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위에서 잠을 자다.
오래된 밤나무를 패서 때던 저녁이 있었다.
태풍이 핥고 간 밭가에서 바람의 혀를 물고 마르는 데꼬박 일년이 걸렸다.
두발 지게에 실려 밤나무가 나뭇간을 덮던 날그 저녁 네칸집은 삼백일장 나무의 상여였다.
취한 별들이 지붕에 문상객처럼 둘러앉았다.
캄캄한 방고래를 지나며 나무는 제 둥치의 모양을 마지막 연기로 그려보고 있었다.
밥물이 밤꽃처럼 흘러넘치는 저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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