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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과 관을 떠메고 가는사람들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두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슬픔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 원망과 분노의 기색도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절망의 빛이 진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영원히 외부로 흘러 나갈 수 없는 말라비틀어진 우물 안의 물 같은 모습이었다. - P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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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물과 모래땅 같았다. 물이 모래땅 위를 흐르자마자 모래땅이 흐르는 물을 빨아들였다. 자석의 음극과 양극처럼 한 번 부딪치자마자 척, 하는 소리와 함께 하나로 들러붙었다. 두 사람은 풀씨와 황토 같았다. 바람이 불면 풀씨가날렸고, 바람이 가라앉으면 풀씨도 가라앉았다. 모래땅에 떨어진 풀씨는 곧장 뿌리를 내렸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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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기 힘든 세월이었다. 죽음은 매일 모든 집의 문 앞을서성거렸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모기처럼 어느 집 앞에서 방향을 틀기만 하면 그 집은 영락없이 열병에 감염되었고,
다시 석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 침상 위에서 죽어나갔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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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시작 부분을 다시 보니
처음엔 몰랐던 문장의 의미들이 다시 보였다
주인공의 비겁함과 주변에 흔들리며 내린 소소한 결정들
그리고 안타까운 결말
마지막에 느낀 사랑은 진심이었을까
그저 위기에서 모면한 순간에 느껴지는 안도감속에
사랑이라고 착각한건 아닐까

이 훈장 뒤에는 절대로 영웅이라고 할 수 없는, 그저 절망적인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전쟁 속으로뛰어들어 간 사람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영웅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책임으로부터 도망친 탈영병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입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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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나긴 황금빛 하루 동안 나는 완벽하게 행복했기 때문에 여기서 한 걸음만더 나아가도 그 행복감은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 한낮의 뜨거운 공기가부드럽게 식어가듯 차분한 마음으로 익숙한 가로수 길을 따라 부대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그저 감사하는마음으로 모든 것을 되새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일찌감치 작별을 고했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고, 어둑어둑해지는 들판과 검은 안개 위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바람은 나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나는 순수한 열정에 사로잡혔다.
이 세상과 모든 사람들이 선량하고 감동적으로 느껴졌고, 나무 한 그루한 그루마다 껴안아주고 사랑하는 사람을 어루만지듯이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서 이처럼 혼자 담고 있기에는 가슴 벅찬 이야기들을 집주인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내 감정을 알리고, 표출하고, 아낌없이 쏟아내고 싶었다.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빨리 나눠주고 소진해버리고 싶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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