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베트남 - 생생한 베트남 길거리 음식 문화 탐험기
그레이엄 홀리데이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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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베트남 음식에 관한 요리책인 줄 알았다. 책의 내용을 검색해 보고는 베트남 음식에 관한 여행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는 베트남의 풍경이나 음식 사진이 많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졌었다. 그런데 나의 이런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길거리 음식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자의 베트남 길거리 음식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 놓은 책이다. 아쉬운 점은 얼마든지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을 사진이 한 장도 올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트남 음식이라고 하면 베트남 쌀국수, 월남쌈 정도 밖에 알지 못하기에 이 책을 통해서 베트남 음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모든 내용이 글로만 쓰여져 있고  베트남 지역이나 음식 이름이 베트남어로 되어 있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1969년생 영국인인데, 그의 유년기에 TV를 통해서 베트남전에 대한 뉴스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은연중에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그는 1992년에 하노이 사진 한 장을 보게 되면서 베트남 여행을 꿈꾸게 되면서 베트남 음식에도 관심을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익산의 학교에서 1년간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는데, 책 속에는 익산에 살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보면 한국과 한국 음식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은 각나라의 음식이 점점 동질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파리에서 맛 본 이탈리아 음식과 이탈리아에서 먹게 되는 이탈리아 음식이 별 차이가 없는데, 이는 음식의 세계화가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음식의 위생적인 면도 신경을 쓰게 되면서 길거리 음식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반면에는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길거리 음식을 홍보하기도 한다.

어떤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통로가 음식이라고 볼 때에 베트남은 자부심이 가득한 요리사와 열정적인 미식가들이 가득한 나라이니, 길거리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베트남 길거리 음식이 이국적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2001년부터 사이공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찾아다니고  2002년부터는 길거리 음식을 전문적으로 포스팅하는 <누들 파이 >라른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다.  

그레이엄이 첫 이야기로 소개하는 하노이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학생과 함께 간 길거리 음식점 이야기이다. 학생이 추천한 음식은 '녹색 허브 뭉텅이 위에 툭 얹힌 번들거리는 분홍색 덩어리'

과연 어떤 음식일까? 돼지 자궁이다. 맛있게 먹는 학생과는 달리 이런 것까지 음식으로 나오는 베트남 음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던 그레이엄.

베트남의 뱀식당과 술에 관한 이야기도 괴기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술집 양쪽 벽에 동물, 곤충, 나무껍질 같은 것들이 알코올을 가득 채운 큰 유리단지에 늘어서 있으니, 그 술들은 염소주, 벌주, 까마귀주, 구더기 주, 새끼 사슴주, 해마주, 도마뱀주....

그리고 곰 한 마리가 유리단지에서 눈을 크게 뜨고 담겨 있으니...

물론,이런 비호감 이야기도 있지만 베트남의 맛있는 음식 이야기도 많이 소개된다.

음식 이야기와 함께 베트남의 풍습, 풍물 등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베트남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레이엄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해도 블로그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때이기에 그의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길거리 음식이 가지는 낭만을 생각해 보았다. 여행길에 잠깐 들려서 그 나라 또는 그 도시의 맛을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그곳의 많은 것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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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의 결혼조건, 결혼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누가 가장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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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사 1 -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 흑사병에서 30년 전쟁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43
에곤 프리델 지음, 변상출 옮김 / 한국문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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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서 근대문화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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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고 유럽 (2015~2016 최신개정판) - 자유여행자를 위한 map&photo 가이드북 저스트 고 Just go 해외편 26
최철호 글.사진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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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go시리즈는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을 가서, 그리고 돌아와서 이렇게 3번 읽는 여행가이드북입니다.
just go 유럽은 유럽 여행중에 많은 도웅이 되었습니다. 유럽여행을 가신다면 꼭 가지고 가세요.
이 책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새로운 정보가 업그레이드 되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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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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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은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소설의 제목부터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뭔가 난해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든다.

 

'장강명'이란 작가 이름도 생소하다. 그런데, <표백>을 쓴 작가라고 하니 한때 많이 읽힌 소설의 작가라고 하니 신인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적 얇은 책이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무심코 책을 펼쳤지만 읽을수록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소설의 주축을 이루는 내용 중의 하나는 학교 폭력이다. 그동안 학교폭력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었다.

학교 현장에서 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일진....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학생, 집단 폭력으로 일어나는 살인사건 등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범죄이기도 하지만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처럼 상황에 따라서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생각하게 될 경우도 있다.

남자는 기억한다, 그 당시를.

"찔러봐, 병신아, 찔러보라니까 "

그동안 동급생에게서 괴롭힘을 당하고 모멸감을 받았던 남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영훈이를 죽이기 위해서 칼을 들고 덤벼든다. 그가 휘두른 칼에 영훈이는 죽고, 그는 9년간의 형을 마치고 나와서 글을 쓴다.

남자는 그 순간을 기억하는 첫사랑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자신의 소설을 여자가 근무하는 출판사에 보내고 그를 읽은 여자와 남자는 재회를 한다,

이런 행동은 남자의 몸 속에 우주 알이 들어와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의 주변을 스토킹하고 남자가 하는 일을 훼방을 놓으면서 그에게 복수를 하는 영훈이의 엄마인 아주머니.

" 난 널 다 용서한단다.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라고 생각해. " (p. 23)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하고, 자신의 아들로 삼았다는 아주머니의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행동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섬뜩하다.

남자, 여자, 아주머니, 세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 사건을 기억하고 해석한다.

가해자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였던 남자, 자신의 아들이 피해자이지만 가해자였기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 잡고, 자식의 복수를 갈망하는 아주머니.

이런 설정을 접하면서 '시게마츠 기요시'의 <십자가>가 문득 떠오른다. 집단 따돌림으로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생이 죽으면서 남긴 메모지에 적힌 절친이라는 자신의 이름때문에 그의 죽음 후에 당하게 되는 트라우마와 그의 가족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힘겨움이 마치 남자와 아주머니의 관계처럼 느껴졌다.

어쨌든 남자는 자신이 피해자이지만 가해자였기에 그에 대한 속죄의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아주머니는 가해자였던 아들이 죽음으로 피해자가 되어 남자를 괴롭히게 되는 그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고, 그로부터 헤어나올 수 없는 남자가 안스럽기만 하다.

남자는 여자와의 헤어짐,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지만 여자와 아주머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가 남긴 것들 중에는 하얀 거짓말이 있으니...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용서, 속죄 등을 어우르는 소설의 내용에는 SF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SF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소설에 가미된 그런 요소들은 오히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좀더 유연하게 전달하는 장치가 된다고 생각된다.

"인간이라는 건 결국 패턴이야" (p. 8)

패턴으로 존재하는 인간,  인간은 그 패턴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이야기 중심으로 읽으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 속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찾기 위해서는 다시 책의 첫 페이지를 열어야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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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do 2015-09-2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턴`이라니 문득 로저 젤라즈니의 앰버연대기가 떠올랐습니다. 작가분이 sf 소설 마니아 맞는 것 같아요. ㅎㅎ 이 소설은 아직 못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어떻게 썼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라일락 2015-09-21 20:02   좋아요 0 | URL
장강명 작가의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져서 읽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