 사라져버린 탓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이 불가능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그를 슬프게 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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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로스토프는 과학자도 아니고 현자도 아니었다. 하지만 예순넷이라는 나이를 먹은 그는, 인생이란 것은 성큼성큼 나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만큼은 현명했다. 인생은 서서히 펼쳐지는 것이다. 주어진 하나하나의 순간마다 천 번에 걸친 변화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우리의 능력은 흥하다가 이울고, 우리의 경험은 축적되며, 우리의 의견은 빙하가 녹듯 매우 느리지는 않다 해도어도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화한다. 소량의 후추가 스튜를 변화시키듯, 매일매일 벌어지는 사건들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안나의 침실 문이 열리고 드레스 차림의 소피야가 앞으로 걸어 나왔을 때, 백작에게는 그 순간이 바로 소피야가 성년의 문턱을 넘어서는 시점이었다. 경계의 한쪽에는 백작에게서 우정과 조언을 기대하는, 몸가짐이 바르고 차분하면서도 동시에 상상력이 기발한 다섯 살, 열 살, 또는 스무 살의 소녀가 있었다. 경계의 다른 한쪽에는 자신을 제외한누구에게도 기댈 필요가 없는 분별력과 우아함을 갖춘 젊은 여성이있었다. - P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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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 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 P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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