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저 앗아간 극도의허기를 잠시라도 잊기 위해 그는 무언가를 씹어서 연하게 만들어목구멍으로 넘기는 상상을 한다. 강주룡의 손은 목구멍으로 들어가고 그는 천천히 자신을 씹어 먹는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간수의 소리를 듣자 강주룡은 몸을 세우고 저항하는 인간의 자세를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타인에게 폭력적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잡아먹는 뒤집어진 인간, 하지만 저항의 존엄을 끝까지 상실하지 않는 인간. 그가 바로 강주룡이다. - P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