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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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목부터 느껴지는 아우라가 대단하기에 과연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각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지식인들이 모여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깊이있게 나누는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서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다. 페이지 404쪽에 달하는 분량이라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기간에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관심가는 질문들부터 차근차근 접근한다면 그 대화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의 틀이 조금씩 넓어지는 경험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의 저자인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는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로,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학제 간 참여 연구소의 소장이다.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왔으며,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과학과 영성의 상호 관여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서를 출판하였다. 그 노력의 결과로 그는 2019년 템플턴상(종교계의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번에 나온 <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책은 다트머스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건설적 협업'이라 부르는 자리에 세계 최정상의 과학자와 인문학자를 불러 모아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한 결과물 (약 5년간 진행된 여덟 번의 대담을 모은 결과물)을 담고 있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목차이다.


1장 의식의 신비

신경과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2장 실재의 본질

불교학자와 이론물리학자의 대화

3장 지능과 미래 - 인간, 기계, 외계 생명체

천문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4장 영성의 본질

과학과 종교의 대화

5장 시간의 신비

과학사가와 물리학자의 대화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

신경과학자와 작가의 대화

7장 인간과 행성의 수명

환경주의자와 의사의 대화

8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문학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의 대화

8개의 주제는 그야말로 굵직한 주제로, 독자로 하여금 깊이 있는 생각을 유도한다. 어렵다는 생각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중의 공감을 사는 부분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사고의 확장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문장들이 참 많았지만, 그 중에서 앎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고 생각할 거리들을 풍성하게 해주는 몇 문장을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지식 추구의 본질적인 면이자 출발점은 무지를 인정하는 겁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집니다. 모르기 때문이죠. 톰 스토파드(Tom Stoppard)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우리를 중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알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것에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p96, 2장 실재의 본질

제가 관찰한 한 가지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중략) 두 종류의 시간이 있을 수 있을까요? 하나는 과학의 정확한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좀더 개인적이고 심리학적인 시간이죠. 만일 두 종류의 시간이 있다면 둘은 양립 가능할까요?

p199, 5장 시간의 신비

우리는 이 길의 어디쯤 왔을까요? 앞으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할까'일 겁니다. 이 질문들은 분명히 과학적 관점과 인문학적 관점을 모두 요구합니다. 이 질문들에 답하는 건 흥미롭고 멋진 과학적 도전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p243,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

이해도 시각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관점을 가지고 충돌이나 중복 없이 각각을 별개의 층으로 취급할 수 있다면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할 때보다 인생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집니다.

p347, 8장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이 나누는 대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익숙하고 다루기 쉬운 주제만 고집하다 보면 우리의 생각의 틀도 그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에 푹 빠져보고 싶은 독자라면 분명히 만족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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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유치원에서 배우는 해외주식 기초수업 - 해외주식 투자의 기본과 개별종목 및 ETF 실전투자 전략까지 해외주식 투자의 A to Z
주식유치원(김석민) 지음 / 책밥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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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남편이 주식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퇴근 후에 주식투자를 위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까지는 국내주식에만 파고들었는데, 혹시나 해외주식에도 관심이 있을까? 생각하여 이 책을 추천하였다. 남편은 해외주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흔쾌히 받아들였고 흥미로운 책이라며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유튜브 <주식유치원_야너주(야, 너도 주식할 수 있어)>를 운영하며 5만명이 넘는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유튜버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에 5년간 한국투자증권에서 트레이더로 일해온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아래는 남편이 이 책을 읽고 남겨준 서평이다.

이 책은 아내가 추천하는 그 순간부터 확 땡기는 책이었다. 토스 인터넷 뱅킹에서 공짜로 주는 소수점 해외주식을 받은 것 외에는 해외주식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고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몰라서, 이 책이 해외주식을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구성은 해외주식 입문자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짜여져 있다. 투자원칙, 국내주식과 다른 점, 투자기본, 투자방법, 실전투자/전략, ETF 투자/전략, 배당주 투자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만 봐도 딱 필요한 내용으로 경험없는 입문자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1장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투자 원칙 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자면 아래와 같은데, 국내 주식 경험자로서 정말 공감하고 현재의 나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주식투자 초보의 맘에 꼭 되새겨야되는 중요한 원칙들이다.

1) 좋은 기업은 하락할 때 매수해야 돈을 번다. (좋은 기업이라도 비싸게 사면 손해본다. 무조건 싸게 사라)

2) 매수하기 전부터 하락을 생각하자? (주가 하락시 어떻게 대응할건지 고민해라. 물타기/손절매/강제존버)

3) 조건없는 장기투자가 답이 아니다. (투자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기업가치와 매수한 가격과의 괴리임. 늘 내가 산 가격이 적정한가 고민이 필요함)

4) 투자의 왕도 기록만이 살 길이다(매수 전 기업 분석, 투자 목적, 적정가격, 매수 후 대응, 매도타임 등을 기록해야 실력이 는다.)

5) 원칙을 지켜야 투자로 성공한다. (위 4가지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2장은 입문자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되는 국내주식 투자와 다른점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라면 대충 알고 있을법한 환전수수료와 환율 차이 외에도 수익 시 발생되는 3가지 세금들(증권거래세,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을 나라별 세율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고, 거래시간과 결제일, 거래단위, 소수점거래, 증권사별 해외주식거래가 가능한 나라, 또 등락표시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등락표시법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는 것은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우리는 빨강이 상승을 의미하는데 서양은 피를 흘린다라고 해서 하락을 의미한다.

3장부터서는 본격적으로 해외투자의 기본기를 다지는 내용이다. 종목명을 나타내는 티커, 해외주식 공시보는 곳, 나라별 매매제도, 해외주식 배당금에 대해 설명해준다.

4장은 투자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기 적립식 투자(방법보다는 왜 해야되는지 이유를 설명), 단기투자가 어려운 이유, 서학개미의 매매패턴과 회전률, 투자회사, 그리고 투자 정보를 얻을만한 사이트 등을 소개한다.

5장은 개별종목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로 관심 기업을 선택하는 방법 3가지(산업분석 후 개별기업 분석하는 탑다운 방식, 자신의 생활반경에서 찾는 보텀업 방식, 직업과 관련된 회사 분석)와 섹터의 의미와 중요성, 검색하는 방법, 개별종목 공부할 내용 및 접근방법, 기술적 분석 방법 등 해외투자 주린이에게는 필수적인 내용이라 하겠다.

6장에서는 5장에서 배운 개별종목을 선택한 후 실전투자를 어떻게 할건지 소개한다. 사실 5장, 6장은 참고자료만 해외 자료이지 대부분은 국내투자와 유사하다.

7장부터 마지막 9장까지는 ETF(Exchange Traded Fund)에 관한 투자법과 실적투자 전략, 배당주 투자법에 대해서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또 각 챕터 끝에는 방과후 과정이라는 코너로 해외투자 입문자들에게 무엇을 준비해야되는지 또 각 챕터별로 연계된 중요한 실습가능한 정보들을 가르쳐준다. 예로 제 1장에서는 해외주식 계좌 개설하기다. 해외주식에서 중요한 것은 매매수수료와 환전수수료라고 가르쳐준다.

처음에는 해외주식에 관심이 있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국내주식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투자 원칙은 둘 다 비슷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해외투자와 관련된 정보가 총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의 뼈대, 기본기를 다지는 것에 매우 유익함에 틀림없다. 본격적으로 해외투자에 입문하겠다면 최소 2번 이상 읽고 참고하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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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숙이의 숙제 책 읽는 어린이 연두잎 10
유순희 지음, 오승민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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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인 우리 아이는 이 작품속 명숙이에게 얼마나 공감하며 읽을까 궁금해 하며 아이에게 이 책을 권했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책, <지우개 따먹기 법칙>과 <우주호텔>은 각각 초등 국어교과서 4학년, 6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신작 <명숙이의 숙제>에서도 교훈적인 감동을 줄 것이라는 예상을 살며시 해보기도 했다. 아이는 지난 해에 국어교과서에서 만났던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꽤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며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이는 이 책을 집어들자 단숨에 읽었고 너무 감동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정정했다.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명숙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명숙이가 그렇게 희생을 하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들은 것이 너무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아무리 그 당시 상황이 그러해도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친정엄마가 생각났다. 친정엄마도 명숙이처럼 집안에 보탬이 되어야 하기에 배움의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 그래서 나이들어 여유가 생겼을 때 배우고 싶어서 이것저것 도전하셨지만, 나이들어서 배우려고 하니 쉬 입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친정엄마를 보면 안다. 삶으로 터득한 지혜가 너무도 깊고 광활하다는 것을. 이 이야기속 명숙이를 보면 친정엄마를 보는 듯하고, 딸아이에게도 너의 외할머니도 명숙이처럼 그랬노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주며 아이와 소통했다. 아이는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아래는 이 책을 읽고 아이가 남긴 감상평이다.

<명숙이의 숙제> 이 책은 조금 불쌍하고 슬픈 스토리를 담고 있다. 주인공 명숙이는 죽은 엄마와 지금의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명숙이의 엄마가 죽은 후에 아빠는 새로 결혼을 해서 명숙이 곁에는 친엄마 대신에 새엄마가 있다. 그리고 얼마전 새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 동생 진주가 있다. 안그래도 새엄마는 장사하고 아빠는 항상 집에 없는 터라 명숙이가 집안일을 전부 맡아서 하는데 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명숙이도 원하는 것이 있다. 새엄마의 사랑과 학교에 가는 것! 하지만 새엄마는 매일 장사하느라 바빠서 명숙이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십원 한 개도 주지 않았다. 명숙이는 그런 새엄마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받고 싶었고, 학교에 매일 가고 싶었다. 하지만 동생 돌보랴, 집안일 하랴 학교 갈 시간은 없었다. 부모님이 집에 없으니 자신이 학교에 가면 동생 진주는 혼자 남기에, 어린 진주를 두고 갈 수가 없기에, 항상 가고 싶은 학교에 못간다. 그러던 어느 날 명숙이에게 숙제가 주어진다. 바로 자기 이름의 뜻을 알아오는 것! 그렇게 명숙이는 자신의 이름, 유명숙의 뜻을 알게 된다. '버들유, 밝을 명, 맑을숙 '해서 유명숙. 이 숙제를 통해 명숙이는 자신의 이름답게, 아름다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명숙이가 학교에 가기로 한 날인데, 아빠가 나가려는 게 아닌가?! 그럼 진주는 혼자 있어야 되고 혼자 있으면 위험하니까 결국 명숙이가 보살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심지어 아빠는 명숙이에게 이런 말까지 했다. "학교가 뭣이 중요하다고 그러냐. 그리고 진주는 누가 보냐?" 결국 화가 치밀어 오른 명숙이도 소리쳤다. "아버지 자식이니까 아버지가 보라고. 난 학교 갈 거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나가버렸고, 명숙이는 진주에게 밥풀과자와 인형을 쥐어주고는 학교에 간다. 쉬지 않고 달렸지만, 뒤에서 진주가 우는 것만 같다. 결국 명숙이는 진주를 두고 학교에 가지 못한다. 명숙이는 그렇게 다시 진주를 보게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명숙이는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았다. 그래서 불쌍하고 슬픈 스토리라는 것이다. 또 이 이야기를 읽으니, 풍족하게 사는 내가 복받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슬프지만 깊이 있는 스토리를 읽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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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커피일 뿐이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2
이선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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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던 책인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을 만났다. <단지 커피일 뿐이야> 이 책의 겉표지만 보면 꽤나 자극적인 소재 같다는 오해를 받기 쉽지만, 청소년 성장소설 답게 따뜻하게 전하는 메세지가 뚜렷해서 너무 좋았다. 삶의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성장소설이지만 흥미로운 전개라서 쉼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창밖의 아이들> 작품으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다수의 청소년 소설을 쓴 작가답게 청소년의 심리를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야기에 빠져들만한 재미요소들도 곳곳에 녹아내어 뒷 내용이 궁금해서 손에 놓지 않고 끝까지 읽어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고등학생 강산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1년만에 새아빠를 맞이하게 되어 혼란스러운데, 새아빠에게서는 항상 커피향이 난다. 알고보니 새아빠의 실체는 아빠가 살아계실 적에 자주 갔던 카페의 사장이었던 것이다. 새아빠의 등장부터 강산은 커피향을 극도로 혐오하게 되었다. 엄마는 왜 그렇게 급하게 카페집 사장과 재혼을 했을까? 나또한 읽으며 궁금했고 후반부에 그 이유를 알았다. 이야기속에 빠져있다 보니.. 엄마의 상황도 이해가 되었다.

잔을 입에 대고 커피를 한 입 마셨다. 코로 숨을 쉬자 커피 냄새가 나를 압도했다. 몸이 커피 냄새에 감전된 것만 같았다. 어릴적, 전기선을 밞은 적이 있다. 다행히 애들이 말한 것처럼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거나 정신을 잃지는 않았지만, 크게 통증이 일었다.

그래, 통증.

엄마가 브랜든과의 재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커피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자꾸 헛구역질이 나왔으니까.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제야 완전히 알 것 같았다. 그건 통증이었다.

p11

주인공에게 커피냄새는 통증이었다. 과연 주인공은 그 통증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야기속에서 주인공은 내면의 자아와 끊임없이 마주하려 노력하였고, 다양한 등장인물들과의 소통을 통해 서서히 알아간다. 그 통증은 극복할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뒤에 보면 작가의 말이 나오는데, 그 이야기도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커피 냄새' 같은 존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있다. 있었다가 사라진 커피 냄새도 있고, 없었는데 생겨난 커피 냄새도 있다. 가끔은 커피 냄새에 질식해서 숨이 막힐 때도 있었다. 살면서 행복한 경험만 할 수 없으니 앞으로도 여러 커피 냄새를 만나게 될 텐데, 어떤 커피 냄새는 백 미터 밖에서 맡아도 생생한 고통으로 다가올 거라는 것도 안다. 두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두렵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돈이 많고 권력이 많은 사람이라도 '커피 냄새' 같은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고통은 인간의 존재 조건이다.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통 따윈 느낄 수 없을 테니까.

(중략)

아무리 커 보이는 존재도 '단지~일 뿐'이라는 마음이 우리를 지켜 주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제목을 통해 품게 됐다. 제목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힘을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p185, 작가의 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강산, 강산의 절친인 재범이, 잠깐 삼각관계였던 오로라, 강산이 다니는 고등학교 변쌤, 그리고 엄마와 여동생 별이, 새아빠 브랜든, 브랜든의 전여친, 브랜든 카페의 단골손님 등 등장인물들간의 케미도 이 책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데 한 몫한다. 당장에 크게 보이는 어려움도 알고보면 '단지 ~일 뿐이었구나' 라는 깨달음과 함께 따뜻한 위로, 그리고 불쑥불쑥 등장하는 재미까지 곁들여진 성장소설이라 우리 청소년들에게 살며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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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놀이 봄편 : 도깨비를 부르는 노래 도깨비 놀이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오토나이 지아키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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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시리즈로 국내 초등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히로시마 레이코! 히로시마 레이코의 작품들을 그동안 즐겨보던 딸아이가 이번에 신간으로 나온 <도깨비 놀이>를 꼭 읽어보고 싶다고 하여 선택하게 되었다.

올해 초등5학년인 여자아이가 아주 흥미롭게 읽었고, 아래와 같은 서평을 써서 전해 주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뭔가 신비롭고 오싹오싹하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던 것 같고, 또 내가 좋아하는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가 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속 주인공 도깨비가 어린 아이들을 홀리며 괴롭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중 한 아이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사쿠'. 술래잡기를 아주 좋아한다. 또 달리기를 정말 잘한다. 그래서 사쿠의 친구들은 사쿠를 술래잡기에 끼워주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아이가 아니라 달리기를 너무 잘해서 술래잡기를 같이 하면 너무 빨리 끝나기에, 아이들이 함께 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사쿠는 술래잡기를 너무 좋아했고, 그러다가 그만 큰 실수를 하고만다. 바로 "도깨비든 귀신이든 뭐든 좋으니 나랑 술래잡기 하자!!"라고 말해버린 것이다. 그 말 때문에 사쿠는 밤마다 꿈속에서 도깨비와 술래잡기를 하게된다. 처음엔 그냥 악몽인 줄 알았으나 어느 날 꿈속에서 술래잡기를 하다가 넘어졌는데 실제로 다리에 멍든 것을 보게 되고... 그로인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이 도깨비에게 홀려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쿠는?? 어떻게 되었을까?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스릴 넘치고 오싹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전천당 시리즈처럼 이 책 또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손에서 떼지 않고 집중해서 한번에 읽을 정도로 흡입력있는 책인 듯 했다. 도깨비를 소재로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공포심을 어느정도는 이겨낼 수 있는 연령대에게 더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역시 히로시마 레이코 작품답다며 전천당의 재미에 버금간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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