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4년 5월 28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흑인 여성이라고 하는 '마야 안젤루'가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타계 소식에 버락 오바마, 미셀 오바마, 빌 클린턴, 반기문, 오프라 윈프라 등의 각계 인사들이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그녀의 죽음도 알지를 못했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를 읽게 되면서 작가 소개글을 통해서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대충 알게 되었다. 아직도 그녀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지는 못한다.

그건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가 '마야 앤젤루'의 자서전이기는 하지만 이 책 속에는 그녀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할머니집으로 보내지는 3살에서 시작하여 사춘기 시절인 16살 까지의 13년간의 기록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야 앤젤루'의 자서전은 <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 1969년>, <내 이름으로 함께 모여라 : 1974년>, < 크리스마스 처럼 노래하고 스윙 댄스를 추고 즐거워 하고 : 1976년>, < 한 여인의 마음 : 1997년>, < 하나님의 아이들에게는 모두 여행 구두가 필요하다 : 1986년>,< 하늘 높이 날려 버린 노래 : 2002년>, 이렇게 6권의 자서전 시리즈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외에는 출간이 안되었는지 검색이 안된다

 

          

     

그녀의 에세이인 <딸에게 보내는 편지 / 마야 안젤루 ㅣ 문학동네 ㅣ 2010>가 출간된 것으로 나올 뿐이다.

   

'마야 안젤루'는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문학인이자 사상자라고 하는데, 그녀의 다양한 이력을 살펴보면, 시인, 소설가로 퓰리처상, 전미도서상을 받았고, 영화분야에서는 각본, 음악, 영화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가수, 작곡가, 연극배우, 극작가, 영화배우,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여성운동가, 흑인 인권 운동가, 저널리스트, 역사학자, 대학교수, 교육자, 강연가.....  전방위적인 인물, 르네상스적인 인물이다.

 

 (사진 : 마야 앤젤루 홈페이지에서) 

 

그런데, 그녀의 자서전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를 읽어 보면 유년기에서 사춘기에 걸친 '마야 안젤루'의 성장기는 파란만장한 삶을 예고하는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녀는 1928년에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3살에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그당시에 4살이었던 베일리 오빠와 함께 할머니집에 보내진다. 여기서부터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무신경적인 면이 나타난다. 3살, 4살 밖에 안된 남매는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아칸소주의 스탬프스로 가는 열차에 태워지게 되는데, 그들의 손목에는 짐짝처럼 꼬리표가 달려서 짐꾼에게 맡겨지게 되는데, 그 짐꾼 마저도 그들과 같은 곳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 지점에서 내리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무심한 부모에 의해서 할머니집에 도착하게 된 그들은 이곳에서 흑백 갈등을 경험하면서 살게 된다. 당시가 미국의 경제공항이었고, 얼마 안있어서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내몰리기 때문에 경제적인 궁핍이 심하였던 때이고, 아칸소주는 미국에서도 흑백 갈등이 심했던 지역이기에 이에 대한 '마야 안젤루'의 삶이 이 책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렇지만 '마야'의 할머니는 동네 작은 가게를 가지고 있기에 못 사는 백인들 보다도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웠다. 또한 할머니(마마 라 부름)는 마야와 베일리에게 자신과 자신의 세대 그리고 그 이전에 살다간 모든 흑인이 발견한 안전하게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가르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들 가족에게는 땅도 있었고, 가게도 있었고, 어느 정도의 돈도 가지고 있었기에 마야는 책읽기를 즐기면서 똑똑한 아이로 성장한다.

그런 마야 남매에게 어느해 크리스마스에 나타난 아버지는 마야의 운명을 파란만장한 삶으로 몰아넣게 된다. 그 이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기루 같은 환상 속의 존재였지만 그 신기루는 아버지의 등장으로 산산조각이 난다.

아버지는 캘리포니아 호텔의 도어맨이고, 어머니는 명문 집안 출신으로 간호 교육을 받은 세련되고 사교적인 성품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아버지는 스탬프스에서 그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다시 마야의 어머니가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마야와 오빠를 보낸다.

마야는 8살 나이에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고, 다시 스탬프스로 보내진다. 어린 나이에 겪게 되는 엄청난 재앙은 그녀를 말을 잃게 할 지경에 이르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학교 성적은 언제나 상위권이고, 고등학교에서는 장학금을 받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분노하게 되는 부분은 마야 어머니의 태도이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는 사교적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사랑도, 교육도 하지 않는 무신경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마야는 16살에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남자친구에 의해서 미혼모가 된다. 이쯤에서 우리는 미국 사회의 성문화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마야 그리고 오빠인 베일리까지도 성에 대해서 무지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사회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무감각하게 성욕에 빠진다는 점이다.

" 나는 아주 오랫동안 운명과 복수의 여신에게 이용당한 비운의 희생자라고 받아들이면서 내 어려운 처지를 달랬지만 이번 경우는 스스로 이 새로운 재앙을 자초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내가 유인해 잠자리를 같이한 결백한 남자 아이를 어떻게 탓할 수 있단 말인가?" (p. 370)

마야는 8살 때의 일도, 16살 때의 일도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행동과 심경을 자서전 속에 밝혀 놓고 있다.

파란만장한 삶이 예고되는 '마야 안젤루'의 자서전 시리즈 1권은 여기에서 끝이 난다.

역자인 '김욱동'은 작품해설에서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의 마야 안젤루, 그녀는 천사인가 창녀인가? 라고 제목을 달고 있다. 비교적 자세하게 작품을 해설해 놓은 내용을 통해서 이 책을 통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마야 안젤루'를 좀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당시 미국사회는 '차별의 장벽'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백인과 흑인간의 차별. '마야 안젤루'와 같은 흑인은 미국 사회의 주변부에 맴도는 타자(他者)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흑인 여성은 '타자 중의 타자'라고 할 수 있다. 백인 여성이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라고 한다면 흑인 여성은 '새장에 갇힌 새'로 비유할 수 있다. '새장에 갇힌 새'는 그 좁은 공간에서 철창을 통해서 바깥 세상을 내다 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붙여진 제목이라고 하니 새삼 '마야 안젤루'를 비롯한 흑인들이 겪었을 삶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사진 : 마야 앤젤루 홈페이지에서)

 

그런데,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마야 안젤루'는 한때 창녀촌의 마담이기도 했고, 창녀, 쇼걸까지 했다고 하는데, 훗날 그녀는 흑인들의 인권 운동가, 여성운동가, 저널리스트 등으로 활약을 했다고 하니 그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는 '마야 안젤루'의 자서전이라고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야기 내용도 마치 구성에 의해서 씌여진 성장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학적인 면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워낙 '마야 안젤루'는 자서전이라고 해도 자신의 실제 경험에 문학적 장치를 구사하는 글을 쓴다고 한다. 그래서 상징이나 비유적인 언어들도 많이 사용이 된다.

미국에서는 <앵무새 죽이기>,< 보이지 않는 인간>과 함께 이 책이 미국 중고등학교 3대 필독서라고 한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서 미국 사회와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미국 예술계와 지식인 사회의 중심에 우뚝 섰던 '마야 안젤루'의 삶을 알고 싶다면, 그리고 미국 사회와 미국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 가물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보려고 한다.

 

마야 앤젤루 홈페이지 : http://www.mayaangelou.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석제의 <투명인간> 이렇게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고 식구들 건강하고 하루하루 나 무사히 일 끝나고 하면 그게 고맙고 행복한 거죠.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을 때에도 가만히 참고 좀 기다리다 보면 훨씬 나아져요. 세상은 늘 변하거든. 인생의 답은 해피엔딩이 아니지만 말이죠, 난, 난...˝ (p. 3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반짝반짝 변주곡 / 황경신 / 소담출판사

 

 

  황경신의 에세이 중에 <생각이 나서>를 읽었는데, 그때에 느낌은 잔잔하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어느새 가슴에 하나씩 박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건네는 그런 글들이 좋았다.

이번에 출간된 <반짝반짝 변주곡>은 목차를 보니 ㄱ에서 ㅎ 순으로 제목이 선정되어 있다. 마치 사전을 뒤적일 때의 그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얼핏 스쳐간다.

삶의 희노애락을 이렇게 정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작가가 느낀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밖의 감정들을 들여다 보고 싶다.

 

 

 

 

 

 

 

 

 

2. 루시와 레몽의 집 / 신이현 / 이야기가 있는 집

 

 

 알사스 하면 떠오르는 단상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다. 이 책을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을 때에 마지막 장면에서 가슴이 멍해졌던 기억이 난다.

알사스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지역으로 역사적으로 힘겨웠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가 교묘하게 공존하는 지역이다.

지금은 프랑스 영토인 이곳에 한국 며느리인 소설가 신이현이 살고 있다.

그녀는 프랑스인 루시와 레몽의 며느리이다. 신이현은 그곳의 이야기를 음식이야기, 가족이야기 등을 우리들에게 선보인다.

 

 

 

 

 

 

 

 

3. 헤세의 여행 / 헤르만 헤세 / 연암서가

 

 

 헤르만 헤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은 <데미안>이다. 소설가 헤르만 헤세를 소설이 아닌 여행과 소풍에 관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로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스위스, 독일 등의 유럽 여행 및 소풍이야기,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등의 아시아 여행 이야기까지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헤르만 헤세가 24세에서 50세까지 쓴 여행과 소풍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헤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호승'의 글을 읽으면 푸근한 사람 냄새가 난다.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특히 시인은 자연 속에서 삶의 교훈을 얻는다. 봄에 핀 수선화를 바라보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정호승의 시나 동화를 읽으면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동화중의 외눈박이 비목어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겨 주었다. 

이번에 읽게 된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는 신문 칼럼인 '정호승의 새벽편지'에 소개되었던 글들과 새로 쓴 글을 함께 엮은 산문집이다.  역시 이 산문집에서도 정호승은 자연 속에서 많은 소재를 찾아서 글감으로 쓰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선인장 이야기>는 욕심으로 가득찬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땡볕에서 지친 선인장은 목이 말라서 투덜댄다. 그런데 한 줄기 비가 내리자 선인장은 욕심껏 물을 마신다. 물을 잔뜩 마신 선인장은 바람이 몰아치자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바람에 뿌리채 뽑히게 된다. 그래서 선인장은 새들의 먹이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태풍이 지나간 벌판에 수백 년이 된 왕소나무가 뿌리를 드러내고 쓰러진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지만, 풀잎은 쓰러진 듯하나 이내 바람에 살랑살랑 제 모습을 찾아간다.

인생의 벽에 부딪혔을 때에도 그 벽을 절망의 벽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벽에서 희망의 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임을 시인은 우리에게 은연중에 일깨워준다.

" 인생은 마라톤 경주가 아니다. 인생은 주어진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면서 음미하는 여행이다. 우리 또한 마라토너가 아니다.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는 산책자이거나 여행자다. 똑같이 주어진 인생의 길을 마라토너로서 달려갈 게 아니라 산책자로서 걸어가야 한다. 산책자나 여행자는 뛰어가거나 달려가지 않는다. 그냥 걷는다. 그것도 자기 자신의 걸음걸이로 천천히 걷는다. 나는 이제 인생이라는 길을 달리고 싶지 않다. 그냥 걷고 싶다. 그것도 좀 느릿느릿 여유 있게 걷고 싶다. 걸어가다가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면 웃으면서 일어나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보기도 하고, 길가에 피어난 민들레나 제비꽃을 밟지 않도록 애써 피하면서 발걸음을 멈추고 문득 바람에 스쳐 사라지는 아카시아 향기를 마음껏 맡고 싶다. 인생을 위하여 내가 항상 마라토너처럼 달려야만 한다면 그것은 너무도 가혹한 형벌이다. " (p. 87)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관점으로 인생을 보는 것도 나이와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인생을 가장 왕성하게 보내야 하는 청장년층에게는 그들의 목표를 향해서 마라토너가 되어야 하는 시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황혼길에 접어든 세대라면 이처럼 길가의 민들레와 제비꽃을 볼 수 있는 시기일 것이다.

젊은 날에는 그리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주말을 맞아서 지리산을 다녀왔는데,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장관을 이루는 모습에, 산등성이에 드리운 구름의 모습에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 보았다.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도 연륜이 가져다 주는 선물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그 누구나 그런 순간들을 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것이 조금은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인 '스펜서 존슨'은 "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소중한 선물"이라고 했다. 이를 인용하여 정호승은 지금 이 순간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책 속에는 정호승 시인이 만남 박완서, 성철스님, 최인호, 정채봉 등에 대한 인연도 소개해 준다. 나도 좋아하는 동화작가인 '정채봉'의 문학적 정서는 맑음과 밝음과 깨끗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정채봉의 글들이 생각나서 내 마음도 맑아짐을 느끼게 해 준다.

정호승은 그의 저서에 박항률의 그림을 함께 담는 경우가 많다. 박항률의 그림은 독특해서 그의 그림을 접해 보았던 독자들에게는 금방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인데, 그림의 의미가 궁금했었다. 정호승은 책 속에 박항률의 그림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놓았다.

 

 

박항렬은 꽃과 새가 있는 그림을 주로 그린다. 그림 속의 인물과 새가 한 없이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다.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새를 많이 그린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단 하나의 인물만을 그린다. 그림 속의 인물은 나를 그리는 것이며 내 존재에 대한 다양성을 드러내고 비쳐 본다는 의미를 가진다.

산문집 속의 글 중에는 유독 다산 선생님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정호승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깊은 이 시대를 생각할 때 마다 다산 초당 올라가는 산길을 떠올리곤 한다. 그 길 위에서 오랜 유배의 고통 속에서 가난한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위정자의  본질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았던 다산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바람이 없으면 내 인생이라는 연을 날릴 수 없다. 내 인생이라는 연을 날리기 위해서는 강한 고통의 바람이 필요하다. " (p. 365)

그동안 정호승의 시와 동화 그리고 산문들을 읽었는데 그때 마다 우리 주변의 보잘 것 없는 것들에서 부터 삶의 의미를 찾는 시인의 글들에 공감을 해 왔다. 이 책도 역시 삶이 힘겹게 생각되는 사람들이나 침묵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글로 다가오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장석훈 옮김 / 판미동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에 관한 책을 다수 읽었지만 한 권의 책에 3 사람을 함께 담은 책은 이번에 처음 읽었다. 이 책의 첫 질문은  '붓다, 소크라테스, 예수, 이들은 실존인물일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붓다와 예수의 가르침은 종교로 나아가게 되었기에 과연 이들의 가르침을 어느 정도 신뢰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종교적 인물이란 신적 이미지를 담고 있기에 그를 추종하는 사람(제자)들에 의해서 스승들의 사상이 제대로 전달되었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또한,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사상을 글로 남기지 않았고, 사후에 그들의 제자나 추종자들이 쓴 글들을 통해서 그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쓴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어린 나이에 벌써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실존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그후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는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를 만나게 되고, 19세가 될 때에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등을 통해서 붓다를, '요한복음'을 읽으면서는 예수의 삶이나 사상을 접하게 된다.

이미 청소년기에 이렇게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를 '영적 휴머니즘의 창시자'라고 부르면서 그들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게 된다. 물론, 이밖에도 그 세 스승에 대한 많은 문헌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이야기나 메시지를 찾아내게 된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이들의 가르침의 핵심은 "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임을 깨닫게 된다.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는 세 사람의 전기를 서로 엮어서 살펴보게 되는데, 그 방법은 역사가의 관점에서 서술되게 된다.

수천 년 세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정신적 스승이 우리들에게 전하는 영적 메시지는 " 왜 사는가?"라는 물음인데, '김상용' 시인은  '왜 사냐 건  웃지요'라 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 말 속에도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를 통해서 좀 더 깊이있는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3 스승의 전기를 서로 엮어서 샆펴본다.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들이기에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서로 대비시켜서 내용을 풀어간다.

2부 :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

3 스승이 전하는 가르침의 핵심을 영혼불멸에 대한 믿음과 진리, 자유, 정의, 사랑에 대한 5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살펴본다.

이 책의 1부에서는 그들의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먼저 살펴본다.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대표적인 책들 뿐만아니라 참고가 될 수 있는 책에서 그들의 행적을 찾아보게 된다.

우선 그들이 태어날 당시의 사회적 배경, 유년기, 결혼여부, 가족, 소명, 인격과 개성 등을 두루 두루 알아본다.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는 서로 다른 가정환경, 문화적 배경 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들의 탄생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종교적으로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이 만든 질서에 반발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기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것이 그들의 삶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거기에서  그들의 삶의

방식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그들은 안락이나 안정보다 의지하는 것 없는 삶과 안주하지 않는 삶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소크라테스는 반어법, 변증법으로, 붓다는 설법으로, 예수는 대중을 상대로 한 연설로 많은 가르침을 전한다.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 후대의 평가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그들이 살아온 삶은 그들이 주장하는 도덕적 원칙과 진리에 입각한 삶이었다.

요즘 세상을 떠들섞하게 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송에서 앵커가 한 말이 귀를 맴돈다. '원칙과 상식'이란 그 말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편법', '관행' , ' 특혜', '의혹'....

우리 사회를 바라보아야 하는 마음은 씁쓸하다. 그래서인지 지금 읽어야 할 책이 바로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에서 여름 휴가 동안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책제목만 보면 어렵고 읽기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단 몇 페이지를 읽으면 싹 달아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인으로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하였기에 박학다식한 지식을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기때문이다.

책의 1부에서 세 스승의 삶의 이야기를 읽었다면 2부에는 본격적으로 그들의 가르침을 차근차근 살펴본다.

그들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믿음에서 부터 내면의 삶을 계발하고 진리를 추구하고 지혜와 정의, 사랑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이다.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주장은,

" 붓다, 예수, 소크라테스에게 중요한 것은 진리에 합당하는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리의 문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문제, 이런 것들이 그들의 가르침 가운데 정수를 이룬다. " (p. 321)

그들의 가르침은 궁극적으로 윤리에 대한 가르침이다. 예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붓다는 '자비'를, 소크라테스는 '정의'를 말한다.

그들은 성공한 삶이란 진리를 실천에 옮기는 삶임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우리들의 삶은 그들의 가르침에서 배운 것을 중심으로 더 나은 삶으로  변해야 한다.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명확하게 가슴에 담아두고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할 많은 가르침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깨우치게 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4-08-0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분다 무척 관심 있는 사람인 데 이 책이 그런 걸 잘 설명해 주는 지 무척 궁금하네요
위대하다고 무지막지하게 교조로 받들고 모시는 건 좋아하지 않거든요 근데 시중에 나온 책들은 그런 게 많아서 쉽게 손이 안 가요 ㅎ
이 책이 인간으로 세 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끼게 해 주고 인생과 사회라는 괴물과 싸울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을 지 참 궁금하네요 ^^

라일락 2014-08-01 14:01   좋아요 0 | URL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인물들이기에 대부분의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세 인물을 함께 설명해 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세 인물에게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의미를 찾아 보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진리에 합당한 삶을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요....
인문서적을 많이 읽으신 분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은 아닐 것 같고, 그 속에서 무엇을 찾을 것인가 하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내용이라고 볼 수 있지요.

루쉰P 2014-08-02 21:50   좋아요 0 | URL
음 그렇군요. 무엇을 찾을 것인가...
저 세 분은 참 유명하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가가면 갈수록 워낙 정보의 홍수 속이라 어떤 책을 봐야 하는 지 뭔 책을 봐야 하는 지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전 참 관심이 많아요. 저런 분들에게 ㅎㅎㅎ
자세한 설명 감사해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