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은 마지막 순간들 비룡소의 그림동화 16
마이야 후르메 지음, 정보람 옮김 / 비룡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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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모은 마지막 순간들』 의 첫 페이지에서 나에게 보내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당신의 마지막 순간은 어떤 것들인가요?"

책은 아이의 시선에서 시작해 태어나기 전 엄마의 뱃속에 보낸 마지막, 첫 기저귀의 마지막, 걸음마를 떼기 전 흔들리던 다리와의 마지막 등을 보여줍니다. 이런 순간들을 '처음 맞이하는 마지막'이라 부르며 '기다려 온 마지막' , '긴장되는 마지막', '아쉬운 마지막' 같은 다양한 모습의 마지막을 펼쳐 보입니다.

저는 8월이 끝나갈 무렵 낮과 밤의 공기가 달라지고 가을이 스며드는 짧은 시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막 노을이 질 때의 선선한 공기를 떠올리면 그때의 기분을 '설레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한 기억 또한 가장 많이 모아 둔 마지막입니다. 『내가 모은 마지막 순간들』은 질문을 던지며 잊고 있던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어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왔는지 정리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림책 독서 모임에서도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서로가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과 앞으로 모으고 싶은 마지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연스럽게 각자의 기억을 되짚는 시간이 되었고 이 모임 자체가 오래 기억될 소중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책을 읽은 아이에게 모으고 싶은 마지막 순간을 물어보니 여행 중 바다에서 고래상어와 함께 수영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밝은 목소리만으로도 그때의 즐거움이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기억이 더해지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내가 모은 마지막 순간들』의 매력입니다. 나만의 마지막 순간들을 차곡차곡 모아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져 한 편의 멋진 책이 완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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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라는 세계 (트윙클 에디션)
리니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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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기록이라는 세계』 를 읽으며 그동안 기록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제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정리가 어렵다는 이유와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이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기록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날의 생각을 가볍게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여러 예시를 통해 보여줍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크게 길이, 넓이, 깊이로 나눠져 있습니다. '길이'는 길이가 막막하게 다가올 때 '짧은 메모'로 시작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일기와 포토로그, 건강기록, 만다라트라는 다양한 기록은 하루 동안 있었던 일과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넓이'는 관찰과 수집의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감정을 찾아내어 기록하고 좋은 문장을 베껴 쓰면 어떤 점이 좋은지와 관찰을 통해 기록을 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저에게 클래식 음악노트 기록하는 방법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깊이'는 기록을 길이와 넓이를 통해 쌓아 온 후 그 안에서 더 집중하고 싶은 주제를 골라 천천히 들여다보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자신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00일의 기적의 대한 기록과 어른도 오답노트가 필요한 이유, 번아웃이 오기 전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은 바로 따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이런 기록을 꾸준히 실천하면 하루를 정리하고 바라보는 데 더 편안해질 것 같습니다.

한 단어에서 시작해 연결을 통해 문장을 만들고 이 문장들을 연결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이야기로 확장되는 경험을 『기록이라는 세계』 를 통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일련의 방법들을 통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천천히 찾아가 봅니다.

저는 책 속의 저자의 생각을 담은 메모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잡은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친구가 선물해 준 연필은 그동안 보관만 하다 사용했는데 기록을 좋아하는 친구의 마음과 응원을 받은 거 같아 좋았습니다.

『기록이라는 세계』는 기록을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가진 사람에게 가볍게 첫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함께 받은 책갈피와 밴드는 책을 더 편하게 펼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책의 부록으로 저자의 기록도구에 사용되었던 것들도 꼼꼼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시작의 발걸음을 함께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 책을 곁에 두고 틈날 때마다 펼쳐보며 기록을 이어나가야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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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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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를 그림책으로 만나 시인의 깊고 서정적인 시를 그림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겨울 폭설로 한계령에 고립된 상황은 누구에게나 불안과 위험을 떠올리게 하지만 시에서는 오히려 그런 상황이 되었으면 하는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 모든 두려움을 잠재우기 때문입니다. 폭설이 내리는 한계령엔 사방에 흰 눈이 깊게 쌓여 그 세상에 고립된 두 남녀가 세상과 단절된 채 남겨져 있지만 그림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불안보다도 안온함을 품고 있습니다.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이길 바라는 마음, 탈출이 아닌 머무름을 택하는 두 사람은 쌓인 눈처럼 고요하고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

험준하기로 유명한 한계령에 눈이 쌓인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보았던 아름다움과 떠올랐던 감정들을 그림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시의 한 줄 한 줄이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의 한계령은 현실보다 더 고요하고 먼 기억처럼 아득하게 다가옵니다.

폭설이 길을 가로막아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위험을 두려움으로 보지 않고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으로 바꾸는 그림은 시의 감정을 충분히 담아냅니다.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으로 바꾼 그림은 그 감정을 담아낸 듯 해 한참을 바라보게 합니다.

눈부신 고립이라는 말처럼 눈 속의 시간은 빛났습니다.

그 속에서 함께 머무르는 선택은 사랑이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그림책은 마음에 오래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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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욱(필통밴드) 지음 / 필통뮤직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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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STOP』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는 소설과 11개의 음악이 함께 합니다.

이야기를 품은 음악인 B.S.T(Book Sound Track)라는 새로운 장르인데 전에는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읽기를 경험했습니다.

음악은 각 장면의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작품 속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혼의 쉼터는 죽은 영혼이 잠시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영혼은 자신이 살아온 생을 돌아보고 다음 삶을 준비합니다.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얻지만 다시 혼자가 되는 상실과 깊은 슬픔을 겪는다면, 이런 삶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차라리 어느 영혼의 말처럼 슬픔도 아픔도 부족함도 없고 경쟁과 실패도 없는 그런 완벽한 곳에 환생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환생 속에서 기억되지 않거나 고통스러운 순간들조차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의미 있는 시간임을 이야기합니다. 완벽한 삶이나 고통이 없는 삶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온 자체가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STOP,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 순간들을 겪은 내가 여전히 존재하고 그 경험들이 나를 만들었다면 그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STOP』을 읽으면서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소중하고 삶 속 작은 순간들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음악과 함께 느껴봅니다. 이야기 사이마다 11개의 음악이 있고 그 중 마음에 와 닿는 Fade into the Light의 가사 일부를 소개합니다.

지워진 이름,

사라진 기억,

끝없는 여정 속에서

다시 태어나길 원하나요?

아니, 난 빛이 될 거예요. 끝없는 여정 속에서

내가 남긴 모든 발자국, 기억 속에서 사라져요.

I'm not turning back for me

이순간 이렇게

Fade into the light

It's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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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건넨 말들 - 신과 인간, 사막과 문명으로 이어지는 중동 인문 기행
백정순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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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중동이라는 거대한 지역은 하나의 이미지로 생각했습니다.

『중동이 건넨 말들』은 저의 이런 단편적인 생각을 깨고 각 나라와 도시의 성격과 배경을 구분해 바라보게 해 주었습니다. 저자는 여행에서 직접 보고 들은 사실을 중심에 놓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종교적 배경을 서로 연결하며 중동을 실제의 구조와 맥락 안에서 이해하도록 안내해 주었습니다. 테러와 분쟁으로 기억되는 부정적 이미지의 중동을 저자의 생생한 체험기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는데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던 정보가 실제 삶의 모습과 얼마나 거리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동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글로만 접했을 때 놓칠 수 있는 현실적인 분위기와 공간을 보여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의 몇몇 사진과 장면은 특히 눈에 남았습니다. 사진에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핑크빛으로 물든 이란의 핑크 모스크 내부는 직접 보면 황홀할 것 같습니다. 종교사원이지만 다른 종교, 다른 국적의 사람들도 그곳에선 편견 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공간의 고요함을 함께 받아들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슬람교도의 수니파와 시아파에 대한 설명은 두 종파의 차이와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있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의 이야기를 읽을 때 가자지구의 분쟁이 생각났습니다. 이 분쟁은 도시의 일상과 사람들의 삶에 여전히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중동국가의 자연환경에서 사막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광활한 풍경은 사진에서도 압도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중동의 자연이 단순히 척박한 땅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동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시작된 땅이었고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주요 종교가 태어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인류 문명의 기반이 자리 잡은 곳이었습니다. 유럽과 아이사의 발전에도 이어졌지만 지금의 중동은 그 역사적 가치에 비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동이 건넨 말들』은 그런 중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새롭게 보게 해 주었습니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고 여러 이야기와 사진이 흥미롭게 이어져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복잡하게만 보이던 중동을 쉽게 풀어줘 가볍게 읽으면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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