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루살카 저주의 기록 : 에리카 스와일러 장편소설
에리카 스와일러 지음, 부희령 옮김 / 박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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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의 액풀이 소설. 일종의 환상소설(판타지 소설이 아닌 토도로프 식의 환상소설)로 보면 재미가 썩 없는 건 아닌데, 기승전결이 딱 떨어지고 서사가 뚜렷한 소설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읽으면서 <일곱 성당 이야기>도 생각나고, 뭐 그랬다. 남한테 추천하기는 애매한 소설이다. 

에이모스는 에반젤린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미소가 늘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소리를 지르는 것이 슬픔이나 기쁨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것, 포옹은 여자들에게 위안을 준다는 것. 그는 리즈코바를 얼싸안고 그녀가 자식들을 품어주던 가슴의 오목한 곳에 뺨을 갖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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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SF 럭키팩 7 : 디스토피아 - SciFan 제62권 SciFan 62
커트 보니것 외 / 위즈덤커넥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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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SF 중심이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SF 럭키팩 7 : 액션>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놀랐던 것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아인 랜드가 의외로 재미있게 글을 잘 쓴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초인주의에 가까운 개인주의의 주창자로 알고 있었는데 글을 읽어보니 사실 '전체주의'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동족혐오가 가장 절실하기 마련인 것처럼.


로버트 블로흐의 <지구는 대만원>도 인상적이었는데, 이 시절 디스토피아는 인구 증가->식량 부족->전체주의 배급체제의 도입이 하나의 흐름을 이루었던 것 같다. 지금 사용되는 내전과 종족살육, 국지전에서 재래식 무기 활용, 소년소녀병사나 테러리즘 보다 훨씬 박애적인 해결법이 아닌가! 하지만 엄청난 자원국이 아니라면 그런 해결법을 택할 나라도, 택할 수 있는 나라도 없다. 국제 무역망에서 퇴출되어버리고 말 테니까.(그와 별도로 한 세대를 넘나드는 작품의 짜임새는 흥미롭고 촘촘하다)


클리포드 시멕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SF라기보다 러브크래프트 오마쥬 같은 느낌.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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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SF 럭키팩 7 : Action - SciFan 제22권 SciFan 22
필립 K. 딕 외 지음, TR클럽 옮김 / 위즈덤커넥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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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이 살아있는지 아닌지 갸웃거리게 되는 고전 SF 7편 모읍집이다. 단편부터 장편까지 길이는 다양하다.


제일 분량이 긴 것이 알렉산더 베리야프의 <브레인 체이서>인데, 고전적이면서도 나름 재미있다. <도노반의 뇌>를 생각나게 하지만 좀 더 사람들이 착하고 합리적으로 움직인다. 다른 단편들도 볼 만하다. 특히 릭 라파엘의 <상황코드 3>은 묘하게 87분서 시리즈 같은 맛이 있다. 고전 SF의 살짝 헐렁한 듯 한가한 시대의 맛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것은 대륙 수퍼 고속도로 체계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세 나라가 승인한 "3개국 도로 협정"에 근거하여 멕시코에서 캐나다, 알래스카를 가로지르는 수퍼 고속도로가 북미 대륙의 해안과 해안을 잇고, 남과 북을 가로질러 펼쳐져 있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한 것입니다. 의학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방식에 있어서도 혁명이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최대한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 죽음 이후에도 삶을 계속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영원한 삶을 살게 된 최고의 지성들이 인류 전체에 어떤 혜택을 줄지 상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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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사이언스
파퓰러사이언스 엮음 / 양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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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은 유사과학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기 마련이다. 어렸을 때 과학학습만화는 읽기 싫어도 외계인, 초능력, 4차원, 버뮤다 삼각지대와 지구공동설이 나오는 이야기는 두근두근 읽어나갔던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이야기라도 그건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새로운 SF 만화/소설을 읽었을 때 디딤돌도 되어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나름대로의 과학적 접근'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유사과학이 주는 재미조차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숭숭 뚫린 구멍을 막으려다 재미의 숨구멍까지 막아버렸달까.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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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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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기 전까지는 작가가 탤런트인 줄도,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줄도 몰랐다. 그냥 '장편 낼 만한 국내 SF 작가들은 대충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못 본 이름이네?' 하고 읽었다. 읽다 보니 생각보다 수준작이었다. 많이 본 클리셰들도 촘촘히 제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걸작은 아니라도 수준작은 되는 법이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인물의 깊이일지도 모르고, 뜬금없이 열린 결말이 되어버린 후반부일지도 모른다. 맥 매커천은 쾌활하지만 독자가 같이 울고 웃을 만한 깊이가 느껴지는 인물은 아니다. 김안나도 자기 힘으로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 있는 인물은 아니다. '쎈 언니' 스타일이나 엉뚱한 것이 곧 생동감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작가가 똥 페티쉬가 있거나 배변 문제가 있나 하는 의심도 들었다. 똥 얘기가 왜 이리 많이 나와. 


하나하나 꼬집어 뜯자면 한도 없겠지만,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재능있는 SF작가의 습작을 보는 느낌이었다. 알고 있는 것도 많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목소리의 강약고저가 아직 조율이 안 된 bard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좀 더 조율되고, SF적 장치들보다 사람들의 모습이 더 전면에 나오는 다음 작품을 보고 싶다. 작가분 얼른 완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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