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 - 서로 다른 두 남녀의 1년 같은 시간, 다른 기억
최갑수.장연정 지음 / 인디고(글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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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어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잔잔한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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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 - 조선의 화식(貨殖)열전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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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를 쓴 '이수광'은 그동안 주로 역사서를 주로 썼지만 경제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경제관련 책도 다수 썼다. 이번에 출간된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부자 16인을 조명해 본다는 의미에서 저자의 역사와 경제에 관한 관심이 담겨져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때 정월 초하루를 훈훈하게 만들었던 유행어가 '부자 되세요~~'였다. 어떤 유행어 보다도 빠르게 전파된 것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신은 부자가 되고 싶으면서도, 부자들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이다. 역사적으로도 부자들은 빈자들에게 횡포를 일삼았던 사례들이 있고, 현재의 부자들도 부자가 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한 경우들이 있으며  부를 이용하여 빈자들에게 갑질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듯하다.

"부는 보통 사람보다 많은 것을 가진 것이자 쾌락과 권력을 누리기 위한 수단이다. " (p. 5)

빌 게이츠를 비롯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부자들을 보면서 우리 역사 속에서는 조선의 경주 최부자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조선의 부자들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이다.

조선시대에 부자가 되는 길은 세 갈래가 있었다.

1. 과거에 급제해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

2. 농업을 바탕으로 많은 땅을 소유하여 지주가 되는 것

3. 장사로 돈을 버는 것

이 중에서 벼슬에 오르는 것은 권력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지 않는 한 큰 부자가 될 수는 없었으며 농사를 짓는 방법도 소작인들로부터 높은 소작료를 받아서 부를 이룬 경우가 많다.

그밖의 경우인 장사로 돈을 번 부자들은 대부분 역관들이었는데, 조선의 국법상 정상적인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역관들은 그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외국을 왕래하면서 다양한 무역으로 부를 창출했다.

이 책에 나오는 16인의 부자들은 " 조선의 부자들 중에서 평민으로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남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며, 때맞춰 노력하고 거래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 (p. 7)이다. 그들이 부자가 되는 과정이나 부자가 된 이후에 어떻게 행동하였는가를 통해서 조선 부자들의 삶과 철학을 살펴본다.

조선 보부상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백달원은 주인집 아씨와 야반도주하여 산 속에서 살면서 화전과 사냥을 하는데,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물물교환하던 것을 계기로 장사를 하게 되고, 장사를 하던 중에 만난 걸인들을 도와주다 보니 함께 장사를 하게 된다.

이런 조직이 커지다 보니 상단을 만들고 규율을 정한다.

백달원과 이성계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백달원은 조선 건국 후에 한양에서 경강상인들 이끌면서 상업을 정착시킨다.

유기장인 한순례는 상인이기는 했으나 학문을 좋아해서 이이, 성혼과도 교분을 가질 정도였는데, 그가 만든  방짜 유기의 품질이 좋아서 잘 팔리자 근처 유기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를 알게 된 한순례는 자신의 유기 공방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아서 다른 상인들도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는 등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인다.

역관인 김근행은 일본으로 건너가서 유황 4만 근과 장검 200자루를 구해 오는데, 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무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일본이 외국과 활발하게 무역을 하는 것을 보고, 조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김근행은 일본과의 무역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지만 그는 검소하고 겸손하게 살았다.

제주의 김만덕 이야기는 책으로도 많이 소개된 이야기인데, 고아가 된 김만덕은 기루에서 허드레 일을 하다가 동기(기생)이 되고 16살 때는 천영루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서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나중에는 천영루의 주인이 되어 부를 쌓게 되는데, 어느날 조석파가 제주를 덮치게 되느데, 이를 미리 안 김만덕은 높은 산으로 피신을 했다가 돌아와서 이재민들에게 그녀가 가지고 있던 쌀을 아낌없이 내 놓는다. 이를 알게 된 정조가 그녀를 알현하기까지 하니, 일개 기녀가 임금을 만나는 특별한 사례이다.

" 여자의 몸으로 굶주린 백성을 구제했으니 어찌 장하지 않겠느냐?" (p. 247)

조선의 부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경주 최부자, 경주 최부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으로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

경주 최부자의 시작은 최진립(1568~1636)로 부터인데, 그는 임진왜란때는 의병을 일으켰고, 정유재란 때는 왜군을 격멸했으며, 병자호란 때 전사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뚜렷한 부의 축적은 그의 아들인 최동량에서부터라 볼 수 있다. 최동량, 그의 아들 최국선에 이르면서 새로운 농법에 의한 농사를 지어 수확량이 증가되고 최부자네는 천석꾼이 되고 곧 3천 석을 수확하는 부자가 된다.

최부자는 흉년이 들면 소작인들의 빚을 탕감해주고 수확량의 1/3에 해당하는 쌀 1천석을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데 쓴다.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소작료로 받은 미곡의 1/3은 이웃을 위해서 쓴다.

최부자는 ' 백 리 안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선조들의 유지를 받아 실천을 한다. 그의 후손 중에 최준은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헌신하는데 그는 죽으면서 전 재산을 대학에 기증한다.

이렇게 300년 동안에 걸쳐서 이어온 최부자의 아름다운 전통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이 배울 점은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느냐 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썼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부자가 되는 비결 중에서도 우리들이 배울 점은 많이 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했고, 꾸준히 노력하여 부를 축적했으며, 부를 축적한 후에는 검소한 생활을 했다.

부자의 3요소는 축적, 증식, 분배이다. 부의 완성은 분배에 있다. 이것이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진정한 부자는 어떻게 돈을 모으고 부를 축적했는지를 살펴보면서 마지막으로 부자들이 분배를 실천하였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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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프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웠다
김미성 지음 / 알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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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프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웠다>의 저자인 '김미성'은 약 20여 년간에 걸쳐서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강의를 하면서 말하기의 기술과 소통의 노하우를 전수하였다.

그런 그녀도 처음 강의를 할 때에는 크고 작은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이 미국인들이 느끼는 최고의 공포라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 교육처럼 스피치 교육이 없는 상황에서는 대중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스피치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그중에서 스피치와 골프를 연관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골프가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골프에 문외한인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설정이 더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콘셉트가 영향력있는 리더를 만드는 5가지 소통의 기술이니, 리더라면 골프를 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니 스피치와 골프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것도 흥미롭다고 생각된다.

만약, 골프에 관한 아무런 지식과 상식이 없다면 골프와의 상관관계를 배제하고 스피치에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읽어도 무난하다.

소통의 기술이란 꼭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이다.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이끌어가는 능력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영향력있는 리더를 만드는 5가지 소통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알려준다.

스피치의 기본적인 룰, 경쟁력있는 스피치 테크닉, 품격있는 매너, 대중을 사로잡는 스피치의 비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말하기 기술이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다. 경험과 연습,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성장될 수 있기에 철저한 준비와 함께 용기를 내서 자주 대중 앞에서 말을 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하기의 목적은 다양하다. 설득, 정보제공, 엔터테인먼트, 격려 등이 있는데, 각 경우에 따라서 말하기의 대상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말하기를 잘 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된다.

듣는 사람을 배려하고 상대에게 동화되고자 한다면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에 듣는 사람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말하기에 있어서 자신의 장점을 강점 (비교 우위의 것)으로, 단점을 교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개성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말하기에서도 역시 스토리텔링이 대세인데, 이 경우에는 자신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이야기의 소재를 주변 경험담, 신문의 일화, 책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이야기를 활용한다면 대중들이 강연의 주제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또한 말하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경청은 좋은 스피커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5장 실전에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스피치를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예문들을 들어 본다.

간단한 예로서,

상황에 맞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건배사, 첫모임, 첫만남에서 첫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는 재치있는 말하기, 기억에 남는 자기 소개서, 품격있고 재치있게 주례사를 하는 방법 등을 간략하게 소개해 준다.

" 골프가 동반자와 함께하는 운동인 것처럼, 스피치 역시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방이 있고 그와 교감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사소통이 이뤄진 훌륭한 스피칠 할 수 있다. 의사소통에서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 상대가 무슨 말을 들었는가가 중요하다. 만약 말한 사람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듣는 사람이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면 듣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전적으로 말한 사람의 책임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킬이나 노하우를 갖출 필요가 있다. "(p.p. 251~252)

리더들은 비즈니스와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골프를 이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리더들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책을 전체적으로 읽고 이해해도 좋고, 골프와 무관한 독자라면 관심이 있는 내용만 발췌해서 읽어도 내용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대중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입장이 아닌 독자들이라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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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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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가 쓴 <파수꾼>은 출간되기 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 온 소설이다. 그건 전작인 <앵무새 죽이기>가 미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앵무새 죽이기>는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있는 책> <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작품이며,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작품'이라고까지 극찬을 받는 작품이다.

그건 아무래도 주인공인 진 루이즈의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가 억울한 누명을 쓴 톰의 변론을 맡아서 보여준 활약  때문일 것이다.

양심과 정의의 상징인 애티커스, 그는 흑인들이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아니 문명화되지 못한 사람 취급을 받는 그당시에는 백인 변호사로서는 할 수 없었던 진정한 양심을 보여준 용기와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소설에 매료되었다.

읽고 난 후에 오래도록 기억되었던 <앵무새 죽이기>

2015년 여름, <파수꾼>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를 하고 이 책을 기다려 왔다. 그리고 오래전 읽었던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을 세트로 사서 한 권씩 읽어 나갔다.

그런데, <파수꾼>을 읽어나가는 동안에 느끼는 생각들은 그리 유쾌하지가 않다. 지금까지 알아 왔던 좋은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나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니 어쩌면 <앵무새 죽이기>에서 보여준 애티커스 핀치의 모습이 그동안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충분히 애티커스의 언행에서 이런 조짐이 보였건만 그걸 우리는 외면했고, <파수꾼>을 통해서 나타난 상황에 당혹스러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애티커스에 대한 과대 포장이 벗겨졌을 뿐이고, 그걸 독자들은 애티커스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져 본다.

<파수꾼>이 오랜 침묵 속에서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하퍼 리는 1936년생으로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난다. 아버지는 변호사였고, 그녀 역시 법학을 공부했으나 글쓰기가 자신의 적성에 맞다고 생각해서 친구인 트루먼 커코티(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을 씀)의 도움을 받아 소설을 쓴다. 그녀는 <파수꾼>이란 소설을 쓰게 되고, 이 소설을 출판사로 보내게 되는데, 출판사에서는 소설을 주인공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바꾸어 쓰도록 제안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1930년대 미국의 작은 마을 메이콤을 배경으로 해서 화자인 스카웃(진 루이즈)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인 6살 어린이에서 9살 정도까지의 체험을 어른이 되어서 회상하는 형식을 빌려서 쓰게 되는데, 그 소설이 <앵무새 죽이기>이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에 출간되는데, 출간되자 마자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에 위압감을 느낀 하퍼 리는 몇 번의 글쓰기를 시도해 보지만 절필을 선언하고 인터뷰를 비롯한 모든 활동을 접고 은둔생활을 한다.

2014년 8월, 하퍼 리의 법무 대리인은 작가의 금고를 정리하던 중에 낡은 원고 뭉치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앵무새 죽이기>의 전작인 <파수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파수꾼>은 55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된다. (현재 작가 나이 : 90세)

정리하자면,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전작이기도 하지만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의 앨라배마 주의 메이콤이 배경이고, <파수꾼>은1950 년대가 시대적 배경이며, 성인이 된 (26세) 진 루이즈가 고향을 떠나 뉴욕에 살다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 메이콤으로 잠시 돌아오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앵무새 죽이기>가 6살~9살 정도의 어린이의 관점에서 쓰여졌기에 그당시의 미국 남부의 흑백갈등, 즉 인종문제를 부드럽게 다루었다면, <파수꾼>은  인종문제에 관련하여 26살 성인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데, 인종, 편견에 관한 문제는 사람마다 각자 다양한 상황에서 온갖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년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 진 루이즈의 오빠인 젬은 죽었고,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는 72세노인이 되었다. 새로운 등장인물로는 오빠의 죽마고우인 헨리 클린턴이 진 루이즈의 연인으로 나온다.

그밖에 진 루이즈가 혐오스럽게 생각하던 고모 알렉산드라는 여전하지만, 어느새 진 루이즈도 알게 모르게 고모의 비난 섞인 언행을 닮아 가고 있다.

또한 진 루이즈의 삼촌의 비중이 소설의 하반부에 두드러진다. 이건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을 분노하게 한 것은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했던 애티커스 핀치의 돌변한 모습인데, 그는 NAACP 흑인 변호사, 흑인들의 시민권 운동을 폄화하고 인종주의적인 면모로 급 반전을 한 인물로 표현된다.

이런 애티커스의 인종주의적 사고방식에 대응하는 진 루이즈가 <앵무새 죽이기>의 애티커스 핀치보다 더 정의로워 보인다. 어쨌든 이를 통해서 작가가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독자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진 루이즈가 너무 어려서 아버지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나 <파수꾼>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다 보니 아버지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애티커스 핀치는 <앵무새 죽이기>에서나 <파수꾼>에서나 평생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서 살아온 인물이다. 또한 법의 원칙에 따라서 변론을 해 온 인물이다. 그러니 그를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정의와 신념의 변호사, <파수꾼>에서는 편견에 가득 찬 인종주의자라고 폄하하는 것은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독자들의 편견일 수도 있지 않을까.

" 그녀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었다. 따뜻하고 편안한 과거의 아주 작은 음성이었다. <여러분, 제가 이 세상에서 믿는 구호가 하나 있다면, 이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권을, 특권은 없습니다. >" (p. 154)

" 애티커스의 삶의 비결은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심히 복잡해 보이기까지 했다. 규범을 정하고, 그에 따라 살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애티커스는 호들갑 떨지 않고, 허세 부리지 않고, 인생의 의미 같은 것도 따지지 않고, 그저 성실히 자신의 인생을 살았다. 그에게 규범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신약성서의 윤리었으며, 이로써 돌아오는 보상은 그를 아는 사람들의 존경과 헌신이었다. 적들조차 애티커스를 좋아했는데, 이는 그가 그들을 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p. 163)

하퍼 리가 이 소설을 쓸 당시의 미국 앨라배마는 인권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그런 상황에서 작가가 느꼈을 많은 문제들.  흑인의 인권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미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이런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앵무새 죽이기>는 <앵무새 죽이기>대로, <파수꾼>은 <파수꾼>대로, 나름대로 읽으면서 가슴 속을 울리는 메아리가 있다. 이 두 소설은 미국 사회가 걸어 온 단면이기도 하고, 미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 <앵무새 죽이기>가 모든 사람들의 깊은 진심은 선하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희망적으로 막을 내리는 반면, <파수꾼>은 사람이란 좀처럼 변화하기 힘든 존재라는 체념이 깃든 결말로 끝을 맺는다.

세상의 모든 책은 자기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반면 인간의 삶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복잡해지고 거듭  꼬일 수 밖에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니고 있다. " (하퍼 리  버즈 북 vol 3, p. 230 중에서)

그래도 훈훈한 것은, 아빠에게 모진 말까지도 서슴치 않는 그런 딸이 아빠는 자랑스럽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딸이.....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아빠를, <파수꾼>에서는 딸을, 그러면, 두 권의 책을 통해서 독자들의 마음이 한층 성숙해질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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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김이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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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순탄하고 편안한 삶을 희망하지만  인생은 결코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로 힘겨워하고, 때론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아니면 살면서 자신의 앞에 가로막혀진 시련을 이겨내고 평범한 사람들 보다도 더 의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한 편의 소설 보다도 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인 경우가 있다.

"죽을 만큼 힘겨운 순간, 다시 희망의 꽃을 피운 23인의 감동 스토리"가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3인의 이야기 중에는 이미 많은 책에서 다룬 이야기들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는 이야기도 있다.

시련은 고통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더 가치있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준다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사람들은 시련 앞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무릎을 끓고 절망에 빠지느냐 아니면 이를 계기로 새롭게 다시 일어서느냐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조엘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생후 20개월된 아이가 타고 있던 차를 거대한 차가 덮쳐서 심한 화상을 입고 생존율 10%이하라는 진단이 나오게 되고 40여 차례의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지기는 하지만 외계인과 다름없는 외모로 살아가야 되니, 초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지만 그는 중고등학교때는 전교 학생회장이 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실망하고 괴로워하기 보다는 도전적인 삶을 살게 되니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한다.

노숙자에서 하버드대학생이 된 18살 소녀 윌리엄스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14살 미혼모가 낳은 아이로 엄마와 함께 거리를 떠돌았지만 자신의 의지로 하버드대에 들어가게 된다.

한국의 스티브 호킹이라고 불리는 이상묵은 학생들과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사막 지질조사를 인솔하던 교수였으나 죽음의계곡에서 차 사고를 당하게 되고 하반신 마비가 된다. 다시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스티브 호킹처럼 휠체어를 타고 다시 학생들 앞에 서게 된다.

골라먹는 재미의 아이스크림, 베스킨라빈스의 유일한 상속자인 존 라빈스 자신이 베스킨라빈스라는 대기업의 상속자임에도 아이스크림이 몸에 해롭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아이스크림 판매 중단요구 시위를 벌이다가 결국에는 작은 섬에 들어가서 야생으로 살다가 '어스세이브 인터내셔널'이란 단체를 만들어서 인간의 몸과 지구환경을 지키는 사업을 전개한다.

우리들이 즐겨 먹는 베스킨라빈스에 이런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와리스 디리 경우도 워낙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아프리카 소말이아 사막에서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 그들의 풍습인 할례의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14살 어린 나이에 60세 영감에게 신부를 팔려갈 운명에 처하지만 그 직전에 도망을 해서 가정부 일을 하다가 영국으로 건너가는 행운이 찾아오고 불법체류중에 기적적으로 사진작가의 눈에 들어 패션잡지 표지모델이 되고 그를 계기로 패션모델이 된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소말리아에서 경험했고 보았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인권운동가로 변신을 하게 된다.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 암투병중이던 1962년에 <침묵의 봄>이란 책을 출간하게 되는데, 이 책은 화학약품이 생물들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고발한 책으로 책의 출간당시에는 오히려 언론, 정부, 살충제 회사의 공격을 받게 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환경운동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새로운 문제로 대두시키게 된다.

지금은 그래도 지구를 살려야 된다는 여론이 보편화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환경보호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었으니 레이첼 카슨은 선구자적인 역활을 했다.

전설과 상상 속에만 존재한 트로이성, 하인리히 슐리만의 무모한 발굴작업에 고고학자들은 냉소적인 비판을 했지만 결국에는 전설 속에 갇혀 있던 트로이성의 윤곽이 드러나니, 그때의 벅찬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듯. 이처럼 마음 속에 간직한 꿈을 실현에 옮긴 사람들도 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의 고비를 넘기면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음을 전하는 힐링노트'라는 주제로 23편의 힐링노트가 씌여져 있다.

" 겨울 뒤에 봄을 맞이하면 그 따사로운 햇살의 고마움을 알듯 비로소 모든 것이 행복으로 보이는 그런 순간이 찾아옵니다. 아울러 더 강하고 단단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역경이 닥쳐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회복력이 있음을 믿게 됩니다. 그러니 역경 너머의 삶, 그 삶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 (p. 204)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도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힘겨운 일이 생기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용기를 가질 수 있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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