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말야. 사장님은 속으로 내가 괘씸했던 모양이야. 아니, 그게 아니면 왜 생뚱맞은 외국인 여자를 카운터 알바로 뽑았겠냐고. 옐레난지 옐로운지 하는 그 누님이 새 알바로 들어왔었을 땐 어찌나 황당했던지. 아니, 조선족도 아니고 눈빛 매서운 러시아 누님이라니? 이국에서 온 여인에 대한 로망을 가진손님들도 그녀의 살얼음 같은 눈빛을 마주하고서는 모두 불알을 걷어차인 것처럼 힘을 잃고 돌아가야 했어. 이상하게 정면으로 못 쳐다보겠다데. 말? 희한하게 그건 문제가 없었어. 대화가제법 되더라고. 뭐, 좀 이상하긴 했지. "내래 콤퓨타를 세척하자시요", "컵라면 재고는 일없습네다"라며 이북 말을 쓰더라니까?
대체 어디 어학당을 다닌 건지 물어보면 말을 슬쩍 흐리더라고. - P222
"답도 없는 메텔빠야, 도와줄까."
한 사내가 손을 스윽 내밀자,
"1시간. 딱 1시간만 휴전이다, 개차반"이라며 맞은편의 사내가 손을 꽈악 붙잡았지. 크. 그건 기적이었어. 알로에 피시방의앙숙인 사자와 호랑이가 용을 때려잡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이뤄낸 거야! 배신한 여친이 준 돈을 철저히 낭비해 버리겠다는쪼렙 엘프의 괴이쩍은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