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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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나온 책들을 여러 권 읽었는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를 막지 못하는 가정과 학교, 사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은 후의 울림이 아주 강하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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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하루키와 음악
백영옥 외 지음 / 그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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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다. 그는 소설 뿐만 아니라, 에세이, 일상생활이나 작활동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 잡문집, 자신의 마라톤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 옴진리교를 파헤친 르포, 여행기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썼다.

그런 하루키의 작품 속에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다른 작가들이 쓴 책도 있고, 그의 소설에 나오는 요리들에 대한 레시피만을 담은 책들도 출간된 적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지만, 작품 활동 이외에도 많은 취미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책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에 하루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음악이다. 그는 이미 젊은 시절에 '피터 캣'이라는 재즈바를 10년 가까이 운영했기 때문에 그때의 일들을 담은 글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그뿐만아니라 하루키의 소설에는 주인공의 이미지나 주제, 장소와 관련되어서 작품 속에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은 <상실의 시대>(원제 : 노르웨이의 숲)에는 와타나베의 애청곡인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 자주 언급되는데, 그래서 이 책이 국내에서 출간된 이후에 이를 모티브로 한 CF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하루키의 소설 중에 아직 끝나지 않은, 4편이 있듯한 예감이 드는 3권짜리 소설 <1Q84>에서는 '야나체크: 신포니아타'도 역시 이 소설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밖에도 하루키의 소설에는 많은 음악이 담겨 있는데, 그래서 소설을 읽던 중에 그 음악을 찾아 듣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은 책과 함께 하루키의 책 속에 나오는 음악들을 모아 놓은 CD가 나왔다. 음악을 듣고 싶다면 CD를 따로 구입하면 된다.

이 책은 4명의 저자인 소설가 백영옥, 재즈평론가 황덕호, 라디오 PD 정일서,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이 하루키 그리고 하루키의 음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론, 이들은 오랫동안 하루키의 작품을 읽어왔고, 그 작품 속의 음악에도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백영옥은 소설가이지만 카피라이터, 패션잡지 기자 등을 지냈기에 그 누구보다도 감각적이고 예리한 글을 쓰는 작가이기에 하루키, 하루키의 작품을 보는 관점도 날카롭다.

백영옥을 제외한 3명은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에 주로 음악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을 담아내는데, 황덕호는 하루키 작품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재즈를, 정일석은 팝송을, 류태형은 클래식에 관하여 중점적으로 하루키의 작품세계와 음악 세계를 살펴본다.

하루키의 작품을 읽을 때는 그저 책 속에 나오는 음악들을 그냥 지나쳐 흘러 보내거나 그중에도 의미있는 음악이라고 생각되면 찾아서 들어보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전체적인 하루키의 음악세계, 재즈, 팝송, 클래식 등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니 그것도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무라키미 하루키는 팝송부터 재즈와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전방위로 아우르는 전형적인 잡식성 리스너다. " (p.195)

" 하루키의 글들은 한마디로 풍요롭고 화려한 음악의 성찬이다." (p. 197)

" 하루키의 소설에 흐르는 음악은 작가 덕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또 음악에 실린 하루키의 글은 종이 위에 적혀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긴 수명을 약속받는다. '한없이 불멸에 가까워지는 수명'이다. 나는 하루키 소설에서 음악이 들려올 때마다 아바의 <땡큐 포 더 뮤직 Thank You For The Music>의 가사가 떠오른다.

Thank you for the music, for giving it to me

음악에 감사해요, 그것을 내게 줘서 " (p. 368)

하루키의 작품을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음악을 선물로 받는 느낌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 하루키 작품 속의 음악들.

그 음악들은 즐겨 듣던 음악일 수도 있겠으나,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음악을 알고 읽으면 훨씬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하루키의 작품들. 그 작품 속의 음악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재미이다.

참고로, CD에 실린 음악들을 살펴본다.

 

•    Disc 1 : Jazz

           01. Take The "A" Train - Duke Ellington

           02. Walz For Debby (Take 2) - Bill Evans Trio

           03. These Foolish Things (Remind Me Of You) - Ella Fitzgerald 

           04. My One And Only Love - John Coltrane, Johnny Hartman

           05. Stella By Starlight - Stan Getz

           06. Straight, No Chaser - Thelonious Monk Quintet

           07. Ojos De Rojo - Ray Brown

           08. The Star Crossed Lovers - Ella Fitzgerald, Duke Ellington

           09. My Funny valentine - Chet Baker

           10. UgetsU - Art Blakey &The Jazz Messengers

           11.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 - Dizzy Gillespie, Stan Getz

           12. Night Lights - Gerry Mulligan Sextet

           13. Fine And Mellow (Live At Carnegie Hall / 1956) - Billie Holliday

•    Disc 2 : Classics

            01. 어느 황홀한 저녁 - 만토바니 오케스트라 

            02. 스크리야빈: 피아노 소나타 2번 - 이보 포고렐리치

            03.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 미샤 마이스키

            04.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G 장조 - 잉글리쉬 콘서트, 트레버 피녹

            05.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 빈 필하모니 관현악단, 에리히 클라이버

            06. 바흐: 음악의 헌정 -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라인하르트 괴벨

            07. 브람스: 4개의 발라드 2번 D단조 - 줄리어스 카첸

            08. 하이든: 첼로 협주곡 C장조 1번 - 피에르 푸르니에, 페스티발 스트링스 루체른, 루돌프

            09. 야나체크: 신포니아타 -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찰스 맥커라스

            10. 리스트: 순례의 해 중 제 1년 스위스 중 8번 '향수' - 라자르 베르만

            11.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게오르그 솔티

            12. 헨델: 수상음악 모음곡 2번 D장조, 알라 혼파이프 - 잉글리쉬 바로크 솔로이스트,

                                                                                      존 엘리어트 가디너

            13.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카오리 무라지

            14. 노르웨이 숲 - 외란 쇨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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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 유독 마음을 잘 다치는 나에게 필요한 심리 처방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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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가 크고 작으면 얼마나 그 차이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일상에서 누군가 소소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항상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든가, 이런 저런 자랑을 일삼는다든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 만만하게 생각하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든가, 직장상사나 동료가 하찮은 일을 시켜 놓고도 미안한 기색이 없다든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지만, 당하는 사람은 심히 마음이 불편해지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은근히 화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이런 소소한 일들 때문에 마음에 작은 상처를 받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준다.

작은 상처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내 자신부터 달라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나부터 달라져야 한다. 내가 달라져서 상황이 바뀌게 되면 가해자였던 그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무조건 내 자신이 참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참지 말아야 한다.

우선 이런 내용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이다.

이 책은 작은 상처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가,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마음 단련법이다.

책의 구성은,

1단계 : 왜 나만 상처받을까

2단계 : 너는 왜 상처를 줄까.

3단계 : 나는 작은 상처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 책은 사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작은 상처를 받은 경우에 대해서 그 내용을 싣고 그에 대한 분석과 함께 해결방법을 찾아 본다.

사례들을 보면, 작은 상처란 무관심, 소외감, 타인에 대한 원망, 자존감에 대한 상처, 부당한 일, 열등감. 일이나 상황의 결과가 예상 보다 나쁘게 나오는 경우,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 등이다.

이런 작은 상처를 당하는 경우에 처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착한 사람'이다. 세상은 오히려 이런 착한 사람들을 곤경에 빠트리는 경우가 많다.

1단계에서는 '왜 나만 상처를 받는가'에 대해서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2단계에서는 이렇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의 부류에 대해서 먼저 알아 본다. 물론 그런 사람들의 유형은 자랑을 일삼는 사람, 생색을 내는 사람, 조롱을 하는 사람, 무시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그래서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면 왜 그들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가 하는 원인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저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나도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입력됩니다. 그러고 나면 스스로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더 이상 내게 상처를 주지 않게 됩니다. 사실 이들의 공격에 이렇게 속 시원하게 응수하고 싶으면서도 '그렇게 했다가 관계가 나빠지면 , 아니 끊어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입을 닫고 마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엇을 두려워하세요?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들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마세요. 대신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이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 (p.p. 117~119)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 (p. 120)

다른 책들과 비교해서 이 책의 내용이 신선한 것은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내 인생을 꾸려 나가는데 방해가 된다면 이들과 웃으면서 헤어지라고 한다. 물론,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가족관계, 다녀야만 하는 직장동료, 상사라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겠지만 끊을 수 있는 관계라면 과감하게 끊어내라고 말한다.

3단계에서는 나는 작은 상처에 흔들리지 않는다.

피해자인 나는 힘들어 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무조건 참지 말아야 한다. 그 방법은 내가 달라지는 것. 그들이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 무조건 착하게 살아서는 안된다. 할 말은 하고, 할 수 있는 행동은 해야 한다. 맞대응을 할 수도 있고, 그들과 거리를 두는 방법도 있고, 만나지 않는 방법도 있다.

" 내 감정의 주인도 나여야 합니다. 모두가 비관에 빠져 있을 때도, 될 것 같다 싶으면 희망을 가지세요. " (p. 218)

" 어떤 상황이나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줄 때,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고,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 (p. 259)

지금까지 많은 심리학 서적들이 마음의 상처, 치유에 관하여 다루어 왔다. 대부분의 책에서는 사소하고 자잘한 상처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많다. 작은 상처라고 해서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작은 상처들이 큰 상처 보다 우리들을 괴롭히고 아프게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작은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를 사례별로 알아 보았고, 무조건 참는 것이 문제해결 방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오는 작은 상처들을 슬기롭게 다스려 나갈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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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생
김재진 지음 / 꿈꾸는서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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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읽어도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어서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잠깐의 생>은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동화이기는 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 때문인지 어린이들이 읽는다면 깊이있게 읽을 수 없을 듯하다.

푸른 잠자리의 일생을 통해서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삶과 죽음, 생명, 사랑, 자유, 보람, 외로움 등의 감정의 본질을 찾을 수 있다.

"누군가를 돕는 것만으로도 넌 보람있는 삶을 살게 될꺼야 " (p. 36)

" 감잎이 다 떨어진 뒤 남아 있는 공간에 기다림을 채워 넣는 것이 사색이야. 마음에 여백을 주는 일이지. 행복이란 바로 그런 것이란다. 즐거운 순간을 기다리는 마음의 여백. " (p. 39)

하늘을 나는 푸른 잠자리, 잠자리에게는 열등감이 있다. 아무리 높이 빨리 쫒아가도 비행기를 따라 잡을 수 없으니 비행기가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 푸른 잠자리는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사는 시인을 만나기도 하고, 들판에 핀 오렌지 코스모스를 사랑하기도 하고, 잠자리 현실주의자, 매미, 까치, 단풍나무, 기차 등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세상만사의 이치를 터득해 나간다.

비행기를 따라 잡겠다는 열망은 어느날 비행기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라지게 된다. 비행기는 사람이 조종하는 기계이기에 생명도 자유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살아 있는 생명체다 ! 내겐 자유가 있어! 나는 내 뜻대로 살 수가 있다 !" (p.110)

그래서 푸른 잠자리의 열등감은 사라진다.

여름날 나무 위에서 울어대는 매미는 자신 보다도 더 짧은 삶을 살면서도 큰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니...

" 큰 사랑이란 자신을 버리는 거란다. 스스로의 존재를 버릴 때 비로소 참된 자기가 발견되는 법이지. 사랑을 통해 남에게 자신을  주는 법을 배우거라. 삶이 소중한 건 가슴 깊이 사랑을 키우기 때문이다. " (p. 135)

 푸른 잠자리는 죽으면서까지 자신에게 큰 사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매미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명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음을 깨닫고 개개비를 찾아간다. 개개비에게 잡혀 먹힘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지만 푸른 잠자리의 영혼은 낡은 옷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탄생을 준비한다.

푸른 잠자리는 개개비의 똥이 되어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거름이 될 것이다.

" 수많은 예이가 세상을 움직여 갑니다. 그리고 그 예외 속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순환합니다. 새로 난 것들이 사라지고, 사라진 것들은 또 제 계절이 오면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한자리에 영원히 머무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 또한 아무것도 없습니다. 영원히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 (p. 174)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내를 잃은 시인, 엄마를 잃고 말까지 잃어버린 산이.

그리고 푸른 잠자리가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만날 수 있는 각종 풀과 꽃 그리고 곤충, 조류 등.

푸른 잠자리가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이 세상에는 영원한 행복도, 영원한 아픔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것은 푸른 잠자리처럼 변하고 순환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들판의 코스모스가 피었다가 지고, 또다시 가을이 되면 피어나듯이, 푸른 잠자리가 개개비의 먹이가 되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또다른 생을 살게 되듯이 이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순환한다는 것이다.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삶. 짧은 인생.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보람된 삶인지, 참된 삶인지를 푸른 잠자리의 여행을 함께 따라가면서 느껴볼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인생의 모든 과정과 상황이 짧은 동화 속에 담겨 있기에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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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 전2권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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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이 책은 <엄마, 결국 해피엔딩이야>와 함께 2013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태원준은 지금 잘 나가는(?) 여행작가이다.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이미 엄마와 함께 2권의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중남미를 여행하고 그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는 중이며, 방송국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럽여행에서 살아남기 프로젝트인 리얼여행을 하고 돌아온 후기가 실려 있었다. 

이런 내용들이 조금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처음 구입할 때에는 환갑을 맞은 엄마와 서른 살의 아들의 여행기라는 점에 끌렸었는데, 그런 순수함 보다는 상업성이 더 부각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출간 당시에 사 두었던 2권의 책을 주말을 이용해서 읽었다.

엄마와 아들의 여행기로는 여행작가인 오소희가 갓 세 돌이 지난 아들과 함께 터키로 떠난 여행기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 오소희 ㅣ 에이지 21 ㅣ 2007>이 있고, 그후 이 책의 개정판이 나왔고, 또 다시 오소희는 아들과 함께 간 라오스에 관한 여행기인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오소희 ㅣ 북하우스 ㅣ2009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주체는 엄마이고 아들은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이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에 장성한 아들이 환갑을 맞은 엄마와 떠나는 여행, 그것도 세계 일주 (중국, 동남아시아, 스리랑카, 이집트,  요르단, 터키, 유럽 등)을 배낭여행으로 떠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여행자는 우리들에게는 생소한 조합의 여행자일 것이다.

가끔 여행길에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은 보았지만 30대 아들과 60대 엄마의 세계일주는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모든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들이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는, 엄마의 환갑 선물로 딸과 아들이 준 세계여행권 선물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소중한 두 사람을 먼저 보내고 아들과 엄마는 힐링이 필요했다.

때마침 엄마가 하던 일을 놓게 되면서 '세계를 무대로 신나게 한 판 놀고 오자'는 생각에서 하게 된 세계일주이다.

여행의 시작은 배를 타고 중국 칭다오로 건너가서 육로로 베이징, 뤄양, 시안, 청두, 리장, 쿤밍을 거쳐서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돌고 스리랑카,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모로코, 터키 그리고 동유럽에서 북유럽을 살짝 보고 오는 코스였다.

아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엄마가 여행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었는데, 오히려 엄마는 아들 보다도 더 여행을 신명나게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그곳의 역사를 알지 못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있었는지를 알지 못했지만, 엄마는 새로운 세계에 푹 빠지게 되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여행자들과도 즐겁게 소통을 잘 한다.

여행전에 아들은 엄마에게 묻는다.

" 엄마, 여행 가면 뭘 제일 하고 싶어?"

엄마는,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 근데 나도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 (p.42)

이 책에는 아들인 저자의 글과 사진이 담겨 있지만 사이 사이에 짧막한 엄마의 여행노트도 담겨 있다.

엄마의 여행노트 # 7

" 지금부터 내 인생은 축제다 ! 누구도 말리지 마라 !" (p. 143)"

엄마의 여행노트 # 10

" 사람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방법은 생각 보다 쉽다. 그저 나의 마음을 먼저 전하면 될 뿐" (p. 263)

물론, 여행 도중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긴다. 아이폰 도난사건, 수면제 마취사건, 이스라엘 입국....

특히 이집트에 도착한 엄마와 아들은 갑자기 울려 퍼지는 총성에 겁을 먹지만, 그건 이집트에서 최초로 민주주의 대통령인 모하메드 무르시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포였으니...

아들이 꼭 가고 싶었던 요르단의 페트라는 시리아의 내전으로 갈 수 없을 듯했으나 다행히 그들은 신비한 페트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 페트라 -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 (p. 327)

영국의 시인 윌리엄 버건은 이렇게 페트라를 칭송했다고 한다. 결코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 아름답고 신비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를 볼 수 있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과 떠났던 여행들을 생각해 본다.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에 함께 떠났고, 아들이 대학에 다닐 때에 2번 함께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집에서는 엄마가 챙겨 주어야 하는 아들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아들이 엄마를 챙겨주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유학중인 아들의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떠나지를 않았다. 그리움과 추억이 범벅이 되어서...

행복한 아들과 엄마의 여행기는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에서 계속된다.

 

 

이제 엄마와 아들은 이집트를 거쳐서 이스라엘, 요르단을 여행하고 모로코에 오게 된다.

아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엄마와 함께 이런 여행을 꿈꿨다.

1.더욱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다.

2. 공정하고 착. 한. 여행을 하고 싶다.

3. 여행 중 꼭 한 번은 감동의 눈. 물, 을. 흘러보고 싶다.

4. 주변 사람들에게 꿈. 을 주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와 아들은 처음에 아들이 꿈꾸던 여행보다 훨씬 값진 선물을 간직하고 300여 일이 넘는 세계여행을 마치게 된다. 지칠 줄 모르는 엄마는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은 아쉬움을 남긴채.

이들은 처음에 여행을 떠나면서 아시아를 거쳐서 모로코, 터키 그리고 동유럽으로 향하게 되고 북유럽을 살짝 들어 갔다가 돌아오는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엄마는 유럽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파리의 에펠탑이라고 하면서 여행을 마무리짓기를 아쉬워한다.

그래서 아들은 엄마가 가보고 싶은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의 여행지에서는 숙박시설을 이용했다면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의 여행지에서는 카우치 서핑(Cauch Surfing )을 한다.

카우치 서핑(Cauch Surfing )이란 여행을 사랑하는 전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의 비영리 온라인 커뮤니티로 전세계 500 만 회원이 있는데, 카우치 서핑을 통해서 회원인 현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여행자가 현지인의 집에 머물게 되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고, 문화적인 교류도 할 수 있는 방법인데, 아들은 처음에 카우치 서핑을 하게 되면 엄마가 카우치 서핑에 익숙하지 않고 언어의 장벽도 있어서 적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엄마는 이를 즐기게 된다.

가는 곳마다 엄마는 현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비빔밥에 담아서 멋지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엄마 이기 때문에 아들의 마음이 궁금했다. 과연 아들은 300 일이 넘는 여행 중에 힘들지는 않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었다.

이런 멋진 아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끔씩 드러나는 아들의 속내에 공감이 갔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엄마는 의외로 체력적으로 강해지고 빠르게 새로운 상황에 적응을 잘 하는 반면 아들은 여행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하기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간혹 보였다.

그런데도 눈치없는(?) 엄마는 서유럽, 스페인까지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을 은근히 내비치니...

착한 아들은 엄마의 이런 꿈을 이루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엄마의 여행을 응원하기도 했지만, 다음에 또 다시 여행을 간다면 엄마도 어떤 역할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떠나는 여행이니, 함께 여행 코스를 정하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 등은 엄마도 미리 알고 떠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쨋든 엄마와 아들이란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멋진 조합이기도 한 그들의 여행은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유쾌하고 보람있게 끝난다.

* 엄마의 여행 노트 # 14

"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세상 일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 같다. " (p.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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