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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의 시대>의 저자인 '김용규'는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인문학자인데, 그를
'인문학의 연금술사', '한국의 옴베르토 에코'라고 할 정도로 깊이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갖춘 인물이다.
그는 <생각의 시대>를 통하여 독자들에게 이제 지식의 시대는 끝났고, 생각의
시대가 왔음을 알려준다.
20세기 말부터 인터넷과 SNS가 주도하는 정보혁명은 지식의 생산과 전달방법, 형태는 물론
지식의 본질까지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지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지식의 빅뱅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지식들은
지식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이제는 소유의 대상이 아닌 접속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지식 보다는 생각(사유)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다시 말하면, 누가 어떤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는 관건이 아니며, 격변하는 환경을
꿰뚫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B.C. 8세기 부터 B.C. 5세기 사이에 인류문명을 탄생시킨
생각의 도구들이 만들어졌으며, 그 중심에는 그리스인이 있었다는 점을 인지시킨다.
즉,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시기인 축의 시대에 호메로스와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
약 400년에 걸쳐서 개발한 5가지 시원적인 생각의 도구는,
메타포라 (metaphora, 은유), 아르케 (arche, 원리), 로고스 (logos),
아리모스 (arithmos, 수), 레토리케 (rhetorike, 수사)이다. 이 5가지 도구에 대한 내용은 '3부 생각을 만든 생각들'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1부에서는 지식의 기원을, 2부에서는 생각의 기원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지식은 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
났으며, 인간이 개발한 생존 방법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기원전 2000년 이전의 우르에서 있었던 일들을 살펴본다. 특히
5000년~ 4000년 전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이 이미 그때에 고차적 의식의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은 놀라운 일이다.
계약증서, 유언장, 약속어음, 도서관, 학교교육에 관한 내용들이 그들의 기록인
점토판에 기록되어, 그를 증명한다.
지식의
폭발은 첫 번째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에서 (정확히는 기원전 8세기~3세기), 두 번째는 17세기 과학혁명에서 20세기 정보혁명에 이르는
지금까지로 볼 수 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식의 흔적들을 찾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자, 놀라운 발견이기도
하다.
" (...) 그리스의 자연적, 역사적
환경이 폴리스라는 정치적 제도를 낳았다. 그것이 토론과 논쟁에 몰두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을 조성해, 생각의 도구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
도구들이 경이로운 고대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 그리고 민주주의를 일구어 냈다. " (p. 83)
그러나 지식 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것은 생각이다.
2부 생각의 기원에서는 1장에서는 범주화에 의해 세계와 정신이 동시에 태어나 함께 진화했음을
살펴본다. 2장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통해 역사에서 범주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그리스인들의 정신에 이성이라는
생각의 도구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3부, 생각을 만든 생각들인데, 호메로스가 씨앗을 뿌리고,
이후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 키운 생각의 도구들, 이는 서양 문화를 구축한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 등이다.
* 메타포라 (metaphora, 은유) :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도구
우리의 사고와 언어, 학문과 예술을 구성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도구, 우리의 사고와 언어의 근간, 은유는 첫 번째 생각의 도구이자 다른 생각의 도구들의 근간이 된다. 학문을 은유를
통해서 보편적으로 밝혀낸다.

* 아르케 (arche, 원리) :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가져다 주는 도구.
합리적 또는 과학적 사유와 설명,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현상 뒤에는 '본질적인 어떤 것이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원리는 자연과 사회를 이해하고 예측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생각의 도구이다.


* 로고스 (logos, 문장) : 기본적인 정신구조를 만들어 주는
도구.
문장이 서양 문명을 만들어 왔기에 어떤
것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경이로운 생각의 도구이다. 로고스로서의 문장은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정보, 성격,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논증성
특성을 가진다.

* 아리모스 (arithmos, 수) : 복잡한 자연과 현상을 통해 가능하게 하는
도구.
수는 문장과 함께 문명을 떠받쳐 온 또 하나의
거대한 기둥이다. 수학 덕붐에 존재하게 된 위대한 업적들, 피타고라스 이전에는 수가 생활의 도구였다. 피타고라스 이후에는 생각의 도구가 되었다.
수학은 단순한 계량과 계산의 도구가 아닌 자연과 사회 그리고 예술을 탐하는 도구로서 인식되었다.
* 레토리케 (rhetorike, 수사) : 가장 강력한 설득 수단인
도구
또 하나의 탁월한 생각의 도구, 수사학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문학과 논리학의 중간에서 출발한다.

정보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엄지세대들에게는 2개의 뇌가 있다. 하나는 머릿속의 뇌이고, 다른 하나는 손에 든 정보기기이다.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새로운 사유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서양문명의 기초가 된, 그리고 인류
보편의 문명을 창조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폭넓게 분석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