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1no2

 

 

히가시노 게이고는 천재다.

그건 뭐 몰랐던 사실도 아니고

누군가는 유재석이 1등MC인거만큼이나 당연한 이야기 아니겠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원래 내 안에 꿈틀거리는 천재반대주의(?/잘난 천재는 인정하지만 때때로 타인들의 유행에 의해 만들어진 천재를 싫어한다. 원래 열풍에 휩쓸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서)때문에 그 사람의 책을 의도적으로 멀리했던 시절도 있기 때문에 내게는 뭔가 아직은 반짝거리는 신선한 정보다.

 

 

그래서 당연히 그동안은 나의 책고르기에 반하게도,

손이 가는 책을 고르면서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이름이 눈에 뜨이면 그 책은 슬그머니 다시 놓아버렸다

그런데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항상 의도하는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닌게

지난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바른감이 있기는 하다만 분명히 오늘은 2011년 1월 하고도 3일이고 내가 이책을 받은건 2010년 12우러이 맞으니까) 선물받은 책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도 인정하는 진짜 천재의 카테고리에 넣었다

(내가 뭐 대단한 스텐다드는 아니지만, 뭐든 내가 경험해야하는 편이라 좀 몸이 고생+시간낭비적인 구석이 있다. 나란 사람)

 

 

그렇게 나의 생각을 달라지게 한 책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형사 가가시리즈의 시작인 <졸업>이였다

유달리 머리아픈 책이라는 점은 이 책을 읽은 분들은 다들 알테고

(그래도 안 읽은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대게의 일본 추리소설의 스토리위주라기보다는 뭔가 과학적?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앞길이 막막한 청춘의 심리와 가가씨의 추리가 절묘하게 맞물린 작품이였다

그래서

<잠자는 숲>

<악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붉은 손가락>

까지 리스트업하고 서점에 가는 평소의 나답지않은 외출까지 감행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리스트중에 이미 읽은 책이 2권이더라...그런데 늘 그렇듯이 어디에도 나의 후기는 남아있지않고 그 책들까지 다시 잃거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오빠와 여동생이 단둘이 남았다

고향에서 경찰이 된 오빠와 도쿄로 올라가 10년째 살고있는 여동생

힘들다는 전화흫 한 여동생을 주말에 고향집으로 내려오라고 한 통화흫 끝으로 연락이 끊기자 오빠는 도쿄로 찾아온다

그리고 이상한 에감

여동생은 죽어있었다

자살?

그러나 자살이 아니다

교묘하게 연출된 자살을 위장한 살인현장

오빠는 복수를 다짐하며 증거들을 더 확실한 자살로 꾸민채 타살의 증거들을 스스로 챙긴다

여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

 

 

수사물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들중에 스스로 살인자를 처형하겠다는 피해자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때때로 눈에는 눈~! 이라는 처벌방법이 사라진 현재의 법적인 채계가 맘에 안들대가 있다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그러할진데

당사자의 가족이 바라보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할것은 뻔한일이다

거기다 그나마의 처형이라도 받는다면 몰라도

교묘하게 법그물을 바져나가는 피의자를 바라보는것만이 방법이라면,

대체 누가 편히 숨쉬며 잠을 이룰수 있을까

하지만 이문제는 여전히 머리아프게 복잡한 문제다

복수는 또 복수를 낳게되기도 하고

전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의 복수만을 위해 살아숨쉬는 곳이 되어서도 안되고

또 때로는 말그래도 그 순간의 자기방어일수도 있고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진실은 그가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은 절대 알려지지않을수도 있고

삶이란 항상 보기보다 몇배 더 복잡한 법이니까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나의 소감은 이것이다

사람 참...무서운거다

사랑..그것은 한결 더 무서운 것이다

참..어떻게 살라는것인다

친구를 믿지도, 연인을 믿지도 말고 살라는 것인가?

아니면 나보다 매력적인 여자친구는 만드는게 아닌가?

아니면 절대 그런 여자친구에게는 내 남자친구는 소개하지말아야하는가?

 

 

이거 하난 확실하다

절대 무슨일이 있어도 친구의 애인은 탐내는거 아니다

헤어지고 10년이 지난 사이여도 친구의 애인은 절대절대 네버 넘보지말자

항상 모든 관게에서 사랑보다는 우정이 먼저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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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의 계절
온다 리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나의 지난해 결심중의 하나는 책을 읽은 후기를 꼭 올리자는 거였다.

그래서 한권을 읽고나면 그 책에 대한 후기를 올리기전에는 다른 책에 손 대지않기.를 결심하기도 했지만

후기를 올리기전에 이미 읽은 책의 마지막 표지를 덮고나면 바로 일어나는 금단현상에 이를 이기지 못하고 다른 책을 보게되는거다

그래서 결국에는 후기를 쓰지못한 책이 한권이 두권되고, 쌓여만 가게되더라

 

2011년의 목표역시 여전히 읽은 책의 후기를 좀 잊지말고 올리자~ 라는 데에는 변화가 없다.

하하

지켜질런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둥둥 떠다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이거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라는 물음표를 머리속에 가득 가지고도 다 읽은 후에야 이거 예전에 읽은거잖아, 하는 낭패를 벗어날테니

#2010no 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오늘에까지 읽은 책이 이미 2권, 읽고있는 중인 책인 1권

제발, 이 한권의 마지막에 다다르기 전에 읽은 2권의 책의 후기를 제발 올리자~

제발~

ㅋㅋㅋ

 

 

심하게 긴 시작은,

다 2011년을 맞이하는 설레임? 같은거리라

 

 

 

나는 온다 리쿠의 팬이다.

근데 이건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향한 느낌과는 좀 다르고, 라틴작가들을 향한 사랑과는 또 좀 다른데

뭔가 소녀적인 내 사춘기시절에 대한 느낌을 때때로 그녀의 책에서 느끼기 때문에 느끼는 일종의 동질감에 대한 팬이랄까?

 

오늘로 2011년하고도 3일째되는 날을 맞았다만,

이 책은 1996년의 책이다.(일본에서 1996년에 나왔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서야 출판되었다)

1996년이라, 그때의 나는,,,기억조차 나지않는다

15년전의 나를 기억한다는 건, 어쩌다 발견한 15년전의 일기장이라도 읽지않는한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때의 일기장을 발견한다고 해도, 그 당시의 친구이름에 그 친구를 떠올리는데 한참의 시간이 흐를수도 있고

당시의 유행하는 어떤 단어들이 등장한다면, 그 말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

그만큼 15년이라는 시간은 긴 시간이고

특히 그때의 사춘기 소녀의 감성이란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내가 파악하기에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난 말이야, 어릴 적부터 냉정한 사람이 좋았어."

시즈카는 고개를 들던 너무나도 천진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유미는 뭐라고 대구해야 할지 몰랐다. 시즈카가 말을 이어갔다.

"지금도 냉정한 사람이 좋아.

어떤 일에도 상처받지 않고, 어떤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항상 침착한 사람. 난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친절함에는 보상이 요구된다는 것을, 대가없이 뭔가를 해주는 사람일수록 사실은 고맙다는 말을 강렬하게 원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한테 후지다 스스무는 동경의 대상이였어.

누구나 한번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사람은 시시해. 착한 사람도 시시해.

그보다는 왠지 차가운 느낌이 들고,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 되고 싶어. 모두가 한번쯤 눈길을 주는, 존재감이 있는,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유미는 조용히 시즈카 옆에 앉았다.

"좋아 했어?"

"아니. 그냥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했어. 아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내가 너무 외로워서 훌쩍거릴 때도, 별 것도 아닌 일로 고민하고 있을 때도, 이 사람은 전혀 상처받지 않는다. 그 누구도 그에게 상처줄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마음이 놓였어.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와 같은 존재를 저에게 주신 덕분에 전 마음이 든든하답니다.

뭐, 그런 느낌이였어. 내가 하는 말 알겠어?"

-p.312,313

 

이 책을을 읽노라면 소녀들만이 가지는 소문의 힘에 대한, 우루루 몰려가는 함께라는 의식이 주는 만족감 같은 것이 책 내내 둥둥 떠다닌다.

당연히 나역시 그때에는 저런 부분이 있었겠지, 하는 일종의 추억적 동질감과 함께 그래도 나는 저들보다는 좀 냉정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묘한 우월감?까지 느끼면서

이 책을 읽는다.

같은 교복을 입은 소녀들에게서 발산되는 특유의 톤이 높은 목소리와

(요즘엔 20대초반의 여대생 무리에게서도 여고생과 같은 시끄러움이 목격되기는 하지만)

혼자에게서는 없던 힘이 발산되는 특유의 또래적 파워업을 생각하게 된다.

 

 

온다리쿠가 그리는 소녀와 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게 첨은 아니다.

환상의 세상을 그리던 삼월 시리즈를 제외하고도 그녀가 그리는 일상의 여고생 이야기들은 이상하게도 내게 착 달라붙어 내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레 긍정의 것이던 부정의 것이건, 그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고

그냥 눈은 책의 글자를 따라가는 중인데

머릿속에는 리플레이되는 내 여고생시절이 자꾸만 더오른다는 말이다

사실 여고생 시절을 떠올리는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씩 시간이 더 지날수록 더 기억할 일이 없는 멀어져가는 기억인데 말이다.

 

아 뭔가 책의 후기라기보다는 주절거림을 뱉어낸 느낌이다만

이 책은 음, 특유의 환상적 무언가도 느껴질것이고

이전의 온다 리쿠의 글들보다는 좀, 서튼 느낌도 엿보인달까

후반으로 갈수록 확 빠져들기보다는 냉정한 시선을 던지게 되기는 한다.

그러나 2011년을 맞은 첫번째 초이스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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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1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때때로 천인공로할 사건들이 일어나면 우리는 쉽게 그를, 그리고 그를 그렇게 만든(것이라 생각되는) 부모를 비판하게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부모 역시 피해자라는 사실,

그리고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피해자가 사실은 가해자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비판하는 위치만 찾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모든 잘못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말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무차별적인 범죄가 늘어아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니까

 

 

 

 

 

P. 129

인생은 불공평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레이시는 번번이 승진 대상에서 탈락했다. 공들여 몸조심을 해온 엄마들이 사산아를 낳는가 하면, 마약 중독자들은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열네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제대로 살아볼 기회도 가져보기 전에 난소암으로 죽어가기도 했다. 운명의 부당함과 싸울 수는 없다. 그저 참고 견디며, 언젠가는 달라지기만을 소망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자식을 위해 참아야 하는 건 훨씬 더 힘들었다. 레이시는 순수의 커튼을 걷어버리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이제는 그녀가 이 세상이 그 아이에게 이상적인 곳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하더라도, 아무리 많이 사랑해주어도, 피터는 그 사랑이 언제나 부족하다고만 여길 것이다.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고 여린 마음의 피터는 또레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되곤했다.

하지만 그런 피터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놀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게속해서 괴롭힘을 당하게 될것이라는 현실뿐이였다.

괴롭히는 가해자가 처벌을 받고 그들을 바꾸는 세상은 없었고

피해자가 바보같아서, 피해자가 더 괴롭힘을 당하고, 주변의 모든 이들은 방관자로서만 존재하는 세상

그게 바로 요즘의 세상이 아닌가?

요즘은 워낙에 큰  사건이 많아서인지 왕따 문제가 뉴스에 잘 안나온다.

누군가가 자살을 기도하거나 어린 목숨이 죽어서야 뉴스는 반짝 그들을 비춰줄 뿐이다.

학교는 쉬쉬하며 가해자를 감춰주고 피해자가 조용히 전학을 가주기를 요구한다.

세상이...참 나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역시 때로는 이런 뉴스르 보면서 가해자인 학생들을 처벌하기를 요구하는 이면에

피해자인 학생 역시 왜 그렇게만 사는가,하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것 같다.

그 아이들이 그 상황을 원해서 만든것도 아니건만 나 역시 냉정한 방관자의 눈을 가지고 있었던거다.

 

 

 

 

 

 

 

P.218

괴물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고 세상 사람들이 레이시를 비난할 수도 있다. 레이시가 너무 안일했거나 너무 엄했다고, 너무 거리를 두었거나 너무 숨 막히게 했다고 그녀의 가정 교육을 비난할 수도 있다. 그녀가 아들에게 한 일 때문에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아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렇다면 그녀가 아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올 A를 받고 농구 시합을 승리로 이끄는 아이를 자랑스러워 하기한 쉽다. 그러나 진정한 부모의 인격은 남들이 모두 싫어하는 아이에게서 사랑할 점을 찾을 수 있을 때 나타난다. 레이시는 피터가 올바른 아이로 자랄수 있도록 애써왔다.

 

한때 나는 성선설이 옳다고 주장했던 사람이였다.

아직도 나는 그래도 선하게 태어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믿기는 한다.

내가 빠트리지 않고 보는 K본부의 '공감'이나는 프로그램을 보면 지독하게 힘들고 그러나 열심히 살고자 하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탓에 그걸 보고 있는 순간이 즐겁지만은 않다

하지만 내가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전에 방송된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쏟는 사랑의 증거들을 보게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들에게 집을 주고, 귀저기 살 돈이 없다는 부부에게는 전국 각지에서 귀저기가 배달되어 온다.

여전히 고소득자가 아닌 이들의 쌈지돈에서 매달 기부금이 세어나오고

헌혈의 집에는 자신의 피를 내어놓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있어 우리는 대게 선하게 티어난다고 믿는다.

 

그러나 때때로 성악설이 분명한 이들이 눈에 보인다.

이들은 상대를 화나게 하고, 이들의 존재를 세균처럼 일대백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다.

상대를 괴롭히고 죽인다.

하지만 이들이 다, 이혼한 부모를 가지고, 사회의 무관심속에서 자라고,,하는 일반적인 분석의 결과물에 합당한 사람들은 아니다.

내가 아는 이런 인간들 중에도 좋으신, 존경받는 부모님과 그런 형재들 사이에서 혼자서 비뜰어진 본성을 더 악하게 키오온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만족하기 위한 분석의 요건들에 그들을 끼어 맞추기를 원한다.

그러한 분석의 조건들에 맞지 않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만족하기 위해서 사회는 이런 악인을 카테고리 지을 평범이라는 단어에서 조금을 빗겨나간 분석자료를 만든다.

 

 

 

 

 

 

 

 

P.284

 그녀의 가슴속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걸 아들에게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내 자식이 아무리 눈부시기를 바란다 해도, 내 자식만큼은 완벽하다고 아무리 자위하려 해도, 결국에는 아이들에게 실망하게 되어 잇다는 것, 까놓고 보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를 닮아 있다. 속속들이, 상처투성이다.

 

P.297

 셀레나는 의자에 약간 등을 기댔다. 무모한 짓인 줄은 알았지만, 지금처럼 불행이 전파될 때는 너무 가까이 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아침 아기 침대에서 자고 있던 샘을 생각했다. 밤사이 녀석은 양말 한 짝을 벗어벼렸다. 발가락 다섯 개가 완도콩처럼 포동포동했다. 그녀는 아기의 캐러멜 피부를 맛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사랑의 언어는 대게 이런 식이다. 눈으로 그를 먹어치웠다. 그의 모습을 마셔버렸다. 그를 통제로 삼켰다 등등. 사랑은 혈류로 분해되고 섞이는 자양물이다. 

 

 

여자들은 대게 결혼을 할 때,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를 보고

아이를 낳고, 엄마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데,

나는 요즘이 그런 시기다.

(결혼도 안했고 아기도 낳은적 없다.ㅋㅋ)

그냥 가슴이 먹먹해지게 하는 부모님, 그리고 부모님의 무한사랑

세상의 모든 이들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지만,

또 뒤집어 생각하면 그들 또한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빠이다.

(아닌 경우도 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지만 넘어가고,,)

그런 부모의 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P.343

 조이가 피터 쪽을 휙 쳐다봤다. "냉큼 꺼져, 별종." 형의 명령에 피터는 얼른 화장실을 나왔다.

그러면서 존재감이 거의 잃어가고 잇는 사람한테 꺼지라는 게 과연 가능한 말일까 하고 생각했다.

 

국민학교에 다닐때였는데 그때는 왕따라는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기 이전이였던것 같다.

우리 학교는 부속국민학교라 한 학년에 딱 3반 밖에 없는 인원이 적은 편이였는데 그때도 분명 왕따라는 게 존재했엇다.

나는 키가 큰 편이라 뒷쪽에 앉았고 대게는 키가 큰 남학생들이 남을 괴롭히는 데에도 앞장섰던것같다.

급식에 고등어조림? 구이? 가 나온날이였는데 그날도 남학생들이 그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괴롭히고 있었다.

"꺼져" 뭐 이런식의 말들이 오갔던 것 같은데,

나는 꽤나 정의감에 불타는 학생인고로 "그러지 마"하고 편을 들엇다.

"알았다"며 수긍하는 듯 보였지만 내가 등을 돌리자 그 학생의 책가방에 자기들의 고등어반찬을 쏟아부었다.

그리고는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오랜 시간이 흐른 기억은 항상 온전하게 남지는 않으니까

 

그냥 오랜 시간 잊었던 그때의 시간이, 이 책을 읽는 동안 '피터'를 볼때마다 자꾸만 떠올랐다.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피터'들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닐까..

 

 

 

 

 

표지의 공허한 뒷모습의 소년이 (피터 일 확률이 높은) 자꾸만 눈에 밟힌다.  

 

 

http://blog.naver.com/mynamemonday/11398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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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팟으로 영화보는걸 안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넣어다니는 영화가 <쉰들러 리스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물론 너무나 슬프고 인간성에 대한 고민봐 번뇌에 빠지면 그 우울함에서 도저히 빠져나올수가 없어지는 금단의 열매같은 영화지만,

나는 그 영화의 무거운 흑백화면과 그 음악에서 도저히 빠져나갈수가 없다.

(그 음악이 바로 개콘-남보원'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바로 그 음악이다.)

 

<숨그네>는 책으로 만나는 <쉰들러 리스트> 버전이랄까

물론, 두개의 수용소는 다르고

영상이 중요한 영화보다는 의식의 흐름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는 구성상 두개의 세계는 물론 다르지만

두 곳의 수용소는 인간성을 버리는 시간,

헤르타 뮐러에 의하면 '뼈와 가죽의 시간'이고 서로의 성의 차이를 버리게 되는 시간이니까

 

나는 원래 책 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온갖 종류의 책을 여러권 두고 조금씩 맛을 보며 읽는 편이다.

하지만 숨그네는 달랐다.

왠지 그래서는 안될것같았다.

그래서 이 책은 오롯히 이 책에만 매달렸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이 느낌을 고스란히 리뷰하고싶어서 다름 감정이 끼어들까봐 그 동안에는 다른책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어겼다,,추석연휴전에 다 읽은 책인데 오늘에야 리뷰를 쓰고있기 때문에 그 사이의 공백기가 너무 길어서 다른 택을 보지않을수가 없었던 탓이다.)

 

이책은 멋지다.

진심으로 최고다.

 

 

 

 

 

PS 1.

사람의 편견이란,

나는 늘 책을 읽으면서 뒷통수를 한 번씩 맞곤한다

정말 늘,!

겉표지 뒷면에 있는 작가소개를 너무 꼼꼼히 읽는게 문제인건지

그 작가의 성별을 화자의 성별로 착각하는 탓이다.

이번에도 당연이 헤르나 뮐러(독일식 이름이라 정확이 철수,영희처럼 성별이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는 여자니까 처음에 짐을 싸는 주인공이

소년이 아닌 소녀,라고 생각했던거다

15p에 이르러셔야 주인공이 말한다

"나는 물었다. 어디로 가란 말이예요. 난 엄마 아들이잖아요"

엉?

아들이였다고?

결국 시작으로 돌아가 다시 읽을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문장에서도 화자가 여자라고 생각했을때의 의미와 남자라고 생각했을때의 의미는 다르기 마련이니까.

 

 

 

PS 2.

사람은 어떤 심각한 분위기에서건 자신만의 딴생각을 하게된다

그게 어려운 현실을 이겨나가게 하는 인간식의 자기보호본능이기도하고, 때로는 무관심으로 일관되게 하는 인간의 잔인성이기도하다

"아버지는 이 변화무쌍한 시절에 작센 전통의상 발표회와 체조대회에 참가한 소녀들의 사진을 찍엇다. 그러느라 라이카 카메라까지 장만했다..."

잠깐..라이카 카메라?

그 시대의 라이카 카메라..가지고 싶다

뭐 이런식이 되는 거다.

 

 

PS 3.

숨그네 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인데 나는 숨그네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

(나름 어휘력에 있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이다)

원제인 Aremschaukel 를 번역기어플에 넣어보니 '가슴졸이며 스윙'이라고 나온다

'스윙'이라는 단어보다는 '가슴졸이며'에서 공감하면서 넘어간다.

나역시 '가슴졸이며' 이 '숨그네'를 읽었으니까 말이다.

"...다시말해 심장 모양 삽머리의 목을 쥐고 그 아래에 달린 손잡이를 쥔다. 심장삽은 중심이 잡히면 내 손에서 그네를 뛴다. 가슴속의 숨그네처럼."

"...심장삽은 온전히 자기에게 집중하지 않느면 금세 눈치 챈다. 그럴 때는 가느다란 공포가 목을 조인다. 관자놀이의 맥박이 미친 듯이 뛴다. 나는 무너지기 직전이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목젖이 붓는다. 배고픈 천사는 입 안에, 내 입천장에 오롯이 매달린다. 그건 배고픈 천사의 저울이다. 배고픈 천사가 내 눈을 제 안경처럼 덧쓰고, 심장삽은 현기증을 일으키고, 석탄은 흐릿하게 보인다. 배고픈 천사가 내 빰을 그의 턱 위에 기워 맞춘다, 그리고 내 순결을 그네 뛰게 한다. 숨그네는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심한 착란 상태이다

숨그네는 바로 이런 것이였던 거다

널뛰는 심방박동

 

 

 

PS 4.

지금 이 순간에도 칠레의 탄광에 묻힌 사람들의 희망스토리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있다.

그들을 위로하기위해 찾아간 사람들 중에 콜롬비아(아,기억이 또 가물거린다.남미의 나라였는데...얼굴은 기억나는데..)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누구냐면, 눈덮힌 산에 비행기가 떨어져서 먼저 죽은 동료들의 인육을 먹으며(물론 먼저 죽은 사람의 것이다) 생존했다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살아서 기적적으로 구출되었을때 이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엇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분노했다.

'인간성' 혹은 '인간이 어떻게..'라는 말은 그럴때 쓰는 가벼운 말이 아니다

이들은 인간이기때문에 그렇게 했던거다.

숨그네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죽은 사람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전리품만 보인다. 시페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악의적인 행동이 아니다. 입장이 바뀐다면 죽은 사람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가. 그리고 누구든 기꺼이 받아들였을것이다. 수용소는 실용적인 세계다, 수피심과 두려움은 사치다. 흔들림 없이, 어설픈 만족감으로 시체를 처리한다.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감정과는 다르다. 죽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이 줄어들수록 삶에 더 악착같이 매달리게 되는 듯하다. 그만큼 착각은 더 심해진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수용소로 간 고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사실은 효력이 없다. 사람들은 그 반대를 믿는다. 빵 법정처리처럼 시체 처리만도 현재만을 안다. 하지만 난폭하지 않다. 공정하고 순하게 진행된다."

이책에 정말 훌륭한것은 어설픈 판단으로 이들의 삶을 동정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독한 환경에서 만나는 가장 실용적인(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이 얼마나 적절한 단어선택인지) 인간의 행동을 보여줄뿐이다.

 

 

PS 5.

이 책의 매력을 꼽으라면 수도 없지만,

그중 하나가 이들이 수용소에서 보낸 마지막 시기에 월급을 받게되고 소비를 시작하게 되는 부분에서 그려지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내가 만약 이 재료들을 가지고 책을 썼다면 일단 신파풍으로 눈물을 흘리게만 할 참으로 셨을것이고 또한 수용소에서의 힘든 시간만을 그리는데 치중하였을것이다

하지만 헤르타 뮐러는 이들이 '뼈와 살의 시기'를 벗어나 '2차 성징'을 하듯이 서로의 성을 찾은후에(이는 재대로된 식사로 가능해진다) 이들의 액션을 그린다.

 

"....몇 주 지나지 않아 우리의 영양상태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두번째 사춘기를 맞은듯 우리는 다시 남자와 여자가 되었다. 여자들 사이에 새로운 허영이 시작되었다....남자들은 예전의 몸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다고 느꼈기에....그러나 곧 멋을 부리고 싶어졌다. 나는 오랫동안 수작업을 해서 우단 깃이 달린 해진 외투로 재즈풍의 챙모자를 만들었다. 설계도는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었다. 온갖 디테일을 포함한 어려운 구조였다. 먼저 타이어 고무로 만든 뼈대를 천으로 씌운다, 모자의 크기는 비스듬히 귀에 걸필 수 있을 정도로 한다. 챙은 지붕용 타르 종이로 만들고, 머리 부분은 시멘트 포장 종이로 볼록하게 만든다. 안감은 아직 쓸 만한 낡은 러닝셔츠 조각을 쓴다. 안감도 중요했다. 안감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한, 옛 시절의 사치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사느냐 마느냐가 오로지 빵조각으로 치열하게 이어지는 때가 지나 배가 채워지자 인간은 사치를 부린다.

하지만 이건 역시 인간이란...이라고 말하는 부정적인 의미의 것이 아니다. 이부분은 왠지 내게는 더없이 슬픈 부분이였으니까

또한 인간의 이런 본능이 만드는 패션이라는 소비를 나역시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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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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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겁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유달리 귀신 이야기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서 대게의 경우 '이건 정말 안무서운 공포영화 아니야?'라며 김빠져하는 영화도 나는 늘무섭다

<디아워스>라는 니콜키드먼이 나왔던 영화도 디게의 경우도 '이건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좀 아니잖아'라고 말했지만 나는 무서웠다.

또한 내가 워낙에 고음역대의 비명을 쉬지않고 질러대는 바람에 함께 영화를 본 친구는 '이 영화 너랑 보니까 무서운데'라는 칭찬아닌 칭찬을 해주며, 앞으로 모든 공포영화는 너랑 봐야 무서움이 살아난다며 맛난 밥으로 나를 꼬시고 있다.(물론 나는 왠만하면 넘어가는 밥의 유혹에도 굴하지않고 공포영화같은건 안본다.는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이 책에 귀신('유령'이라고하면 동양적인 느낌이 감해진다. 단어가 주는 느낌은 때로는 설명 불가능하지만 또력하다)이 나온다고, 그것도 떼로 나오며, 주인공인 소녀는 내내 귀신들을 봐댄다고 누가 나에게 말 한마디만 해주었어도 나는 이 책을 절대 펴지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머리가 너무 아파. 쉽게 볼 수 있으면서 스토리가 막힘없는 숙련된 작가의 것이 필요해!'라는 생각으로 고른 작가의 책이였으므로, 비록 <메롱>이라는 제목은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작이라면 나는 믿을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으든것이였다.(그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책은 두껍고 무겁다. 헬스장에서 바이크 타면서 이 책 보다가 손목 나가는 줄 알았다. 혹여 나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운동가방에 집어넣으신 분이 있다면 행여나 그런 시도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왠만한 책 2권의 두께와 무게다.)

 

 

평소처럼 야밤, 엎드려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미야베가 워낙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가쓰는 시대물이라는 점에서 생경한 느낌으로 이 대단한 이야기꾼이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넘긴다. 도시락집을 하는 시치베에가 자신의 오랜 꿈이였던 요릿집을 하기위해 여러곳을 다니다가 후카가와에 요릿집을 열기로 한다. 그 요릿집의 이름은 '후네아'. 시치아베는 자신이 키운 숙주 다이치로와 다에, 그리고 그들의 어린 딸 오린을 이 후네아로 보낸다. 그리고 후네아에서 오린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소녀가 자신에게 메롱(일본식의 메롱은 손가락으로 눈의 아랫부분을 잡아당겨서 흰자위를 많이 보이는 것이다. 일본잡지에서 왜케들 이런 모습으로 사진을 직는가 했더니, 우리의 메롱만큼 대중적인 모습이였던 것이다.)을 하는것을 보고 소녀를 따라갔다가 알게된다. 그 소녀는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라는 사실을....

 

악,!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귀신 이야기를 싫어한다. 그게 귀여운 귀신이든(케스퍼는 귀신이 아니고 유령이다.그래서 케스퍼는 안무섭지만 이건 귀신이다. 무서운거 맞다.) 뭐든, 내사랑 투니버스에서 요즘 새로 방송하는 <괴담 레스토랑>의 예고편으로 에피타이저라며 짱구와 짱구사이에 광고하는 그 것도 나는 너무나 무섭다. 여기까지 읽고 나는 책을 덮었다. 잠을 이룰수도 없고, 방의 불도 끌수가 없어서 수면등을 눈부시게도 바라보는 상태로 밤을 지세웠다.(뭐 언젠가 스르륵 잠이 들기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내가 신뢰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무한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중도포기는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다. 이 책을 내 손에 넣은 이상 나는 이 책을 꼭 다 읽어야한다. 하지만 더 책장을 넘기는 것이 두려워서 이 책을 읽다말고 사사키 조의 <경찰의 피>도 상,하권을 다 읽었고 온다리쿠의 것도, 뭐 이런식으로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찝찝하게 내 속에 남는 것이였다. 그래서 방법을 찾았다. 낡이 밝은 대낮에, 절대 비가 오지 않는 햇빛 쨍쨍한 날에, 지하철 안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만 이 책을 읽으리라. 그러면 덜 무서울 것이다. 그래서 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헬스장에서도 읽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도 원썸머나잇이 시작하기전 1시간 반은 차문을 열어두고서 이 책을 읽었다. 그렇게 어제서야 이 책을 다 읽었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뒤가 서늘해졌던 귀신들의 등장도 이제는 익숙해지니, 어제의 경우는 야밤에 엎드려서 마져 책을 읽을 정도의 담력이 생겼다. 혹은 '이 귀신들은 착한 귀신이야'라는 오린의 심정에 동화된건지 아무튼 야밤에 이 책을 마져읽고서 불을 끄고 잠을 잘 잤다.(그러나 나는 여전이 <괴담 레스토랑>도 무섭고 공포영화도 무섭다. 절대 이런거 보자고 나 불러내지 말기를)

 

귀신은 한이 쌓여서, 혹은 그래서 성불하지 못해서 그 한을 풀기전에는 자기가 죽은 주변을 맴도는 거라고 이 책속의 귀신들은 말한다. 그리고 사람은 때때로 귀신을 보는데 그 귀신의 한을 함께 가지는 사람일때 그 동류감이 귀신을 보게 만든다고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것, 나 대신에 그것을 차지하고 믿는 것, 그런것들에 대한 미움이 그 성불을 막는 이유라면 나 역시 때로는 그런 악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무서움이 생긴다. 그래서 결심해보는 것이다. 내가 미움을 품지 않고 산다면 나는 절대 앞으로도 귀신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 터이니, 나는 진실로 착하게 깨끗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야 겠다고 말이다.

 

귀신이야기의 결론으로는 먼가 어울리지 않는 동화용 소감이지만, 아마 대부분의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런 마음을 가져주기를.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라도 미움을 마음에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되면 좋겠다.  


 

http://blog.naver.com/mynamemonday/11216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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