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식물은 대개 감아 오르는 방향이 정해져있는데,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오른다. 갈등이라는 말의 유래다.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얽히듯이 의견이 다른 쌍방이 충돌하는 것을 말한다.
갈등은 대체로 피하고자 하지만, 대체로 피할 수 없다. 누구나 갈등을 겪는다. 하나 또 갈등은 당장 겪기에는 고통스럽지만, 잘만 이겨내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갈등을 겪던 상대와 단단한 유대가 생길 때면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또한 단단해진다. 그러고 보면 왼쪽으로 감는 칡과 오른쪽으로 감는 등나무 줄기를 엮으면 그보다 단단한 덩굴이 없지 않을까 싶다. - P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