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새롭게 업데이트한 뉴 에디션 스타 라이브러리 클래식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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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스타북스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 몇 번을 읽어도 언제 읽어도 그때그때의 감동은 묘한 각도를 달리하면서 다가오는 작품이다.

헤밍웨이(1899-1961)는 1952년 이 작품을 발표했는데, 다음 해에 퓰리처상,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84일간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산티아고라는 노인이 85일째 되는 날 기어이 큰 물고기를 낚고 말겠다는 의지로 너무 멀리 나갔다가 자신의 배에 싣지 못할 정도로 큰 청새치를 낚는데 성공한다. 물고기를 배 옆에 나란히 묶고 집으로 향하지만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상어들의 연속적인 공격을 얼마 안 되는 무기로 막아 내고 그럴 때마다 물고기의 살점은 한 움큼씩 떨어져 나간다. 결국 마을의 불빛을 발견하고 이제야 돌아왔다고 안도할 즈음엔 물고기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 피투성이가 된 손을 가만히 올리고 노인은 깊은 잠에 빠진다.

노인과 바다 영어 원문을 필사한 적이 있다. 지금은 운이 다한 이 노인은 참으로 안쓰럽고, 짠한 인상을 받게 되는 동시에, 혼잣말하는 노인의 외로움과 그에 못지않은 강인함도, 그의 화려했던 과거도 고스란히 이해하게 된다.

달려드는 상어떼를 무력하게 공격하지만 그때마다 떨어져 나가는 청새치의 살점들을 보며 노인이 느꼈을 막막함. 머리와 뼈만 남은 청새치의 길이로 3일간의 노인의 사투를 마을 사람들은 짐작하겠지만, 결국 87일간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늙은 어부의 이야기는 고기를 낚는 데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노인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온몸으로 말하면서 강하면서도 약한 인간을 절절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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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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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와 시몽이 우주 정거장에서 평화를 누릴 때 지구에서는 서로 앙숙이었던 나라들, 서로 앙숙이었던 종교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결국 파멸로 나아갔다.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무경우가 원인인 것처럼 그려지지만, 2025년의 현재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가늠하지 못할 만큼 혼돈 그 자체인 걸 보면 영원한 한 편도 없는듯해서 더 씁쓸하다. 그런 지구에 서로 다른 세 종류의 혼종들이 한마음으로 따뜻하고 평화로운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이야기할 이는 없듯 이들도 싸우고 죽고 죽이는 똑같은 갈등을 겪는다.

지하세계, 산꼭대기에서 기적처럼 인류는 생존한다. 그리고 세 종류의 혼종들까지 더해진 지구는 서로 다른 습성과 다른 특징들로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존재처럼 싸운다.

윤리의 문제로 지금은 서구에서 중지된 인간과 다른 종의 베이 실험은 어떤 나라에서는 제약 없지 진행되기도 한다고 한다. 꾸준하게 작품을 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이 이번 책에서도 느껴진다. 그의 상상력은 탁월하고 문체는 질리지 않는다. 중간중간 삽입된 ‘백과사전’을 통해 자신의 책을 오마주 하는 기발함과 함께 책 읽는 재미도 더했다.

책의 표지를 보면 1권은 불바다를 연상케 하는 붉은 혼돈의 세상을 2권은 파란색으로 다른 혼종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준다. 미래의 지구는 한 종의 인류인가, 다양성인가 하는 문제보다 서로 다른 이상과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어울리며 살아가는가에 따라 유토피아도 되고 디스토피아의 미래도 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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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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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린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동물의 조합으로 탄생한 신 인류 세 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하늘을 날고(에이리얼), 두더지와의 혼종으로 땅속을(디거), 돌고래와의 혼종으로 물속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노틱) 혼종의 세계는 지구의 3차 대전으로 마침 실현되는 사태를 이루게 된다.

알리스는 뱅자맹의 도움을 받아 변신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다. 하지만 연구소에 침입한 기자에 의해 완성되기 전 세상에 알려지려는 와중에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우주정거장으로 보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변신 프로젝트를 훼방놓는 사람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스콧과 케빈 등은 희생되기도 했다. 알리스는 자신의 편이 되어준 시몽의 보조를 받으며 연구를 하는데,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며 통신을 끊었던 일주일간 지구는 3차 대전이 일어났고, 그들은 우주에서 불이 꺼져가는 세계의 주요 도시를 바라본다. 그렇게 최대한 버틸 수 있는 1년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혼종이 태어난다. 헤르메스, 포세이돈, 하데스라 이름 붙인 변신 프로젝트의 결과와 함께 지구로 귀환한다. 키메라의 땅이 된 새 세상으로..

“변신 프로젝트는 어머니 자연을 모방하여 우리 자신을 다시 다양화하려는 것입니다. 세 가지 인간 아종을 창조하여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맞닥뜨릴 시련에 대처하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p.27

알리스는 변신 프로젝트의 의미를 기온 상승, 공해, 쓰나미, 지진, 방사능, 물 부족 등 인류가 만날 시련을 버티고 살아남아 번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멸종 위험에 대비하여 현 인류를 보완할 세 종의 혼종 신인류 창조에 대한 시도’이며 인류를 구할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사실 궁금한 건 이런 혼종을 지금의 우리와 동일시하며 같은 인간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리스의 엄마는 손가락이 붙어있는 상태로 태어났고 그래서 차별받은 것처럼 인가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외향의 인간을 차별할 준비부터 하지 않던가?...

신화 속 동물인 키메라는 사이렌이나 켄타우로스처럼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동물의 모습을 한 인간의 말을 하지만 결코 인간과 동등한 대접을 받거나 인류를 대신할 종족으로 여겨졌던 적도 없었다.

신인류에 관한 소설로 ‘제노사이드’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인간이 사피엔스와 다른 종들과 공존하며 살았던 시기가 있었고, 이제 구인류는 신인류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상상은 신기하면서도 어쩌면 가능한 이야기로 여겨졌었는데, 베르베르가 그린 신인류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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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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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도 분야별로 재미있지만, 경제, 돈과 관련된 경제사는 더욱 흥미롭다. 이야기 시작점에서의 문장이 좋고, 네 줄 요약의 정리도 좋지만 책장을 넘기며 읽을 때 벨벳 천을 만지는 느낌의 두꺼운 표지와 종이의 질감, 잘 짜인 구성과 풍부한 사진들이 책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다.

[돈으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를 경제사와 잘 버물려 재미있게 풀어낸 경제의 세계사다.

1099년 예루살렘을 점령하면서 순례객들이 드러나게 되었는데, 세계 최초의 입출금 시스템이 이때 만들어졌다. 성전 기사단이 이들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영국에서 입금한 돈을 예루살렘에서 출금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면서다. 하지만 프랑스 필리프 4세가 막대한 채무를 갚지 못 학 되자 기사단을 체포하고 화형에 처하면서 기사단의 시도는 처절한 실패로 끝났지만 오늘날의 은행의 태동이 되었다.

공주는 언제나 왕자를 만나고 행복하게 함께 살았다는 동화의 줄거리가 장자 상속의 피해자인 왕자들의 이야기 또한 경제의 이야기라니 참 흥미로웠다.

‘오만과 편견’을 비롯해 근대 이전에 장자가 모든 재산을 물려받는 제도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장자상속에 대한 A-Z를 ‘장자가 다 상속받던 시대의 차남들’에서 재미있게 들려준다.

카룰루스 제국이 손자들에 의해 나라가 쪼개지면서 태동한 봉건주의 시대에는 큰아들이 모든 것을 갖는다는 규칙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장자가 아닌 아들들은 변호사, 성직자, 사업가와 같은 직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게 되는데, 대항해 시대 장자상속제에 한이 서린 이들이 개척한 나라 미국에서는 장자상속을 금지가 법으로 정하며 민주주의 도입을 앞당기는 역할까지 했다.

실체 없는 코인이 1억을 웃도는 지금의 상황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17세기 돈이 넘쳐나던 네덜란드에서도 튤립의 가격이 집 한 채 가격을 웃돌던 때가 있었다. 사려는 사람이 하도 많아 물건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거래하는 ‘옵션’거래가 이때 생겨났고, 특정 시점에 물건을 양도하는 ‘선물거래’의 방식이 이때 생겨났다. 튤립에 대한 광풍은 하루아침에 끝나면서 우리가 경험한 버블의 역사의 시초가 된 사건 버블 꽃 튤립의 내용을 보면서 우리는 역사에서 뭔가 배우고 있는지, 못 배우고 발전시키고 있는지 아리송한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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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수업
이상윤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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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대해 많이 들어봤는데, 실제 그리 길지 않은 총 5천여자에 불과한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지만, 곱씹어서 읽어도 어렵다는 사실은 이제야 알았다.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닙니다. 이름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닙니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도덕경의 첫 번째 가르침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고뇌해 본다.

부모님이 붙여준 이름 석 자가 내가 될 수 없듯, 이 또한 언제든지 바꿀 수도 있으니 그건 내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내 이력을 구구절절 말한다고 해도 과거의 이력이 지금의 나와 같다고 할 수도 없다. 변하는 것이 외모뿐 아니라 가치관마저 변해서 한 사람을 어떻다 하고 규정하는 것도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이름 지을 수 있는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결국 물 흐르듯, 정답을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자연에 맡기며 순응하는 존재로서의 ‘나’를 찾으라는 말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도’라는 것은 만물의 보편적인 근원과 법칙(principle), 자연법칙을 의미한다. '덕'은 그 '도'의 속성이 개별적인 사물이나 인간에게 발현된 것을 뜻한다.

온갖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삶의 태도, 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이 조화롭고 이상적인 방식이며 개인의 삶의 지향점이라고 말한다.

결국 중용을 지키면서 사는 삶이 그나마 옳다고 할 수 있겠는데, 저자는 완벽한 중용은 없고 이는 마치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아서 어떤 때는 한쪽으로 치우치기도 하지만, 그 여정에서 중용을 지키려고 중심 잡는 것에 비유한다.

짧지만 어려운 책이라 다양한 해설본도 많고, 여러 뜻풀이된 책도 많은데 [노자의 도덕경 수업]은 저자가 개인적으로 깊은 울림을 받았던 구절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 책이다.

근본적으로 어떤 것에 대해 고민할 때, 명상하듯 펼쳐보며 한 줄 한 줄 새기듯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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