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목을 길게 빼고 시선을 위로 향한 채 일렬로 늘어서서 그를 뒤따랐다. 수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온 예술과 고대인들의 섬세한 소박함, 베네치아인들의 화려함네덜란드인들의 풍성하고 빛나는 삶이 그들의 무지를 드러내는리둥절한 눈빛 앞에서 차례로 지나갔다. - P128

그러면서 삶의 기쁨을 다시 찾은 것과함께,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온몸의 근육을 달콤한 무기력함에 내맡긴 채 무위도식하는 즐거움을 알아갔다. 그것은 회복기를 이용해그의 몸속으로 슬그머니 파고 들어왔다. 마치 그를 기분 좋게 간질이면서 점차 마비시키는 게으름의 느릿한 승리와도 같이, 원기를 회복한 그는 냉소적 웃음을 띤 채 집으로 돌아오면서 삶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죽 이렇게 살지 말란 법이 없지 않느냐고 생각했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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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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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커포티의 페리를 향한 마음은
연민? 사랑? 동질감(본인의 표현대로, 나간 문은 다르지만 같은 집에서 자란 것 같은..)? 셋 다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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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저히 못 읽겠다 중도포기
뒤로 갈수록 꾸역꾸역 읽고 있다는 느낌
쌓여가는 읽고 싶은 책들을 보니 그만 놓아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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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운을 얻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문학, 언어, 정밀하고 기묘하며 뜻밖의 조합을 이룬 글 속에서 그 무엇보다 검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글자를 통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는 마음과 정신의 신비, 이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그는마치 위험하고 부정한 것을 숨기듯 숨겨왔지만, 이제는 드러내기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러다가 대담하게, 종내는 자랑스럽게.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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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꾸민 끝에 서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 때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운 비밀처럼 마음속 어딘가에이미지 하나가 묻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책이를 만들기 위해 낡은 판자들을 사포로 문지르자 표면의 거친느낌이 사라졌다. 낡은 회색 표면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면서 나무 본래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더니, 마침내 풍요롭고 순수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것도 그 자신이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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